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이후 멜로디 구절이 거의 없는, 랩으로만 이뤄진 최초의 공중파 순위 프로그램 1위 곡으로 봐도 무방하다. (드렁큰 타이거가 1위를 한 것도 이보다 1년 후의 일이었다.) 아이돌로서 시작했기에 그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도 그러하듯 노래가 좋지 않으면 결과물이 좋게 되기 힘들다. 처음 원타임이 데뷔했을 때는 송백경의 자작곡 실력을 부각했었지만 2집부터 테디도 그 대열에 합류했고 처음부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국악을 랩송에 접목시킨 것도 주목받았었다. 비록 물리적 결합에 불과했다고 폄하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랩의 흡입력이 좋았고 '쾌지나칭칭'의 구절도 후렴구에 잘 안착되었다. 이후 테디는 3집에서도 국악 냄새가 나는 곡들을 써내려갔다.
- Can't let U go (2005년, from One way / 작사 작곡 테디)
: 지금은 그다지 감성적인 곡을 만들지 않고 있는 테디지만 원타임 시절에는 제법 그런 노래들을 많이 시도했다. 처음 작곡 능력을 인정받았던 One love부터 Without you, 몇 번이나 그리고 이 노래까지. 특히 대니와의 듀엣곡으로 만든 노래들이 많았다. 이 곡은 피아노처럼 들리는 신디사이져 소리가 멜로디 루프를 이루고 귀에 잘 박히는 후렴을 갖고 있다. Without you가 대니의 음색이 강조된 노래라면 이 노랜 테디의 완급조절이 된 랩이 빛을 발하고 있다. 5집에서 이 곡은 후속곡으로도 활동하지 않았는데 구조가 단순한 탓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아무튼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10년 가까이 이들은 다시는 원타임이란 이름으로 대중 앞에 나오지 않는다.
- Hot 뜨거 (2003년, from Once N 4 all / 작사 작곡 테디)
: 3집의 상업적 실패 이후 테디는 다시 보다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게 됐다. 'Hot 뜨거'는 랩으로 이루어진 신나는 댄스곡이라고 무방할 정도로 힙합의 느낌은 덜어내고 가요의 느낌을 더 뿌린 음악이다. 그 노림수가 적중했고 그들의 대표곡 라인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2005년 이후 원타임 활동이 끝나고 테디는 본격적인 YG의 작곡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랩과 가요를 섞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것에는 테디보다 더 큰 성과를 낸 이도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날 선 감각을 여러 가수에게 준 곡을 통해 보여주었다.
- Nasty (2001년, from Third time fo yo' mind / 작사 작곡 테디)
: 원타임의 5장 앨범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3집 첫 곡이다. 그들의 앨범 중 가장 힙합에 가까웠고 한국식 비스티 보이즈 음악을 표방한 앨범이다. 비스티 보이즈의 앨범 'Hello nasty'의 Nasty와 Hello가 원타임 3집의 1, 2번 곡을 이룬 것만 봐도 그렇다. 또한 대중성을 생각하지 않고 그들 마음대로, 정확히 표현하면 '테디의 마음대로' 만든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이 중 Nasty는 당시 20대들의 젊은 풍류가 느껴지는 곡으로써 특히 대니의 랩이 돋보였던 노래다. 후렴구가 다소 약했지만 상당한 질주감이 들어있어서 꽤나 흥겨운 기분을 낼 수 있다. 뮤비는 지누션의 김진우가 감독했는데 '미친듯이 논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영상이다.
- 몇 번이나 (2005년, from One way / 작사 작곡 테디)
: 전작 수록곡 Without you의 연장선 상에 있는 노래로 봐도 무방하다. 멜로디의 유사성이나 대니의 감정선을 보면 그렇다. 보통 '노래 잘하는 사람'을 논할 때 비교적 약한 소리를 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저평가를 하기 쉽다. 허난 난 여자 중에서는 애즈원, J같은 목소리를 좋아하고 남자 중에선 대니의 목소리도 좋아한다. 대니의 음색 자체는 상당히 부드럽지만 힘을 줄 때는 그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소리를 잘 뽑아낸다. 또한 발성 자체가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기에 더욱 테디가 만든 노래에 적합했다. 이 곡에서도 그의 보컬은 맞는 옷을 입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파트는 테디의 랩 파트이긴 했지만.
- Put'em up (2003년, from Once N 4 all / 작사 작곡 테디)
: 원타임이 테디의 원맨팀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 트랙. 비장한 신디사이져 소리에 Verse부분부터 후렴까지 테디만의 플로우로 이끌며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가사 내용은 힙합의 흔한 주제 '내가 최고'라 그닥 인상적이지 않지만 사운드 메이킹 능력부터 랩 메이킹까지 다재다능한 테디의 포텐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지누션의 음악들도 테디가 만든 게 많았는데 랩 메이킹까지 만들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결국 지금까지 음악계에 발을 담그고 사람은 원타임과 지누션 멤버 모두를 통틀어 테디가 유일하다.
- 어머니 (2001년, from Third time fo yo' mind / 작사 작곡 테디)
: 3집 타이틀곡. 2집의 대박을 이어가지 못하고 흥행에서 참패하였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나 영상적 측면에서 괄목할 결과를 만들었다. 노래 소재는 '컴백홈'의 유쾌한 버전이라고 할까. 하루 가출한 고등학생이 하루만에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과 심리가 노래의 주제다. 특히 뮤비가 이 주제를 잘 표현하였다. 그저 그런 학생 한 명이 하루동안 겪는 우여곡절이 코믹하게 잘 드러나있다. 가사와의 부합, 그리고 저절로 집중할 수 있게 만든 구성까지 대단히 좋은 작품이다. 3집에서 가장 빛을 본 인물로 오진환을 꼽을 수 있는데 타이틀 곡의 주인공까지 차지했다.
- Best 3. Hello (2001년, from Third time fo yo' mind / 작사 작곡 테디)
: 이 곡을 통해 쾌지나칭칭부터 시작된 '테디식 국악 냄새나는 힙합'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신디사이져가 내는 소리는 국악 코드에 가깝고 각설이 타령까지 집어넣었다. 우리나라 최대 힙합 커뮤니티는 당시 이 앨범에 '가장 사운드가 빈약한 앨범'상을 주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리 동의가 되는 상은 아니었다. 앨범 전체적으로 특히 간주 부분이 좀 비긴 했지만 비트 하나만으로 음악이 되는 것이 힙합이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한 새로운 시도에 보다 점수를 주고 싶다. 또 하나 언급해야 할 인물이 오진환이다. 사실상 원타임의 5장 앨범 중 가장 밥값을 한 앨범이 3집이었다. 이 곡에서의 백미가 그 독특한 음색에서 나온 오진환의 랩이다. 비록 라이브에선 여전히 못했지만 여기선 물 흐르는 플로우를 보여줬다.
- Best 2. Hip Hop Kids (2001년, from Third time fo yo' mind / 작사 작곡 테디)
: 3집의 주인공 테디와 오진환이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인 트랙. 피아노와 드럼 비트의 느릿느릿한 리듬 속에서 자유로움과 여유가 느껴지는 랩을 한다. 위에 언급한 두 명 말고도 대니와 송백경 역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랩을 들려준다. 또한 중간 중간 '아싸', 지화자 같은 추임새도 유쾌하게 느껴진다. 이 곡 역시 간주 (브릿지) 파트가 아쉬운 것 말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노래다. 다른 3집 수록곡 Bus, Sucka busta에서도 테디의 재치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펑크로 리메이크한 '어젯밤 이야기'를 비롯해서 한국식 비스티 보이즈 오마쥬 앨범으로 지금까지 애청하고 있다.
- Best 1. One love (2000년, from 2nd Round / 작사 작곡 테디 김종서)
: 테디의 생애 첫 히트작. 도입부의 기타 선율부터 테디의 랩, 후렴구의 멜로디 그리고 후반부 대니의 보컬까지 감성적 랩 가요로서 그 정석을 보여줬다. 특히 기타 멜로디 그 몇 개의 음들은 지금까지도 원타임 하면 생각나는 구절이 되어버렸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2절의 오진환 랩이다. 원타임 활동 내내 끊임없이 타격 자세를 바꾼 어느 야구 선수처럼 랩 창법을 바꿨는데 그만큼 어울리는 목소리 찾는 게 힘들었다. 3집에서 해답을 찾았지만 이 노래에서 보여준 어정쩡한 랩은 노래에 해가 되고 말았다. 그 외에는 14년이 지난 세월의 흐름이 묻어있지 않은 세련된 곡으로 여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정도로 좋은 노래로 회자되고 있다. 김종서가 멜로디 부분을 손 봐줘서 공동 작곡으로 이름에 올라왔다.
자리가 없어 못넣은 노래들 : Without you, 1TYM, Good love, 뭘 위한 세상인가, 돈돈돈, Cry, Bus, Sucka busta, 오지랄쏭, 악, 어젯밤 이야기, 너와 나 우리 영원히 또 하나, 널 버리지마, Supa funk
다음 편은 다가올 늦여름과 어울리는 Keane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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