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8/02/13 22:41:47
Name The xian
File #1 1201936667_1.jpg (124.9 KB), Download : 122
Subject 내 영혼을 떨리게 하는 선수에게.


6년 전 KPGA를 정벌하던 때에도,
5년 전 전무후무한 그랜드슬래머의 자리에 올랐을 때에도,
4년 전 황제와의 전투에서 끝내 이겼을 때에도,
3년 전 아이옵스 스타리그에서 2년만에 정상에 복귀했을 때에도, 그러나 곧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에도,
2년 전 절치부심 끝에 다시 나락에서 올라왔을 때에도, 그리고 빛나는 골든마우스를 거머쥐었을 때에도,
1년 전 아쉬운 준우승 이후의 복수 성공의 때에도, 그러나 2연속 양대 메이저 전패탈락이라는 고난의 때에도,

그리고 오늘, 다음 레벨로 넘어가는 경기의 최후의 승자가 되었을 때에도,
진땀을 흘리며, 떨림이 가시지 않은 손으로 마이크를 받아들며 떨림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인삿말을 했을 때에도,

영혼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고 늘 그랬던 듯이 한결같았다.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여리게, 그러나 무겁고, 강하게 영혼이 떨린다.

그대의 승리의 순간에, 위기의 순간에, 좌절의 순간에, 영광의 순간에 느껴지던 심장의 고동이 아직도 생생하고
그대가 거침없이 밟고 나아가는 전인미답의 발자취를 대할 때마다 나의 영혼이 공명한다.

팬이라는 이름 아래 자랑스러움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고, 기쁨도 있었던 여러 시간들.
그러나 나는 그 시간이 있었기에 좌절에 견디는 법을 알았고 슬픔을 이겨내는 법을 알았으며
기쁨과 자랑스러움을 같이 나누는 법도 알 수 있었다.

과거에는 많은 기대를 만족시켜준 그대, 그러나 지금은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아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 주어 더 고마운 그대.
과거에는 나의 머리를 일깨워줬던 그대,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나의 머리는 물론 내 영혼까지 일깨워주는 그대.
1000전을 앞두고도 갓 올라온 신인처럼 뭔가 어색한 것 같은 그대, 그러나 그 속에 숨겨진 굳건한 반석 같은 의지를 알게 하는 그대.

그대의 지나친 조심스러움, 그러나 그 속에 있는 강한 마음, 그대의 승리, 그대의 패배, 그대의 영광, 그대의 좌절,
그 모두를 신뢰할 수 있음에, 그 모든 것을 앞으로도 떨리는 영혼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그대에게 영원한 신뢰를 다짐하고 그대에게 영원한 신의 축복이 언제까지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NaDa, 이윤열을 위하여.


- The xian -

[사진출처 : 포모스]
* 라벤더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2-16 10:3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종합백과
08/02/13 22:44
수정 아이콘
추천 한방 쾅!
날라라강민
08/02/13 22:48
수정 아이콘
도무지 끝을 모르는 선수.. 진정한 Last Generation이 아닐까요... 갑자기 이운열 선수로 나오는 만화가 생각나네요.. 혹시 볼 수 있는데가 없을지.. X라는 의문의 선수도 나오고요..
샤시되
08/02/13 22:48
수정 아이콘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이윤열선수.. 우승을 기원합니다.
METALLICA
08/02/13 22:48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의 승리와 더불어 멋진 글이군요.
영혼을 떨리게 하는 선수 화이팅!
The_CyberSrar
08/02/13 22:52
수정 아이콘
그대의 한계는 어디인가요? 조마조마했습니다. 고마워요 이겨줘서
08/02/13 22:57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겨주셔서(2)
그리고 오늘의 승리 축하합니다. 왠지 잠 못드는 밤이 될 것 같군요.
이참에 블로그에 경기 관전평 포스팅이나...
루나러브굿
08/02/13 23:03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The Xian님같은 팬들때문에 이윤열 선수가 이토록 롱런하는거 같네요. ^^
테란의 영원함
08/02/13 23:03
수정 아이콘
자신의 스승, 그리고 화려한 공격형 바둑의 조훈현을 넘어섰던
대국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한끝내기의 돌부처 이창호처럼

톱스핀과 발레같은 풋워크를 앞세운 정통적이지 않은 신기의 기술들로 테니스계를 제패했던 비외른 보리를 넘어섰던
너무나 강력한 서브 하나로도 경기를 압도해 경기가 재미없다며 그로 인해 테니스 공의 규격까지 바뀔뻔한 피트 샘프라스처럼

150여개의 대회 참여와 8백만 달러의 상금, 골프코스 150개 도안과 화폐도안의 인물, 의류에 이르기까지
내외적으로 영향력이 엄청났던 잭 니클라우스를
그와 같은 상품성은 없더라도 하루하루 성실한 연습에 근거한 절대적인 커리어로 눌러가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처럼

결국엔 모든것은 '커리어'라는 기록앞에 무릎꿇게 되어 있습니다.
이윤열 선수 보여주십시요. 왜 자신이 최고인지를!
기석-정민-윤열
08/02/13 23:03
수정 아이콘
밑에 글중에 이윤열선수에 대해 이런 얘기가 있었네요..

"이기는자가 강한자가 아니고, 살아남는자가 강한자다."

이제는 극강의 포스를 내보이진 못하지만... 항상 기대감을
갖게 하는 선수 ^^ 이윤열입니다.

올해도 우승하면 방송대회 8년연속 우승이네요
Withinae
08/02/13 23:06
수정 아이콘
하~ 아직도 시안님의 그 사랑은 여전하십니다. 그려.
전설의황제
08/02/13 23:06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역시 나이가 먹어가니 기복이 심해지는건 어쩔수없네요


하지만 정말 이정도로 까지만 하는것도 전설....
정티쳐
08/02/13 23:08
수정 아이콘
입안이 바짝바짝 마를정도로 긴장감의 연속인 재밌는경기였습니다....
요즘 진짜 첫경기를 허무하게 지고, 포기상태에 있다가 나머지 두경기를 잡고
올라가는 경기만 계속 보다보니 재미는 있지만 속이 다타들어가네여.....
(하긴 지난듀얼토너먼트에서처럼 첫경기 박명수선수한테 멋지게 이기고도 떨어진것보다는...훨~씬 좋지만..)

이제 워낙 강력한 선수들이 많아서 압도적으로 이기고 올라간다는 것은 정말 어렵겠지만 이렇게라도 올라가는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네요..........진짜 올드의 자존심을 세우는 선수라 생각되네요.....
진짜 다음 msl이나 스타리그에서는 올드선수가 거의 안보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삐래삐래
08/02/13 23:14
수정 아이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선수.

전무후무한 포스 이윤열

인정.
라이디스
08/02/13 23:22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 올해 못해도 한개 대회 이상의 우승을 하길 바랍니다~!!
gaverion
08/02/13 23:22
수정 아이콘
저도 좋아하는 선수들은 많지만

마음졸이면서 경기보는선수는

이윤열선수 한명이군요..
골든보이
08/02/13 23:22
수정 아이콘
박성균과 같이 나오는 방송을 보니 친구라고 해도 믿을만큼 이윤열의 외모는 아직 어려보이는데 이 선수가 벌써 공식전만 거의 650전이네요.
올드 게이머들이 하나 둘씩 은퇴를 하고 있지만 이윤열은 공식전 1000 전 이상까지 활약하면서 천재란 호칭이 괜한게 아니었다는걸 증명해 냈으면 합니다.
벨리어스
08/02/13 23:26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로서는 커리어가 정말 생명이고 자존심 이겠지요. 그리고 이윤열 선수는 현재 커리어의 최고.. 비록 커리어와 꾸준함으로 모든 사람들을 팬으로 사로잡진 못할지라도.. 이렇게까지 이뤄낸 것 만으로도 이미 프로게이머계의 전설이라고 봅니다. 강하고 유연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때문에 아직까지도 살아있고 인정을 받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정도로까지 장수할 선수가 앞으로도 과연 나올런지.. 안타깝게 사라져가는 올드들 속에서 단연 한줄기 빛입니다. 경기력까지는 욕심을 내지 않겠습니다. 올드로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것만으로도 어딘지.. 다른 프로게이머분들도 분명 이윤열선수의 꾸준함을 보며 믿음과 힘을 얻고 있을겁니다.
벨리어스
08/02/13 23:27
수정 아이콘
저는 임요환 선수도 보면 80년생같이 안보이더군요; 정말 동안들입니다.
epicurean
08/02/13 23:33
수정 아이콘
올드 얼마 안남았네요...

이윤열 선수의 포스는 정말 대단...
스피넬
08/02/13 23:34
수정 아이콘
첫경기보고 안되겠다 싶어서 차마 나머지 경기를 못봤는데...
이윤열선수 미안해요 ㅠ_ㅠ 끝까지 믿어주지 못해서...
박성균선수랑 경기할 때는 끝까지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
08/02/13 23:38
수정 아이콘
올드들의 은퇴소식에 더이상 메이져 개인대회에서 보기 힘든 현실에... 점차 스타판에 애정이 멀어질려 하는데...

아... 이윤열 선수 끝이 어디인가요...
얼굴벙커
08/02/14 00:26
수정 아이콘
경기력이 떨어졌다 떨어졌다 그래도 이윤열선수는 항상 극복했죠. 테테전 최강이던 변형태,한동욱선수를 다전제에서 결국 잡아냈고
자신을 "벼"로 만들어버린 마재윤선수도 결국은 다전제에서 잡아냈고 이영호,박성균,이제동도 극복할수 있는날이 올거 같습니다.
08/02/14 00:33
수정 아이콘
떨리는 목소리의 인터뷰, 감동이였습니다 ~.~
새로운별
08/02/14 01:07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도 이제 서서히 임요환급에 레전드로 인정받는것같네요
그러나 생각해보니 팬입장에선 그리 달갑지 않네요..

수년간 최고의 모습이였고 올드지만 올드같은 느낌이 없던 선수인데
2006, 2007 초반까지만해도 언제나 동시대에 본좌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경기력이였지만
이제는 이윤열 선수에게도 임요환에 아스트랄과 집념이 느껴지네요... 부진해도 언제나 다시 부활하는 선수
였기에 언제나 최고일줄알았는데...
키라야마토
08/02/14 01:38
수정 아이콘
프렐루드님 자료에 의하면

오늘 300승 달승하셨군요....

500승 1000승까지 계속 해나가시길!!
08/02/14 02:00
수정 아이콘
요즘까지만 보자면 임요환 선수에 이어 제2의 30대 프로게이머로 거듭날 것만 같은 선수...
나이가 임선수보다 훨씬 어려서 아직은 잘 모릅니다만....
그런데 임선수도 요즘 주춤주춤 양대탈락이라 불안불안하네요-_-;
꿀호떡a
08/02/14 03:18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가 이기는 날이면, Xian님의 글을 볼 수 있어서 두 배로 즐거운 것 같습니다. :) 추천 날리고 갑니다
벨리어스
08/02/14 08:30
수정 아이콘
올드로서 경기력까지는 매번 완전히 커버하기엔 어려움이 있겠지만.. 예전처럼 완벽하고 압도적인 모습보다도 불리한 상황에서 끈질기고 집중력있고 집요하게 플레이해서 상대방을 결국 물고 늘어져서 이겨버리는 그 모습이 저는 훨씬 더 좋습니다. 이윤열 선수의 그런 근성과 더불어 쌩쌩한 후배들에게도 항상 뭔가를 배우려하면서 초기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가 이윤열 선수의 장수비결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걸 생각해보니 제 인생도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부분이 많군요.. ..
08/02/14 09:15
수정 아이콘
갑시다..NaDa..!!!!!!!!!!!!!!
눈팅만5년
08/02/14 11:27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재능의 깊이에는 감탄하고, 승부에 대한 집착과 열정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더욱 더 멋진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상형신지™
08/02/14 11:42
수정 아이콘
이윤열 홧팅!!
아나킨
08/02/14 17:35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이겨줘서. 나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773 1년 전 오늘, 고작 스물 한살의 남자 이야기. [31] 포스13335 08/02/24 13335
772 불의 심장 로맹가리와 얼음의 심장 에밀 아자르. [24] The MAsque8850 08/02/28 8850
771 본좌는 자연스러운것. [37] 라울리스타13085 08/02/23 13085
770 동상이몽 [7] 점쟁이7747 08/02/22 7747
769 [팬픽] 한 전사와 한 기록관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 [10] The xian8170 08/02/21 8170
768 소닉 스타강좌 - 컴퓨터의 분노 [76] 소닉20048 08/02/20 20048
767 인터넷으로 영어공부 하려고 합니다. [16] 불꽃열10205 08/02/26 10205
766 삼황오제사천왕 설정집 1 [13] 설탕가루인형9832 08/02/19 9832
764 응원글)잊혀진 한그루의 나무가 될지라도... [7] happyend7976 08/02/19 7976
763 그가 그랬으면 하는 이야기. [23] Ace of Base12659 08/02/19 12659
762 본좌 마재윤, 그게뭔데? -updated. [36] Aqua13599 08/02/18 13599
761 08'02'16 오영종 vs 송병구 in 카트리나 리뷰 [12] Judas Pain10739 08/02/17 10739
760 시간의 벽 앞에 서 있는 서지훈 [63] Judas Pain15851 08/02/16 15851
759 "왜 당신은 나만 만나면 강해지는거야" [30] 몽땅패하는랜15625 08/02/14 15625
758 삼황 오제 사천왕 -第一章- [12] 설탕가루인형9982 08/02/15 9982
757 삼황 오제 사천왕 -序章- [35] 설탕가루인형10906 08/02/13 10906
756 한계를 극복하는 자들에게서 나는 일탈을 꿈꾼다. [4] legend9965 08/02/14 9965
755 내 영혼을 떨리게 하는 선수에게. [32] The xian10742 08/02/13 10742
754 about "이영호 vs 이제동" [23] sylent11412 08/02/13 11412
752 Starcraft Stats Ez Edition을 소개합니다. [20] 프렐루드9942 08/02/11 9942
751 7분 24초의 통화기록 [50] Timeless14224 08/02/09 14224
750 문어 이야기 [17] ThanksGive9438 08/02/10 9438
749 평범함을 그리는 속쓰린 맵퍼. [18] 포포탄11284 08/02/05 1128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