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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2 21:46:32
Name Liberalist
Subject [기타] [CK2] 헤라클리우스 가문의 귀환 # 14 - 2대 마누엘
헤라클리우스 가문은 본디 아르메니아의 군사 귀족 가문이었다.
과거 아르메니아 왕국을 통치하던 아르사시드(Arsacid) 왕가의 말예로써, 로마와 페르시아의 전선을 지키길 수백 년.

이후 헤라클리우스 황제의 아버지, 노(老) 헤라클리우스가 아프리카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가문과 아르메니아의 연결은 끊어졌다.
그리고 이 단절은, 로마가 아랍인의 매서운 진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르메니아 일대를 빼앗기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콘스탄티노플을 차지함으로서 실질적인 로마의 주인이 된 마누엘은, 이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
역대로 가문의 조상들이 잠들어 있는 땅을 되찾지 못한다면 어찌 가문의 영광을 복원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서, 아르메니아는 바그라티오니 가문이 차지하고 있었다.
유력 대가문 출신으로, 아랍 인을 몰아내고 아르메니아를 근거로 스스로를 왕가라 칭하는 이들.

군사적인 재능이 뛰어난 아쇼트 왕을 필두로 하는 바그라티오니 가문의 위세는 굉장했다.
남방 원정을 통해 동방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에데사를 차지하는 한편, 아르메니아를 노리고 침입한 아랍인들을 수 차례 물리쳤으니.
비록 헤라클리우스 가문에게 두 차례 패한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한 번은 선대 왕의 무능 때문에 패하였고, 다른 한 번은 아랍인과 한창 싸우던 와중에 후방을 습격당해 불운하게 패배하였으니, 우습게 여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마누엘은, 조상의 땅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껏 쉬이 아르메니아 원정을 계획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누엘이 일리리쿰의 슬라브 족을 일소하고 귀환할 무렵, 상황이 크게 바뀌고 말았으니...

[아쇼트가, 죽었다고?]

콘스탄티노플로 귀환한 마누엘에게 날아든 것은 바그라티오니 가문의 중흥을 이끌어낸 왕, 아쇼트의 사망 소식이었다.

----------

본편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수도사와 신비들 DLC에서 변화된 인터페이스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간 크킹을 하면서 제가 가장 불편하다 생각했던 부분은 포로 관리였습니다.
전쟁 한 번 했다 하면 포로가 우르르 쌓이는데, 이걸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감옥이 미어터지죠.

그나마도 몸값 지불할 용의가 있는 포로는 어쨌든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금방 처리가 됩니다.
하지만 그게 안 되는 얘들은 굳이 석방시켜주기도 귀찮고 해서 감옥에 수십 년 이상을 썩히는 경우가 보통이죠.
일일이 석방 버튼을 눌러줘가면서 풀어줘야 하는데, 그거 조금 하다보면 '나한테 이득도 안 되는걸 왜...?'하는 생각에 관두게 됩니다.
제 경우, 자랑은 아닙니다만 포로 하나가 갓난아기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무려 60년 이상을 감옥 안에 갇혀있던 경우도 있었네요. 쩝;;

이러한 포로 관리의 불편함이 전 세계 크킹 플레이어의 원성을 샀기 때문이었을까요?
역설사가 포로 관리 인터페이스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쳤습니다. 그것도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편리한 방향으로요.

스샷을 보시면, 기존의 포로창 우측 상단에 초록 버튼이 보이실 겁니다. 이걸 누르면 그 옆에 스샷과 같은 창이 뜨는데요.
빨간 상자 안에 있는 세 버튼은 각각 일제히 석방, 일제히 몸값 요구, 일제히 사형입니다. 이걸 누르면 포로가 한꺼번에 처리되죠.
단, 몸값 요구를 눌렀을 때, 같은 대상에게 몸값 요구할 수 있는 포로가 다수이면 그 중 한 명만 몸값 지불받고 풀어주게 됩니다.

또한, 그 아래를 보시면 성별, 성인 여부, 외국인 여부 등등 조건에 맞춰서 포로를 선별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포로가 아무리 많아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본인이 보고자 하는 포로만을 포로창에 뜨게끔 할 수 있죠.
위의 세 버튼 오른편에 있는 버튼 누르시면 설정한 조건이 초기화되니까, 그 점까지 염두에 두셔서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자면...

장남, 유스티니아누스는 아버지가 자신을 영 못미더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꾸준히 노력해서 하루라도 빨리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자 합니다.



[유스티니아누스 : 더, 더...! 아버지께서 날 인정하시기 전까지는 하루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를 통해 유스티니아누스는 사기적인 전술, 'Unyielding'을 배웁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교육 트레잇이 빈약한 탓에, 능력치가 썩 만족스럽지만은 않군요.

마누엘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리고 차남인 테오도로스는,



[테오도로스 : 아버님께서는 형님보다 나를 더 총애하신다. 만약 내가 형님을 뛰어넘을 수만 있다면...]

형, 유스티니아누스를 능가하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고자, 형과 같은 길을 걷기로 합니다.

점차 본격화되어가는 두 형제의 후계 경쟁 구도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즈음, 헤라클리우스 가문은 서쪽 국경지대 부근에서 바바리아 왕국과 갈등을 겪습니다.
로마의 정당한 영토를 바바리아 왕국이 무단으로 점거한 탓에, 마누엘이 바바리아 왕국에게 퇴거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헤라클리우스 가문의 강력함을 실감하지 못한 바바리아 왕국은 마누엘의 정중한 요구를 그대로 묵살하고 맙니다.

바바리아 왕국의 이러한 행위에 분노한 마누엘은,



[마누엘 : 우리 가문과 로마의 위엄을 보여주겠다. 건방진 것들 같으니라고.]

무도하기 짝이 없는 바바리아 왕국을 징벌하기 위해 친히 군대를 이끌고 원정에 나섭니다.

바바리아 왕국의 미약한 군대는 마누엘의 강병을 도저히 막아내지 못합니다.

결국,



[마누엘 : 바바리아의 모든 것을 파괴하라! 감히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두 번 다시는 할 수 없게끔 말이다!]

바바리아의 동부 영토 대부분은 마누엘의 병사, 그리고 휘하 부족들의 병사들에 휩쓸려 초토화당하고 맙니다.

바바리아의 왕이 가장 신임하는 신하, 오스트리아의 공작이 바바리아 밖에서 병력을 끌어모아 반격을 꾀합니다.
그렇지만 오스트리아 공작의 이러한 움직임을 금세 포착한 마누엘은 미클로브의 땅에서 이들을 향해 총공세를 펼칩니다.



[오스트리아 공작군의 지휘관 : 모두들 물러나지 마라! 이 싸움에서 지면 우리 모두는 끝장이다!]

예기치 못한 적의 습격을 맞아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오스트리아 공작 휘하 바바리아 병사들.

그러나 그들은 시작부터 마누엘이 이끄는 궁기병에 의해 압도당하고 맙니다.
화살비를 견디지 못하고 진형이 무너져, 이후에는 일방적인 학살로 변하고 만 전장.



[마누엘 : 처음부터 이쪽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을...]

그 사이, 콘스탄티노플에 남아 있던 차남 테오도로스는,



[테오도로스 :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아냐, 하나에만 집중해야지. 그래야만 형을 넘어설 수 있어.]

첫번째 선택지를 통해 나름 괜찮은 트레잇인 '인내(Patience)'를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 선택지를 누른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박이었으니.



[테오도로스 :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니까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드네.]

테오도로스는 후천적으로 획득 가능한 트레잇 중에서는 최상위의 트레잇, 'Shrewd'를 얻었습니다!

이 트레잇은 이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태어날 때 '영재(Quick)'를 달고 태어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주죠.
그러니까, 테오도로스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후천적 영재로 성장한 것입니다. 진짜 어마어마한 성장세네요.

사실 이 이벤트를 통해 Shrewd를 달 확률은 무지막지하게 낮습니다.
보통은 인내, 경우에 따라서는 캐릭터에 악영향을 주는 나쁜 트레잇이 붙기도 하죠.
그냥, 복권 긁어서 당첨 되었다는 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크;;

오스트리아 공작이 지휘하던 병력이 궤멸되자, 바바리아의 왕 테오도 3세는 결국 항복합니다.



[바바리아의 왕 테오도 3세 : 온 국토가 초토화되고 말았구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자신의 군사적 재능만을 믿고, 상대의 역량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았던 테오도 3세는 뒤늦게 후회합니다만, 소용없는 일입니다.

바바리아 왕국 원정을 통해 획득한 영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로마 제국의 데쥬레 말고도, 전쟁 승점을 얻기 위해 점령했던 땅이 전부 마누엘의 땅이 되었습니다.
점령한 땅은 모조리 자기 땅이 되는 인베이전의 특징은 유목정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니까요.



[마누엘 : 바바리아가 다시는 일어설 수 없도록, 철저히 짓밟겠다.]

여기서 마누엘은 로마의 데쥬레 바깥의 영토는 모조리 불태워서 목초지로 삼기로 합니다.
최근 있었던 잦은 원정으로 그간 국고에 쌓아왔던 금화의 재고가 반토막이 나고 말았기 때문이죠.

바바리아 왕국의 영토였던 영지를 모조리 다 불태워, 재정을 확충해야겠습니다.

이렇게 바바리아 왕국에 대한 징치를 모두 마쳤을 때, 아르메니아 방면으로부터 한 가지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것은 바로,



[아르메니아의 왕 아쇼트 1세 : ...바그라티오니 가문의 이름을 온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짐은 만족하노라...]

지금까지의 연재에서는 잘 안 다뤘습니다만, 사실 그간 아르메니아는 동방의 깡패 역할을 해 왔습니다.
성전을 통해 이슬람 애들을 두들겨 패서 에데사 공작령을 빼앗는 한편, 아르메니아를 침공한 모든 세력을 박살내왔죠.
가끔 볼 때마다 전쟁이 세네 군데 걸려있길래 곧 망하겠다고 생각한게 한두번이 아닌데, 나중에 보면 다 이겨 있더라고요.(...)

이 모든 일을 해낸 주역, 바그라티오니 가문의 아쇼트 1세가 세상을 떠납니다.
비록 헤라클리우스 가문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의 마지막이네요.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같은 이름의 아들은,



[아르메니아의 왕 아쇼트 2세 : 아버지께서는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셨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능력치가 상당히 처지네요.

덕분에 가용 병력이 아쇼트 1세가 살아 있을 당시의 반토막도 안 되는 규모로 줄어들었습니다.
아쇼트 1세가 있을 당시의 아르메니아의 가용 병력은 6, 7천을 오갔다는 점에 비춰보면 처참합니다.

평상시에 조상들의 땅, 아르메니아를 되찾고자 했던 마누엘은 이를 좋은 기회라 여깁니다.

그리하여,



[마누엘 : 옛 선조들이 잠든 땅을 되찾겠노라! 이 시간부로, 아르메니아는 우리 가문이 다스리겠다!]

아쇼트 1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재빨리 국경 지대에 배치해뒀던 병력이 진군하면서, 아르메니아 원정이 시작됩니다.

그 무렵, 콘스탄티노플과 니케아를 잃고 아나톨리아 내륙으로 물러났던 찬탈자의 무리는...



[로마 황제 에우도키모스 : 으으... 이단 따위에게 발이 묶이게 되다니...!]

그간 에우도키모스가 강력하게 탄압해왔던 이단, 보고밀 파의 대대적인 봉기에 발이 묶여 옴짝달싹하지 못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보고밀 파 토벌을 진두지휘해야 할 에우도키모스는 도중에 발진티푸스에 걸려 급사하고 맙니다.



[로마 황제 에우도키모스 : 아, 아닙니다, 아버님! 소자는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헌데, 헌데...!]

발진티푸스로 인해 아버지, 콘스탄티누스 5세가 자신을 질책하는 환상을 보며, 에우도키모스는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이 시각, 마누엘은 속전속결로 아르메니아 원정을 끝마무리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마누엘 : 주요 요새가 빠르게 무너진다면 아직 애송이에 불과한 아르메니아의 신왕은 필히 흔들리고 말 터. 이를 이용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로 신왕의 항복을 받아낸다.]

어차피 유목정은 맨파워가 받쳐주기만 하면 병력 보충은 금방이니, 다짜고짜 공성을 시도해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마침내 아쇼트 2세는 항복의 서한을 마누엘에게 보내고,



[아르메니아의 왕 아쇼트 2세 : 아르메니아의 왕위를 내려놓겠습니다. 부디 몸 성히 떠나는 것만큼은 허락해주시길 청하옵니다.]
[마누엘 : 아비는 사자였는데, 아들은 개만도 못하다라... 그렇군. 역시, 보다 뛰어난 자가 후계가 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모든 것을 포기한 아쇼트 2세는 카스피 해를 건너가, 디히스탄의 소영주로 전락하는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디히스탄의 백작 아쇼트 : 그나마 발 붙일 땅이라도 남은게 어디냐.]

한때나마 동방을 호령했던 바그라티오니 가문은, 이렇게 몰락하고 맙니다.

이제 헤라클리우스 가문은 찬탈자의 무리를 좌우로 포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우도키모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어수선해진 찬탈자들을, 마누엘은 가만히 둘 생각이 없습니다.



점차 속도가 붙어가는, 로마의 황제 위에 오르기 위한 마누엘의 질주.

과연 그는 살아생전에 찬탈자들로부터 로마 황제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가능할까요?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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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2 21:54
수정 아이콘
지도에서 진분홍색이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아보이네요.
뻐꾸기둘
17/04/22 22:02
수정 아이콘
둘째가 너무 능력이 뛰어나네요. 왕자의 난이 나올 것인가!
아이지스
17/04/22 22:17
수정 아이콘
봉신한계 터지기 전에 빨리 제국위를 뺏어야 하겠네요
17/04/23 01:43
수정 아이콘
이걸 2대만에 로마를!!!
솔로몬의악몽
17/04/23 01:45
수정 아이콘
엄청 빠르네요...그런데 왕자의 난의 향기가?
17/04/24 09:48
수정 아이콘
히잉 첫째 불쌍해 ㅠ
Andromath
17/04/27 12:19
수정 아이콘
다음 편을 올려주세요~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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