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6/06/12 03:35:35
Name 빛돌v
Subject [기타]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이와 아버님을 위한 조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인데, 도움 되는 분들이 있을까 해서 pgr에도 남깁니다.



지지난주 였나요... 한 아버님께서 궁금한게 있다고 경기장을 찾아오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들이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 해서 이걸 허락을 해도 되는건지.. 비젼은 있는건지.. 궁금해 하시더군요.
그때 해드린 이야기입니다. 혹시라도 주위에 도움이 되는 분이 있을까 하여 기억을 더듬어 적어봅니다.

게임의 인기와 e스포츠의 위상이 발전하며, 프로게이머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 되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은 수억대의 연봉을 받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또 수명이 짧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e스포츠에서 의미 있는 커리어를 쌓아두면 그 기간동안
특정 직종들에서 얻게되는 경력과 필드경험 등을 훨씬 뛰어 넘는 아주 유리한 위치에서 제 2의 직업, 인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경쟁'이라는 곳에서 살아남는 승자가 되어, 수만명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 위치에 서본다는데서 나오는 자신감이라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아주 값진 경험을 한다는 것은 +@ 정도로 놓더라도요.

하지만 프로게이머 역시, e스포츠 역시 아주 치열한 경쟁 구도라는 것은 명심해야합니다. 어설픈 재능과 노력과 근성은 빛을 보기
어렵고, 결국 조연으로 극을 마무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를 자녀에게 설명해줘도 대부분은 수긍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하지마'인거지 '왜 할 수 없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해답을 줄 수 없으니까요.

이런 생각의 차이 - 반대하는 부모님과, 그 반대하는 부모님에 반대하는 자녀-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됩니다.
자녀에게 게임은 단순한 도피처이자 부모님에 대한 반항의 도구가 되고, 그 게임을 부모님이 억제한다고 자녀가
결코 공부에 집중하거나 진로를 진지하게 탐색하게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공감'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좋아하고, 하고 싶다고 하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과 게임 시장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 다음에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냉철하게 아드님의 재능이 어느 수준인지, 또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망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하고 진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두 과정을 거쳐서 '대화'를 하면, 의미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사실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굉장히 많은 자녀들은 이 직업 또는 자신의 재능에 대한 판단이 결여되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이유는 어찌되었든 게임이라는 세계 안에서 그들은 재미를 느끼고 있고
가치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공부는 해야하는 것이고 게임은 여가이기 때문에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게임안에서는 또래의 친구들과 공감하고
놀 수 있는 다양한 문화들이 있고, '더 잘해라, 이건 하지마라'하고 자극받고 혼나고 억제받던 경험들과 달리 '잘한다. 재능있다.
멋지다.'라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칭찬들이 존재합니다.

여기까지를 이해하셨다면, 표현해주셔야 합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멋지고, 또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며
게임이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구나. 네 덕분에 그걸 알았다.

그리고 이제 함께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먼저 아드님의 게임 실력에 대한 현 주소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등급'이 있습니다.
게임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 등급을 통해 객관적으로 그 사람의 게임 실력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소(정말 최소) 상위 1%가 되야만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아직 그 등급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제안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루에, 혹은 어느정도의 기간동안 얼마의 시간을 할애하면 그 1%를 달성할 수 있을지.

찾아오셨던 아버님께는 '여름방학'을 제안드렸습니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미련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낭비하는 것 보다, 곧 다가올 여름방학 종료
시점을 기한으로 하여 아들에게 LoL 마스터 티어를 달성하게 할 것. 단, 그 동안에는 전폭적으로 아들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것. 아니 더 나아가 게임'만'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 것.

선행학습이나 복습, 학원 등도 중요하겠지만 아드님의 전체 인생을 볼때 이 여름방학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것은 그 이상의
가치로 돌아올 것이라 전 확신했고, 아버님도 동의하셨습니다. (굉장히 열린 분이셨어요)
아들이 정말 마스터티어를 달성한다면 진지하게 다시 프로게이머 진로 설계를 아버님과 함께 해보면 되는 것이고, 아들이 게임을
어설프게 하거나, 등급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게임을 단순한 도피처로 인식했거나, 스스로의 재능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했음을 수긍하게 되겠죠.

설사 그 결과가 '실패에 대한 수긍'이라 할 지라도, 부모님과 함께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평생 그 자녀에게 보물이 될꺼라
생각합니다. 또, 그런 부모님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자녀에게는 어디든 자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거요.

현장에서는 대화로 주고 받고 하다보니 자연스러웠던 말들이 글로 남기려니 좀 뜬금없고 맥락이 왔다갔다 이상하긴 하네요..
마지막으로 아버님께 더 드렸던 몇가지 조언은
- 상암에서 그리고 강남에서, 더 크고 멋진 경기장에서 주 6일동안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드님을 데려가는 것 만으로도
아드님에겐 큰 선물이 될 것이고, 아버님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위상을 조금 더 크게 느끼실만한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아드님의 아이디(..)를 알아봐 주시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실력에 대한 조언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더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명함을 드렸습니다.

정말 진심을 다해 열심히 답변해드린 가장 큰 이유는 아버님의 질문의 방향이 '우리 애 어떻게 말려요?'가 아니라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였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진짜 프로게이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아버님의 영향을 받는 아이라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란건 확신합니다.

비슷한 경험, 고민을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무조건 안돼! 하지 마세요.. 그 아이가 이제동이 될 수도...)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6/12 03:3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6/06/12 04:00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이와 그 부모님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픈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예전의 우리도 사실 그런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피아노학원이다, 태권도학원이다, 그 외 뭐다뭐다...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기간을 두고 경험하고 실력을 쌓아보는 건 아이의 인생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자 미래의 양분이 됩니다. 단순한 오락이 아닌 본격적인 프로게이머 과정이 21세기의 또 다른 피아노, 태권도가 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설령 재능이 부족해서 프로게이머가 못 될지라도,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과 승부에 대한 열정은 다른 미래의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게임 내적인 스킬만을 주력하지 않고, 매너와 긍정적인 멘탈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습과정에 욕하지 않기, 남탓하지 않기, 잘한 사람 칭찬하기 이런 부분도 생각해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Jace Beleren
16/06/12 04:03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가 정말 아예 비전이 없는 직업이라고 치더라도 (실제로 그렇다는게 아니라, 가정하더라도) 그 이유와 상태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반대하는것은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의 방법이 아니죠. 제 자식이 뛰어난 필사 능력으로 수필 속기사를 하고 싶다고 하면 죽어라 말려야겠지만 그러면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야지 '난 잘 모르지만 하여튼 하지마라 그거 구린 직업임' 이라고 얘기해서야 뭐가 해결이 되겠습니까...

게임에 대해 적어주셨지만 게임 외에 적용에도 무리가 없는 좋은 글이네요. 자녀가 하고 싶어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그 무언가'가 실제로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했다는 점에서부터 이미 존경스러운 아버지라는데 동의합니다.
16/06/12 04:24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좋은글이네요.

다만 1% 라는건 너무 후하게 주신것 아닐지요. 공부는 1%면 성공가능성이 있지만 게임은 0.1%여도 매우부족한것 같은데..해당게임내에서 국내 100명.. 아무리 많이 잡아도 500명정도 바깥이면 포기하는쪽으로 생각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메피스토
16/06/12 05:22
수정 아이콘
아들, 그래서 티어가?
세인트
16/06/13 17:20
수정 아이콘
아그티... 새로운 유행어로 밀고싶게 착착 감기는 어감이네요 크크크
펠릭스
16/06/12 05:41
수정 아이콘
굳이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학원선생의 입장으로서 예체능 하는 아이들을 모두 말립니다. 공부의 영역은 그나마 노력으로 어느정도 달성 가능한 과제라면 예체능의 영역은 재능이 100%고 천재들 사이에서 운 좋은 1%만 살아남는 가혹한 세계니까요. 다리몽뎅이를 부러트려서라도 말려도 억지로 해서도 성공할 사람은 성공합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한 여중생을 어떤 기획사에서 픽업했습니다. 수많은 사기가 판치는 연예계에서 진짜 진심으로 키워주고 밀어줬는데도 실패하더군요. 프로듀스 101에 101명은 사실 외모나 재능면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하는 아이들입니다. 그 중 10%만 그정도의 성공을 거두지요. 확률에 근거한다면 누가 예체능에 도전하던 일단 말려야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어정쩡한 재능만큼 사람을 좀먹는 것도 없습니다. 진짜 될 인물이라면 낭중지추라고 빛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반포동원딜러
16/06/12 06:37
수정 아이콘
페이스북에서 봤는데 또 이 글을 보니 반갑네요.

저도 윗분 처럼 학원 강사이고, 윗분 처럼 예체능 하려는 아이들을 거의 다 말리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건 제가 사교육의 필즈에서 있는 사람이라 하는 말일수 있고..
다르게 생각하면 본인 인생이잖아요. 부모 입장에서는 더 좋은 직업, 더 좋는 삶과 안정적인 인생을 자식에게 바라시더라구요. 대부분 제가 보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좋은 대학 좋은 직업 내지 직장을 갖어서 안정적인 삶을 사시길 원하십니다. 하지만 그건 본인이 부모님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지..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면 절대 본인 삶의 주인이 본인일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그건 정말 불행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제가 데리고 잇는 학생들 몇명중 프로게이머 지망하고 싶다는 놈들이 있었는데.. 가장 높은 티어가 다이아5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접으라고 했습니다.
프로게이머라는 특수한 직업은 절대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선천적 재능이 매우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서요.

하지만 저도 본인이 정말 하고 싶으면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충분히 노력해보고 시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삶을 사는 기준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겠지만. 성공이 삶의 기준이 되는것 보단 행복이 삶의 기준이 되는것이 더 좋은 기준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성공확률이 1프로던 0.1프로던 뭐 어때요. 자신이 하고 싶으면, 그 어떠한 실패, 두려움도 다 이길수 있다면 해야죠.

그리고 좋은 경기들은 강남과 상암이 아닌 신도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말씀은 깜빡 하셧나봐요.

개인적으로 요새 장인어른이나 롤러와 등 나겜에서 빛돌님 나오시는 방송들 매우 즐겨 보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볼거리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공법
16/06/12 06:49
수정 아이콘
와 아주 멋진 아버님이네요
유스티스
16/06/12 08:30
수정 아이콘
좋네요.
길바닥
16/06/12 08:34
수정 아이콘
야자떄문에 연습을못하던 아이는 이제동이되어..
근데 명함도있나요.. 뭐라고 ..되있죠?..
RookieKid
16/06/12 11:37
수정 아이콘
음... 사랑꾼...?
강동원
16/06/12 11:37
수정 아이콘
[나이스게임티비 (사장) 하광석] ?
로보시아님
16/06/12 08:38
수정 아이콘
좋은 아버지에 좋은 답변자네요. 추천했습니다.

근데 프로게이머가 정말 은퇴후에도 비전있다고 할 수 있나요? 스타판 때 젊음 바쳤던 프로씬 애들 다시 돌아보면 우리가 쟤네한테 몹쓸 짓 하면서 즐겼구나..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때에 비해 나아지긴 했겠습니다만..
VinnyDaddy
16/06/12 09:34
수정 아이콘
아버지 마인드가 훌륭하시네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 입장에서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내 아이가 예체능의 길을 가려고 할 때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하게 되네요.
16/06/12 09:46
수정 아이콘
스타2 자날시절 50위권 순위에서 놀아도 쉽지않은게 프로게이머였습니다

아마 상위 0.00005 인가 그 이상의 위치였는데도요.

프로게이머 쉽지 않은것 같아요......
Aneurysm
16/06/12 10:00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는 커녕 동네 피씨방 대회 1등
먹는것도 쉬운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상위 0.00005 는 허수가 굉장히
크지 않을까요?
프로게이머의 세계도 이젠 충분히 성장,성숙해서
거기서 살아남는게 쉬운건 아니지만
솔직히 공부든, 운동이든, 예체능이든
다른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네요.

그저 이젠 경쟁적요소를 가진 다른직업들과
대등한 위치에 왔다고 보네요.
다만, 앞으로는 점점 경쟁이 심해질것 같네요
16/06/12 10:02
수정 아이콘
국내 래더랭킹으론 50손가락에서 놀았으니까 판이좀 컸다면 비벼볼만 했을텐데

래더에서 지는분께 맨날지는걸 깨닫고(과일장수....폴트프라임..등) 재능의차이를 느꼈죠
Aneurysm
16/06/12 11:11
수정 아이콘
실력이 안되니까 졌다는건 하나님도 그렇고
누구나 인정하겠습니다만,
전 재능때문에 졌다는데는 동의할수 없네요.
(재능의 차이가 없다는게 아닙니다.
그건 있을수도 있고, 또한 인간이 아닌
신의 저울로 잰다면 가늠할수는 있겠죠.)

정말로 타고난, 극복할수 없는 하늘이 주신
재능 차이일까요?
다르게 얘기해서 그때의 과일장수
실력이 100이라면,
하나님은 그 100을 영원히 넘을수
없는건가요?

인간은 안그래도 벽에 부딪히면 [자기스스로]
자연스럽게 '내겐 무리야. 난 안돼...'등등의
심리적인 방어기제를 펼치며
어떤 괴로움, 고통으로부터 편해지고 싶어하거든요.
(도망간다고도 볼수 있겠죠.)
게다가 만연한 & 그러면서도 어설픈 재능론이
개개인의 성장을 더욱더 억누르고
있는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얘기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편한길에는 얻을수 있는게 얼마 없다고 말이죠.
그리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믿음을 잃으면 안된다고]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네요.
16/06/12 11:22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의 세계는 굉장히 냉혹해서 저는 재능의 차이가 분명 있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임요환의 전성기 실력과 김택용의 전성기 실력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세월이 지나며 프로게이머의 실력이 체계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임요환이 임이최 라인의 선봉에 있는것은 그 시대를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aneurysm님 말대로 제가 노력을 계속 했다면 그당시 과일장수의 실력 100에 도달했겠지만, 아마 최소 반개월은 걸렸을거라 생각합니다.

프로게임 세계에서 반개월은 엄청난 차이구요...
결과적으로 6개월 후 과일장수 6개월 전의 실력100을 따라가도 재능있는 프로게이머는 150 이상을 앞서갔을겁니다.

물론 이 극복 속도는 체계적인 프로게임 구단 내 육성 시스템이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근본은 재능이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와 aneurysm님과의 경험의 차이라 서로 설득은 어려울것 같네요...ㅜㅜ
16/06/12 11:32
수정 아이콘
써놓고보니까 되게 이해가 안되게 썼는데

쉽게 설명드리자면 공부, 수능을 놓고볼때
재수,3수,4수를 하며 꾸준히 노력으로 점수를 올리면 공부에 재능이 없이 어느정도 노력만으로 명문대라는 타이틀은 따겠지만

프로게이머는 노력을 해서 어느 실력까지 올라와도 재능이 없으면 이미 다른 프로게이머들과 간극이 다시 벌어진다는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스1공방 중수인 제가 2000년대 초로 가면 본좌가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처럼요
Aneurysm
16/06/12 12:4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현재의 차이가 크다면,
앞으로 그 차이가 벌어지면 벌어졌지.
좁혀지긴 힘들수도 있다고 봅니다
적어도 상대도 나와 동등한
노력을 한다면 말이죠.
이건 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지금의 차이가
단지, 타고난 재능차이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것과 그 재능에 대해서
그 기나긴시간동안 살면서
경험한것들이 끊임없이 피드백을
해온 결과물이라는거죠.

수능의 경우에도 고2, 3때 부터
정말 미칠듯이 공부했음에도
수리 가형 1등급을 받지못한 학생이,
너무나도 여유롭게 수리 100점
먹는 학생보고.
아... 이런게 재능의 차이구나
라고 느끼는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 차이는 좁혀지는게
쉽지 않겠죠.
그치만 이건 타고난 재능때문이라고
쉽게 판단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100점 먹은 학생은 중학교,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상상하기 힘들게 재능을 갈고 닦으며
빛내온 사람이 태반이더라구요.
( 재능이 기형적으로 뛰어난 사람도
물론 있지만, 이런건 생각보다 굉장히
소수라 생각합니다.)

그치만 우리는 순전히 자신의 입장에서
꽤나 쉽게 '재능 차이'라고
치부해버리니까요.
비속어 사용을 자제하여 주십시오(벌점 4점)
16/06/12 14:37
수정 아이콘
잉 비속어 벌점 드셨네
Aneurysm
16/06/12 15:04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비속어 벌점 처음 먹어보네요.
이미 덧글이 수정된건가요?
비속어쓴 기억이 전혀 없는데;;
16/06/12 15:09
수정 아이콘
작성자님이 수정하신거 아니면

따로 '운영진 수정' 이렇게 메시지로 표시해 줄걸요?

아니면 [기형적] 이 부분을 문제 삼았다던가..
Aneurysm
16/06/12 15:18
수정 아이콘
z23251 님// 그런 차이가
있군요. 몰랐네요.
어쨌든 좀 의아하긴하지만,
기다려봐야겠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bellhorn
16/06/12 17:26
수정 아이콘
그렇게 노력할수있는게 재능입니다.
Aneurysm
16/06/12 18:53
수정 아이콘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실패를 자주 맛봐온 사람들은 벽에
부딪히면, 그 당시에 있어서
당사자에게는 그 벽이 하늘보다
높아보이고, 자기는 넘을수 없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며,
그렇게 고통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재능론에 쉽게 유혹되어
그만두려하더라구요.
사실...심지어는 심리적, 자기 방어기제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고등학교 수학시간만 봐도 아실것입니다.
그 많은 애들이, 비율이 정말 그렇게나
그정도로 수학을 넘어설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높아보이는 벽이, 차이가
정말 그저 타고난 재능차이
때문에 발생한것일까요?]

성공이라는 첫계단을 밞아온 사람은
그 이전의 성공이라는 성취감이
막강하고, 강력한 자신감이 되고,
영양분이 되어서 벽을 만나도
넘어설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나더라구요
그렇게 믿음이 있기에, 노력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보이는 경우를
봐왔습니다.
그게 또 다시 2번째 성공의 계단에
도달하게 되며, 계속되구요.
반대로 실패를 경험한 아이는
두려움이 생겨나고, 그걸 케어해주지
않은채 여러번 실패를 더 겪으면
노력을 안하게 되고,
자그만 벽에도
정말 금방포기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긴 시간동안 지속되면
둘 사이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벽과도 같은
큰 실력차이가 생겨나는거구요.

[인생의 어떤 단계, 문제에 부딪혔을때
계속 노력하는게
정말 순전히 타고난 성격이자
재능인가요?
한 사람은 불같은 믿음과 의지를
가지고 태어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약하고 유약한
성격이 유전자에 정말 새겨져있나요?]

물론 타고난 성격의 차이자체를
완벽히 부정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
(그또한 과거의 성장에 그리고
지금의 감정과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첫 단계, 계단에서의 성공과 실패
여부의 차이는 재능인가요?
제 경험에는 이것 또한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있더군요.
어떠한 환경을 접해왔는지도 큰 영향을
끼치며,
무엇보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소외되며 방치되지도 않는것도
중요하구요.
같은 환경이라고 해도 아이의 타고난
성격에 따라 다양한 빛깔로
드러나기도 하구요.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부모의 반응
또한 첫 단계 이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구요.

너무 쉽게, 너무 많은것을
그저 타고난 재능때문이라고
치부해버리는건 아닌지.
[중요한건 이 생각때문에
실패를 맛봐온 사람들을
충분히 넘어설수 있는 일들
앞에서도 '난 안돼...'라는
생각에 더욱 물들게해서
포기하게 만드는건 아닌지
정말 깊게 생각해볼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Aneurysm
16/06/12 11:55
수정 아이콘
[재능의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건 아닙니다.
중요하지 않다는것도 아니구요.]

다만, 그게 전부는 정말 절대적으로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는거죠.
지금은 뭔가 재능만물론처럼 얘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을 뿐더러,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말하는 재능이라는게
모호해서 우리들 눈으로 누군가의
재능을 판별하는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능이라는건 타고난것이고
변하지 않는 수치가 아니라는것.
을 말하고 싶었네요.


[어쩌면 아마도...뭔 같은 얘기를 제가
계속하고 있다고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과일장수에게 여러번 진것,
그건 타고난 재능차이라고 느끼신거죠?
음...이렇게 한번 얘기 해볼까요?
과일장수와 하나님의 복제인간을 만들어내서
어릴때부터 완벽히 동등한 체험, 학습을
같은나이, 같은시간동안 경험하게 한후.
스타2를 1000시간 정도 플레이 시키고
정말로, 과일장수가 하나님보다 우월한
재능차이를 보여줄까요?]

웃긴게, 10000시간 후는 또 다른 결과를
보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자의 결과가 훨씬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지만요.]
사실은 이게 모든 자연법칙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늘상 말하는 재능이란게
전 그리 간단한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인간의 인풋에 대한 아웃풋은 굉장히,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체계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당장 눈에 보이는 인풋대비 아웃풋의
결과물은 말이죠.)

저 역시나(웃긴 얘기지만)
공부든, 스타1 이든 재능있다는 얘길
참 많이 들었거든요.
잡설좀 하자면
스1 누구보다 좋아하고 많이 했었거든요.
그치만 뭐랄까... 어린마음에
프로게이머란게 정말 하찮은 일로 느껴졌고
실력을 키우기위해 집중해서 노력하는것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스타한창유행할때 피씨방갔다가 사장분이
컴터하나 마련해준다고 와서 연습하라고
했는데 뭔가 기분은 좋으면서도 싫더라구요
03년도에 프로게이머에게 입단 제의 받은것도
바로 거절했었기도 하구요.
(실력자체는 그렇게까지는 높은편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정말 특이하게 하는편이라 그런건지지
모르겠네요.)
16/06/14 18:43
수정 아이콘
제가 여태까지 플레이한 경쟁형 게임 중,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바로 입문하여 열심히 플레이 했고, 그 중 전세계적으로 플레이한 유저가 100만명이 넘으며, 객관적으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존재하는 게임으로는 Warcraft III: Reign of Chaos, StarCraft II: Wings of Liberty, Overwatch가 있고(극초반이 아닌 시기에 입문하여 한 달 이상 플레이한 게임으로 범위를 넓히면, LoL 등도 포함됩니다), 제 위치는 어느 게임이든 상위 0.1%보다는 앞에 있었고, 0.01%보다는 뒤에 있었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상술하자면,

- 스타크래프트2는 1:1부터 4:4까지 전부 상위 마스터였고, 승률 상으로는 플레이시간을 좀 더 늘리면 그랜드마스터에 충분히 갈 수 있을 정도였으나(실제로 대전시 만나는 그랜드마스터에게도 이길 확률이 질 확률보다 50% 가량 높았음), 당시 그랜드마스터에 갈 만큼 플레이시간이 많지 않아서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었고,

- 워크래프트3도 대략 래더게임 100여판 (커스텀 포함 500여판) 정도 하다 접었는데, 당시 래더에서 저보다 승률이 높은 분은 그롬 헬스크림? 한 분 외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 오버워치는 솔큐만 돌려서 평균 초당 획득 점수가 4점대 전후를 왔다갔다 합니다(참고로 로드호그, 루시우는 거의 안 합니다).

티어로 따지면 지역별 최상위 200명 가량을 묶어놓는 최상급 티어(LoL 챌린저, SC2 그랜드마스터)의 바로 아래 등급 티어 최상위권 정도가 항상 제 위치였고, 항상 다음과 같은 경과를 보였습니다.

1. 저는 항상 오픈 첫날 연습게임을 몇 판 하고, 밤에 유닛별 공격력, 이동속도, 생산속도 기타 수치들을 표로 정리해서 인쇄해서 그걸 봅니다. 보면서 상성관계를 파악하고, 대충 어느 정도 사이즈면 싸워서 이길 수 있는지, 특별히 효율이 높은 유닛이나 기술 등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합니다.

2. 그 다음날부터는 전날의 분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게임을 하는데(잘 한다는 사람의 리플레이나 신기한 전략의 리플레이 등을 자주 찾아 보면서), 초기 1주 동안은 타게임 프로게이머 출신 등 유명한 사람들도 다들 상당히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치를 머리에 넣어놓고 리플레이를 보면서 플레이하면 이 시기에는 유명한 사람들도 쉽게 이길 수 있었습니다.

3. 그러다가 2-4주차 정도가 되면 플레이시간이 많은 분들 중 일부의 실력이 갑자기 일취월장 하면서 거의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 시점까지 저는 하루 평균 4-5시간 정도 플레이하나, 래더 상위권에 위치하는 분들은 대체로 일평균 1x시간 정도 플레이하는 것이 보통인 것 같았습니다.

4. 한두달 정도가 경과한 시점이 되면 앞서 2-4주차 시점에 일취월장하는 것을 보여준 분들 중 일부는 저를 거의 이기기 시작하고, 그 아래 그룹도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온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시점이 되면 저는 보통 게임을 접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반복해서 하면서 느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4번 시점이 되더라도 솔직히 말해서 매칭되는 대전상대가 최상위 200명 정도라면, 그 중 3-5% 정도가 저를 거의 이기기 시작하고 10-15% 정도가 비슷한 수준이 되었을 뿐이고, 나머지 80% 정도는 체감상 크게 발전들이 없었습니다. (그나마도 저와 매칭이 되는 상대에 한정했을 때 이 정도 비율이라는 말이고, 전체 유저로 따지면 99% 이상의 분들이 예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매우 못하는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 바꿔 말하면, 저 200명 중에서도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하는 상위 3-5%와 매우 느린 속도로 발전하는 하위 80%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 한두달 정도 경과한 시점이 되면 벌써 누적 플레이시간이 500여시간 혹은 그 이상이 되는데, 이 시점까지도 치고 나가는 그룹과 격차가 좁혀지기는 커녕 오히려 벌어지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요? 원래는 저분들 대비 더 앞서 있었던 저도 이제 슬슬 지기 시작하는걸 느끼고 흥미를 잃기 시작하는데,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을 본인이 느끼고 나면 흥미를 더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 설사 흥미를 잃지 않고 더 열심히 한다 한들, 점점 벌어지던 격차가 기적과도 같이 좁혀지다가 역전하는 날이 올까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위 200명에 들었던 사람 중 하위 80%에 해당하는 분들은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고 봅니다. 근데 이 분들만 게임 하루에 십수시간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아래 수백만명의 유저 중에서도 십수시간씩 꾸준히 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렇게 하고도 단순히 상위 1%, 상위 10% 수준에 머물러 계신 분들은 과연 가망이 있을까요? 저는 차이는 계속 벌어지기만 할 뿐 아예 가망이 없다고 봅니다.
Aneurysm
16/06/14 19:56
수정 아이콘
말이라는게 참 어려워요.
아무리 잘...표현하고 전달해도
듣는이에겐 필연적으로 오해와
왜곡이 생기는게 자연스러울텐데,
전 말을 참 잘할줄 몰라서 더 큰
오해를 만드는것 같네요.
마지막 문단은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의 차이가 크다면] 앞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그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더 크겠지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그렇다면 [현재의 차이]
정말로 타고난 재능에 의해서만 지배받아
결과물이 나오는 함수값을까?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최종 아웃풋, 결과물이 나오는데 있어서
무수한 변수들이 있을테고 그때에
엄마의 배속에서 나올때 물려받는
재능이라고 불리는것,
저 또한 이 재능이
그 어떤 변수보다도 가장 큰,
압도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그 재능이 모든걸 지배하는건
아닌것 같았습니다.
스포츠라든가, 스포츠의 종류라든가
마찬가지로 학문의 경우, 어떤 학문이냐에 따라
재능이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는 다르겠죠.
반대로 한번 묻고 싶군요.
재능의 정확한 정의, 경계가 무엇인가요?

남녀가 어떤 게임을 한다면.
십중팔구는, 거의 100% 가까이 남자가 압도적으로
게임을 잘합니다.
완전 가지고 놀죠.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하죠.
여자들은 게임을 남자보다 참 못해..라고.
그런데 그 이면엔 남자들은 게임을
어릴때부터 정말로
수천, 수만시간을 즐겨왔어요.
[이렇게 이미 자신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재능을
현시점에서 도저히 정확히 측정할수없게
우리는 사람에 따라서
그 능력을 어마어마하게 키워온셈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항상 눈앞의 결과물에만
의존해서, 그저 [재능이다]한마디로 너무 쉽게
일축하는건 아닐까요?
게임을 잘하는 친구들, 반대로 못하는
친구들 역시나 사실은 이런 경우가 허다하더군요.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다고해도,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타고난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 굉장히 다르게 나타나구요.
그에 따라 실력이 늘어나는 정도도
시간에 따라 다르구요.
이외에도 예를들어
어떤 1:1 게임에서 높게 가봤다면 아시겠지만,
대등해보이는 상대와 겨룰때 위축되지않는 마음,
자신감이 정말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는 성장환경이 아이들의 성격과
마음가짐에 지대한 영향을 주더군요.
물론, 타고난 성격에 믹스된것이겠지만요.
기타 그 이외에도 말이죠.

학문의 경우에도
Iq테스트에서 어떤 산술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속도가 비슷하다고 해도,
성장해오면서 겪어온, 쌓아온 것들,
그리고 성격에 따라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았다던가 하는 여러 요인에 따라
학습의 성장속도가 굉장히 차이납니다.

차치하고 위 덧글에도 썼듯이
지금 당장 차이나는 두사람이 있다면
타고난 재능으로 둘의 간극은 절대
좁혀질수가 없어 보인다면.
유전복제를 해서
완벽히 동일한 성장환경에 따라 키운후
그 결과를 측정해보는것도
[안봐도 뻔해.100%야.] 가 아닌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SC2님을 이긴 상대가 어떤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태어나서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에 따라 특정 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며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는
알수는 없지 않습니까?
(물론 SC2님 말대로 선척적으로 뇌의
처리속도라든가 그런게 빨라서일
가능성도 충분히 크구요.)

결국 우리는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물에
대해서 왈가왈부를 할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이 거대한 세상에서 지극히 자기의 1인칭으로
밖에 도저히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그 위에서 생각할수밖에 없죠.
게다가 우리 개개인 대부분은
그 조그마한 아는것으로부터
어떤 결론에 도다르는것조차도
자신의 마음이 기우는대로,
특히 심리적으로 편해지고자 하는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싶어하는것도
영향을 받는 존재이니 말입니다.


재능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가 아니라
제 생각엔 요즘은 과할정도로
모든걸 재능으로 치부한다고 느껴서
적어봤습니다.
재능있는 사람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아니고가 아니라
자그마한 벽을 만나도 자신은
재능이 없어 도저히 넘을수 없다고
생각하는걸 많이 봐왔고,
(남녀노소 이게 정말 많거든요.
특히 위축되고, 칭찬받지 못하고 자라온 경우. )
그게 전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16/06/16 16:49
수정 아이콘
이제야 보고 이야기하지만 전 오히려 재능의 차이를 무시하고 노력하면된다는 말이 성행했었죠.
전 오히려 재능은 넘을수 없다고 인정해야 자신을 정확하게 평가할수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에 노력으로 사람을 깔아뭉게는일이 비일 비재했죠.
특히나 노력도 재능의 한 종류이고 노력할수 잇다는건 그것또한 재능입니다.
중간이야 모를까 상위 클래스에서는 재능있는사람끼리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애초에 클래스가 다르면 같이 놀수조차 없는게 현실 이라고 봅니다.
애초에 노력을 한다는것 자체가 재능인데요..
(정확하게는 재능+환경이요 애초에 노력을 할수조차 없는 환경에 있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적은 노력으로도 확보이는 재능을 보인다면 또 모를까요. 그러면 누군가 환경을 제시해 주겟죠.)

[이렇게 이미 자신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재능을
현시점에서 도저히 정확히 측정할수없게
우리는 사람에 따라서
그 능력을 어마어마하게 키워온셈이지요.]
이것 자체가 환경이죠.
뭐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재능 + 환경이 맞다고 봅니다. 저는 노력이 재능에 들어간다고 보고요.

그렇게 보자면 나루토에서 록리조차 천재가 맞죠. 그만큼 노력을 어릴떄부터 할수 있으니... 좋은 선생님을 만난 환경도 그렇고요.
16/06/12 09:56
수정 아이콘
페북에서도 읽고 너무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PGR에도 올리셨네요. 갓돌 찬양해~
스덕선생
16/06/12 10:12
수정 아이콘
게임이 재미있어서 이 쪽을 그냥 지망하는 어린 마음도 많겠지만 착각하는 것도 분명히 크죠.

공부로 반 3위(상위 10퍼센트)면 못해도 인서울 대학교는 진학할 수 있을텐데 이정도면 성공은 아니어도 실패한건 아닐겁니다.

그러나 게임에선 그보다 훨씬 높은 상위 1퍼센트(다이아5?)도 개인 방송같은게 아닌 이상 그냥 유저 1일뿐이죠...

물론 친구들 사이에선 가장 잘 나가니까 프로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착각하는데 T1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다 탈단한 스카웃만 해도 랭킹1위를 찍은 선수고, 롤챔스서 비웃음만 듣다 코치로 전향한 사신도 챌린저는 우습게 달리던 선수인데 말이죠...
광개토태왕
16/06/12 10:25
수정 아이콘
저런 아버님은 드뭅니다.
그래서 아직은 현실이 암울한겁니다.
Aneurysm
16/06/12 10:33
수정 아이콘
재능이라는게 뭐라고 딱히 고집거나 한정할수는
없지만 굉장히 중요하다는데에는 동의합니다.

그치만 제 경험에 의하면 그 못지않게 중요한게
성격인것 같더라구요.
첫째로 부지런 해야 합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사람들조차
(심지어는 일부 프로게이머 조차)
같은 시간 게임을 해도 대충? 하려는
사람이 부지기수거든요.
대충이라는 의미는
게임하는 시간 자체가 적다거나
게임하는동안 집중을 안하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늘 하던대로 하는걸 말이지요.]
그러면 성장속도도 굉장히 느리고
얻는게 정말 별로 없거든요.

예를 들자면 워크 3의 경우 주종이 나엘이라면
휴먼, 오크, 언데드로 vs 나엘전을
자신의 나엘 실력과 대동소이하도록
연습에 시간을 할애하는게
나이트 엘프만 주구창창 하는것보다
훨씬 더 도움된다고 자신합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위습으로 어떤 나무에 들어가야 근접캐릭에
맞지않는지 모든맵을 완벽히 분석한다거나 하는
등의 사소한 플레이전부를 말이죠.
전략의 경우에도 RTS 프로게이머를 지향한다면
한 가지를 파서 장인이 되겠다는건
완전 착각이라 생각하구요.
단순히 다양한 전략을 알고 할줄 아는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깊고 깊게 파고들어 자신의 것으로
익히고, 새로운걸 또 시도해보는게
성장에 있어서 절대적이거든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많은 비율의 게이머들이
[솔직한 말로 귀찮아서 그냥 다음 게임시작버튼을
누르고, 또 늘 하던대로 하더라구요.]
마스터충달
16/06/12 10:39
수정 아이콘
e스포츠 관계자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빛돌님 찬양해!
아마존장인
16/06/12 11:11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 데뷔 이야기 생각나네요
16/06/12 11:16
수정 아이콘
요즘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을 멘토링해주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되네요.
아이가 부럽습니다. 저런 아버지를 둔거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금수저지요.
강동원
16/06/12 11: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6/06/12 12:06
수정 아이콘
현재 랭크순위는 경쟁력을 잃어서 마스터 티어여도 음..
아마존장인
16/06/12 12:40
수정 아이콘
학업병행하면서해서 게임시간 확보안되다가
제대로 게임만해서 한달만에 마스터 갈정도면 재능있는건 맞죠.
마스터 하위 실력으로 프로 데뷔하자는게 아니니까요.
트윈스
16/06/12 14:01
수정 아이콘
그거야 대리받고 헬퍼에 다인랭때문에 마스터가 범람해서 마스터 딱지 달고 못하거나 헬퍼빨인 사람들이 넘쳐나서 그러는거고 솔큐로 한달안에 마스터가면 충분히 실력있고 재능있는거죠.
반포동원딜러
16/06/12 18:46
수정 아이콘
하 슬픈 현실.....
첸 스톰스타우트
16/06/12 12:17
수정 아이콘
중학생때 뭣도 모르고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잠시 쫓았던 기억이 나네요. 나름 클랜활동도 열심히 하고 테란전은 프로게이머 아니면 안진다는 자신도 있었는데 제가 10판해서 1~2판 이길까 말까 한 친구 두명이 오프라인 연습생으로 갔다가 한달만에 그만두는것을 본 후로 바로 접었죠 크크
16/06/12 12:30
수정 아이콘
아버님 정말 멋지시네요.
16/06/12 12:36
수정 아이콘
좋네요. 열린 마인드의 아버님도 멋있고, 진심으로 조언해주신 빛돌님도 멋있네요.
루크레티아
16/06/12 12:45
수정 아이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프로게이머로 성공하는 것의 여부가 아니죠.
저런 아이의 꿈을 진지하게 듣고 응원하는 부모라는 것이 중요한거죠. 프로게이머 뿐만이 아니고 다른 모든 직업을 선망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반드시 일독하게 하고 싶은 글이네요.
[fOr]-FuRy
16/06/12 14:54
수정 아이콘
아버님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도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저런 아버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로즈마리
16/06/12 15:06
수정 아이콘
리그오브레전드 게이머를 하려면... 멘탈도 좋아야합니다...?
16/06/12 16:04
수정 아이콘
무엇보다 재미로 즒기던 일이 직업이 된 순간 그게 바뀔 수도 있다는걸 명심해야죠. 구체적인 예시라면 하기 싫은 챔프도 최정상급 숙련도가 될 때까지 연습을 해야한다는 것이고. 일반 게임에서 지면 스트레스로 끝나지만 프로 경기에서 지면 그것에 대해 책임으로 불안정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죠. 랭겜에서 트롤러 만나서 꽁패당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됩니다.
게다가 아직 프로게임계는 최정상을 찍지 못하면 많은 명예와 돈을 얻지 못합니다. 그 최정상을 찍기 위해 노력한 게이머들은 컨디션 관리가 필요없는 기간에 하루 연습 18 이상 시간 잡고 하는 날도 적지않습니다.잠 줄여가면서 연습하는 것이지요. 아이러니하게 최정상 선수들은 즐겁게 게이머 생활을 할 수 없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롱런하는 선수를 보기힘듭니다. 더 가혹한건 저렇게 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고 거기서 승패를 가르는건 재능과 팀메이트들의 역량 차이입니다.
성큼걸이
16/06/12 16:17
수정 아이콘
롤 프로로 성공 견적 나오려면 상위 1%(다이아 4~5)는 어림도 없고
아무리 유하게 기준을 잡아도 상위 0.05%(마스터)는 찍어야합니다. 그 이하는 프로로 성공할 가능성이 0%고요
더군다나 롤판은 지는 해... 앞으로 4년 이상 못갈 것 같습니다
부모와 사회가 괜히 공부를 권하는게 아니죠. 이과 기준으로 공부는 상위 5%만 찍어도 어렵지 않게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죠
네가있던풍경
16/06/12 17:5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사실 정말 성공할 만한 프로게이머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면 게임 수가 적으니 뭐니 해도 이미 마스터 정도는 쉽게 찍었어야 가능성이 쪼~끔이라도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죠. 아무튼 저런 아버지 밑에서 자랄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네요.
16/06/12 18:17
수정 아이콘
제 아이가 아니니까,
옆에서 보기엔 단순히 공부는 싫고, 게임은 지금 재밌으니까 이왕 이런거 "나 공부 안하고 프로게이머 될래" 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지만
부모님들이 오픈 마인드로 (단 아이들이 인정은 해야겠지요)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굉장히 부럽네요.
16/06/12 20:51
수정 아이콘
좋은 부모네요.
저는 주위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말해줍니다.
네가 되고 싶어하지 않더라도 네가 실력이 있으면 제의가 오고 기회가와서 되어 있을꺼라고 하고싶어서 되기보다 하다보니 되어있는 경우가 더 많을꺼라고 봅니다.
황제의마린
16/06/13 00:37
수정 아이콘
저도 저런 부모님이 되고 싶네요
정말 하 쉽지 않은 오픈 마인드를 가진 부모님이시네요
최초의인간
16/06/13 01:13
수정 아이콘
좋은 부모님이 좋은 조언자를 만났으니, 결과가 어찌 되든 자제분 인생에도 좋은 경험 하나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청소년 시절엔 구체적인 목표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뚜렷한 목표 하나 잡고 진득하게 노력해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재산 하나 생기는거죠..
amazingkiss
16/06/13 08:46
수정 아이콘
빛돌님 멋져부러
닥추
대치동박선생
16/06/13 13:56
수정 아이콘
1%라는 말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본문에서도 마스터를 언급하시기도 했고...
전인민의무장화
16/06/13 19:38
수정 아이콘
올만에 로그인 해보네요.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려는 아버님도 참 멋지시고 빛돌님의 성의있는 답변 역시 너무 멋졌습니다.
Otherwise
16/06/15 01:00
수정 아이콘
롤 프로게이머는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레드오션인데 게임도 솔직히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뜨는 해는 아닌 것 같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9436 [기타] 정품과 복돌 사이즈음 어딘가에서.. [20] 타네시마 포푸라8068 16/06/16 8068 0
59435 [LOL] 롤이 정떨어지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66] 이민정­13097 16/06/15 13097 13
59434 [오버워치] 오버워치의 중계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요? [44] 동지12921 16/06/15 12921 4
59433 [오버워치] 요새 최고의 컨텐츠, 6/14 PC방 점유율 [148] 무식론자18119 16/06/15 18119 14
59432 [LOL] 다이아 승급기념 이렐리야기 [44] rnsr8968 16/06/15 8968 0
59430 [오버워치] 이번주 적용될 밸런스 패치내용이 공개 되었습니다. (현재 적용) [30] Sapara10987 16/06/15 10987 0
59429 [LOL] 극 방관 미스포츈을 소개합니다. [25] CtheB10315 16/06/14 10315 2
59428 [LOL] LCK 섬머 1Round 중반. 각 팀의 분위기 간략평 [113] 호리11006 16/06/14 11006 6
59427 [기타] [WOW] 진정한 연금술을 보여주마 [29] 이호철10302 16/06/14 10302 0
59426 [오버워치] 6월말 패치에 앞서서 이번주에 작은 밸런스 조절 예정 [88] my immortal12037 16/06/14 12037 3
59424 [오버워치] 아재들의 역습, 6월 13일 PC방 순위 [26] 고독한미식가11112 16/06/14 11112 2
59422 [기타] E3 컨퍼런스를 지금 유튜브를 통해서 보실 수 있으세요 [5] 물리쟁이3739 16/06/14 3739 0
59419 [기타] E3에서 배틀필드1이 일부 공개됬습니다. [12] 기니피그6152 16/06/13 6152 0
59418 [기타] CJ ENTUS 10주년 팬미팅에 다녀왔습니다. [16] 고러쉬7220 16/06/13 7220 4
59416 [스타2] 2016년 6월 둘째주 WP 랭킹 (2016.6.12 기준) - 김대엽, 이제 프로토스 No.1! [2] Davi4ever5939 16/06/13 5939 1
59415 [스타2] 협동전 임무 아르타니스 "신들린 소환" 업적 꼼수 [9] 이슬먹고살죠10040 16/06/12 10040 2
59414 [LOL] 새로운 역할군 자동 선택화가 적용되었습니다. [92] 아리마스15028 16/06/12 15028 2
59413 [기타] 뮤츠나눔 이벤트 결과 [10] 좋아요4871 16/06/12 4871 3
59412 [오버워치] 아침을 여는 6월 11일 PC방 점유율 [96] 고독한미식가16837 16/06/12 16837 11
59411 [기타]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이와 아버님을 위한 조언 [61] 빛돌v16302 16/06/12 16302 117
59410 [기타] [CSGO]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5] EthanAhn5816 16/06/12 5816 3
59409 [오버워치] 리퍼 벽뚫기 버그 영상 [22] zer011607 16/06/12 11607 0
59408 [오버워치] 고오급 투기장 [10] 善兒11605 16/06/11 1160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