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6/13 21:57:59
Name 밍보라
Subject [후기]Olympus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 A조 경기
황제의 위기?...임요환 vs 서지훈...



그의 4강진출이 확정된 순간부터 모두들 이 경기를 기다렸다.

아주 오랜만에 결승전 부스 안에 들어가있는, 가장 임요환다운 모습을 다시 한번 만끽할수 있다는 섣부른 판단조차 결코 무리수가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로 팬들은 자신만만했다.


상대는 서지훈...


임요환보다 인지도도 떨어지고, 경험도 부족한 아주 자그마한 소년(?)은 오늘도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없이 팬들의 성원에도 그 쉬운 미소조차 아낀채, 첫번째 경기를 시작한다.



첫경기 기오틴..



5시 파란색 임요환, 7시의 빨간색 서지훈의 진영..

임요환에게 보다 어울리는 빨간색이 서지훈에게 주어진 탓일까....

경기는 생각보다 빨간점이 늘어가면서 임요환의 무적방어에도 불구하고 점점 그의 건물들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시즈 탱크와 골리앗의 대치 상황, 임선수는 레이스 한기로 서지훈의 심리를 약간이라도 흔들려했지만, 서지훈은 그런 임선수에 대한 비웃음조차 감춘채, 거칠 것 없는 드랍쉽 전진으로 임요환의 멀티와 본진을 가루로 만든다.

물량전에서의 패배는 전략, 전술의 패배와는 틀리게 '경기 결과의 패배'와 동일하다.

그런 면에서 임선수는 어렵사리 방어를 해냈다하더라도 또 한명의 물량전의 대가라 불리는 서지훈을 이겨내기엔 버거운 상태였다.


첫번째 경기를 내주고 미소년이라 불리는 임선수의 표정은 지구 정복을 노리는 어둠의 악당들의 표정만큼이나 어두워졌다.


그에 반해 여전히 서지훈 선수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으며, 또한 그의 침착함에도 변함이 없었다.





2경기 노스텔지아..



임요환은 크게 숨을 쉬며 시작한 경기..


1시 갈색의 임요환, 5시 오렌지색의 서지훈..


초반 SCV 정찰에 실패한 임요환은 2팩토리 아모리 체제로 진행했고, 서지훈은 3팩토리 온리 벌쳐 체제로 건물을 올려갔다.


서지훈의 조이기가 시작되고, 임요환은 바로 멀티시도와 스타포트를 올린다.


서지훈의 3기의 벌쳐가 임선수의 본진으로 급습, 약간의 SCV 피해를 주고, 그 역시 앞마당 멀티를 가져간다.


이 시점에서 임선수의 드랍쉽이 출동하고, 2기의 탱크로 서지훈의 진영에 드랍, 어느정도의 피해를 준 듯 하다.

하지만, 그 댓가로 임요환은 자신의 앞마당 입구부근의 조이기를 허용해야만 했다.


남는 미네랄로 엄청난 양의 벌쳐를 생산, 옆길을 통해 서지훈의 앞마당 게릴라전을 시도했던 그의 노력이 실패하면서 이젠 그에게 남은 선택이라고는 '게스멀티'밖에는 없었다.


3시쪽에 멀티를 시도하던 임선수의 노력조차 심한 유닛손실을 감수한 서지훈 선수의 무모함으로 저지당하고, 자원이 앞선 서지훈의 카운터 펀치였던 다수의 레이스가 뜨자 더이상은 역전이 불가능한 경기가 되고 만다.





너무도 압도적인 경기에 진행자들조차도 당황한다.

사실, 팬들뿐만 아니라, 임요환 스스로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이는 3경기 네오 비프로스트를 앞둔 그의 표정에서 알수 있었다.

생각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다는 뒤늦은 깨달음에 임선수는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위축되어 있었다.





진정.....서지훈 선수는 생각보다 강했다.



마치 '테니스의 왕자'에서 나오는 키작은 주인공처럼 겉보기엔 약해보이는 그는 사실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대...


임선수가 당황하고 있음은 짧은 3경기의 내용만으로 충분히 짐작할수 있으리라..




2인용 맵인 네오 비프로스트...

임선수는 베럭게릴라전을 시도하지만, 배럭 정찰을 포기하면서까지 그것을 막아낸다.


곧이어 화면 한켠에는 승자예상표가 나왔지만, 항상 몰표가 가있던 그의 이름 옆은 그저 서지훈과의 비슷한 숫자만이 보였을 뿐이다.

팬들조차 이 맵에선 힘들다고 판단했던 탓인가..



항상 이 맵에서 보여주던 벌쳐난입에 대비한 세심한 심시티는 보이지 않았고, 절대 뚫리지 않았던 그의 수비진영은 보란듯이 덤벼드는 벌쳐들에게 맥없이 진입을 허용하고 만다.


그저 간혈적이기만 한 벌쳐공격으로 인식했던 임선수는 끝없이 몰려오는 서지훈의 벌쳐들에게 매우 난감해 한다.



임요환의 GG......




치욕적이다.


그는 테란의 황제이기도 하면서 5전 3선승제의 황제이다.



진짜 임요환이 플레이를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경기들...



3:0....




누구든지 임요환의 3:0 승리를 떠올리만한 그의 명성에 아주 큰 오점을 남겼다.

3연패..




꼭 그가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하더라도 5전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임요환답지 못했다.




물론 서지훈이 너무 강한 면도 있었지만, 임요환이 내용적으로나 결과적으로 너무 맥없이 진 듯한 느낌은 팬으로서 쉽게 지울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의 패배를 봤을진 몰라도, 대신에 그의 무서운 고집을 볼 수 있었다.


예전 바카닉을 고집하여 프로토스에게 매번 패배하던 그에게 많은 팬들은 역시나 그의 고집을 탓하 고, 제발 바카닉을 버리기를 바랬지만, 그는 현재 엄연히 새로운 바카닉 전술의 창시자로 기록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는 뻔한 벌쳐싸움을 피하고 패배를 감수해서라도 보다 더 강한 전술을 만들려 하고 있다.



분명 그의 패배에는 이유가 있음에, 우린 안도할 필요가 있다.


세계 대회보다도 더 많은 인지도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4강까지 오른 것도  결승 못지 않은 기록이다.


그런 면에서 우린 아직 남아있는 3~4위전에서 그의 멋진 승리를 기대해보자.


상대가 박경락이든, 홍진호든, 어쨌든 우리 팬들에겐 충분히 열광하고 미친듯이 그를 위해 목청껏 응원할 만한 경기가 아니겠는가..



오늘의 3:0이라는 치욕적인 결과에 분명 임선수는 더 가혹한 연습으로 분명 우리들을 위해서라도 서지훈 선수에게 복수해줄 것이다.





드랍동 팬들이여!!

절대 임요환을 향한 그대들의 응원을 멈추지 말길 바란다!!





티비속에서, 또는 현장에서의 그대들의 응원을 들으며, 임요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팬들이 힘을 얻는다...


이것을 꼭 잊지말길...





요환의 팬 보라인간이....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6-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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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건
03/06/13 22:22
수정 아이콘
드랍동에 게시되어야 할 글이다 하는 느낌이..

드랍동 팬들이여!!
절대 임요환을 향한 그대들의 응원을 멈추지 말길 바란다!!

아마도 이말때문에 그런가요?;;
03/06/13 22:35
수정 아이콘
드랍동 지금 패닉 상태더군요. 3년동안 임요환 선수를 바라보면서 이런 충격은 처음이었기에.김동수, 박정석 선수에게 패배한 느낌과는 아주 다른..양키스 팬들이 얼마전에 노히트 노런 당한 느낌이 이럴 듯..그 때도 노히트 노런한 휴스턴 투수진보다, 당한 양키스 얘기들이 신문들을 도배했죠..
에이취알
03/06/13 23:15
수정 아이콘
사상 최초의 게임단 공식 서포터즈 POSeidon의 일원으로써(비록 몇 번 가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기분이 나쁘군요.

재미있네요
기영상
03/06/13 23:19
수정 아이콘
물빛노을님....말씀하신건 다 맞는데 딱 하나 '사상 최초의 게임단 공식 서포터즈' 이 이내용은 왜 있는 지 이해가 안되네요....포세이돈 서포터즈에 대한 자부심이 많으신 건 좋지만 이것 역시 좋아보이지는 않군요
03/06/13 23:21
수정 아이콘
티비속에서, 또는 현장에서의 그대들의 응원을 들으며, 임요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팬들이 힘을 얻는다...

이부분 때문이 아닐까요?
03/06/13 23:26
수정 아이콘
물빛 노을님// 보라인간님이 쓰신 "다른 모든 팬들"이란 '다른 선수'의 팬이 아니라 현장에 응원을 가지 않은 '임요환 선수'의 다른 팬들을 지칭하는 것 같은데요? 문맥 상으로도 그렇고,

그리고 보라인간님은 드랍동에 위글을 올리시고 바로 여기에 올리셨나봐요.--;; 마지막 부분은 빼는 게 좋았을 것 같네요. 제 생각에도.
Nowhappy
03/06/13 23:58
수정 아이콘
두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것은 KTF가 먼저입니다. KTF는 4대천황전때 이미 그 두건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포세이돈의 수건 초안이 2003/01/28 나온 것으로 되어있는 것으로 봐서 말이죠. (초안 디자인 나온 날짜에 이미 KTF는 수건을 다 만든 상태였다는 말입니다.) 그 부분에서는 KTF 서포터즈들 (여고생인 사실이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지만)의 말이 맞습니다.
기영상
03/06/14 00:05
수정 아이콘
흠 전 어느쪽이 먼저인지 모르지만 누가 먼저했든간에 다른 쪽보고 따라했다고 모라하는 건 잘못된 것이죠 응원문화야 다 서로 배우고 그러는 것이니까요^^
Dabeeforever
03/06/14 00:08
수정 아이콘
흠흠...난감-_-;;; 물빛노을님, 거기서 포세이돈 언급하신건 좀 경솔하셨습니다;;;
호전적인 자세를 조금만 풀어주세요;;;아 난감해라...-_-;;;
물빛노을
03/06/14 00:11
수정 아이콘
네네 죄송합니다(_ _) 모두 삭제할게요ㅡㅡ;;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군요ㅠ_ㅠ
양치질
03/06/14 01:23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가 어딜봐서 약해보이는 거죠? 창조성을 제외한 모든면에서 임요환선수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이라고 보는데....
clinique
03/06/14 03:54
수정 아이콘
경기 내내 중계를 보며 느낀 생각은... 서지훈 선수는 과연 긴장을 하고 있을까? 였습니다. 결승 진출을 가리는 경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그의 시종일관 유유자적한 표정은 "득도했구나!"란 엉뚱한 생각까지 들게 하더군요... 승부의 세계에서 실력이 종이한장 차이일때 평정심이 크게 작용한다면... 서지훈선수는 그 포커페이스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상대에게 어느정도 먹고 들어갈 듯 싶네요.
03/06/14 10:24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homy 입니다.
음.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제목만 후기로 되어 있으면 전적 게시판으로 옮기고 싶은데.. 제목때문에 좀 힘들겠군요. ^^ 아쉽네요.
보라님이 혹시 이글 보시면 제목을 게임 후기로 수정할수 있게 허락해 주시면
후기 게시판으로 옮기고 싶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밍보라
03/06/15 00:21
수정 아이콘
homy님..
보라인간이예여..^^ 전 상관없습니다. 담부터 혹시라도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그땐 허락없이 제목을 수정하셔도 됩니다. (물론 내용은 안되겠지만..) 저의 글을 좋게 평가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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