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6/20 04:35:02
Name 항즐이
Subject [기타] 아직도 두려워 하는 사람들
게시판 이곳 저곳을 다니면,
아직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심판의 판정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이었고
그것때문에 한국은 "실력을 넘어선" 결과물을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명언은 분명 "99%노력과 1%의 영감"이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운칠기삼"입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두려워 하려는 걸까요.

지금쯤은 당당해져도 됩니다.
1승때에 얼떨떨 했다면,
16강 진출때에 정신이 없었다면,

이제는 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차가운 물에 세수를 하고 돌아와서 다시 경기를 보십시오,
한숨을 푹 자고 나서 다시 그 경기를 돌이켜 보십시오.

결과를 알고 보는 경기가 얼마나 객관적이 되는지 아실겁니다.
분명, 우리는 이겼습니다. 그건 심판도, 어쩌면 FIFA도 막을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신의 손으로 승리하고,
멕시코가 압도적인 심판의 지지로 이겼을때도,
그들은 그것에 대해 두려워 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동안 스스로를 비하하는데 애써 왔습니다.
겸손이라는 일상적인 미덕이 비하로 이어져,
우리 자신의 능력을 믿지 않고 모든 결과물을 운에 맡기는 일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또한 패배적인 결과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시작부터 최악의 결과를 생각하며 실망감을 줄이려는 노력에...
너무나 너무나 길들여져 버렸습니다.

겸손이라는 미덕은,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들끼리의 교류입니다.
월드컵은 그리고 다른 나라와의 모든 경기는,
"상대를 쓰러뜨리려고 악을 쓰는" 전쟁입니다.
손에 붕대를 감고 패싸움 하기 전에,
"제가 좀 부족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이런 말은 필요없습니다.
"난 강하다. 각오해라" 우린 이런 말들이 너무 어색한 인생을 살아온게 틀림없습니다. 저 부터도 그러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감있는 게이머들을 일견 오만하다고 하고,
그동안 외국의 오만한 응원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겸손하고 양보하고.. 그런 것들이 필요한 때가 아닙니다.

우리를 대표해서 태극기를 달고 상대와 피투성이로 싸운 그들에게는. 그들이 이룬 것에 대해서는.
광신적인 찬양과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정말 그렇게 두렵습니까?
정말 그렇게 걱정스럽습니까?

패배가 확인된 몇 달 뒤에라도 곰씹을수 있는 일입니다.
승리한 후에, 대뜸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나라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일겁니다.

분명한 제 생각은 그건... 전혀 미덕이 아니라는 겁니다.

당당하게 외칩시다. 우리는 우승한다고.
설령 그게 허풍이된들 어떻습니까.
패배를 생각하면서 싸우는 자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습니까.

슈거레이 레너드가, "패배란 복서가 절대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두려워 하지 맙시다.

강한 팀이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겼기에 강한 것입니다.

우리는 강합니다.



끝없는 자기학대에 지친 대한민국을 위해,
대한민국 만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박세영
02/06/20 09:31
수정 아이콘
대~~ 한 민 국
세~~ 계 최 강
생각나네염 ^^; 이 기회에 우승까지 해아져
이 기회놓치면 어렵습니다!!
목마른땅
02/06/20 09:46
수정 아이콘
물론 저 역시 한국인들이 패배에 익숙해져있어서 이번 상황에 당황해하고 있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한민족내에 정정당당하게 이기는 것을 아끼는 정의로운 민족성이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치사한 반칙과 매너없는 인터뷰에 승자 국민 차별까지 일삼는 어떤 나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겠지요. 한국 팀 전반에 딴지거는 류의 심판 판정 문제제기가 아니라면, 함께 나눌 수 있는 생각이 아닐까 하네요...
02/06/20 10:28
수정 아이콘
슈거레이 레너드.. 정말 오랫만에 잊었던 이름을 들어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
^_^
따로 궁금한 것이 있는데.. 항즐님은 전성기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내리십니까..?? ^^
저는 지금 한국 축구가 전성기라고 생각합니다.
포루투칼의 "골든 에이지"때 처럼 하나의 팀으로서 능력은 전성기라고 보여지는데요.. ^^
다른 분들은 (무릇 축구만 생각치 말고.. 스타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전성기를 어떻게 기준 두십니까..??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55 [기타] 이탈리아 이제 정신 차려라!!! [1] jjub2426 02/06/20 2426
154 [기타] 히딩크여...떠나라 [9] 세르게이3780 02/06/20 3780
152 [기타] [분석] 행운의 색, 흰색 유니폼을 입어라! [25] 탄야3890 02/06/20 3890
153 [기타] [re] [분석] 행운의 색, 흰색 유니폼을 입어라! [13] addict.2731 02/06/20 2731
151 [기타] 이태리를 괴멸시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 [2] 김종수2274 02/06/20 2274
150 [기타] 이탈리아가 배워야 할 것 [4] 메딕사랑2420 02/06/20 2420
149 [기타] 헉 아까 히딩크의 인터뷰.. [3] 로망스~2530 02/06/20 2530
148 [기타] [퍼옴] BBC 게시판의 반응들 + 잡담 [4] 항즐이2818 02/06/20 2818
147 [기타] [퍼옴]아줌마의 한vs이전 관전기...재밌습니다 ^^ Zz@mPpOnG2643 02/06/20 2643
146 [기타] 아직도 두려워 하는 사람들 [3] 항즐이2474 02/06/20 2474
145 [기타] [잡담] 기가 막혀서. [7] Apatheia2473 02/06/20 2473
144 [기타] 관련 기사 하나 더 룡우-_-2068 02/06/20 2068
143 [기타] 안정환 페루자에서 방출될 듯... [7] 룡우-_-2801 02/06/20 2801
142 [기타] 아주리 군단의 Manner in Soccer [5] 손건곤2430 02/06/20 2430
141 [기타] [펌] 이태리.. 세계최강 한국에게 2:1로 석패 [17] i_terran3313 02/06/19 3313
140 [기타] [월드컵]준결승을 향한 문턱..스페인 [6] NINJA2482 02/06/19 2482
139 [기타] 이탈리아전..승리..그 뒷이야기들.. [1] 제갈공명2651 02/06/19 2651
138 [기타] 오늘 스포츠 게시판에서 본 유머. 비에리와 차두리 [6] 공룡2854 02/06/19 2854
137 [기타] [잡담] 16강 횡설수설 [4] 수시아2463 02/06/19 2463
136 [기타] [잡담] Farewell, Forza Italia [5] 항즐이2529 02/06/19 2529
135 [기타] [펌]사상 최악의 오보 [2] Dabeeforever2657 02/06/19 2657
134 [기타] 꿈은 정말 반대인가..? ㅡㅡ00 [3] 헤르만4910 02/06/19 4910
133 [기타] 어제 축구의 숨겨진 진실 [8] 이도근2609 02/06/19 260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