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9/12/11 15:15:35
Name becker
Subject (09)MSL을 위한 조언
재밌는 리그가 좋은리그라고 볼수는 없지만 좋은 리그는 항상 소비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최근의 MSL은 그렇게 좋은리그라고는 평가할수는 없었다. 예상을 빗나가는 이변의 속출, 원하는 매치업이 아닌 의외의 결승대진이 짜여지면서 나오는 결과물은 분명 처음 그들이 기획했던, 혹은 시대를 반영하던 랭킹의 순서와는 어긋났으니까. MSL이 현재의 32강 듀얼을 채택시킨 이후 나온 총 7번의 대회중 대회 시작 기준으로 KeSPA랭킹 10위권 이내에서 우승자가 발생한 경우는 단 세번뿐이라는 점이 그 사실을 나름 뒷받침해준다. (김택용 2회, 이제동 1회)


사실 그러한 의외의 우승자, 혹은 새로운 강자들이 실력이 알찬 진짜배기라서, 택뱅리쌍시대를 종결하고 시대의 중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수 있는 능력이 됐다면 MSL은 지금처럼 차가운 시선을 받지는 않았을꺼다. 예전의 MSL이 이윤열, 강민, 최연성, 마재윤등의 탄생과 성공신화를 만들어냈을때를 되돌아봐도 알수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 네명의 이변의 주인공들이 우승자에 걸맞는 성적을 냈느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니다. (김윤환의 경우는 아직 보류라고 볼수 있겠지만, 어쨌든 디펜딩 챔피언이 32강에서 떨어진건 이번이 세번 연속이니.) 겨우 네번의 이변가지고 무얼 그렇게 놀라하냐, 그저 불운의 연속 아니였냐라고 되물을수도 있겠지만, 50%가 넘는 확률로 계속되는 불운이 일어났다면, 계속하여 시드권자들이 시드권자 답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이변이 속출한다면 조심스레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로 불운인가?"


물론 정말로 불운일수도, 단순한 이변의 속출일수도 있다. 스타리그만 하더라도 우승자 징크스가 설치던때가 빈번했고, 이변의 연속에서 희생양은 요즘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박카스 스타리그만 보더라도 택뱅리의 부재속에 8강이 진행되었기에 어쩌면 다른 스포츠/대회에 비해 스타크래프트 리그라는것 자체의 변수가 굉장히 크기에 제어가 불가능 할수도 있겠다.


변수라고 언급했는데, 사실 모든 대회에서 이러한 변수들은 존재한다. 월드컵도, 테니스 US OPEN도, 월드시리즈도 "제일 강한놈을 뽑는다" 라는 대회의 목적을 가지고 탄생시켰으면, 모두 평평한 평지에서 공평하게 싸움하되 강한 녀석에게 약간, 혹은 그 이상의 어드벤테이지를 주는것으로 대회를 진행시킨다. 월드컵 조추첨에서의 탑시드의 존재, 월드시리즈에서의 홈 어드벤테이지, 뭐 이런것들 말이다. 이러한 변수제어의 폭은 종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변의 속출가능성이 적어 아예 변수를 두지 않는 마라톤이나 육상같은것도 있고, 축구공은 둥글기에 16강진출자를 가리기 전까지는 조별리그로, 그것도 두번이나 서로 맡붙게 하는 챔피언스 리그도 있다.


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변수는 어느정도인가? 약 10여년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절대 적지는 않음을 알수있다. 짧은 게이머의 수명, 수시로 급변하는 패러다임, 경기내에서 한번의 실수가 가져올수 있는 참사등을 고려해봤을때, 확실히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구성하는데 있어서의 변수는 실로 엄청나, 리그의 시스템만으로는 제어가 불가능 할 수 있겠다. 만약 대회 내에서 그 모든 변수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다음으로 해야 할것, 그것은 변수의 존재를 최소화 시키는것이다.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변수 최소화, 현 리그시스템에서 그것이 확연하게 나타나는 큰 정책은 36강 원데이 토너먼트에서 찾아 볼 수 있겠다 (사실 시드 4+참가자 36해서 40강이 맞는데 왜 자꾸 36강이라 하는지는 모르겠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굉장히 보수적이고 퇴폐적인 생각이다. "듣보잡의 16강 진출을 막기 위해 두번의 필터링, 그리고 그 끝에는 현 스타리거와의 대결"이라는 시스템은 누가 봐도 이미 스타리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큰 어드벤테이지를 주었다. 그러나 온게임넷의 생각은 보수적이라는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온게임넷이 내부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게라도 해야 변수가 제어된다" 라는 것이였다.


신인이나 피씨방리거에게 있어서 스타리그의 문은 그렇게 좁고 폐쇠적이지만, 반대로 그것을 뚫어내는 녀석은 단숨에 신성으로 등극함과 동시에 그만큼의 실력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이번시즌 36강 예선을 뚫고 올라온 5명의 선수중 박지호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넷 모두가 뛰어난 경기력으로 8강진출을 확정 지었거나 가까워 진것만 보더라도, 혹은 시즌을 거슬러 최초의 36강 시스템에서 이윤열을 잡고 올라온 정명훈이 개인리그의 활약을 통해 정상급 테란으로 성장한걸 지켜보면 그들의 생각은 꽤나 잘 먹어들어가고 있는것 같다. 거기에 전통적으로 거쳐온 월드컵 방식의 16강 4조 풀리그, 이것을 통해 한번의 기회를 놓쳤더라도 최소 두번이상의 기회를 더 주면서 1주일의 연습시간을 제공해 질높은 경기력을 만드는 요소하는것도 좋은 대회를 만드는데 큰 몫을 한다고 보여진다.




물론 MSL이 그렇다고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한다는것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게임넷의 예를 언급하는 이유는 현재의 온게임넷의 대회방식은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다. "스타리거에게는 어드벤테이지를, 신인에게는 단단하고도 보수적인 검증의 발판을." 그것이 성립되고 나서 완성된 이후에는 혜택받는 이도, 손해보는 이도 없는 경쟁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금 MSL이 주장하고 있는 리그의 철학은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 인데, 과연 현재 그들의 시스템이 정말로 그들의 철학대로 따라주고 있는지, 아니면 구지뽑기나 가위바위보를 통한, 변수 가득한 경연장속에서의 랜덤한 승자가 진출한것만 같은 어설픈 느낌을 주는것인지, 스틸드래프트나 원데이 듀얼 시스템으로 스타판에서의 변수제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오히려 그 변수들을 더 키우는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하는 타이밍이 아닐까. 개편이후 7번의 대회동안 4번의 이변이 있었고, 이번 리그에도 뜬금없는 탈락자와 진출자가 오가는 현 시점에선 과감히 자신들의 시스템의 결점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정책을 짜내보는것은 어떨까, 조언해본다.



끝으로 MSL을 지켜보고 있는 스덕들에게 감히 한마디를 하자면, 앞서 언급한대로 변수제어가 리그의 부커를 의미하는것은 절대 아니다. 모든 리그에서는 그러한 변수제어가 존재하며, 그러한 "최강자를 만들려는 리그의 노력"을 싸잡아서 부커질이라고, 자존심을 버린 행위라고 언어유희를 펼치는것은 보기에 불편하다. 실제로 맵부커를 운운하는 집단들중에 리그가 시작하기전에 그러한 참사를 연속적으로 예상한 이는 제대로 본적이 없다. 얼티메이텀의 테저전이 조금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반대로 오드아이라는 맵은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재미있는 난전이 속출하는, 이번대회 최고의 수작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명맵이라고 생각된다. 나쁜점은 비판하되, 좋은점은 쿨하게 칭찬해줄수 있는 자세가 갖춰졌으면 한다.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사실은, 스타리그의 시스템을 기획한다는것은 마치 있지도 않는 미지의 동물을 직접 만들어서 전시하라는것과도 같은, 전례 하나없는 난제라는 것이다. 태초의 스타판이라는것이 존재하지 않았을때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고, 그 초창기의 모습에서 03~04년의 스타판의 모습,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또 다른 형태로 바뀌어졌듯, 그러한 시대의 흐름속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변수 제어-좋은 리그의 성립이란 쉬운 일은 아님에는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러한 변화속에 MSL이 추구하려는 방향성을 무작정 깐다던가, 조롱하는것은 치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생각된다. 누구도 풀어본적이 없는 문제를 푸는데 헤멘다고 바보 멍청이라고 까대기만 하면 퍽이나 새겨듣겠다. MSL은 시청자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불평-불만도 있었지만, 그들은 대중들을 상대로 사업을 해야하는 사람들이다. 시청자들이 그러한 조롱/비아냥 없이 진심과 격려를 담아 개선방향을 제시해준다면, 그들 역시 닫아놨던 커뮤니케이션의 길을 열어 공생관계속에 더 좋은 리그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스덕들에게 MSL은 친구같은 존재여야 하지, 주적은 아니니까.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06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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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집단초전
09/12/11 15:25
수정 아이콘
"스타리거에게는 어드벤테이지를, 신인에게는 단단하고도 보수적인 검증의 발판을."
사실 이건 원래 MSL의 기본 모토였습니다. 시청자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그 복잡했던 서바이버의 구조, 더블엘리 시스템, 광역시드를 장착했던 스타우트~CYON시절의 MSL이 그러했지요.

그리고 그 시절에는 강민, 최연성, 박태민, 마재윤, 조용호 선수가 우승했습니다.
DavidVilla
09/12/11 15:26
수정 아이콘
추천 가야죠. 이건..
saintkay
09/12/11 15:32
수정 아이콘
제대로 짚어주셨네요.
09/12/11 15:38
수정 아이콘
날카로운 통찰력과 분석에 추천버튼 꾸욱-!
信主SUNNY
09/12/11 15:53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는 동의합니다.

과거 엠겜이 최강자의 산실이라고 불렸던 이유는 더블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의 안정성 때문이었지요. 패한 선수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허락하는. 이것은 MSL의 마이너리그, 또 서바이버토너먼트에도 영향을 주어 MSL에서 탈락을 하더라도 늦게 탈락한 선수에게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허락했습니다. 즉, 16강부터 집중되지만, 40강 단계서부터 더블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현재 32강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데, 사실 현재단계까지는 더블엘리미네이션과 차이가 없습니다. 조1위는 승자8강, 조2위는 패자 8강 1라운드로 간다면 더블엘리미네이션이라 할 수 있지요. 즉, 이후로는 토너먼트로 진행되지만 '지금까지는' 더블엘리미네이션입니다.

그럼 과거와는 무슨차이가 있지?

일단 원데이 듀얼이기에 하루에 모든 경기가 펼쳐져 1경기 이후의 경기의 상대를 알 수 없다는데에 있지요. 승자-패자전부터는 변수가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자연스럽게 승자-패자전부터는 연습량이 둘로 갈리고, 최종전은 셋으로 갈리죠. 이런 승자전, 패자전, 최종전에 신맵크리까지 맞게되면 변수는 넘치게 됩니다.

둘째로, 스타에는 3가지 종족이 존재하며, 각리그는 4가지의 맵도 존재합니다. 맵마다 종족당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에, 두 선수간에 한경기만 하게되는 경우 맵의 변수가 증가합니다. 반면 다전제는 여러개의 맵을 사용하기에 맵변수는 줄어드는 반면(롱기-리템콤보처럼 전체적으로 기울지 않는다면), 토너먼트이기에 만나는 상대가 적어 상대종족이 국한될 수 있습니다. 실례로 토스전 한번 못이겨보고 우승했다거나, 테란전한번 못이겨보고 우승했다거나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요.

온겜의 경우 16강 이후 토너먼트라서 토너먼트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종족변수가 자주 발생해왔습니다. 반면 엠겜은 다전제에 더블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종족변수가 적었지요. 또, 후반으로 갈수록 다전제가 늘어나기 때문에 맵변수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토너먼트인데다 32강에서 종족안배도 없기 때문에 이러한 상대종족변수가 상당하지요.

결과적으로 32강은 조편성이 스틸드래프트이기 때문에 애초에 강자가 몰릴 수 있다는 변수에, 맵변수, 종족변수가 모두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16강 이후로는 토너먼트기 때문에 종족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그래서 특정종족전이 유독 강하거나 약한 선수가 운이 좋거나 나쁜 정도의 변수가 있지만 대체로 변수가 적어지지만 32강은...



엠겜은 토너먼트의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즉, '종족변수'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성이 있지요. 온겜의 경우 토너먼트의 접어들고, 특정종족의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그 대결을 '종족대결'로 잡아갑니다. 8강부터 토너먼트가 시작이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엠겜은 그간 지지난 시즌은 토스가, 지난 두 시즌은 저그가 득세하면서 이것을 살릴 기회를 잃었지요. 어느정도는 운이 안따라주기도 했지만, 32강의 변수가 큰 점도 있고, 16강부터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점도 있습니다.
크게 변할 수 없다면, 32강에서 엠겜맵은 1,2경기에 배치, 프로리그맵을 3,4,5경기에 배치하고, 조지명에서 시드자를 제외한 8명을 정할 때에 그것만이라도 한조에 같은종족이 붙박이가 되는 일이 없게 했으면 좋겠네요.
화성거주민
09/12/11 15:55
수정 아이콘
"스타리거에게는 어드벤테이지를, 신인에게는 단단하고도 보수적인 검증의 발판을."
이 명제는 원래 2003년 MSL 시작 때부터 06년 연간까지 유지되었던 MSL의 기조였습니다. 마이너, 즉 서바이버도 세번을 거르는 복잡한 방식을 통해서 쉽게 떨어지지 않게 하였구요, 본선 리그도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통해 최대한 기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더 상위 라운드로 올라가게 만들었습니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 는 MSL은 이 때의 MSL을 말하는 겁니다. 혹자는 이 때의 거르고 걸러서 우승자를 만들어냈던 MSL을 이렇게 평가하더군요. 단 한명만이 살아남는, 거대한 투기장이라고. 그리고 이 거르고 거르는 검증을 뒷받침 하는 것은 스타리그의 소위 '컨셉맵'에 대응하는 엠겜의 '밸런스 맵' 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뒷배경 아래 명실 상부한 당대 최강자들이 배출되게 됩니다. 03년 절정의 포쓰를 뿜었던 강민선수가 초대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차 대회 때는 첫경기에서 패배하여 패자조의 지난한 길을 다 뚫고 올라왔던 최연성선수가 우승을 차지합니다. 결승 파트너는 그 당시에 우승만 없다 뿐이지 역시 상당한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홍진호선수였구요.
CYON MSL을 보죠. 한쪽은 당시 케스파 랭킹 1위까지 차지하였던 조용호선수였고, 다른 한쪽은 자신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던 '마에스트로' 마재윤선수이었습니다. 패자 결승까지 합하여 전대 본좌 최연성선수를 리그 내 전적 5:0으로 꺾고 올라온 마재윤 선수의 경기력은 말할 것도 없이 당대 최강급이었고, 조용호 선수는 CYON MSL을 기점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승자 결승과 최종 결승에서 펼쳐진 두 선수의 9번에 걸친 저그대 저그전은 당대 저그전의 정수가 담겨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진짜로 강한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모토를 내세우려면 저걸로 충분했습니다. MSL에 대한 조롱섞인 비난이 근거 없는 적개심에서 나온것은 아니죠. 물론 시장을 선점한 온겜에 비해 흔히들 말하는 '포장력'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고 지명도의 차이로 인한 '완불엠'등의 얘기가 나온 것은 사실입니다. 결국 이러한 지명도 및 흥행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가지 시도를 하게 됩니다. 리그 진행방식을 바꾸다가 32강으로 확대 개편하고, 스틸 드래프트 도입하고, PC방 예선 면제권도 주고........
그런데 이 리그는 '타임 어택커' 박지수도 못 받아먹고, 하드보일드 박찬수도 소화 해내지 못하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무엇보다 흥행좀 해보겠다고 하였는데 말이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MSL의 고유한 가치이자 차별화 된 특징인 리그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이죠. 32강 개편 이후 등장한 '강라인'과 리그 브레이커라는 말. 그리고 당대 최강자=MSL 우승자 공식의 파괴. 씁쓸한 것은 엔터테이먼트적 요소가 강하고 포장력에서 우위를 점하던 스타리그에 비해 MSL이 가진 장점이 모조리 퇴색되버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따라온 것은 두 리그의 경기력 역전 현상이었죠. 박성균 선수가 곰티비 시즌 4에서 동시대 온겜 우승자인 이제동 선수에게 패배하여 탈락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상징적인 것입니다. 아마 몇년만에 동시대 엠겜 우승자가 온겜 우승자에게 다전제에서 패배하였던 것일 겁니다.

오히려 현행 스타리그의 36강-16강 체제가 이전 MSL의 하부리그 검증 시스템과 비슷한 느낌이 들고 그에 따라 경기력 역전 현상이랄까 이런 것은 고착화 될 거 같습니다. 물론 MSL이란 리그 자체가 원데이 듀얼+싱글 엘리미네이션이라는 운의 요소가 비교적 강하게 개입되는 체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승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기량이 상당히 높아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MSL 우승자라는 것 자체는 메리트가 있고 기본 실력이 된다는 증거로 봐도 무방할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지난 MSL 무렵부터 요즘까지 주목하면서 경기를 보는 선수들 중에 하나가 김윤환선수입니다. 속된 말로 고스톱 쳐서 먹은 우승이 아니라, 실력이니까요.)
하지만 리그 자체의 흥행 성적과 관심도는 그다지 오르는 것 같지 않고 말이죠. 김택용 선수가 MSL 3회 우승한지도 가끔식 지나칠때가 있습니다. 변길섭 선수가 스타리그 우승자 출신이란 사실은 조금만 생각하면 떠올리는데, 왜 그럴까요?
信主SUNNY
09/12/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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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토리텔링 좀...

역대 양대리그 1회 우승자 중에서 2001년 이후 우승자
온겜 - 변길섭, 박정석, 서지훈, 박용욱, 오영종, 한동욱, 김준영, 이영호, 송병구
엠겜 - 박태민, 조용호, 박성균, 박지수, 박찬수, 김윤환

위 명단 제외 우승자
온겜 - 이윤열, 강민, 박성준, 최연성, 이윤열, 박성준, 최연성, 이윤열, 마재윤, 이제동, 박성준, 이제동, 이제동
엠겜 - 임요환, 이윤열, 이윤열, 이윤열, 강민, 최연성, 최연성, 최연성, 마재윤, 마재윤, 마재윤, 김택용, 김택용, 이제동, 김택용
09/12/11 16:41
수정 아이콘
산으로 가는 댓글이지만
다음팟이나 온겜홈페이지 처럼 쉽게 동영상 볼 수 있는 접근성 좀....
09/12/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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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옛날 더블 엘리시절이 그리울 뿐..
은비까비
09/12/11 16:53
수정 아이콘
좋은내용이네요 ! 동의합니다
저는 그래도 MSL이 똑같은 방식이아닌 계속 새로운 방향을 추구해 나간다는 자체가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밥만 먹으면 질리니깐 고기도 먹어주고 야채, 과일도 먹어야 질리지가않죠
근대 먼가 2%가 부족해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명품해설진들 이 있기때문에!! 리그방식이 부족해도 MSL을 정말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엠겜은 시청자 의견도 많이 반영을 하였으면 좋겠고 더욱더 멋진 엠겜으로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만히 손을 잡
09/12/11 16:54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셨지만 그 놈의 '노출'이 엠겜에 부족합니다.
티비가 없다면 컴으로는 도둑시청을 해야하니 다음 팟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온겜과 비교되죠.
그리고 이번 엠겜의 우승자는 이전 우승자와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그 권위를 내팽겨 쳤으므로..
완소탱
09/12/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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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공감...
09/12/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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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쓸데없이 떠오른 생각인데요.
32강 원데이 듀얼까지는 지금 그대로 하고
(승자조:A1-B1, 패자조:C2-D2, 최종전) 이런 형식의 16강을 치른 후에
8강부터는 랭킹배열이든 뭐든 토너먼트를 하는 방식은 어떨까요.

소통의 문을 닫은 엠비씨게임이라는걸 알지만, 괜히 적고 싶네요.

스타판 역사를 통틀어서 '그때 왜 그랬어요?'라고 물을 수 있는 기회가 딱 한번 있다면,
더블엘리 어렵다고 징징댔던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게 정말 그렇게 어려웠습니까.
다크질럿
09/12/11 17:30
수정 아이콘
MSL 요즘 보급률이 올라서인지 시청률은 계속 잘 나오고 있더군요.
김영대
09/12/11 18:07
수정 아이콘
추천.
wish burn
09/12/11 19:27
수정 아이콘
그저 옛날 더블 엘리시절이 그리울 뿐.. (2)
28세백수
09/12/11 19:43
수정 아이콘
곰티비 시절때만 해도 MSL이 OSL을 앞질렀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었죠.
조지명식도 스틸드래프트는 진짜 참신한데 OSL 조지명식은 청문회하는 것 같다면서 많이 비교당했구요.

MSL의 최근 우승자들은 8강부터 5전제를 치루고 올라온 선수들입니다. 검증이 안 됐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굳이 문제점을 찾자면 OSL시절에는 '우승자 징크스'라는 말로 잘 포장을 시켰다면
MSL은 '역시 리그 브레이커였군'하고 매도당하게 둔다는 것,
그리고 결과적으로 택뱅리쌍 중 하나가(이제동이 묘하게 온겜에서 많이 분전했죠 반면 MSL에서 김택용은..;;)
우승을 차지했느냐 못했느냐 하는 것,
더불어 예선면제 건으로 커뮤니티 유저들에게 반감을 많이 샀다는 것 정도겠죠.
28세백수
09/12/11 19:44
수정 아이콘
아, 하나 더.
곰티비랑 계약이 중지되면서 온라인 시청이 불가능해진 반면
Daum스타리그는 1회 스폰 이후로도 계속 시청이 가능해진 게 차이를 낳은 것 같네요
09/12/11 22:27
수정 아이콘
비슷한 글을 이악물기님 블로그에서 먼저 봤는데, 그 글은 좀 무서웠어요;
내용 적극 공감합니다. 추천.
카르마2
09/12/12 01:54
수정 아이콘
전 스타리그와 MSL 우승자들의 특별한 실력차를 모르겠습니다. 어찌보면 8강부터 5전제하는 엠겜이 더 나아보이구요.
굳이 구분하자만 온겜과 엠겜의 포장능력이겠죠. 결승전 관객이 몇명이니 시청률이 몇명이니 이런거 따지는건 애들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엠겜에서 예선면제를 하는바람에 제 생각에 의문이 생기더군요.
랭킹으로 8강 대진을 짜는건 괜찮지만, 특례까지 주는건 리그의 권위를 스스로 낮추는건데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흥행을 위해서? 글쎄요...그건 8강대진으로도 충분할꺼라 저는 생각하는데 엠겜측은 아닌가봅니다.
엘푸아빠
09/12/12 07:02
수정 아이콘
8강 더블엘리미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32강 16강이야 뭐 대강 넘어가더라도, 8강부터 더블 엘리미하면 랭킹 재비치든 뭐든 상관 없으니까요.
王天君
09/12/12 09:06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예선통과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분석해주셨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msl의 개편을 충고하는 글인데 반해 OSL에 관련된 내용이 더 많네요. (웃음)

단순히 "마가 끼었다"라고 보기에는 MSL의 흥행 실패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왜 프로리그에서는, 온게임넷에서는 펄펄 나는 스타급 선수들이 MSL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탈락해버리는가, 분명히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스덕들이 힘을 합해 생각할 때가 아닐까요...엠본부는 피드백좀 해주세요!!
그대를부르면
09/12/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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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옛날 더블 엘리시절이 그리울 뿐.. (3)
09/12/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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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엘리미 폐지하자고 한분은 좀 반성좀...
09/12/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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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정말 100퍼센트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저도 이런 요지의 글을 한번 쓰려고 했었다가, 글솜씨도 부족하고 뒷받침할만한 정보 등도 부족해서 포기했었는데, 이 글은 정말 정리도 잘 되어있고 진짜 제 생각과 완전히 들어맞네요. 좋은 글입니다.
09/12/1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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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방식으로 보면 스타리그와 MSL이 체제가 완전히 바뀐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듀얼토너먼트는 온게임넷 방식이었고 지금 36강 방식은 엠비시게임 서바이버리그 방식이었습니다. 지금 서바이버토너먼트는 예전 챌린지리그를 보는 느낌이고 MSL32강은 예전 듀얼토너먼트로 보면 될것 같고 지금 36강방식은 예전 8차~10차 서바이버리그 2라운드 방식입니다. 제 생각은 MSL이 예전 MSL처럼 실력검증의 기회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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