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2/01/10 02:09:02
Name Love&Hate
Subject 연애상담.
저와 그녀는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중략) 얼굴도 귀여웠지만 하루는 총회가 끝나고 난뒤의 뒷풀이자리에서 술마신 사람들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그녀의 모습에 정말 이 여자다 싶었습니다. (중략) 카톡을 하면 답장은 잘오며 가끔 전화도 하는 사이이고 단둘이 약속을 잡고 만난적도 두어번 됩니다. 하지만 먼저 연락은 잘 오지 않아요. 그녀가 그냥 편한 오빠동생으로 생각해서 그런건지 저에게 관심이 있는건지도 잘모르겠군요. 그녀는 절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리고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흔한 연애상담입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찾아왔을 법한 설레임과 그리고 불안감. 과연 이 사람에게 대쉬를 하는게 좋으냐 아니냐에 대한 기로에 놓여져본적 없는 남자분은 드물겠죠. 그래서 작년즈음에 글을 한번 써보려고 했습니다만 내용이 길고 요즘 좀 바뻐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해가 지났네요; 그러다가 근래에 모쏠분들 등등의 연애 상담글이 많이 올라오시기에 더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올린 글이니 다들 건승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점치지 말라.
제가 간간히 들러보는 '감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라는 블로그의 주인장께서 하신 말씀을 인용해옵니다. (정작 감자의 친구분들은 연애를 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마음을 우리에게 물어보시지 마세요. 본인이 가장 정확하게 압니다. 대부분의 썸싱남녀는 비호감과 극호감의 사이 어딘가쯤에 걸쳐있습니다. 이걸 pH라고 한다면 pH 3이하의 뭘해도 잘되는 경우와 pH 11이상의 뭘해도 안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충 죄다 4~10 사이에 걸쳐있고 그게 정확히 얼마냐 라고 찍는건 무의미합니다. 무의미 할뿐더러 그걸 정확히 해낼 수도 없습니다. 사실 연애상담을 하는 이유중에 그녀가 보여줬던 좋은 사인들을 써내려가며 잘될거같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듣고싶은 마음도 있는것도 사실인데 딱 그용도를 제외하고는 크게 유용하지 않습니다. 남자가 그녀와의 관계를 고민해보고 생각해보면 그녀의 마음은 어떨때보면 나에게 관심이 있는거 같고, 어떨때보면 아닌거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그게 진실이니까요. 사람의 마음은 상수함수가 아닌 파동함수거든요. 외롭고 지칠때면 혹은 상대방의 좋은면을 보았을때는 호감도가 상승하고 반대로 바쁘거나 상대방의 나쁜면이거나 자신에게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주면 감소합니다. 실제로 그럴겁니다 어떨때는 관심이 있고 어떨때는 아니고. 그게 아니라 한결같이 관심이 있다해도 아니게 보이려고 실드를 치는게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고 있듯 말이죠. 결국 얼마만큼 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는지 타인이 당신의 제한된 정보로 판단하는 것은 정말 점치는 수준입니다.

카톡을 보내면 답장을 바로바로 해주면 저에게 마음이 있나요?
먼저 연락와서 영화보자고 그러면 저에게 마음이 있나요?
혹은 술먹고 내 어깨에 기대서 잠들면 관심이 있나요?
혹은 우연히 손을 잡았는데 뿌리치지 않더군요. 이 사람 절 좋아하나요?

이런 애매한(?) 문제의 정답은 이제 제가 정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관심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정말 그래요. 사람마다 다 다르고 그 순간순간 상황마다 다 다릅니다. 이게 정답이면 굉장히 허무하겠죠. 지금부터 진짜 정답이 나옵니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분명 찬스가 있군요! 라고. 이 사람이 나에게 마음이 있는지 아닌지를 고민해야 하는건 당신이 아니라 상대방입니다. 점치는데 에너지를 소모하는건 낭비입니다. 찬스를 살리는데 에너지를 씁시다.





2. 고백유감.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 진심이에요! 라는 고백 혹은 그에 준하는 멘트를 던지고 나면 이제 준비가 되지 않은 여자분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말인가?'  '못믿겠어' 혹은 '가벼운 감정은 아닐까. 그냥 하는 말 아닐까.' 혹자는 마음속으로 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달라고 할 것이고 혹자는 직접적으로 남자에게 말합니다. 상대가 말로 했든 시간을 달라고 했든 그때부터는 남자는 신뢰를 얻기위해 노력하게 됩니다."저는 다른 남자들과 달라요. 지금 이 감정은 진실됩니다. 변하지 않을거에요." 라고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겠죠.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멘트 자체가 거짓인데 그것을 증명하는게 쉬울수가 없습니다. 어렵지요. 당연히 검증의 과정은 험난하고 그사이에 남자가 나가떨어져나가기도 합니다. 그러면 남자는 힘들어서 나가떨어졌지만 여자는 이렇게 생각하죠. 역시 이 사람은 날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어. 거짓인 말을 진실인것 처럼 검증하는 검증과정을 스스로 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호감은 함께 키워나가는겁니다. 남자가 먼저 부모님같은 넓은 마음으로 멜로드라마 같은 죽음도 갈라놓을수 없는 사랑을 시전하고나면 이제 그걸보고 여자가 이 사람을 만날지 말지 결정해야하는게 아닙니다. 검증의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앞으로 커플간의 관계도 먹구름이 낍니다.

이 모든것이 준비되지 않은 고백으로 인해 빚어지는 결과입니다. 흔히 고백은 졸업식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졸업하면 졸업식에 가서 사진이야 찍고 졸업장 받으면 좋겠지만 졸업식에 가지 않아도 졸업못하는거 아닙니다. 반대로 졸업요건이 안되는 사람은 졸업식에 참여해도 졸업할수 없습니다. 2학년이 3학년 언니오빠의 졸업식에가서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해도 안되는건 안되는겁니다. 졸업요건을 갖추셔야하지요.





3. 그 이야기는 그분께 해드리세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길었지만 이게 오늘의 핵심이 되겠네요. 요건을 못맞춘 고백은 서로간의 피곤함만을 낳습니다. 요건을 갖춥시다. 요건을 갖추기 위해 직구를 잘 활용해보는겁니다. 우리가 취해야할 포지션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여러가지 부분에 호감이 있고 그로인해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으나 그것은 변할수 있다.'입니다. 매우 솔직한 포지션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정확하게 인지시켜주는겁니다. 숨기고 숨기면서도 새어나와서 상대가 눈치챈뒤 날리는 고백이 아닌 솔직한 정면승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그녀에게 해줄말은

"저번에 총회 뒷풀이때 술먹은 애들을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느꼈었어."
입니다. 한마디로 매력적인 단편의 환기입니다. 여기서 멘트의 기교는 개인의 역량과 이미지에 달려있는것입니다. 너의 이런 부분에 매력을 느낀다는것에 대한 표현. 하지만 아직 널 사랑하지는 않고 함께 사랑을 만들어가보자 정도가 사실은 솔직하죠. 그 솔직함을 그대로 보여줍시다. 더이상 검증을 당할 필요도 없고 상대의 좋은 모습을 내가 더 잘 찾아내어 하나하나 환기 시켜주면 그 사람의 기분도 매우 좋아질뿐더러 더 잘보이고 싶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지적도 가능합니다. 사랑을 검증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인지하고부터 검증을 빙자하며 상대의 호감을 이용해 갑으로 구는 상대와 싸울수가 없습니다. 상대에 대한 지적은 그 사람에게서 진실로는 날 사랑하지 않는게 아냐? 라는 의심을 생성하거든요. 이럴때 동등하게 호감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상대에게  "응? 인간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너가 이럴줄은 몰랐는데..."정도의 멘트만으로 충분히 상대를 움직일수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이 나에게 잘보이고 싶지 않을경우 알아서 멀리할겁니다. 이것이 감수하기 어려운 일인것은 알고 있으나 세상에 모든것을 얻을수는 없습니다. 상대에게 해주는 칭찬과 호감의 전달은 진실될수록 파괴력이 더해집니다. 여성들이 이쁘다라는 진부하고 판에 박힌 작업멘트를 좋아하는 것은 언제 누가 어떤 상황에서 들어도 중박은 칠수 있기때문입니다. 사실은 진부한 이쁘다는 말보다 진실을 담은 "지난번에 영화관에서 꼬마애가 지나갈때 문을 잡아주는 모습에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라는 멘트가 더 좋을겁니다. 그렇다고 고백을 하지 말라는건 아닙니다. 호감을 같이 키워나가다보면 분명 고백의 시기가 옵니다. 그때 "사귀어보자.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정도의 멘트로도 고백은 충분합니다.






세줄요약입니다.
1. 점치지 맙시다.
2. 거짓 사랑을 맹세하지 맙시다.
3. 상대의 좋은점을 많이 찾아주고 그런 부분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줍시다.







모두 건승하세요.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1-16 06:07)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나나리지
12/01/10 02:14
수정 아이콘
러브앤 헤이트님의 연애글 오랜만에 보네요 크크 잘봤습니다 시간이 2시인데 올리시네요 크
발로테리의멘탈
12/01/10 02:18
수정 아이콘
정말 오랜만에 글이네요. 항상 참고하는 글인데... 감사합니다
Absinthe
12/01/10 02:22
수정 아이콘
닉네임과 어울리는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
애정남
12/01/10 02:26
수정 아이콘
석달만 먼저 써주셨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세가지 모두 못한 상태에서 연애를 시작했고 검증과정을 짊어지고 나니 서로 힘든일만 남았어요. [m]
어좁대두
12/01/10 05:03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뺑덕어멈
12/01/10 07:04
수정 아이콘
love&hate님 글은 늘 좋네요. 문제는 경험이 많지 않으면 정말로 좋아하고 이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죠.
그래서 몇번 깨지기 전까지는 실천하기가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면 공식 같은 것을 알려주고 이대로 하라고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아무리 좋아도 만나서 1달 이전에는 사귀자고 고백하지 말기. 드러내 놓고 너 좋아해라고 이야기 하지 않기.
그러면서 1달 쯤 되서 고백을 하고 여자가 한번 팅길 것을 각오한 가벼운 고백을 합니다.
이게 재미있는게 고백을 한 뒤 팅겨나가면 오히려 제 마음을 확실하게 압니다.
그래도 더 만나고 싶으면 좀 더 만나서 노력한 뒤에 진짜 고백하는 정도가 좋지 않나 저는 모솔인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달이라는 것은 1:1로 데이트를 1주일에 한번 정도는 하는 사이가 한달이라는 이야기고요.

그리고 아무리 좋아해서 갑을관계가 형성되더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 지켜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경고주기도 필수죠.
이게 저는 힘든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인간적 도리를 지키지 않는 여자는 아무리 좋아도 아닌겁니다.
당당하게 밀고 나가야되는데 참 저는 이게 힘드네요. 좋으면 좋을 수록
12/01/10 08:15
수정 아이콘
한달 전에 이런글이 올라왔다면... 조금은달라졌을텐데...
무엇보다 뺑덕어멈님의 첫 연애 시작시 (모태솔로는 아니지만) 가이드도 참 와닿네요. [m]
Fanatic[Jin]
12/01/10 08:38
수정 아이콘
이런 상황말고....여자의 어장관리에 남자가 허우적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 친구의 경우....여자애가 친하게 굴고....둘이 밥이나 영화도 봉종 보고 시외로 드라이브도 하고....
친구놈은 혼란에 빠졌죠....자신이 그 여자를 좋아하는건지....그 여자도 마음이 있는건지....
하지만....제3자가 보기엔....지지배가....멀리까지 도서관도 다녀야 하고....친구에게 공부도 배워야 하니....
살살 약 올려서 스터디도 같이하고....도서관까지 가는 차의 전용기사도 하나 만드려는....속셈같아보였죠....

그래서....쌩뚱맞게 바로 고백하라고 했습니다. 고백이 통하면 둘의 마음이 이어지니 좋고
고백이 망해도....어장에서 탈출할 수 있다.

결국....어장에서 나와 자유로운 생활중입니다. 도서관을 갈때 그녀의 집을 거쳐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게 장점이랍니다.
그녀와는....몇년간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그 이후로는....서로 연락을 안하죠.
12/01/10 09:38
수정 아이콘
마음은
파동함수라..
저도 한참을 후배와 씨름하다가 결국..

새해를 맞이하며 제
첫사랑과 연인이되었습니다(?)

서로 연애상담 해주며 14년간 친구로 지내오다가
연애를 시작하니 그녀를 제외하고 아무생각도안나요

사람마음 참.. 갈대같습니다
12/01/10 09:41
수정 아이콘
고백의 시기란게 참 어렵더라구요. 예전에 고백했던 친구는 아직 조금 이른거 같다며 거절을 했었는데, 가장 최근에 사귄 친구는 왜 아직까지 고백을 안하냐고 하기도하고... 아 물론 지금은 솔로네요. 잘 읽고 갑니다.
저글링아빠
12/01/10 13:4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으신 글입니다.
질게에 비슷한 질문에 직구 던지라고 하면,
닥치고 가서 나랑 사귀자라고 뎀비라고 알아들으시는 분들이 대다수라^^

그런데 이 글을 보고 음.. 그렇지..라고 하실 분들은 또 이런 글이 별로 필요 없고..
정작 이 글이 도움이 되실 분들은 또 봐도 잘 모르시고..
연애글의 영원한 딜레마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10 훼손. [3] Love&Hate8182 12/01/21 8182
1309 결혼 용어집 : PGR 1%에 도전합니다. [51] PoeticWolf10976 12/01/20 10976
1308 서울에서 하는 '걷는 데이트' 가이드 -1- [28] 凡人11845 12/01/19 11845
1307 환상과 환장, 양치질과 양치기질. [38] PoeticWolf10184 12/01/16 10184
1305 연애상담. [15] Love&Hate10497 12/01/10 10497
1304 허위사실공표죄의 법리 파헤쳐보기 [21] 슬라이더8532 12/01/09 8532
1303 왜 멀티를 먹어야 하는가 [6] Raight8971 12/01/10 8971
1302 [연애학개론] 이별 대처법 [44] Eternity11595 12/01/07 11595
1301 멀티를 먹자 [18] Raight9961 12/01/06 9961
1300 어떤 적과의 화해 [51] PoeticWolf10336 12/01/06 10336
1299 민족사관과 실증사관. 어느 것이 중요할까? [55] 눈시BBver.211049 12/01/05 11049
1298 낡은 기억의 상자 [9] nickyo7917 12/01/03 7917
1297 본격 저탕형 보일러 찬양 포스팅 [14] PoeticWolf8713 12/01/02 8713
1296 신라의 삼국통일은 거짓일까? [35] 눈시BBver.213003 12/01/02 13003
1295 [복습해 봅시다] 세종대왕, 훈민정음 [5] 눈시BBver.29789 11/12/30 9789
1294 [복습해 봅시다] 忠武公 이순신 [16] 눈시BBver.29430 11/12/29 9430
1293 헌법재판관들은 어떤 단계를 거쳐 위헌여부를 판단하는가 - 간통죄를 예로 들어. [10] 슬라이더8329 11/12/28 8329
1292 농구와 LOL [16] 바보소년11065 11/12/30 11065
1291 중국 경제에 대한 잡다한 지식 모음. [42] OrBef10726 11/12/28 10726
1290 삼가 조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23] PoeticWolf11345 11/12/28 11345
1289 민사와 형사 구별하기 [46] 슬라이더10454 11/12/24 10454
1288 [예능] 1vs5vs5 대결의 승자 1, <무한도전> 통계 겸한 나름 정리 [46] 슬러거14311 11/12/23 14311
1287 감히 게임을 하다. [145] PoeticWolf14760 11/12/20 1476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