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23 11:38:28
Name 휴딩크
Subject 게임이 장시간 동안 지속된다면 그 경기는 과연 명경기일까?
여러 방송경기를 관전하다보면 경기 시간이 엄청나게 긴 경기도 있고 반대로 눈 깜짝할 새에 끝나 버리는 경기도 있습니다...
게임 캐스터 분들은 물론 이구여 여러 게임 팬 분들께서도 단시간 경기 보다는 장시간 경기를, 원사이드한 경기 보다는 한참동안 수세에 몰리다가 결국에는 역전하는 경기를 명승부로 꼽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경기들을 명경기로 볼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까 언급한 경기 초중반에 수세에 몰려 허덕이다가 후반에 역전하는 경기나 장시간 동안 지속되는 경기를 명경기로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경기들은 대부분이 다음과 같은 3가지 경우 중에 한 가지이니까요...

1)경기 중간 중간에 충분히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쓰러뜨릴 수 있었는데도 한 두 가지 잔실수 또는 쓸데없는 고집 때문에 상대에게 역전의 빌미를 주고 게임을 그르쳐 버리는 경기 (체제 변환 하면 쉽게 끝낼 수 있는데도 전환 하지 않고 어쭈 네가 이걸 막아? 그래 어디 한번 해 보자하는 식으로 그냥 싸우다 패하는 경기 등등)
2)본진 다 털리고 승기를 완전히 빼앗겨서 어차피 질 게 뻔한 데도 나는 자원 남았으니까 끝까지 해보겠다는 식으로 다 진 게임을 방어 타워 도배해가며 질질 끄는 관전하기에 한심하고 짜증나는 경기 (물론 병력이 남아서 맞엘리전 들어가는 경기는 다르죠...)
3) 앞서 언급한 2번과는 반대로 한 쪽이 승기를 잡았을 때 타이밍 잡고 밀어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않고 병력 잔뜩 모아서 유닛 퍼레이드(?)나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매너없고 루즈한 경기

그래서 저는 장시간 지속된 게임을 게이머들간의 실수와 실수. 착각과 착각. 고집과 고집이 뒤엉킨 지저분한(??)  경기로 생각하구여 대신에

1)다소 원사이드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정석이란 이런 거다라는 걸 보여주며 뒤끝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경기
2)획기적인 전략을 선보이며 관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경기
3)상호간에  5대5의 팽팽한 상태로 그야말로 쉬임없이 치열한 난타전이 경기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경기(물론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난타전이 벌어지면서도 장기전이 된다면 그 경기는 정말 명승부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경기를 명경기로 꼽습니다....^_____________________^
온게임넷에서 있었던 방송경기 중에서 이런 경기들을 꼽아본다면...

1. T vs Z
-  NATE 2002 온게임넷 스타 리그 16강
   최인규 vs 홍진호 (포비든 존) : 최인규 승 !!
-  KT 2001 온게임넷 스타 리그 왕중왕전 풀리그
   조정현 vs 홍진호 (네오 정글 스토리) : 홍진호 승 !!
2. Z vs P
-  SKY 2002 온게임넷 스타 리그 4강전 제 2 경기
    홍진호 vs 박정석 (네오 버티고) : 홍진호 승 !!  
-  SKY 2002 온게임넷 스타 리그 4강전  제 5 경기
    홍진호 vs 박정석 (개마고원) : 박정석 승 !!
3. P vs T
-  2002 온게임넷 챌린지 리그 2차 시즌 예선 D조 2 경기
    송병석 vs 이윤열 (네오 포비든 존) : 송병석 승 !!
-  SKY 2001 온게임넷 스타 리그 8강전
    박정석 vs 김정민 (인큐버스) : 김정민 승 !!  

등등이라고 생각하구여... ^_^
글이 길어지다 보니 형편 없는 글솜씨에 제가 너무 제 생각만 옳다 하는 식으로 우긴 것 같군요... ^0^;;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과연 경기 시간이 길다고 해서 그 경기를 명경기라고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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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izon~
02/09/23 12:43
수정 아이콘
장시간 지속되는 게임이라도 위에 3가지에 안드는 경우도 있죠. 게임시간은 40분이상인데 처음부터끝까지 누가 이길지 알수없는 지독한 난타전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실제로 과거 게임큐 종족별대전에서 임성춘VS봉준구전은 그랬죠.
휴딩크
02/09/23 13:16
수정 아이콘
horizon~님... 제 글을 찬찬히 읽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
윗 글 중에서 제가 명경기로 꼽은 3가지 모델 중에 "3)상호간에 5대5의 팽팽한 상태로 그야말로 쉬임없이 치열한 난타전이 경기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경기(물론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난타전이 벌어지면서도 장기전이 된다면 그 경기는 정말 명승부라고 할 수 있겠죠...)"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번거롭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신 후에 댓글 써 주시기 바랍니다...^0^;;
폭풍저그
02/09/23 14: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군요 ^^
휴딩크님이 지적하신 지저분한(?) 경기유형에 동감하구요
명경기로 지적하신 3가지 유형중에서도 저는 3번을 가장 멋진 명경기로 꼽고 싶네요

다른글에 댓글로 적은 제가 꼽은 명경기들을 다시 살펴봤는데요
임요환대 장진남, 김동수대 임요환은 약간의 실수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3번유형의 명경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폭풍저그가 기억하는 역대 최고의 명경기들
1. T vs Z
코크배 1차전 홍진호대 임요환
한빛배 임요환대 장진남
2. Z vs P
SKY2002 준결승 2차전 홍진호대 박정석
ITV 정영주대 박정석
3. P vs T
SKY배 1차전 김동수대 임요환
위원장
02/09/23 15:33
수정 아이콘
2번유형의 경기도 가끔은 명경기가 될 수.....
ex)홍진호 vs 이재훈 (KPGA이긴 한데....)
위원장
02/09/23 15:34
수정 아이콘
지저분한(?) 경기중 2번입니다..
horizon~
02/09/23 15:45
수정 아이콘
아..제가 이런 실수를....-_-; 다음부턴 정독.정독...^^;
02/09/23 16:29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와 이재훈 선수의 시합은 이재훈 선수도 자원이 없었기 때문에 질게 뻔한 시합은 아니었죠^^;
02/09/23 19:34
수정 아이콘
토스의 경우는 테란또는 저그의 지독한 .. ㅡ.ㅡ;;
그야말로 지독한 방어라인을 구축하면서 멀티를 많지도 적지도 않게
먹을때 ... 이때는 루즈한 장기전으로 갈수도 있지요 ..

그야말로 어쩔수없는 유닛 퍼래이드 .. ㅡ.ㅡ;;

저그전의 경우는 토스가 수비하면서 커세어를 운영한다고 치지만
테란전의 경우는 정말 구경만 해야 한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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