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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6/05 15:22:14
Name 누렁쓰
Link #1 https://ko.dict.naver.com/help.nhn?kind=40
Link #2 https://namu.wiki/w/%EB%B2%84%EC%A7%88%20%ED%8C%90%EB%8D%B0%EC%9D%B4%ED%81%AC
Subject [스포츠] 반다이크? 판데이크?


1. 문제제기
  버질 반 다이크인가, 피르힐 판데이크인가. 저는 네덜란드어를 교양으로 2년정도 공부했습니다. 기간은 2년인데 실제로 회화는 불가능하고, 독해도 간단한 문장 읽기와 대략의 해석 정도만 가능합니다. 축구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의 이름을 읽고 쓸 때마다 사람들이 각자 다르게 읽고 쓰는 모습을 보면서 늘 헷갈렸습니다. 어설프게 배운 발음 규칙은 알겠는데, 이게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Virgil Van Dijk 선수 이름이 나온 김에 규칙을 한번 찾아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검색을 했습니다. 절대 하는 일이 지루하거나 딴 짓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순수한 노력입니다. 그런데 검색을 하다 보니 이 선수에 얽힌 몇 가지 흥미로운 일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2. 표기 원칙
① Virgil
  찾아보니 이 이름은 라틴 이름인 Vergilius(베르길리우스)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a) 영어식 표기는 ‘버질’입니다.
  b) 네덜란드어식 표기를 살펴보면, 외래어 표기법의 제2장 표기 알람표 중 [표18]네덜란드어 에 따르면 v는 비읍이나 피읖, I는 이, r은 리을로 표기하도록 합니다. 제3장 표기 세칙 중 제20절 네덜란드어 부분을 살펴보면, 제3항에서 ‘v가 어두에 올 경우에는 ‘피읖, 프'로 적고, 그 외에는 모두 ‘비읍, 브'로 적는다.’라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피르힐’입니다.
  c) 다만 네덜란드어의 특징으로, 대체적으로 외래어는 그대로 발음합니다. 영어로부터 기인한 단어는 영어식으로 읽어줍니다(라고 제가 배운 네덜란드어 교재에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 번역기에 입력해서 발음을 들어보면 ‘버질’이라고 읽습니다. 따라서 이름은 ‘버질’로 표기하는 게 옳다고 여겨집니다.
② Van Dijk
  문제의 성입니다. ‘반다이크’, ‘반 다이크’, ‘판데이크’, ‘판 데이크’ 등 다양하게 표기됩니다.
  a) 아버지의 성을 물려받았는데, 아버지의 국적은 네덜란드입니다. 따라서 네덜란드식 표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b) Van은 앞서 인용했던 표기세칙의 네덜란드어 제3항의 규칙에 따라서 ‘판’이라고 표기합니다.
  c) Dijk에 대해서는 표기알람표에 따라 d는 디귿, ij는 이중모음으로 에이, k는 어말에 오면 기역이나 키읔으로 표기합니다. 이때 네덜란드어 표기세칙 제1항은 ‘무성 파열음 p, t, k는 자음 앞이나 어말에 올 경우에는 각각 받침 ‘비읍, 시옷, 기역'으로 적는다. 다만, 앞 모음이 이중 모음이거나 장모음(같은 모음을 겹쳐 적는 경우)인 경우와 앞이나 뒤의 자음이 유음이나 비음인 경우에는 ‘프, 트, 크'로 적는다’로 규정합니다. 따라서 이중모음의 뒤에 오는 k는 크로 표기해야 합니다. 따라서 올바른 표기는 ‘데이크’입니다.
  d) 판과 데이크를 붙여서 쓸지 띄어서 쓸지에 대해서는 붙여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 제6장 표기의 원칙 부분에서 (7)은 ‘인명은 원어에서 띄어 쓴 대로 한글 표기를 하였으며, 지명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붙여 적었다.’고 합니다. 반면 나무위키의 ‘버질 판데이크’편의 각주 1번의 링크를 보면 국립국어원에서는 붙여 쓰는 것이 맞다고 응답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단은 ‘판데이크’로 붙여서 쓰되,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써주십시오.
③ 소결론
  Virgil Van Dijk의 한글 표기는 ‘버질 판데이크’입니다.

3. 에피소드
① 국적
  버질의 국적은 네덜란드/수리남입니다. 수리남은 브라질 위편, 가이아나와 프랑스령 기아나 사이에 위치한,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나라입니다. 네덜란드의 영향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어서 1언어는 네덜란드어이고, 많은 수리남 출신들이 네덜란드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수리남 출신 네덜란드 축구 스타들이 많은데, Ruud Gullit, Edgar Davids, Clarence Seedorf, Patrick Kluivert 등 다채롭습니다. 검색해보니 네덜란드 대표팀 중 흑인이 있으면 축구는 수리남, 야구는 퀴라소 출신이라고 합니다.
  버질은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수리남 출신 어머니 사이, 네덜란드 브레다에서 출생했다고 합니다.
② 성장 환경
  (나무위키에 따르면) 네덜란드인이었던 아버지 TV 설치기사였는데, 버질이 12살이었던 때 가족들을 두고 도망을 갔다고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 때문에 유니폼에 성 대신 이름을 마킹한다고 합니다. 16세 때는 접시닦이 알바를 뛰었다고도 하고, 2012년에는 복부 종양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나름 인생의 굴곡이 있네요.

4. 결론
  원칙상 표기는 ‘버질 판데이크’가 맞다고 여겨지며, 공적인 표기 영역에서는 이렇게 써야 옳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사인이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이나 인터넷 상에서 부를 때에는 그냥 자기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도 무방합니다. 아마도 그가 뛰고 있는 리그가 EPL이기 때문에 주로 '버질 반다이크'가 가장 익숙하지 않을까 합니다. 전문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분석이기 때문에, 반대의견 환영합니다. 이상 순수한 호기심 탐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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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이쁜손나은
19/06/05 15:23
수정 아이콘
사장님 여기에요~
시나브로
19/06/05 15:23
수정 아이콘
루드 반 니스텔루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
누렁쓰
19/06/05 15:27
수정 아이콘
앞서 살핀 규칙대로 하자면 '뤼트 판니스텔로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어강됴리
19/06/05 15:33
수정 아이콘
외래어 표기법이라고 하는데 사람이름은 외래어가 아니죠 그냥 외국어에 고유명사지..

샤워실 핸드폰 같은게 아니라서 그냥 사람들간의 합의만 정해져있으면 그리 불러도 무방합니다.
대표적인 외래어표기법의 규칙이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것인데
까르보나라를 카르보나라 라고 하지 않고 카라멜 마끼아또 라고 하지 카라멜 마키아토라고 하지 않습니다.

제일 좋은건 본인이 불러달라는데로 부르는게 제일 베스트인데 반다이크가 한국에 그렇게 요청할리도 없으니
그리고 어떻게 불러도 한글이 가지고 있는 한계때문에 네달란드어를 올곧이 표현할수도 없습니다.

저는 네덜란드어는 배워본적이 없지만 반다이크 판데이크 어떻게 불러도 원 발음과 차이는 있겠죠
누렁쓰
19/06/05 15:35
수정 아이콘
링크에 들어가보시면 인명에 대해서 역시 규칙이 적용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겠지만, 기사나 방송 같은 공적인 영역에서 표기할 때에는 저렇게 표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기록한 글입니다.
스카피
19/06/05 16:23
수정 아이콘
외래어 표기법은 실제론 외국어 전반에 적용됩니다.

그리고 해외축구 분야에선 될 수 있으면 원어대로 표기해준다가 사람들간의 합의죠. 카탈루냐어 발음까지 따지니까요. 네덜란드어는 읽기 힘들어서 아직 원어 발음과 다른 표기가 정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런 글이 늘어나다 보면 언젠간 달라질 겁니다.
ComeAgain
19/06/05 15:33
수정 아이콘
이런 거 좋아하는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버질 판 데이크라고 해놓았군요.
19/06/05 16:05
수정 아이콘
구글 번역에 이름치고 선수 국적 언어 선택해서 음성듣기하는방법 좋더라구요. 에펨생성선수 한글로 바꿀때 사용중입니다.
R.Oswalt
19/06/05 16:30
수정 아이콘
어쨌든 이 선수를 직접 만날 땐 판 데이크나 반 다이크보단 그냥 버질이란 이름만 부르는 게 가장 좋습니다. 밑에 사연도 써주셨네요.
판 데이크도 그렇고, 같은 리버풀의 지니 바이날둠도 말이 많았죠. 강따이호우식으로 히오르히니오르 훼이날뒘(...) 같이 쓰는 경우도 있더군요. 이 쪽도 매우 궁금합니다 크크
누렁쓰
19/06/05 16: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Georginio Wijnaldum을 네덜란드 식으로 표기하자면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뒴'이 되는데, 문제는 성은 네덜란드 쪽으로 보이는데 이름은 네덜란드 이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쪽으로 추측해보면 '조르지뇨 베이날뒴'이 적당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돼지샤브샤브
19/06/05 18:03
수정 아이콘
크크크 따이호우 하
Naked Star
19/06/05 16:47
수정 아이콘
뤼트 휠릿!
누렁쓰
19/06/05 16:5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루드 굴리트 처럼 완전히 대중들에게 익숙해져버린 이름은 그냥 그대로 사용하는게 맞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 기준을 제시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문제가 되겠지만요.
손금불산입
19/06/05 17:07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복잡해서 현실적으로는 결국 영어 코멘트를 따라가거나 선수 본인이 불러달라는 대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반 다이크 이전에는 데 브라이너가 있었죠. 데 브루잉이냐 데 브라위너냐 등등
누렁쓰
19/06/05 17:15
수정 아이콘
Kevin De Bruyne는 규칙대로 하면 '케빈 데브라위너'가 되겠네요. uy는 이중모음으로 '아위'이고 이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마지막에 e가 나오면 '에'가 아니라 '어'로 표기합니다. 문제는 이 선수가 벨기에 국적의 선수에요. 벨기에는 네덜란드랑 비슷하긴 한데, 저도 잘 모릅니다. 하하.
19/06/05 17:30
수정 아이콘
르로이 사네
에당 아자르
세츠나
19/06/05 17:32
수정 아이콘
???: 버질입니다
19/06/05 17:36
수정 아이콘
로날도가 하루 아침에 호나우도로 바뀐 경험을 한 세대로써 걍 영어식으로 부르면 어떤지 늘 생각합니다. 어자피 선수들이 자기 이름을 협회? 에 등록하고, 그걸 불러주는 거니... 현행은 너모 복잡해요~ 위에 써있는데로 데브라위너도 데브르윙 데브라...복잡하니 커뮤니티에선 걍 덕배.
누렁쓰
19/06/05 18:05
수정 아이콘
언론에서 외래어 표기법에 입각하여, 혹은 리서치를 통해 올바른 표기로 통일하여 사용해주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그렇게 안하니까 각자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지요. 그리고 뭐 어떻습니까. 개인들이야 덕배든 KDB든 개똥이든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거죠.
스카피
19/06/05 18:37
수정 아이콘
'걍 영어식'이 간단하지가 않아서요...
우중이
19/06/05 17:48
수정 아이콘
'헨리'
19/06/05 17:49
수정 아이콘
앙리의 절친인 헨리말인가요
醉翁之意不在酒
19/06/06 00:08
수정 아이콘
그냥 원어민 발음 들어보는게 빠르죠.
https://forvo.com/word/virgil_van_dijk/#nl
누렁쓰
19/06/06 00:31
수정 아이콘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음원을 들어보니 저에게는 '퓌어질 판데이크'로 들리네요. 글을 적으면서도 많이 헷갈렸던게, ir은 '이르', '이어', '어' 등 다양하게 읽혔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만한 규칙이 있을 것 같은데, 겉면도 아직 일부만 핥아본 저같은 사람에게는 구별이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영어 기원 이름이라 버질이라고 부른 건 다시 고려해봐야겠습니다.
다만 이 글의 목적은 본래의 발음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외래어 표기법이 어떻게 발음하기로 규칙을 정해놓았는가입니다. 비슷한듯 하지만 약간은 궤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때문에 글을 적을 때에도 제가 알고 있는 발음과 외래어 표기법이 다를 경우 외래어 표기법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외래어표기법 자체가 그나라 발음을 최대한 우리 표기로 해보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발음과 다를 경우 난감합니다. 제가 잘못 적용을 했거나, 표기법이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 거겠지요. 이래저래 쉽지는 않은 문제입니다.
캡틴아메리카
19/06/06 00:26
수정 아이콘
사람 이름으로 가장 어이없는 거는 개인적으로 "스칼렛 요한슨"이라 생각합니다.
생선가게 고양이
19/06/06 12:31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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