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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2 12:37
지난번에 올라왔을때도 댓글로 달았지만 박찬욱의 '내가 좋아하는 영화 Best 10'를 곁들여 보세요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19,283편의 영화 중에 머리에 먼저 떠오르는 순서대로 10편을 골라봤다. 1. 가르시아 (1974, 감독 : 샘 페킨파) 애인의 옛 머리를 그의 옛 애인에게 데려다주는 여행이라니! 모두들 너무 심각해서 코믹하다. 늙을수록 엉뚱해지는 작가가 좋다. 나의 우상 워렌 오티스의 최고작.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과 루이스 브뉘엘, 샘 페킨파가 사랑했던 멕시코. 2. 시스터즈 (1973, 감독 : 브라이언 드 팔마) 브라이언 드 팔마의 가장 독창적인 작업. 가난하게 만든 영화야말로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는다는 영화 역사의 미스테리. 생일 케이크 살인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 전체와도 안 바꾼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해결의 라스트. 3. 손수건을 꺼내라 (1978, 감독 : 베르트랑 블리에) 부조리 유머의 대가 베르트랑 블리에는 당연 불어권 최고의 작가. 가부장제에 대한 유례없이 통렬한 비판. 자살한 파트릭 드웨어도 잊을 수 없지만 카롤 로르의 '웃지 않은 공주'처럼 매력적인 여인은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4. 세컨즈 (1966, 감독 : 존 프랑켄하이머) <페이스 오프>는 저리 가라.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기업에 말려든 한 사내의 악몽.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과 제임스 웡 하우 촬영감독이 서로 자기 아이디어였다고 우기는 광각 렌즈의 전면적 활용. 할리우드 사상 가장 심각한 상업영화. 5. 키스 미 데들리 (1955, 감독 : 로버트 알드리치) 사나이 중의 사나이 로버트 앨드리치, 미키 스필레인의 파시즘을 박살내다. 판도라의 상자를 찾아가는 마이크 해머의 기이한 모험담. B무비 중의 B무비, 누아르 중의 누아르, 하드보일드 중의 하드보일드. 6. 사냥꾼의 밤 (1955, 감독 : 찰스 로튼) 악몽으로 각색된 <헨젤과 그레텔>이라고나 할까? 역사상 가장 능글맞은 배우였던 찰스 로턴이 만든 괴상한 동화적 심리 공포 필름 누아르. 오리지널 <케이프 피어>와 더불어, 로버트 미첨의 파충류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다. 7. 포인트 블랭크 (1967, 감독 : 존 부어맨) 내게 단 한 명의 배우를 고르라면 역시, 리 마빈. 이 초현실주의 필름 누아르에서 그의 무표정 연기는 빛을 발한다. 잘 걷는 사나이 워커Walker는 줄기차게 복도를 걷지만 그가 겨냥한point 과녁은 텅 비었다blank. 한마디로, 쿨하다! 8. 복수는 나의 것 (1979, 감독 : 이마무라 쇼헤이) 한 연쇄살인자의 범죄 행각을 기록영화적으로 추적하다. 살인하고 손에 묻은 피를 자기 오줌으로 닦는 장면에서 그 비정함은 극에 달한다. 제자들이 아르바이트해서 모아준 돈으로 촬영을 시작했던 노감독 이마무라 쇼헤이의 결의가 비장하다. 9. 배드 캅 (1992, 감독 : 아벨 페라라) 아벨 페라라의 최고작. 타락한 형사는 구원받을 것인가. 성당에서 윤간당한 수녀의 국부를 클로즈업으로 '뜩!' 보여주는 데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복수의 립스틱>의 조 타메리스가 비공식 각본가로 참여하고 하비 케이틀이 자기 대사를 직접 썼다. 10. 말러 (1974, 감독 : 켄 러셀) 제일 좋아하는 작곡가가 철저하게 해부되고 조롱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마조히스트적 쾌감. 정신병자 켄 러셀의 증세가 가장 악화된 상태를 알 수 있는 임상보고서이자 분방한 상상력이 뭔지를 알려주는 말러 뮤직 비디오.
18/01/12 12:52
죄다 보다가 중간에 끈 영화들이 많네요. 박찬욱이랑 제 성향이 비슷하긴 한가 싶기도 하다가도 정작 위의 베스트10은 한편도 못봤네요.
18/01/12 15:26
아니... 중경삼림이라니....!
중경삼림 충분히 칭찬받지도 못했던 거 같은데 그 정도의 칭찬도 과하다는 것이라면.... 싸우자,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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