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03/27 00:08:44
Name sylent
Subject OSL 관전일기 - "질풍테란" 이병민
<OSL 관전일기 - 2003 온게임넷 3rd 듀얼토너먼트 C조>

역시 투나 SG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신예 돌풍의 주역 이병민 선수는 관록의 '효자' 베르트랑 선수와 '천재' 이윤열 선수를 차례로 연파하고 스타리그에 선착하며 신예 답지 않은 침착함을 뽐내었고, 이윤열 선수는 비록 팀 동료 이병민 선수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힘의 논리로 'Jr.제우스' 조병호 선수를 두 차례나 쓰러뜨리며 스타리그에 합류하였습니다.


'질풍 테란' 이병민

프로 게임계에는 두 명의 바람이 있습니다. 막아도 막아도 계속 몰아쳐 끝내 뚫어 버리고 마는 '폭풍' 홍진호 선수와, 일단 시작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태풍(토네이도)' 이윤열 선수입니다. 그리고 오늘, 온게임넷 메가 스튜디오에서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진영을 갖추려고 마음 먹으면 이미 코 앞에 와있고, 벌처 난입이 걱정되 회군하면 이미 벌처가 일꾼을 사냥하고 있으며, 레이스에 대비해 아머리와 엔지니어링 베이를 지으면 이미 클러킹 레이스가 편대를 이루고 있는 속도전의 달인. 바로 '질풍 테란' 이병민 선수 입니다.

'힘'과 '체제 변환'을 앞세워 스타리그를 빠르게 점령해가는 신예 테란들 사이에서 이병민 선수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조금 더 빠른 힘'과 '조금 더 빠른 체제 변환'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조금 더 빠른 힘'이 '조금 더 강한 힘'에, '조금 더 빠른 체제 변환'이 '조금 더 단단한 체제 변환'에 밀려 승리를 놓칠 때가 있지만, 세밀한 타이밍 조절이 뒷받침 된다면 '천재' 이윤열 선수, '퍼펙트' 서지훈 선수, '괴물' 최연성 선수와 함께 테란계를 선두에서 이끌 거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동계 훈련'이 필요한 헥사트론 드림팀

B조의 조정현 선수에 이어, 베르트랑 선수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스타리그 진출에 실패하였습니다. 새로운 스폰서와 함께 야심차게 시작한 첫 시즌에 단 한명의 선수도 진출시키지 못한 헥사트론 드림팀은 긴 휴식기간을 통해 완전히 거듭나야 합니다. 예전엔 매크로 컨트롤 만으로 듀얼 토너먼트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스타일이 알려질대로 알려진 지금, 그리고 마이크로 컨트롤과 매크로 컨트롤 모두가 뛰어난 선수들이 넘쳐나는 지금이기에 의미없이 잃는 벌처 2기와 무작정 늘리는 커멘드 센터는 패배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나비의 일생은 알에서 애벌래로, 다시 번데기로, 성충으로, 자신을 변화시켜 가는 처절한 탈바꿈의 연속입니다. 드림팀은 그런 나비가 되어야 합니다.


2% 부족한 전태규, 조병호

챌린지 리그에서 보여준 조병호 선수의 경기 운영은 'Jr.제우스'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안정적이었습니다. 필요한 만큼 유닛을 뽑고, 필요한 만큼 자원을 가져가며 필요한 만큼 테크트리를 확보하는 조병호 선수의 플레이는 마치 '안전제일' 전태규 선수의 경기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상대는 당대 최강의 테란 이윤열 선수. 조병호 선수는 특별한 전략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고, 첫 경기에서는 빠른 리버 운영을, 두 번째 경기에서는 셔틀 드랍을 선보였습니다. 셔틀 드랍으로 시종일관 상대를 괴롭혔던 두 번째 경기의 경우 조금만 더 매끄럽게 운영할 수 있었다면 이윤열이라는 대어를 잡는데 성공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병호 선수는 무대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 깊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오늘의 패배가 차기 스타리그로 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확정된 차기 스타리거

강민(시드), 전태규(시드), 나도현(시드), 서지훈(시드), 박용욱, 김정민, 김성제, 최수범, 이병민, 이윤열.


2004/03/26, sy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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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따라기
04/03/27 00:19
수정 아이콘
저도 조병호 선수..이윤열이라는 존재감때문에 한수접고 들어가지는 않았나.. 생각듭니다. 본인의 장기인 물량 힘싸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거 같아서 아쉽네요.
배따라기
04/03/27 00:20
수정 아이콘
그리고 투나 에이스들은 전부 바람들이군요. 폭풍-태풍-질풍 나름대로모두 잘어울린다.
04/03/27 00:31
수정 아이콘
현재 4P 6T군요. 진짜 저그 없는 스타리그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엄마쟤흙먹어
04/03/27 01:15
수정 아이콘
역시 좋은글이지만 전태규 선수였으면 무난한 승리라.. 이건 좀 아니라고봅니다.;
04/03/27 01:30
수정 아이콘
엄마쟤흙먹어 님 // 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문제의 소지가 있는것 같아 그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
철혈수라객
04/03/27 05:03
수정 아이콘
궁금한건.... 이 글이 자유게시판으로 이동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저뿐일까요? (뒤이어 나오는 pgr의 단골대사:태클은 아닙니다만..) ^^
김효경
04/03/27 08:01
수정 아이콘
질풍이란 단어 참 마음에 드네요 이병민 선수의 요즘 테테전 플레이는 정말 극에 달해 있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그 모습을 저그전과 플토전에서 좀 더 검증받아야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테테전 만큼은 이제 최고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04/03/27 08:17
수정 아이콘
철혈수라객 님/ 개인적으로 필자와 안면이 있어 대신 답글을 달아드립니다. Report게시판에 글을 쓰는 것은 필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sylent님의 자의로 Report게시판에 글이 올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해명이 되었는지요? ^^
04/03/27 09:55
수정 아이콘
오. 좋은 리포트네요
항즐이
04/03/27 12:25
수정 아이콘
sylent님은 homy님의 요청에 따라 게임리포트 게시판에 글을 쓰시고 계십니다. 철혈수라객님의 글은 약간 태클로 보이는 군요.
59분59초
04/03/27 14:24
수정 아이콘
이윤열 이병민 선수 응원한 보람이 있네요.
특히 이병민 선수, 최근 연속된 패배로 위축되지 않았을까 걱정했었는데 역시 프로답습니다. 이윤열선수도 거뜬히 잡아내고 놀랍습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테테전에서도 극강이라는 칭호를 받는 선수들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실한, 즉 개성이 뚜렷한 플레이를 보여주던데 이병민 선수도 마찬가지란 생각입니다.
중계진들이 언급한데로 '테란 홍진호'같은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정말 기대 만빵인 선수입니다.
이윤열-이병민이라는 대박게임이 벌어졌는데 별 언급이 없어 의아했었는데요..
사일런트 님께서 이렇게 짚어주시니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요즘 점점 이병민이란 선수가 좋아집니다. 그 라면발 같은 머리카락도 귀엽고요. 하하
요즘 같은 시기에 테란 좋아한다고 하면 왠지 욕먹을 것 같은 분위기지만 그래도 좋은걸 어떡해...요-_-).
철혈수라객
04/03/27 14:35
수정 아이콘
예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
비쥬얼
04/03/27 15:13
수정 아이콘
질풍테란이라.. 닉네임 좋군요. 일단 좋은 닉네임이 붙고 실력까지 따라
준다면 대중적인 이미지 인식이 쉬운 편입니다. 꼭 이런 닉이 붙었으면
좋겠네요~
박서vs마린
04/03/27 16:25
수정 아이콘
이병민 쇼맨쉽이랑 마이크어필 좀 늘었으면 하는...
항상 다비다비 하더라구요
04/03/27 17:14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다비다비가 뭘까 갑자기 궁금해 지네요 .
냉장고
04/03/27 17:26
수정 아이콘
다비다비라니 처음 듣는 표현이지만 귀여운 느낌이 들고 참신하네요 뜻은 대충 감이 옵니다. 이병민 선수 그래도 처음보다 훨 나아진것 같던데요 첨엔 '좋아요'라는 말로 모든 소감을 대신하더니 요샌 그래도 말이 좀 길어지더군요. 인터뷰 솜씨 느는 속도가 제일 느린 선수는 이윤열 선수가 아닌가 싶네요 ^^
냥냥이
04/03/27 17:27
수정 아이콘
일본어로는 타비타비="때때로"....
04/03/27 17:40
수정 아이콘
고마운 글에 감사할 뿐이죠.
게임후기가 많은 게시판이 되었습니다. ( 물론 내용이 충실한. ^^ )
04/03/27 22:14
수정 아이콘
도우너 테란
대략난감
04/03/29 13:46
수정 아이콘
폭풍저그..토네이도테란..질풍테란..머싯네요..원츄+_+b
vividvoyage
04/03/29 15:03
수정 아이콘
그 이병민 선수에게 연거푸 승리한 전상욱 선수의 발전도 기대되는군요.
Roman_Plto
04/03/29 18:25
수정 아이콘
요즘은 이윤열선수가 너무 인터뷰를 잘해서 재미가(?) 좀 없어졌어요.
스타를 전혀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도 이윤열선수 인터뷰 보며 배꼽을 잡으며 웃으셨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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