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6/01/31 21:46:18
Name Love.of.Tears.
Subject [스타2] 프로의 마인드
승부의 치열함은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벅차지만, 승리의 달콤함은 그 벅참을 상쇄시킬 만큼 뚜렷하다. 그 뚜렷함 때문에 몇 날 또 며칠을 고생하고 달음질 하는 것이다. 미칠 것 같은 고생길. 그 길 위에 서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고 걸음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아 쓰러질 것만 같아도 그래도 내가 미쳐 보자며 다시 전진하는 것. 그것이 ‘프로라는 명찰’을 단 사람의 발악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질타도 하지 않는다. ‘정신이 나갔다.’는 커녕 오히려 그 발광(發狂)에 박수를 보낸다. 몰두와 몰입은 중독이 아니다. 프로가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몰두 했다고 부자연스럽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게 참이고 바른 길이다.

프로라는 건 바보의 일종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눈깔사탕을 사기 위한 돈의 액수가 500원이라고 하면, 종이 돈 1,000원의 가치는 별 거 아니게 느껴져 맹목적으로 500원에 꽂히듯 그런 거다. 프로는 어리석음이다. 세상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자신의 정열을 바친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겠나. 어리석도다. 뭐 하기사 바보나 어리석음이나 도긴개긴이다. 암튼 프로는 이 따위의 어리석음을 외부로 내비쳐도 야유를 듣거나 빈축을 사진 않는다.

그래서 프로는 외로운 것이다. 프로의 명찰을 달기도 어려우나 그보다 더 어려운 건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오롯이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만만하지 않은 지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장점이라면 앞일을 내다보지 못한다는 데에 있으니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달려 보는 게 먼저다.

그게 프로다. 그런 각오가 되어 있어야 척박한 생존의 땅에서 살아남는다. 그 후에 처세는 그의 몫이다. 흥과 망, 성과 쇠는 자신이 견뎌야 할 십자가다. 누구도 원망할 수 없고 화를 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한 가지 묻고 싶다. 넌 프로냐? 과연 네가 프로냐? 네가 했던 일을 잘 하는 건 인정하겠다. 그러나 난 성과를 묻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한 자세가 네게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네게 반론이 있다면 아마 이것이겠지. 당신은 이 바닥을 모른다. 함부로 지껄이지 말라고 말이다. 그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다시 묻겠다. 네게 이런 프로의 마인드가 있느냐. 날고 기는 너의 실력 말고 마인드 말이다.

그것 때문에 땀을 흘리고 자다가도 그려지는 그 발광이 네 내면에 있느냐? 내가 보기엔 안타깝게도 네게 그런 건 없다. 너의 행위가 아무리 치열하고 힘겨웠을 지라도 네 내면엔 그 일이 그저 심심풀이 용도였고 시간 때우기 용이었다. 그렇지 않았다고 하지 마라! 네 말이 사실이면 넌 네 승부를 스스로 호도하는 일은 없었을 테니. 네가 가진 재능?! 그런 건 쓰레기다.

너의 쇼에 울고 웃던 관객들을 떠올려라. 네가 잘못될까 봐 패배할까 봐 한숨짓던 많은 이들의 눈빛을 그려라. 게다가 너는 너의 것만을 망친 게 아니라 그릇된 행동 때문에 타인에게도 오물을 뿌렸다. 너와 같은 길을 갔던 녀석들의 행태가 좋아보였느냐?! 진실이 없으면 애초에 발을 담그지 말았어야지. 뭐하는 짓이냐!

너의 거짓 행태를 어떻게 하면 거창하게 포장할까 고민하며 발을 구르던 이들의 분노가 느껴지지 않느냐. 그리고 또 하나, 너의 그 행실이 이렇게 어렵게 키운 나무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라는 걸 모르는 게냐! 내 앞에서 사라져라.

세상이 야속하다. 너의 실력만을 보고 프로의 명찰을 줬던 세상이. 프로의 마인드는 뒷전인 채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되는 세상이 야속하다. 그리고 네게 비친 그간의 주목은 참 아깝다.      


Written by Love.of.Tears.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이지스
16/01/31 21:52
수정 아이콘
왜 자꾸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요
광개토태왕
16/01/31 21:54
수정 아이콘
협회도 나름 클린한 e스포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게 보이는데 협회 입장도 좀 난처해지겠네요.......
16/01/31 21:55
수정 아이콘
안타까워요
막 여러말이 생각나지만
그저 안타깝네요
하늘이어두워
16/02/01 00:36
수정 아이콘
이승현이 이 글을 보고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추악한짓인지를 뼈저리게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Endless Rain
16/02/01 02:14
수정 아이콘
글쓴분 닉네임을 보니 더더욱 황제가 대단한 사람이었다는걸 느낍니다
누가봐도 경기가 기울었다고 여겨지던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켜보려 처절하게 노력하던 선수였지요.....
16/02/01 14:10
수정 아이콘
이거리얼... 대 도진광전은 그런 임요환 선수가 남긴 희대의 망경기이자 명경기죠. 크크.

롤은 그나마 팀게임이라 조작러가 있다고해도 못하면 바로 방출일텐데.. 개인종목이 아무래도 조작의 마수가 쉽게 가는 것 같습니다.
YORDLE ONE
16/02/01 15:40
수정 아이콘
과연 훗날 하이라이트에선 도진광이 많이 당했을지 류가 많이 당했을지 ...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16/02/01 16:40
수정 아이콘
도진광보단 이병민이 류에 비벼볼수있지 않을까요..
16/02/01 02:41
수정 아이콘
참 많은 게 느껴지는군요. 어떠한 상황에서 이기려고 처절하게 노력하는 선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643 [하스스톤] 이번 정책을 반대합니다. [134] 세이젤16084 16/02/03 16084 17
58642 [하스스톤] 이번패치 정규전 폐기카드들과 기존덱에서의 변화 [36] 예비군1년차13548 16/02/03 13548 2
58641 [하스스톤] 매직 더 개더링 유저의 하스스톤의 패치에 대한 의견 (완성, 가독성 완화) [122] Ataraxia120263 16/02/03 20263 12
58640 [스타2] 프로리그 8번째 팀에 대해서 [31] 서쪽으로 gogo~8364 16/02/03 8364 0
58639 [하스스톤] 정규전 도입 관련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76] 마그니9018 16/02/03 9018 0
58638 [디아3] 기민하게 세트던전 날개를 얻을 시간입니다.(악마사냥꾼/수도사 편) [16] 미카엘12094 16/02/03 12094 3
58637 [기타] [크킹2] 설치만 해본 콩클라베 소감(2일차 추가) [7] 겨울삼각형6298 16/02/03 6298 1
58636 [하스스톤] 하스스톤의 대격변 예고 [107] 유유히13377 16/02/03 13377 0
58635 [기타] [모바일게임소개] 하얀 고양이 프로젝트 [90] 귀연태연9730 16/02/03 9730 1
58634 [스타1] 김구현 김윤환이 아프리카로 오는군요. [66] aRashi13851 16/02/03 13851 0
58633 [기타] [워크3] 최근 Netease서버 근황 [18] 이홍기8185 16/02/03 8185 1
58632 [기타] 개인적인 블레스 온라인 후기 [27] 웅즈8204 16/02/02 8204 1
58631 [LOL] 이번 랭크 시스템 패치 어떠셨습니까? [96] chamchI11974 16/02/02 11974 0
58630 [LOL] 2016 스프링 시즌 1월 5주차 정리 [4] 류시프6125 16/02/02 6125 10
58629 [하스스톤] 투기장 도적 팁 몇가지 [20] 딴딴11396 16/02/02 11396 2
58628 [스타2] e스포츠팬으로서, 힘들지만 함께 스타2 프로리그를 사랑합시다 [64] 전병헌 입니다26770 16/02/01 26770 151
58627 [기타] 윈도 10 사용자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 저렴한 구매법 [30] 작은곰10331 16/02/01 10331 2
58626 [스타2] 2016년 1월 다섯째주 WP 랭킹 (16.1.31 기준) - 1위 꺾은 남기웅의 폭등! [3] Davi4ever6780 16/02/01 6780 0
58625 [하스스톤] 손님리노방밀덱을 소개합니다. [17] 발가락엑기스7942 16/01/31 7942 0
58624 [스타2] 프로의 마인드 [9] Love.of.Tears.10648 16/01/31 10648 17
58623 [스타2] 이승현이? 도대체 왜? [132] 26832 16/01/31 26832 13
58622 [기타] 게임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69] 시노부10759 16/01/31 10759 5
58621 [하스스톤] 투기장 3연속 12승 했습니다. [22] 딴딴9124 16/01/31 912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