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7/12/06 13:32:38
Name 글곰
Subject [기타] 운 없는 자의 가챠 이야기
  태초에 스탯이 있었다. 신은 인간을 만들면서 스탯을 분배했다. 그 스탯의 종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Str(힘), Dex(민첩), Int(지능), Con(건강), Wis(지혜), Chr(매력), Agi(손재주) 등의 수치를 사용한다. 이 수치들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면 당신은 게임덕후거나, 게임폐인이거나, 혹은 그냥 평범한 게임유저일 것이다. 아무려면 어떠한가. 어차피 피지알에 글 쓰는 사람치고 게임 안 해 본 사람이 어디 있다고.

  어쨌든 한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스탯이 있다. 그중에서도 다른 스탯과 다소 차별성이 있는 수치가 존재한다. 운(Lck). 보통 게임에서는 기껏해야 크리티컬 확률 정도나 올려주는 별볼일 없는 수치다. 그러나 우리의 실생활에서 이 수치는 매우 중요하다. 아주.  

  좀  더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라고? 좋다. 이 이야기는 Lck 스탯이 엉망진창이 한 게이머에 대한 이야기다.



  데스티니 차일드라는 게임이 있다. 통칭 데차. 흔하디흔한 가챠 뽑기형 게임이지만 상급 수준에 속하는 그래픽과 18금을 표방하는 므흣함 덕분에 그럭저럭 살아남고 있는 게임이다. 대체로 가챠게임의 뽑기 확률은 엉망진창이기 마련인데 데차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5성 캐릭터를 뽑을 확률은 0.9%다. 놀랍게도 이 확률은 다른 게임에 비해 딱히 나쁘지 않다. 세상이 원래 이토록 더럽고 치사하다. 알겠나, 소년소녀들?

  좋다. 여기 한 게이머가 있다. 당신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게이머다. 출퇴근 시간에 꾸벅꾸벅 졸아가며 게임하고, 근무시간에 오토를 돌려놓고, 가끔씩 월급을 축내며 힐끔힐끔 폰을 들여다보는 정도의 평범한 월급도둑이다. 그는 원하는 캐릭터를 뽑기 위해 게임 내 재화인 크리스탈을 알뜰히 모았다. 그리고 특정 캐릭터를 뽑을 수 있는 이벤트가 개시되고, 그는 그 크리스탈을 모두 가챠에 투입했다.

  그가 모은 크리스탈은 가챠를 891회(81번*11개) 돌릴 수 있는 양이었다. 산술적으로 따지자면 8장의 5성 캐릭터가 나와야 했다.

  그는5성 세 장을 뽑았다.
  그에게 5성 카드 확률은 0.9%가 아니라 0.33%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 우연일 수도 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저 운이 조금 나빴을 뿐이라고 여겼다. 물론 욕을 내뱉었지만 그 정도야 익스큐즈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사실 그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었다. 데차에는 크리스탈 외에도 블러드젬이라는 특별 재화가 존재한다. 이 재화를 이용하여 일정확률의 별도 가챠를 돌릴 수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12블러드젬을 쓰면 10% 확률로 5성 카드가 나온다. 그리고 어쩐 일인지 모르겠지만 남자에게는 무려 731에 달하는 엄청난 블러드젬이 있었다. 남자는 블러드젬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420블러드젬을 소모한 상태에서 남자는 폰을 떨어뜨렸다. 10% 확률의 35회 시행. 이 때 35회의 시행 중 단 한 번도 5성이 안 나올 확률이 어떻게 될까? 간단한 중학교 산수다. 90%^35. 즉 2.5%다. 여기까지 말하면 이제 여러분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 남자는 2.5%의 확률을 뚫고 단 한 장의 5성도 뽑지 못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신은 인간을 만들면서 스탯을 분배한다. 신은 남자를 만들면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Lck을 0으로 찍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 이 남자는 5성 확률이 남들의 1/3에 지나지 않았다. 이 남자는 97.5%의 확률에도 당첨되지 못하였다. 이 남자는 비트코인이 95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급등하는 동안 놀랍게도 수익이 아니라 손해를 보았다. 이 남자는 아무래도 Lck가 0이거나 혹은 마이너스인 게 틀림없다.

  그래. 남자는 생각했다.

  내가 바로 망캐구나. ㅠ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etelgeuse
17/12/06 13:35
수정 아이콘
신이 인간을 만들면서 스텟을 분배했지만 개발자는 가챠게임을 만들면서 확률을 분배하는 것을 까먹었다..
17/12/06 13:37
수정 아이콘
가챠 없이 인풋을 넣으면 정직한 아웃풋을 주는 가앗겜 언리쉬드 합시다.
cluefake
17/12/06 13:37
수정 아이콘
통계적으로 큰 수의 법칙에 따라 횟수가 늘어날수록 평균에 수렴합니다. 그러니까 더 돌리시면 됩니다(소근)(도망)
17/12/06 13:52
수정 아이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오쇼 라즈니쉬
17/12/06 13:56
수정 아이콘
하스 스트리머 하시죠
류지나
17/12/06 14:01
수정 아이콘
저는 확률을 믿지 않습니다. 다만 인디언식 기우제를 지낼 뿐입니다.
17/12/06 14:10
수정 아이콘
기우제를 지내던 인디언이 결국 갈증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ㅠㅠ
와일드볼트
17/12/06 14:04
수정 아이콘
모집단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나 보군요. 표본을 늘리기 위하여 현질을 더 해서 가챠를 돌리시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하네카와
17/12/06 14:30
수정 아이콘
괜히 데차하면 멍꿀겜 소리 나오는게 아니죠 크크크
저도 데차 요근래 거의 1일 1가챠 하고 있는데 어째 한 15일 넘게 그러는데도 5성이 한장이 안 뜨네요.
5성 확정 말고 딱 하나 뜨긴 했습니다 4~5성에서요 크크크크크
환생관에서 하나 띄웠는데 거품 가득 낀 정원사 아재였고...
고타마 싯다르타
17/12/06 14:36
수정 아이콘
중국계 게임의 조각시스템이 참 혜자인거 같아요. 시간만 투자하면 원하는 캐릭터를 확정으로 뽑기가 가능하거든요
우리는 하나의 빛
17/12/06 15:09
수정 아이콘
붕괴3 오픈할 때 리세마라 도전했는데, 횟수를 더할수록 조각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져서 포기하고 엎었습니다. 크크..
유자농원
17/12/06 14:38
수정 아이콘
제가 예전에 흔히했던 착각이 인간이 가진 스탯의 총량은 정해져있고 비율이 랜덤이라서 각자 할수있는 분야의 재능이 다를거라는 믿음이었는데
총량도 다르고 비율도 다른거고 올스탯맥스일수도 올스탯바닥일수도 있는거라는걸 너무 늦게깨달은 것 같습니다.
열역학제2법칙
17/12/06 14:45
수정 아이콘
어딘가 쓰레기 히든 스탯으로나마 총량이 같음을 따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17/12/06 14:46
수정 아이콘
탈모에 스탯이 찍혀 있을지도 몰라요.
칼리오스트로
17/12/06 16:14
수정 아이콘
아.. 그거 단점이라 포인트 오히려 돌려받아야 하는거 아닙니까 ㅠㅠ
루트에리노
17/12/06 15:02
수정 아이콘
n의 크기를 키우면 반드시 확률은 수렴합니다.
큰 수의 법칙을 믿으세요! 멍멍!
우리는 하나의 빛
17/12/06 15:07
수정 아이콘
??? : 매력 넣고~ 지력 넣고~ 무력 넣고~ 이제 '행운'을.... 으앗, 와장창!!
루키즈
17/12/06 15:11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확정보상을 좋아하죠...
흑백수
17/12/06 15:23
수정 아이콘
120블젬을 투입했어야..
유늘보
17/12/06 15:26
수정 아이콘
제가 소전 5성 제조확률 1.4%였나.. 찍고 그냥 미련없이 접었네요.
17/12/06 16:42
수정 아이콘
2.5% 정도면 명백한 가능성이죠
겨울삼각형
17/12/06 18:31
수정 아이콘
아 그래서 내가 어제 엑스컴2 조선전쟁할때,

98퍼 측면삿이 빗나가고, 그 다음턴 완엄인 대위 스커미셔가 크리맞고 죽었구나.

그렇구나..
자곡동
17/12/06 18:35
수정 아이콘
저희 회사 테스트 서버에서 가차 테스트를 해보는데 10연가차를 20번 돌렸는데 최종템이 2번 밖에 안나오는 거에요
그것도 초반만 나오고 열몇번을 연속으로 한번도 안나왔는데
저희 게임의 특성상 10연가차를 4~5번 돌리면 한번은 먹을 확률이 안먹을 확률보다 높거든요
저는 거의 확신에 차서 개발팀에 항의했거든요 버그아니냐 혹시 뭔가 문제 있는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절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21번째에 최종템이 3개가 뜨더라구요
그렇다면 21번에 5개, 이러면 4~5번에 한개라는 확률이 맞는거죠
결국 행운은 충분한 기회로 만들 수 있지만 그 때까지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는게 문제인 거 같습니다.
17/12/06 20:04
수정 아이콘
(가차 돌리게 하는 포즈)
엔조 골로미
17/12/06 20:59
수정 아이콘
(그정도 가지곤 살아남을수 없다구요 월급 몽땅 꼴아박아요 콘)

(지지뜬 콘)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793 [기타] 뉴 단간론파V3 리뷰 (노스포) [16] RedDragon9625 17/12/19 9625 1
62791 [기타] [소녀전선] 임관 두 달차 지휘관입니다. [69] Blackballad7195 17/12/19 7195 0
62788 [수정]DOA 5의 업데이트 지원이 끝났습니다. End of The Dead or Alive 5 [12] 그룬가스트! 참!8718 17/12/18 8718 0
62787 [배그] 배틀그라운드 선수들 대리의혹 , OGN 예선 결과 [65] 자전거도둑18108 17/12/16 18108 0
62785 [기타] 협객풍운전(무림군협전 리메이크) 99% 한글화 패치가 배포되었습니다 [18] 세계23380 17/12/16 23380 1
62784 [히어로즈] 히어로즈 이런저런 이야기 "시공에 찾아온 겨울. 한조 대기중. 그리고..." [39] 은하관제8248 17/12/16 8248 3
62783 [기타] 비포 더 스톰을 플레이하면서 [5] NetGO6128 17/12/16 6128 0
62781 [기타] [소녀전선] 군수 대성공 UP 이벤 및 9지역 오픈 소식 [29] 태연이6290 17/12/15 6290 1
62779 [기타] [슈퍼로봇대전]슈퍼로봇대전 X에 등장할 주요 아군 로봇들 예상 책정 사이즈를 생각해보았습니다. [24] 그룬가스트! 참!6684 17/12/15 6684 0
62774 [배그] OGN 배틀그라운드 리그 제작발표회 요약(전용준,김정민 합류) [73] 자전거도둑13167 17/12/14 13167 1
62773 [기타]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 한글화 정리 [38] littlewave17475 17/12/14 17475 1
62772 [기타] 그래도 게임은 한다. [34] 세인트13491 17/12/14 13491 44
62771 [기타] Dead by Daylight,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리뷰 및 추천 [9] Lighthouse7493 17/12/14 7493 0
62769 [기타] [포켓몬]지우피카츄 7종 인증(스크롤) [13] 좋아요7487 17/12/13 7487 1
62768 [기타]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 에볼루션 내일 발매, 3rd 내년 3월 발매 [57] 짱구7810 17/12/13 7810 1
62767 [기타] 유황숙께서 어쌔신 크리드 : 블랙 플래그를 무료 배포중입니다. [30] 보영님8762 17/12/13 8762 2
62764 [히어로즈] 2017 GCWC 플레이오프 : 기록으로 보는 최근 밴픽 (29.2 Patch 기준) [7] 은하관제5551 17/12/12 5551 5
62761 [기타] [슈퍼로봇대전]신 판권작이 발표! 그 이름은 슈퍼로봇대전 X! [111] 그룬가스트! 참!9520 17/12/11 9520 0
62760 [기타] 스트리트 파이터5 AE 신캐 공개 및 오프닝 트레일러 [10] 인간흑인대머리남캐6337 17/12/11 6337 0
62757 [기타] [2017 던파 페스티벌]에휴.. 기대를 안 하는게 나았네요. [27] 그룬가스트! 참!9046 17/12/10 9046 1
62755 [기타][극네타/페르소나5] 90시간 클리어 감상 [32] hk11618469 17/12/09 8469 0
62754 [기타] [소식] 12/10(일) 오전 2시부터 '몬스터 헌터 월드'의 오픈베타 개시 [12] Josef7386 17/12/09 7386 0
62753 [기타] [유희왕/OCG]과거 악명이 높았던 마도 카드군에 대한 설명. [28] 그룬가스트! 참!6091 17/12/09 609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