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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e스포츠 대회인 `프로리그 2007` 방송 중계권을 놓고 온게임넷ㆍMBC게임 등 기존 게임방송사들과 중계권 에이전트사 IEG가 벌여온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e스포츠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주도해 왔던 e스포츠 방송 시장에 일대 격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결렬됐나 =원론적으로는 방송사들과 IEG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탓이지만, 방송사들의 성의 없는 `협상 태도'에 근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방송사 관계자들은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되풀이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SK텔레콤 프론트 관계자는 "중계권 사업이 이사회 의결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에이전트 업체가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프로리그 개막을 한달 앞둔 상황에서 협상이 지연될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EG는 협상이 지연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없어지게 되므로 차제에 협상 결렬을 선언하게 된 것.
◇결렬 파장은 =우선 프로리그 개막 난항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IEG는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리 준비해 놓은 경기장에 방송 제작사만 선정하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판단이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통해 제작하는 콘텐츠 보다는 질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이 또한 짧은 기간에 극복할 수 있다는 게 IEG 측 설명이다.
문제는 양대 방송사이다. IEG와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올해 프로리그 방송을 못하게된 것은 물론, 개인리그 개최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게임단들은 이미 "로리그 중계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방송사 개인리그에 선수를 내보내지 않겠다"는 경고를 전달한 상태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는 양 방송사 자체제작 콘텐츠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이를 기반으로 광고ㆍ협찬 매출을 올려 왔다. 즉 양 방송사가 프로리그와 개인대회를 진행할 수 없게 되면 사실상 채널 사업을 접어야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이 시장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게임 채널 출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많은 케이블 PP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이번에 양 방송사와 결별한 IEG의 선택에 따라 향후 e스포츠 방송 분야에 지각 변동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프로리그 향배는 = 팬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프로리그가 중단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개막 일정이 연기될 수는 있지만, 게임단 모두 양 방송사 없이 프로리그를 진행한다는 데 합의한 상태다.
또 한국e스포츠협회와 IEG는 이미 다양한 대안들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협회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케이블 채널도 확보된 상황이다. 온게임넷과 MBC게임 소속 게임단이 빠지지 않는다면 올해는 공군팀까지 12개 팀이 어느때보다 박진감 있는 경기를 벌이게 될 것이며, 어찌 보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대회 진행과 중계 방송을 볼 수 있게될 수도 있다는 게 IEG 측 설명이다.
이택수기자 micael@
어디서 방송하든 프로리그를 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