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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17 05:21:26
Name Jace T MndSclptr
Subject [기타]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로 보는 비디오 게임의 동성애



0. 이 글을 겜게에 쓸까 자게에 쓸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사실 생각해보니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일개 회원인 저는 그냥 아무데나  올리고 고민은 운영진분들이 하시면 되는거니까요. 어차피 어디에 올려도 이게 동성애글이지 게임글이냐! / 이게 게임글이지 그럼 아니냐! 라는 비판을 비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글이라서요.

자게에 게임 관련된 타 주제의 글이 단 한번도 안 올라왔으면 그래도 별 고민없이 겜게에 올렸을텐데, 또 그런 글이 제가 가입한 이후에도 아예 없었던것이 아니라서, 일단은 자게에 올리겠습니다. 혹시 운영진분들 판단에 글이 겜게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면 옮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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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는, RPG 명가인 바이오웨어사에서 돈법사의 D&D 판권을 포기한채, 오리지널 룰, 오리지널 세계관으로 낸 중세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RPG 게임 시리즈입니다.

시리즈 전체를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나름 밀도있게 즐겼고, 정말로 애와 증 양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제 입장에서, 시리즈에서 대해서 할 얘기는 정말 산더미 같이 많지만, 그 중 이번 글에서 다룰 이야기는 이 시리즈의, 아니 모든 바이오웨어 RPG 의 한 축중 하나인 '로맨스' 그 중에서도 '게이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왜 게이 로맨스 이야기를 하는데 하필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냐?
왜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얘기를 하는데 하필 게이 로맨스냐?

좀 뜬금없는 연결이라 위와 같은 의문점을 가지실분들이 꽤 되실거 같은데, 별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게이 로맨스의 변천사가 평소에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물론이고, 잘 모르시는분들도 아마 흥미를 느끼실 수 있을만한  굉장히 매력적인, 재미있는 이야기거리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플레이 한지가 오래 되었고, 철저하게 공식적인 레퍼런스를 준수해서 쓴 글은 아닌 어디까지나 흥미본위의 글이기 때문에 혹시 사실 관계가 틀린 부분이 있을수도 있는데, 너무 나무라지 마시고 지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서 퇴고 역시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날것의 오타나 망한 표현이 있을 확률이 높은데 이도 천천히 고쳐서 다듬을테니 욕하지 마시고 지적해주셨으면 합니다.


2. 바이오웨어 RPG와 로맨스

많은 파티플레이와 플롯 중심의 CRPG들은 개성있는 동료들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특정 스토리 라인을 통해 그들의 뒷 이야기와 주인공과의 관계에 대해 다룹니다. 어찌보면 RPG라는 장르 자체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그 주인공과 동료들의 관계가 명확한 로맨스적 요소를 포함하고, 비중을 할애하는 게임은 또 그렇게까지 많지 않은데, 바이오웨어사의 게임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작품이 이에 해당됩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이야기가 괜한 이야기가 아니죠.

좀 오래전으로 가보면 수많은 로맨스 관련 모드들이 양성된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가 있고, 최근으로 보면 종을 초월한 우주적 사랑에 대해 다룬 매스 이펙트 시리즈가 있죠. 그 중간 다리를 이어주는 제이드 엠파이어나 네버 윈터 나이츠, 스타워즈 : 구공화국의 기사단의 경우에도 역시 로맨스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서 다뤄지는데, 세 작품 모두 무려 메인 스토리에 주요 등장인물과의 로맨스 여부가 나름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에서도 이런 로맨스의 요소는 유지가 될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을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헤테로섹슈얼 로맨스에 한정된 이야기만이 아니었습니다.


3.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로맨스 시스템에 대한 소개

바이오웨어가 게임내에서 이런 로맨스를 시스템적으로 구현한 방법은 꽤 일관성이 있습니다. 먼저 동료 회화나 이벤트등으로 [로맨스 대상 캐릭터]와 주인공과의 호감도 수치의 변화가 있고, 그 호감도가 특정 수치가 되면 로맨스를 시작할 수 있는 대화가 떠서 [로맨스 관계]가 설정되고, 그것들이 메인 / 서브 이벤트에서 대화나 이야기 흐름을 바꾸게 되는 트리거가 되는 방식이었죠.

드래곤 에이지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며, 그래서 아랫단락에서부터는 이 [로맨스 대상 캐릭터][로맨스 관계]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로맨스 라는 단어가 좀 쓰잘데기 없는 외국어의 사용이라는 느낌이 슬슬 드는 관계로, 연애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겠습니다.



-Dragon Age : Origins-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스에서는 다음 네명의 [연애 대상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모리건 (여성)
렐리아나 (여성)
알리스테어 (남성)
제브란 (남성)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스의 게이 연애는 따로 설명할 특별한 점 없이 간단한데, 저 연애 관계가 가능한 캐릭터 넷중에 둘이 바이섹슈얼입니다. 바로 여성 도적-바드 캐릭터인 렐리아나와 남성 도적-암살자 캐릭터인 제브란이 그 주인공이죠.

사실 바이오웨어 게임에서 이런식으로 동성애를 다룬것은 이 게임이 처음은 아닙니다. 스타워즈 : 구공화국의 기사단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바이섹슈얼과 레즈비언의 중간 즈음 어딘가에 성적 정체성이 위치해 있는 캐릭터가 나오며, 제이드 엠파이어도 역시 Sky, Silk Fox 두 캐릭터가 바이섹슈얼이라서 주인공 캐릭터의 성별과 상관 없이 연애가 가능했었죠.

특히 오리진스의 경우 제이드 엠파이어와 비슷한점이, 연애와 메인 플롯이 어느정도 연관되어 있는 Dawn Star / 모리건-알리스테어의 경우는 얄짤없이 이성 연애만 가능한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고, 바이섹슈얼인 캐릭터와의 연애는 메인 플롯과는 좀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다만 제이드 엠파이어에 비해 렐리아나와 제브란이 '바이섹슈얼' 이라는 묘사는 좀 더 확실합니다. 주인공이 남성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어도, 즉 애초에 렐리아나와의 [동성 연애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도 렐리아나가 여성 캐릭터에게 추파를 던지는 장면이 등장하며, 주인공이 여성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어도 마찬가지로 제브란이 남성 캐릭터에게 성애적인 묘사를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구요? 당연한건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구요? 그것은 다음 드래곤 에이지 2 파트를 보시면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는 부분입니다.



-Dragon Age 2-



드래곤 에이지 2에는 다음의 [연애 대상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앤더스 (쓰레기... 가 아니라 남성)
펜리스 (남성)
이자벨라 (여성)
메릴 (여성)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스와 성별 분배도, 숫자도 똑같죠. 그러나 파격적인 달라진점이 있는데, 드래곤 에이지 2에서는 모든 연애 대상 캐릭터가 바이섹슈얼입니다! 네명 다 바이섹슈얼이에요.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인 호크가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연애가 가능합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고 게이머들은 정말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보여주기식 동성애 묘사가 아니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것이 맞냐는  운동가들의 비판에 그냥 모든 캐릭터를 바이섹슈얼로 쳐만들어버리는 판단 갓이오웨어 미쳤다 미쳤어...

시도 자체는 나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이자벨라는 사실 1편에서도 이미 바이섹슈얼로 등장한 캐릭터였고, 앤더스는 1편의 확장팩인 어웨이크닝에서도 얘 게이 아니냐?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캐릭터라서 양성 연애가 그렇게까지 어색하지 않았지만, 누가봐도 작가가 게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쓴게 눈에 보이는 펜리스, 누가봐도 작가가 게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글을 쓴게 눈에 보이는 메릴은 그야말로 PC를 위한 PC가 뭔지 똑똑히 눈에 보여주는 결과물이라는 평이 많았죠. 실제로 본인들도 인퀴지션을 낼때 이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했구요.

가장 많이 지적받는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위에서 설명한 렐리아나, 제브란과 달리 드래곤 에이지 2의 캐릭터들은 [연애 관계]의 설정에 따라 본인의 성적 가치관 묘사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렐리아나와 제브란이 주인공과 연애를 하건 하지 않건 바이섹슈얼임이 드러났던것과 달리, 드래곤 에이지 2의 캐릭터들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주인공이 동성일 경우 이성과의 연애 감정에 대한 묘사가 드물고, 주인공이 이성일 경우 동성과의 연애 감정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습니다. 즉 드래곤 에이지 2에서 이 캐릭터들은 애초에 바이섹슈얼이라기보다는 그냥 성적 정체성이 결정되지 않은 채로 존재하다가, 주인공이 동성이면 동성애자가 되고, 주인공이 이성이면 이성애자가 되는 그림에 가깝습니다.

그 외 특이한 점은 오리진스의 모리건이나 구공화국의 기사단의 바스틸라 샨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메인 플롯에 큰 영향을 주는 동료인 앤더스가 바이오웨어 게임 최초로 동성 연애가 가능하다는 점 정도겠네요. 그러나 연애 여부가 이야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부여를 할 부분은 아닙니다.



-Dragon Age : Inquisition-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에는 [다음과 같은 연애 대상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세라 (여성)
조세핀 (여성)
카산드라 (여성)
블랙월 (남성)
솔라스 (남성)
도리안 (남성)
아이언 불 (남성)
컬렌 (남성)


이번작에서는 동성애적인 측면을 빼고 봐도 [연애 관계]면에서 대격변을 이뤘는데, 짚어볼만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연애 옵션에서 단순히 성별뿐만 아니라 종족의 제한이 생김
2. 틀에 넣고 찍은듯한 남자 2 : 여자 2의 구도가 깨짐. 숫자가 늘기도 했고 성별 균형도 안 맞음
3. 연애 대상이 파티에 넣을 수 있는 동료뿐만 아니라 고문으로 확대됨

한마디로 게임스러운 점, 게이머들의 편의를 아예 쌩까버리고, 최대한 현실의 인물들과 비슷한 성적 가치관을 갖도록 만든거죠.

아무래도 여러 종족이 함께 살아가는만큼 특정 종족이 아니면 성애를 느끼지 못할 인물들이 많을테고
파티내에 주인공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존재가 딱 남녀 동수인것도 사실 작위적인거고
연애를 꼭 같이 애들 패죽이러 다니는 사람들끼리만 하라는 법도 없는거니까요.

본 글의 주제인 동성애자, 이 작품에 한정해서 한발 나아가 퀴어에 대한 묘사 측면에서만 봐도 이번 작품은 거의 대격변급 진보를 이뤘는데

먼저 이 게임에는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최초로 동성 연애만 가능한 리얼 게이/레즈비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바로 도리안 / 세라 이 둘인데, 얘네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모드를 깔면 되긴 합니다만) 이성과는 연애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캐릭터의 개별 스토리에도 이들이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것과, 그 사실로 인한 삶의 영향에 대해 나름 심도 있는 이야기가 등장하죠. 이는 드래곤 에이지 뿐만 아니라 바이오웨어 게임 전체를 따져도 최초에 가깝고, 사실 이 정도의 영향력과 규모, 자본이 들어간 AAA 게임에서는 전례가 없는 수준의 동성애에 대한 묘사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동료 아이언 불의 경우 성별에 상관없이 연애가 가능한데, 대놓고 양성애자가 아니라 범성애자라고 작가가 공인한 상황이고, 실제 묘사를 봐도 양 성별을 다 사랑한다기보다는 아예 성별과 종족의 구분이 없는 성애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주연은 아니지만 FTM 트랜스젠더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묘사도 짧지만 나름 고증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 시점에서 다시 위 캐릭터들을 성별이 아니라 성애 측면에서 나열해보면

블랙월 (남성 이성애자)
컬렌 (남성 이성애자 - 엘프랑 인간 한정)
솔라스 (남성 이성애자 - 엘프 한정)
도리안 (남성 동성애자)
아이언 불 (남성 범성애자)
카산드라 (여성 이성애자)
조세핀 (여성 양성애자)
세라 (여성 동성애자)


보시면 이성애자가 넷으로 딱 절반인데 그 중 셋이 남성입니다.
즉 이번작에서 남성 주인공이 연애 가능한 여성은 8명 중 카산드라, 조세핀 둘이 끝이고 그 마저도 조세핀은 양성애자죠.

이성애자 남성 게이머들에게는 ??? 라는 의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성이고, 이 게임을 어떤 성별이 많이 살지 타겟층을 생각해보면 작가들이 얼마나 큰 모험수를 뒀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비평적으로 인퀴지션의 연애, 캐릭터 설정에 높은 평가를 하는것과 별개로, 숏컷 캐릭터를 싫어하며 (카산드라가 숏컷입니다 그것도 매우 짧은) 로맨스 요소를 좋아하지만 철저할정도로 완고한 이성애자인 제 입장에서 조세핀이 없었으면 이 게임의 연애 요소는 개인적으로는 시리즈 최악의 경험이 되었을것이고 비평과 PC에 관심이 없는, 아무 잘못 없는 평범한 게이머들은 도가 지나치다거나 몰입이 힘들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4. 맺음말

이처럼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세 작품은 같은 메인 작가 (David Gaider, 지금은 바이오웨어를 퇴사하고 빔독에 가 있으며, 커밍아웃한 게이입니다.) 가 집필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별로 동성애에 대한 접근법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1편은 그냥 말 그대로 평범한 헤테로섹슈얼 로맨스가 나오는 게임에 동성애를 게이머들의 선택지중 하나로, 옵션으로 끼워넣어준 느낌에 가깝습니다. 

2편은 현실이고 개연성이 뭐고 다 때려치고 그 옵션을 기계적으로 이성애자, 동성애자 모두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유저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포커스를 맞춘거죠.

3편의 경우 캐릭터들의 성적 지향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명백하게 소수자에게 더 신경을 써서 (어퍼머티브 액션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방식의 사랑에 대해 묘사하려고 최대한 애를 썼구요. 

세 작품 모두 결과를 떠나 시도 자체에는 나름의 이유와 철학이 있었고, 이후 제작사들이 본인들의 게임에서 게이 캐릭터에 대해,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반면교사건 타산지석이건간에 좋은 예시가 되었습니다. 

최근 스타트렉, 스타워즈등의 영화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 판타지 세계를 다룬 작품에서의 소수자에 대한 배려, PC를 어느정도까지 지킬것이냐에 대한 논쟁이 인터넷에서 뜨거운데, 나름 본인들 작품내에서 그런 고민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고, 변화해나아간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가 이런 측면에서는 시대를 상당히 많이 앞서가 있는 작품이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글의 머릿말에도 얘기했지만 애초에 뭔가 특별히 주장을 하거나 인식을 환기시키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그냥 이런게 있다는 소개겸 + 흥미본위겸 작성한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는 생각하지 마시고,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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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e T MndSclptr
17/03/17 05:34
수정 아이콘
쓸때랑 달리 올리고 나니까 이 글은 애매할것도 없이 겜게가 맞겠네요 ㅜㅜ 9시까진 컴을 켤수가 없는 상황이라 좀 기다려보고 운영진분들 안 계시면 걍 자삭하고 집에서 겜게에 다시 올릴게요.
예쁜여친있는남자
17/03/17 06:03
수정 아이콘
사실 바이오웨어가 유독 앞서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죠. 게임들부터가 캐릭터와 플롯에 유달리 많이 투자하는 게임들이거든요.(물론 투자했다고 잘만든다는건 아니고..)

다만 확실히 트릴로지별로 차이가 느껴지는 게, 드래곤에이지 1편과 2편은 옵션, 즉 디쉬 종류만 많을 뿐 캐릭터들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남성취향적입니다. 1편의 렐리아나는 PC적인 것과 정반대 척점에 선 캐릭터랄까.. 근데 그것도 점점 달라지죠, 캐릭터들의 묘사 자체가 점점 PC 쪽으로 간다는게 느껴집니다(그와 동시에 남성들의 이상적인 판타지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구요..)

개인적으로는 이게 결국 '발전'이다 라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뭐랄까 캐릭터 자체가 점점 더 맛깔나져요. 실제로 3편의 캐릭터들에서 가장 매력을 느꼈습니다. 맘에 안 드는 구석들이 항상 있지만 그래서 더 잘만든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PC라는 요소가 게임의 대리만족적인 성격은 해치는데 그와 별개로 게임의 완성도는 오히려 높여줄 수 있겠더군요.


근데 사실 가장 재밌는건 한 여성 유저의 반응입니다. 1,2편은 아니고 인퀴지션은 여자친구와 함께 했었는데 그때 여친은 이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동성애자 캐릭터와 로맨스를 했었죠. 제가 "왜?"를 궁금해하니 대답.. "남자캐릭터들 다 이상해. 저런 거하고 로맨스가 말이 되??" 역시 남성 제작자들의 손에서 탄생하는 매력적인 남성은 한계가 있나 봅니다
Jace T MndSclptr
17/03/17 06:11
수정 아이콘
3편의 로맨스 상대 남성은

컬렌
솔라스
아이언불
블랙월

이렇게 넷이군요. 사실 나머지 셋은 몰라도 컬렌은 여성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은 캐릭터고 3편에서 묘사는 그렇게 이상하진 않은데 크크크 묘사를 보면 여친분이 1편을 혼자 해보신것도 아닐텐데 컬렌도 거르신건 좀 신기하네요. 크크크크크

저도 여동생이랑 여자친구의 남자 보는 눈을 쫒아가거나 공감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예쁜여친있는남자
17/03/17 06:17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지금 생각해보면 컬렌을 왜 걸렀을까 생각이 들긴 합니다. 심지어 그때 기억으로 컬렌이 무척 잘 생겼다는건 여친도 분명 인지하고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파티가 아니라서 그랬나..
최초의인간
17/03/17 08:14
수정 아이콘
여친분 반응이 재밌네요. 저도 1회차때 비슷하게 느꼈습니다(렐리아나 등등 여성캐릭터들도 굉장히 이상하긴 한데 크크). 알리스테어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성분들도 좀 있나보더군요.
예쁜여친있는남자
17/03/17 12:38
수정 아이콘
알리스테어는 일단 여성들이 뭐라고 생각하건 제 남친입니다 '멍청하지만 좋은 친구'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게임쪽에선 끝판이죠..
고스트
17/03/17 08:21
수정 아이콘
사실 드래곤 에이지3의 작가들 중 반 수 정도는 여성입니다.

https://www.igdb.com/games/dragon-age-inquisition/credits
17/03/17 06: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드래곤 에이지 팬인데 연애쪽을 열심히 파는 성향은 아니라서요.. 몰랐던 것 많이 알고 갑니다.

저는 확실히 이성애자인게, 가장 여성적인 느낌의 1편 렐리아나 빼고는 트릴로지 통틀어서 연애하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캐릭 자체가 없더라구요
예쁜여친있는남자
17/03/17 06:20
수정 아이콘
저도 근데 사실 1편의 렐리아나 이후로 연애하고 싶은 캐릭터는 없었어요. 캐릭터도 플롯도 3편이 더 맘에 들었지만 연애상대로는 음 글쎄.. 일단 룩이.. 3편의 렐리아나 보고 이건 대놓고 게임팔이인데..라고 생각했건만..사실 바이오웨어 로맨스가 전부 심심풀이 땅콩이기도하고..재미로하는..
Jace T MndSclptr
17/03/17 06:32
수정 아이콘
저는 정사(캐넌) 를 선호해서 1의 모리건이 제일 좋았습니다. DLC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사실 메인 플롯과 관계없는 로맨스는 어디까지나 부가요소일뿐이라서 몰입도나 재미나 좀 덜하죠.
17/03/17 06:08
수정 아이콘
2편에서는 남자랑 연애하나 여자랑 연애하나 사실 별로 스토리텔링면에서 다른게 없어서(그냥 기계적으로 다 들이댈 수 있다는걸 아니까) 연애요소의 흥이 팍 죽었는데, 인퀴는 이성애 동성애가 가능하고 불가능하고의 배경스토리부터 각각 연애 상황에 대한 묘사가 좀 섬세하게 달라서 이것저것 다 해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동성애와 양성애를 게임속 재미로 녹여내는데 확실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천하공부출종남
17/03/17 06:28
수정 아이콘
모리건 로브 하악하악 츤데레 카와이하다능
해피나루
17/03/17 07:24
수정 아이콘
근데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100명중에 스트레이트가 아닐 확률은 10명도 채 안될텐데 게임 내 절반 이상이 성 소수자라는건 좀 이상하긴 하죠. 뭐 그거 자체에 대해 가타부타 할 생각은 없는데 현실을 반영한다면 말입니다. 사실 남녀를 떠난 연애대상화는 베데스다 게임이 더 유명하죠. 이거야말로 니가 뭔 캐릭을 하던 연애하고 싶은대로 하라는건데 결론이 전 연애가능캐릭터의 바이섹슈얼화가 되어버려서 썩 좋은선택은 아닌거 같긴 합니다.(뭐 그 이전에 베데스다 게임에 연애 결혼이란게 별 의미없긴하지만) 베데스다 제작은 아니지만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는 베로니카 산탄젤로라는 캐릭터가 레즈비언이고, 그에 대한 백스토리도 상당히 잘 이루어져 있기도 하죠. 전 꼭 연애대상의 비율보다는 단 한명이라도 설득력 있는 캐릭터의 존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17/03/17 07:46
수정 아이콘
조세핀 발음 너무 예뻐서 보자마자 심쿵
후배를바란다
17/03/17 08:14
수정 아이콘
1편 모리건 연애루트 - 같이 거울 속으로가 정사 아닙니까!
Jace T MndSclptr
17/03/17 16:10
수정 아이콘
이분 배우신분
아라가키
17/03/17 08:30
수정 아이콘
모리건짜응이 최고라능..
파랑니
17/03/17 09:04
수정 아이콘
가장 좋아하는 RPG 시리 즈중 하나가 드래곤에이지네요.
오리진에서 모리건, 릴리아나 양다리를 타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YORDLE ONE
17/03/17 09: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진짜 겜게가 맞는듯 크크

본문 주제랑 관계없이 취향피로좀 하자면 드에 히로인은 역시 모리건이죠 임팩트갑..
아이셔 
17/03/17 09:51
수정 아이콘
게임을 잘 하지 않아서 겜게는 잘 들어가지 않는 편인데, 해당 게임을 몰라도 무리가 없어서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겜게도 눈팅을 해야겠네요.
꾼챱챱
17/03/17 09:54
수정 아이콘
도리안과의 키스신은 정말 최고죠
김티모
17/03/17 10:26
수정 아이콘
인퀴지션 최고의 귀요미 카산드라 찬양해!
MirrorShield
17/03/17 10:29
수정 아이콘
이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캐릭터의 개성과 스토리가 탄탄해지는데 반해서

개성이 너무 출중한 캐릭터가 많아서 정작 연애하고 싶은 캐릭은 없더라구요....

예를들어 3편의 아이언 불.. 캐릭터적으론 진짜 매력적이고 멋진데.. 아 음 연애를 하기엔 종족과 외모의 벽이 음...

최소한 연애는 인간과 하고싶은데... 아이언 불이 떡대 인간남성 이었으면 진짜 매력적이었을텐데 흐흐
17/03/17 11:01
수정 아이콘
이번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에서는 게임 캐릭터의 외모에 대한 PC(?)에 도전하는 거 같아요. 지난 트릴로지는 지나가는 사람A까지 전부 미남미녀더니 이번 작은 배경 엑스트라부터 주인공, 외계인까지 다 못생겼다는 평을 듣는 중...
스덕선생
17/03/17 12:04
수정 아이콘
이미 스카이림이 진짜가 뭔질 보여줬었죠... 길 돌아다니는 어린애들 인성부터 시작해서 30년쯤는 삭아보이는 캐릭터들까지.
Jace T MndSclptr
17/03/17 16:09
수정 아이콘
탈리 조라 안 나오나요? 안 나오면 매펙 누가합니까
cienbuss
17/03/17 12:21
수정 아이콘
PC는 좋긴 한데 현실성을 좀 고려하거나 납득할만한 뒷설정을 붙였으면 좋겠습니다. 연애대상 10명 중 1~2명 정도가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정도는 현실적인데 저정도가 되면 그 세계관에서 고대 그리스처럼 동성애가 권장된다던가, 유독 모험가 중에 동성애자가 많다는 식의 부연설명 없이는 작위적인 설정이 된다고 봐요.
MirrorShield
17/03/17 12:39
수정 아이콘
사실 그런 점이 좀 깨긴 하죠..

저도 그런건 좀 자연스럽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시작전에 캐릭터들의 성적 지향을 설정하고 할수있게 해주던가..

뭐 모드가 있지만서도요.
Blooming
17/03/17 13:55
수정 아이콘
앞에서 다른 분도 언급하셨지만, 인퀴지션을 엄청 재미있게 클리어하면서도 연애하고 싶은 캐릭이 하나도 없어서 그쪽은 신경끄고 했네요. 망해가는 세상 구하기도 바쁜데 그깟 연애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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