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4/08/08 02:35:29
Name 저퀴
Subject [기타] 크라이텍의 몰락?
엄청난 수준의 그래픽 퍼포먼스를 보여준 크라이시스로 유명해진 크라이 엔진, 그리고 크라이텍의 최근 모습이 매우 불안합니다. 고대 로마를 소재로 한 액션 게임 '라이즈 : 선 오브 로마'가 PC로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평은 매우 좋지 않은 게임이고, 제 생각도 비슷하나, Xbox One 독점으로 나온 이 작품이 PC로 발매될 줄은 전혀 몰랐거든요. 그런데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개발사였던 크라이텍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더군요. 

1. 돈이 없는 개발사

최근 제일 충격적인 소식은 홈프론트 : 레볼루션마저 크라이텍이 포기했다는 점입니다. 원래 이 작품은 가장 최근에 있었던 거대 행사인 E3에서 대대적으로 공개했던 작품입니다. 그것도 지금은 사라진 '구 THQ'의 IP를 구매하고 나서, 기존 완성된 부분까지 뒤엎어서 만든 것이죠. 그런데 이걸 포기해버렸습니다. 즉 이는 계속 개발을 이어나갈 상황이 못 된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이는 그 이전부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일단 핵심 개발 인력이 홈프론트를 만들던 영국 스튜디오에서 퇴사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에는 아예 임금 문제도 불거지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영국 스튜디오 자체가 붕괴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자신들의 신작을 만들던 개발사가 해체한 상황이란 건, 돈이 없다는 이야기 밖에 안 됩니다. 심지어 그 개발 인력이 다른 회사로 이직한다는 건, 다른 여지가 없습니다.


2. 왜 그렇게 되었을까?

제일 당연한 이유는 게임을 못 '팔아서'입니다. 게임 개발사가 게임을 팔아야 돈을 버는거죠. 흔히 크라이텍의 크라이 엔진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되곤 하는데, 일단 엔진을 팔아치워서 돈이 크게 벌린다면 언리얼 엔진이나 소스 엔진만 팔아도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진 않죠. 당장 기어스 오브 워 하나가 언리얼 엔진보다 더 돈벌이가 된다는 이야기마저 나왔으니까요.

크라이시스 시리즈가 그럭저럭 3부작 내내 흥행했지만, 크라이텍은 이후로 별다른 후속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라이즈가 전부고, 이 작품은 평도, 흥행도 그리 좋지 않았죠. 변해가는 시장을 맞춰가기 위해서라며, 부분 유료화 모델의 게임을 내놓았습니다만, 그것도 딱히 성공적이진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에서도 서비스 중인 워페이스입니다만, 인지도부터가 낮은 편이죠.

그렇다고 크라이시스 시리즈가 대중적인 FPS 시리즈만큼 판매량이 나왔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콜 오브 듀티나 배틀필드 시리즈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죠. 

거기다가 크라이텍이 돈을 '못' 벌기만 했으면 몰랐을 겁니다. 그런데 돈을 안 쓴 것도 아니죠. 전세계 곳곳에 개발사를 마련하는 중이었고, 계획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한국까지 계획이 있었죠. 그런데 제대로 지켜지진 않았고, 그 개발사들이 뭔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도 못했습니다. 즉 투자만 하고, 이익이 없었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몰락한 곳이 있죠. 앞서 언급한 THQ가 그랬습니다. 


3. 앞으로는?

아예 사라질지, 아니면 지금과는 무척이나 비교될 정도로 축소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 시점에선 크라이텍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크라이 엔진은 딱히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게임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고, 크라이텍이 자신 있게 내놓은 부분 유료화 모델의 PC 온라인 게임은 대부분 그저 그렇습니다. 

돈이 없어서 만들던 것들조차 팔아 치우는 판국에, 새로 만드는 것들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지도 회의적입니다. 당장 휘청거리던 THQ 산하의 렐릭이 새로운 유통사를 찾아서 인수되던 과정에서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 개발진이 직접 인정할 지경이었는데요.

신작이 나와서 뭔가 성과를 내야 반전이 있지, 앞으로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다면 크라이텍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4. 따져 봐야 할 점?

결국 과잉 투자와 잘못된 선택인데, 이거야 당연한 이야기니 넘어가고, 크라이텍의 실패는 크라이시스 시리즈가 그 유명세에 비해서, 전반적인 완성도에는 개인적으로 큰 아쉬움만 남은 시리즈였고, 실제 성적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PC 온라인 시장을 노리는 개발사 치고는 그 내용물도 별로였고요. 

그나마 엔진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사실 엔진도 좋은 소리를 들은 건 아니죠. 저야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문외한이지만, 실제로 나오는 이야기들은 좋은 이야기보다 나쁜 이야기가 어마어마하게 나왔고요. 

거기다가 라이즈까지, 제가 직접 플레이하진 않았지만, 크라이시스 시리즈에서 이어졌던 평가가 계속 나왔던 부분은 게임 개발사로서의 능력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물론 그것만이 문제는 아니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agnaDea
14/08/08 02:56
수정 아이콘
사실 엔진 장사라는게 애매합니다.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싼 가격인데요. 언리얼 엔진 턴키 계약 가격이, NDA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대형 MMO 개발 비용 10%도 안됩니다. (언리얼 3기준입니다.)
문제는 저게 중소개발사에게는 꽤 큰 돈이고, 그래서 엔진으로 돈을 버는 회사는 실제로 몇 안됩니다. (대형 개발사는 몇개 안되고, 중소 개발사는 자체 개발 아니면 유니티나 겜브리오 같은 다른 엔진을 썼었죠.) 그나마도 지금 엔진으로 돈을 버는 회사는 유니티와 언리얼 정도고, 심지어 언리얼도 유니티에 마켓 쉐어를 뺏기게 되자 얼마전 월 20달러!!! + 매출 5%라는 혁신적인 옵션을 내놓기도 했죠.
툴만 비교하자면 크라이텍 엔진은 언리얼에 비교도 안될 정도에, 지형에 특화되어 있다는 것 외엔 딱히 장점도 없습니다. 크라이텍 엔진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들이 크라이텍에 밖에 없다는 겁니다. 언리얼이 누가 만져도 언리얼 때깔이 나오는 반면(기어워, 블소, 테라 등, 언리얼로 만든 게임에서 보이는 그 특유의 때깔이 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들은 싫어하지만요.) 크라이텍 엔진으로 크라이시스만큼의 때깔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크라이텍밖에 없습니다. 툴도 언리얼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고, 가격은 언리얼 급에(자세한 걸 언급 드리지 못하는 건 양해를...;;), 쓰기는 한참 불편하고, 지형이 예쁘게 나온다는 것 말고는 장점이 하나도 없어요.(언리얼 엔진은 그 지형이 좀 문제긴 하지만;;) 송재경 아저씨가 무슨 생각으로 크라이텍 엔진을 계약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상 크라이텍 엔진은 엔진으로써는 실패한 엔진이 맞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게임들마저 그모양이니, 크라이텍의 몰락은 예정된 수순에 가까웠죠.
김캐리의눈물
14/08/08 05:05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크라이엔진 게임들은 유독 '배경'만큼은 멋지더라구요. 배경만은....개인적으론 언리얼 엔진 게임들은 광택이 과한게 아닌가 싶은데 이걸 잡는게 힘든가 보군요..
MagnaDea
14/08/08 11:54
수정 아이콘
그 광택빨이 먹히니까 쓰는거라서요. 흐흐
specular 과한 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몇몇 개발자들은 죽여서 쓰기도 하는데, 어쨌든 가이드라인대로 만들다 보면 그 때깔이 나옵니다. 예제들도 다 그모양이고....
크라이엔진은....답이 없어요. 물론 더 답이 없는 Tech5 엔진도 있습니다만....;;
14/08/08 19:54
수정 아이콘
송재경씨가 크라이텍을 계약한건 크라이텍 엔진으로 코딩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 아닐까요
라스트오브어스
14/08/08 04:25
수정 아이콘
엔진이 비싸고 효율성없는건 둘째치고
게임을 너무 못만듭니다
크라이텍 게임은 그냥 빛좋은 개살구 그이상이하도 아니라고생각합니다
스토리도 개차반이구요
솔직히 망할만하죠 그렇게 엄청돈쏟아부어서 게임만들어봤자
메타60점짜리 게임이나 만드는 2류기업인대요(차마 3류라고는 말못하는게 크라이시스1은 꽤 반응이좋았거든요)
빅토리고
14/08/08 04:48
수정 아이콘
라이즈의 개발 비용이 너무 컸다고 하더군요.
14/08/08 09:26
수정 아이콘
파 크라이 재밌게 했었는데....
14/08/08 09:35
수정 아이콘
이게 흔히 말하는 디자이너를 뺀 개발자 집단의 모습인 느낌입니다. 개발만을 위한다면 개발자만으러 충분하지만 상품이 되려면 그 이상이 반드시 필요하죠. 저도 크라이시스는 그래픽 보고 우와했다가 게임하고 ??? 했던지라
최종병기캐리어
14/08/08 13:07
수정 아이콘
언리얼엔진은 광택빨, 크라이엔진은 블러빨...
접니다
14/08/08 15:28
수정 아이콘
크라이시스는 1편의 그 신선함을 후속편들이 잘못 이어간것도 있다봐요

일단 진행되는 이야기가 흥미롭지않다 해야하나?

그래서 3 부턴 아예 관심이 끊기더군요 특별히 그래픽적으로도 안땡기기도 했구요

1편의 강화복 병사들의 고공투입 하는장면은 진짜 쩔었는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4933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完) 오스만이여, 영원하라! [115] 도로시-Mk225563 14/08/17 25563 75
54932 [기타] [스타1] 김택용의 저그전은 뭔가 다르다. [136] 영웅과몽상가16074 14/08/17 16074 3
54920 [기타] 서병수 부산시장의 인터뷰 두개, [35] 마토이류코7470 14/08/16 7470 1
54909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아나톨리아 흡수 계획 [39] 도로시-Mk215592 14/08/15 15592 13
54908 [도타2] MVP피닉스의 강함의 주는 우려 [27] 사신군8594 14/08/15 8594 0
54906 [기타] 코어마스터즈 테스트 리뷰 [14] 저퀴5555 14/08/15 5555 0
54904 [기타] [WOW] 시네마틱으로 볼 수 있는 간단한 이야기들 [23] 저퀴9195 14/08/15 9195 0
54903 [기타] [워크3] 라라의 워3 이야기 - 5. FFA와 봇방 이야기. [2] 라라 안티포바10302 14/08/14 10302 2
54902 [기타] [스타1] 프로토스 연대기Ⅲ : 위대한 삼각 [13] 한니발8988 14/08/14 8988 15
54899 [기타] 기대되는 온라인 게임들 [45] 주환10987 14/08/13 10987 2
54897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악마의 군대가 몰려온다!! [34] 도로시-Mk218382 14/08/13 18382 23
54896 [기타] [스타1] 속으로 감탄했었던 추억의 명경기들.swf [40] 화이트데이10857 14/08/13 10857 1
54895 [기타] 알긋냐 6회 방송 안내입니다. - 초대 손님 김성회, 레나 [52] 채정원8699 14/08/13 8699 6
54889 [기타] [WOW] 약 반년간의 아제로스 탐험에 대한 개인적 이야기 [82] 노랑오리부채8067 14/08/12 8067 0
54880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폭군, 패륜왕, 친족살해자 [40] 도로시-Mk217371 14/08/10 17371 30
54858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왕위를 계승중입니다, 아버지" [26] 도로시-Mk216364 14/08/08 16364 20
54853 [기타] 크라이텍의 몰락? [10] 저퀴6936 14/08/08 6936 0
54851 [기타] [스타1] 프로토스 연대기Ⅱ : 수라를 잡는 수라 [16] 한니발9020 14/08/08 9020 15
54848 [기타] [CK2] 크루세이더 킹즈2 연재 - 키프로스 vs 안코나 무역전쟁 [41] 도로시-Mk216747 14/08/07 16747 20
54847 [기타] [스타1] 커리어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113] kien12220 14/08/06 12220 1
54838 [기타] 알긋냐 5회 방송 안내입니다. [23] 채정원6966 14/08/06 6966 1
54834 [기타] 왜 할만한 온라인 RPG가 없을까? [136] 태랑ap18679 14/08/05 18679 0
54833 [기타] [워크3] 최근에 워3한 이야기 + 6:6 비인접 참여자 모집 [10] 라라 안티포바8413 14/08/05 841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