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2/01/24 02:47:44
Name 플토만세
Subject 우리는 왜 게임에 빠지는가 - 게임의 요소와 게임 변천의 역사
처음에는 LOL을 하다가 '왜 게임은 재미있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게임은 당연히 컴퓨터 및 콘솔 게임입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1. 가장 단순한 수준의 게임 : 룰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몇 가지 설정을 해서 스스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내곤 합니다. 하얀색 보도블럭만 밟고 골목을 지나가거나, 복도의 끝에서 끝까지 정확히 열 걸음에 걷는다던가, 캔을 던져서 쓰레기통에 넣거나 혹은 숨을 참고 터널을 지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규칙을 달성했을 때 우리는 약간의 성취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은 가장 낮은 수준의 놀이에 해당합니다. 경험적으로 아시겠지만 꼭 해야 하는 이유도 없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게임의 구성 요소는 두 가지 입니다. 룰 그리고 게이머.

1) 룰 : 규칙은 개인이 임의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잘하는 것인가”

에 대한 명확한 규정입니다. “하얀색” 보도블럭을 밟아야 하는 것이 규칙이라면 게이머는 검정색 블록을 밟으면 안됩니다. 쓰레기통 “안에” 캔을 넣어야 하는 것이 “성공” 이라면, 쓰레기통 밖으로 캔이 날아가는 것은 “실패” 입니다. 룰을 충족하면 성공하는 것이고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패합니다.

2) 게이머 : 게이머는 말 그대로 게임에 임하는 사람입니다.


2. 최초의 게임 : 컴퓨터가 제공하는 룰 그리고 반복

최초의 컴퓨터 게임은 1970년대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갤러그의 가장 단순한 버전처럼 생긴 비행기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핑퐁 같은 스포츠 게임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게임은 일상의 게임을 컴퓨터에 옮긴 것에 불과했습니다. 초창기 게임에 당연히 1P, 2P 개념은 없었곘지요. 가상의 적은 컴퓨터였습니다.

최초의 컴퓨터 게임은 일상 생활의 게임과 별반 차이가 없을 만큼 단순했습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즐기는 축구나 농구에 비하면 훨씬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를 즐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기술 (컴퓨터)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겠지만 이는 게임 자체의 속성이 아니니 제외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요소는 두 가지 입니다.

1) 컴퓨터로부터 제공되는 룰 : 컴퓨터 게임의 룰은 개인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정해줍니다. ‘상대방 비행기의 미사일을 피하면서 나의 미사일을 적중시켜라’ 또는 ‘탁구공을 받아 쳐라’ 등의 룰이겠죠.

‘컴퓨터가 제공하는 가치판단’

이것이 컴퓨터 게임의 첫 번째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울역까지 가라’ 라고 하면 여러분은 고민을 할 것입니다. 택시를 타고 빨리 갈 것인지 늦더라도 버스를 타고 갈 것인지요. 여러 가지 옵션을 두고 고민을 합니다. 이는 가치판단을 본인이 해야 하는 상황으로 우리는 이것을 게임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가용을 타고 서울역까지 15분 안에 가라’ 라고 한다면 고민은 없습니다. 그냥 차를 타고 빨리 가면 됩니다. ‘1500원 미만이 비용으로 가라’ 라는 룰이 있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냥 싸게만 가면 성공입니다. 이는 게임이며, 게이머는 가치판단을 전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이머는 고민 없이 게임에 임하기만 하면 됩니다.

2) 반복 : 초창기 게임은 성공 또는 실패 두 가지만 있었습니다.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기든 지든 한 게임이 끝나면 바로 같이 게임을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수고롭지 않은 반복’

이것이 컴퓨터 게임의 두 번째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시도가 실패해도 게이머는 반복적으로 시도를 할 수 있으며, 반복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루어집니다. 게이머는 ‘Restart’를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일상 생활에 비유하자면 캔을 쓰레기통에 넣지 못해도 게이머는 떨어진 캔을 주울 필요도, 다른 음료수를 마실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자동적으로 캔과 쓰레기통이 주어지고 게이머는 수고롭지 않게 다음 게임에 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컴퓨터 게이머는 ‘컴퓨터가 제공하는 룰’에 맞춰서 게임을 ‘수고롭지 않게 반복’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얻어지는 것이

‘즉각적인 보상’

이며 이것이 컴퓨터 게임이 주는 재미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번거러운 또는 고민스러운 가치판단을 모두 제거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게임을 하고, 컴퓨터는 그에 따른 결과 (성공이나 실패)를 즉각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평균 게임 시간을 고려할 때 그런 보상 과정은 대부분 수 분 이내에 이루어집니다.

게이머는 최소한의 육체적, 정신적 비용으로 즉각적인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1980년대 게임 : 난이도의 등장

1980년대가 되면서 여러분의 향수를 진하게 자극할 만한 게임들이 등장합니다. 쿵푸, 트윈비, 팩맨, 갤러그, 남극탐험 (함정을 뛰어넘는 펭귄게임) 같은 고전 중의 고전 게임들입니다. 이정도 부터가 진정한 컴퓨터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당시 게임 개발자들의 심리를 알 수는 없겠지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런 생각의 흐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더 재미있는 게임 → 더 큰 성취감을 주는 게임 → 어려운 게임일수록 더 큰 성취감을 준다 → 게임이 점차 어려워지도록 만들자

이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난이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판’ 또는 ‘스테이지’ 입니다. 처음에는 성공과 실패만 무한 반복되던 게임이 이제는 반복할수록 점차 어려워집니다. 난이도는 앞의 두 개념 (룰과 반복)이 진화된 개념입니다.

1) 룰의 확장 : 난이도라는 개념을 위해서는 게임의 룰이 명확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이라는 뚜렷한 지향점이 있어야 난이도라는 개념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갤러그는 적이 쏘는 미사일을 피하면서 적을 쏘아서 맞추면 잘 하는 것이고 적의 미사일이 점차 늘어나서 피하는게 어려워지면, 즉 목표 달성이 점차 어려워지면 우리는 이를 난이도가 높다 라고 표현하게 됩니다.

2) 반복의 확장 : 수고롭지 않은 반복이 조금 더 복잡해집니다. 수고롭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이지만 반복될 때 마다 난이도는 올라가는 것이지요. 컴퓨터 함수를 돌리듯이 실패하면 했던 것을 다시하고, 성공하면 바로 다음 난이도의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점증되는 보상’

입니다. 난이도가 올라 갈수록, 이를 달성했을 때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 얻어지는 만족감은 커집니다. 플레이 시간은 다소 늘어나지만 (그래도 수 분 정도입니다) 게이머가 얻는 성취감은 더 커집니다.

게이머는 최소한의 육체적, 정신적 비용으로 더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타인과의 공유 : 점수, 멀티플레이어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본격적으로 컴퓨터 게임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이 시기부터 게임이 제공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등장합니다. 타인과 공유하는 느낌이 그것입니다. 게임에서 말하는 공유는 상당한 긴장감을 갖는 단어입니다.

당신과 나는 같은 것에서 즐거움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동시에 저는 당신보다 잘 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니까요. 유대감을 갖는 동시에 비교합니다.
.
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실현됩니다.

1) 비교 :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이 서로의 실력을 견주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스테이지 만으로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점수가 등장했습니다. 점수로 게이머는 서로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락실 게임기에는 게임이 끝나면 우수 게이머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Hall of fame’ 이라는 화면이 나타나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점수의 효과는 PGR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PGR 게시판에 종종 올라오는 플래쉬 게임을 혼자 집에서 하라고 하면 몇 번 정도 하다가 분명 그만 둘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이 유게에 올라오고 글 아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한 번에 1000점 돌파" 라는 글을 쓰기도 하고, 어떤 이는 믿기 어려운 자신의 점수를 캡쳐해서 올리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점수를 통한 공유가 발생합니다.

2) 유대감 : 이전 게임은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게임입니다. 가족끼리 한다고 해도 게임기 콘솔을 돌려가면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러 명이 동시에 게임일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진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여러 명이 같은 목표를 향해 게임을 하면 유대감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는 함께 스포츠를 할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것이겠지요.

게이머는 최소한의 육체적, 정신적 비용으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과의 공유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유대감 및 경쟁심)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5. 1990년대 : 각 분야의 특화

1990년대는 콘솔 게임의 황금기이자 컴퓨터 게임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이 시점부터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를 설명하기 전에 지금까지 말씀드린 게임의 요소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난이도
2) 즉각적인 보상
3) 비교
4) 유대감

그리고 이후의 게임은 각각의 요소를 보다 특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1) 난이도 : 게임의 난이도는 점차 높아지고, 높아진 난이도는 더 큰 성취감 (더 큰 보상)을 게이머에게 선사합니다. 1945 같은 슈팅 게임의 난이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아케이드 게임의 매 스테이지에는 보스가 등장했습니다. 게이머는 높은 난이도의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게임을 분석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공략집이 생기고 학생들이 TV 앞에서 밤을 지새게 되었습니다. (갤러그로 밤을 새우는 것은 어렵지만 슈퍼마리오는 가능합니다)

2) 비교 : 타인과의 비교 측면을 특화시킨 것이 대전격투입니다. 콘솔은 스트리트파이터, PC 게임은 무장쟁패로 시작하여 대작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전격투만큼 직접적인 비교, 그리고 그에 따른 성취감 및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장르가 없죠. 다른 장르로는 스포츠 게임이 있겠습니다.

3) 유대감 :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 되었습니다. 삼국지의 경우 각각 군주를 골라서 턴제로 게임을 할 수 있고, 게임방에서는 최대 4P까지 지원되는 게임들이 나와서 학생들을 컴퓨터 앞으로 혹은 오락실로 끌어 모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 느끼는 유대감의 외연은 2000년대 온라인게임의 본격적인 등장과 동시에 폭발적으로 넓어집니다.  

4) 즉각적인 보상 : 즉각적인 보상은 게임의 핵심인 만큼 모든 분야의 게임에서 보상의 간격이 짧아집니다. 다시 말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횟수의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아케이드 게임 : 슈퍼마리오를 보면 버섯을 밟고 동전을 먹는 것 하나하나가 하나의 작은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단위의 게임이 합쳐져서 큰 게임을 구성합니다.

대전격투 :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행동 하나하나가 즉각적인 보상을 줍니다. 방어에 성공했는지, 필살기가 제대로 먹혔는지 등의 행위가 작은 단위의 게임입니다. 게이머는 게임에서 이겼을 경우에도 쾌감을 느끼지만 상태방의 공격에 카운터를 제대로 먹일 때 더 큰 쾌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 시간 자체도 1분 미만으로 아주 짧습니다.

어드벤쳐 게임 : 원숭이 섬의 비밀이 떠오르네요. 게이머가 수많은 퍼즐을 풀고 미션을 해결해야 합니다. 전체적인 게임이 세부적인 게임의 집합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듯이 1990년대 콘솔 게임은 기존의 게임 요소를 특화 발전시키고 보상의 농도를 증가시키면서 (더 짧은 간격으로 더 많은 보상을 줍니다) 더 큰 재미와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선사합니다.


6. 1990년대 중후반 : 숫자

1990년대 초중반부터 게임 전반에 걸친 대격변이 일어납니다. 숫자가 점차 게임을 지배하게 된 것입니다. 비교를 해 볼까요?

게임 1) 슈퍼마리오, 스트리트파이터, 원숭이 섬의 비밀, 1945
게임 2) 심시티, 파이널 판타지, 삼국지, 대항해시대, 문명, 영걸전

게임 1의 경우에는 숫자가 거의 없습니다. 화면 상단의 목숨 개수가 플레이 시간 말고는 딱히 숫자가 필요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 2의 경우 숫자의 향연입니다.

숫자는 크게 두 가지를 위해서 사용됩니다.

1) 고정된 숫자 : 유닛의 능력치, 가격 등을 표시하는 숫자입니다. 게임의 난이도가 증가하고 등장 인물이 다양화, 세분화 되면서 등장 인물의 미묘한 차이를 더 이상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마리오와 루이지의 차이는 게임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걸전에서 미축과 미방의 공격력의 차이를 알 수 있을까요? 대항해시대에서 조안 페레로와 오토 스피노라의 능력의 차이를 알 수 있을까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하나의 게임은 작은 게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게이머의 행동 하나하나에 즉각적인 보상이 필요합니다. 즉각적인 보상을 위해서 게이머의 행위는 “잘했다” 혹은 “못했다”로 즉각적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숫자가 없이는 이런 즉각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며, 즉각적인 보상 또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능력치가 없는 삼국지를 생각해봅시다. 모든 장수의 능력치가 같다면 게임은 존재할 수 없겠죠. 능력치가 다르다고 해도 그것을 숫자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게이머는 출전을 할 때 누구를 데려갈지, 누구를 어떤 직책에 임명할지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출전을 할 때 무력과 통솔력이 높은 장수를 우선순위로 데려가는 것은 정답입니다. 비록 전투에 패하더라도 게이머는 최선의 판단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숫자가 없으면 게이머는 판단을 할 수 없고, 판단을 할 수 없으면 보상이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2) 변하는 숫자 : 캐릭터의 레벨, 경험치를 표시하고, 자원을 표시하며, 문명이나 심시티에서는 번영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는 ‘즉각적인 보상’이라는 요소를 극대화시킨 것입니다.

RPG에서 화살을 쏠 때 마다 몹 위에 뜨는 숫자 (데미지), 몹을 잡을 때 마다 올라가는 경험치, 올라가는 레벨, 올라가는 공력력. 이보다 즉각적인 보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요. RPG는 즉각적인 보상의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행동을 할 때 마다 그 결과를 숫자로 보여주고, 게이머는 이를 통해 수 초 단위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시티나 문명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도 마찬가지 입니다. 취업률, 인구, 만족도, 생산력, 교역량 등의 정보가 모두 숫자로 표시되면서 매 턴 마다 변합니다. 게이머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든 지표에 영향을 미칩니다. 게이머의 행동에 대한 보상의 밀도가 RPG 못지 않습니다.

이렇듯 게임에 숫자가 등장하면서 게임은 한층 복잡해지고, 시간당 보상의 횟수는 점증했습니다.


7. 현재 :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최근의 게임은 앞에서 말씀드린 게임의 요소들을 모두 극대화 시킨 게임입니다.

1) 난이도 : 캠페인의 경우 난이도가 점차 올라가고, 온라인 게임의 경우 대전 상대를 고르는 방식으로 난이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LOL은 게임이 비슷한 수준의 게이머를 선택해주기도 합니다.
2) 즉각적인 보상 : 마린의 움직임, 챔피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즉각적인 반응이 이루어집니다. 게임을 하면서 게이머가 얼마나 많은 클릭질을 하는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3) 비교/유대감 : 팀플의 경우 같은 팀원간에 유대감을 느끼는 동시에 상대팀과 경쟁하는 방식입니다.
4) 숫자 : HP의 변화, 자원의 변화, 마나의 변화, 인구수의 변화. 이 모든 것이 게이머의 행위에 대한 보상입니다.

LOL 한 게임을 하는 동안 게이머는 양쪽 손가락을 수백, 수천번 움직이고, 그만큼의 즉각적인 보상을 받습니다. 그만큼의 크고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갤러그 수백판에 상응하는 행위과 보상이 LOL 한 게임에 함유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쩌면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잉여처럼 방구석에서 했던 생각을 풀어보았습니다. 내일 기회가 되면 게임과 일상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올려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1-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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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토스
12/01/24 03:28
수정 아이콘
와 '그냥 재미있으니까!' 라며 지나칠 부분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재미있게 쓰셨네요

추천드리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꺄르르뭥미
12/01/24 04:3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하셨나요? 이런 분석이 가능하다니...

덧붙여서, 저는 게임의 또 하나의 재미로 "간접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면, 내가 마치 무술의 달인이 된것 같은 느낌이나(대전게임), 역사의 한 인물이 된 것 같거나(삼국지, 문명) 혹은 판타지/SF 세계의 주인공이 된 느낌을 얼마나 게이머에게 잘 전달하느냐라는 차원에서도 게임은 크게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래픽과 사운드의 발전, 그리고 스토리와 세계관의 스케일 확장은 이러한 종류의 재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발전했다고 보입니다.
허클베리핀
12/01/24 04:46
수정 아이콘
흐.. 요새 왠지 겜게를 가야할 글이 자게를 들렸다가는 일이 많은것같아요~ 이글도 겜게를 가야하지 않을까요?! [m]
사케행열차
12/01/24 06:48
수정 아이콘
오락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가 떠오르네요..
12/01/24 07:3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신것 같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이 글은 겜게가 더 잘 어울릴것 같습니다....
방과후티타임
12/01/24 17:15
수정 아이콘
와우, 멋진 글이네요
플토만세
12/01/24 17:37
수정 아이콘
원래 이어서 쓰려고 했는데 뒷부분은 게임 자체랑은 크게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서 그냥 자게에 썼습니다.
옮겨야 한다면 겜게로 옮기겠습니다.
12/01/24 18:1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작년 가장 실망한 게임 중 하나가 존 카멕의 '레이지'였습니다. 분명 그래픽도 좋고 흥겨운 액션이었지만 고작 몇 시간 플레이한 후 다시는 하지 않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그저 틀만 바뀐 둠 혹은 울펜슈타인에 불과했거든요. 그저 우회로는 없고 오로지 직진만이 가능한 그런 게임이었죠.

게임이 발전할수록 달라지는 점 중 하나는 FPS니 RTS니 하는 간단한 구분으로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게임 자체가 여러 장르를 흡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LOL로 대표되는 Dota 장르는 RPG와 RTS가 혼합된 대표격이라 부를 수 있고, 더 이상 FPS 게임들은 단순히 슈팅 액션에서 벗어나서 수없이 많은 것들을 추가해서 좀 더 게임을 다양하게 만드려고 하고요. 그 점에서 더 이상 발전이 없다고 생각되는 RTS가 도태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하다 못해 문명조차도 흡사 SRPG를 보는 듯한 게임이 되었고요.

앞으로의 게임들은 정말 다양해지리라 봅니다. RPG, RTS, FPS란 구분이 무색해질 정도로요.
김치찌개
12/01/24 21:4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봤습니다^^

낯익은 게임들도 많이 나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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