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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07 09:59:51
Name hobchins
Subject [기타] [특별기획] 9. 2006 독일 월드컵 최종 Q&A
[2006 독일 월드컵 특별기획 시리즈 최종편 - 최종 Q&A]


■ 이번 월드컵의 전체적인 판도를 어떻게 예상하나?

A :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지난 2002 월드컵처럼 많은 이변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이변이 적었던 98 월드컵 정도, 혹은 그보다 약간 더 많은 이변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그러나 세계 축구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팀도 만만하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유럽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그 외의 대륙들도 선전이 예상된다.


■ 우승국은 어느 팀이 되리라고 보는가?

A : 전력상 브라질이 가장 강하다는 것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개최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오고, 가장 강한 팀은 우승하기 힘들다는 월드컵의 오랜 전통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브라질이 전통을 깨고 우승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유럽에서 우승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그 중 독일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고 싶다. 그 뒤를 잇는 우승 후보는 프랑스를 꼽고 싶다. 따라서 우승국에 배팅을 할 때 가능성을 본다면 독일, 대박을 기대한다면 프랑스에 거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독일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프랑스를 꼽은 것은 다소 의외다.

A : 독일은 월드컵에서 강세를 보여 온 전통의 강호인데다가 홈 이점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힐 수밖에 없다. 미드필드의 발락, 슈바인슈타이거와 투톱 클로제, 포돌스키 등 주전 선수들의 최근 컨디션이 좋아 기대해볼 만하며, 비교적 쉬운 A조 경기를 치르면서 팀의 컨디션을 점점 끌어올린다면 상위 라운드로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는 도미네크 감독의 장악력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조 편성과 토너먼트 대진이 이번 대회 주요 강국들 중 가장 좋은데다가 절정에 올라있는 앙리, 트레제게, 마케렐레, 갈라스, 사뇰의 기량, 그리고 지단의 마지막 투혼이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되어 우승 후보로 꼽고 싶다. 필자의 생각대로 흘러간다면 프랑스가 4강에서 독일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여기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F조 팀들의 전력이 예상 외로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에 브라질은 지난 대회 C조와 같은 편안한 조별 예선을 치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토너먼트에서도 지난 대회와 같은 좋은 대진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인데,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이탈리아나 체코도 매우 부담스럽고,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스페인이나 프랑스도 껄끄럽긴 마찬가지다. 물론 브라질이 제 기량만 발휘해준다면 어느 팀이든 꺾을 수 있는 최강 전력임에는 분명하지만 변수가 많은 토너먼트의 특성상 순조롭게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그 외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팀은 어떤 팀이 있을까?

A : 우승국을 점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돌풍을 일으킬 팀을 예상하는 일일 것이다. 갈수록 세계 축구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팀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본 전력과 최근 컨디션으로 봤을 때 기대해도 좋을 팀을 꼽자면 필자는 포르투갈, 가나, 튀니지를 꼽을 것이며, 그 외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코트디부아르, 호주, 이란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르투갈은 이번에는 스콜라리 감독이 팀을 제대로 장악하며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잘 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4강 후보로 손색이 없으며, 튀니지도 유럽에서 뛰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다가 르메르 감독하에 조직력이 매우 좋아졌기 때문에 충분히 16강을 노려볼 만한 팀이라고 생각된다. 가나 역시 E조에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질 정도로 최근 상승세가 무섭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봐야할 팀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전통 있는 무대를 감안한다면 유럽 선수권처럼 의외의 팀이 우승을 하는 대이변이 나올 가능성은 다소 희박할 것으로 생각된다.


■ 한국 경기 외에 주목할만한 경기는 어떤 경기가 있을까?

A : 네덜란드vs아르헨티나, 이탈리아vs체코, 잉글랜드vs스웨덴 전은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빅 경기이므로 당연히 놓쳐서는 안 될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멕시코vs이란, 일본vs호주, 아르헨티나vs코트디부아르, 네덜란드vs세르비아-몬테네그로, 체코vs미국, 이탈리아vs가나 전 등과 같은 첫 경기를 추천한다. 첫 경기가 아무래도 국가 연주나 각종 경기 분위기 등 모든 것이 흥미진진하고 새롭게 보이기 때문에 매우 기대가 되기도 하는데다가 이 경기들은 조 예선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기들이기 때문에 꼭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이번 월드컵의 득점왕은 어떤 선수가 차지할까?

A : 지난 대회를 제외하면 역대 월드컵 득점왕은 대부분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차지했었다. 기존의 호나우두, 앙리, 토니, 반 니스텔루이도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지만 그 외 다른 선수들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필자가 예상하는 의외의 득점왕 후보 가능 선수는 바로 독일의 포돌스키이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클로제 선수에게 집중 마크가 붙을 경우 포돌스키에게 더욱 많은 찬스가 주어질 수 있으며,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럴 경우 올해부터 신설된 신인상에도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호나우두는 게르트 뮐러의 월드컵 통산 14골의 기록을 깰 수 있을까?

A : 충분히 깰 수 있다고 생각되며, 이번 대회에서 그 기록을 깬다면 그 역사의 현장을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아드리아누의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호나우두의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다른 각도로 보면 오히려 그에게 더 많은 찬스가 주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그에게 있어 3골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 지단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데.

A : 이것 역시 우리 눈으로 그의 플레이를 마지막까지 지켜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지단이 전성기 때만큼의 활약을 보이지는 못할 것이지만, 팀에 도움이 될 만한 그리고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만한 기량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필자가 프랑스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유도 바로 지단의 존재로 인한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그의 마지막 무대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영원히 소장할 수 있도록 꼭꼭 담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새로운 반칙 규정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 : 94년 골키퍼 백패스 규정, 98년 백태클 퇴장, 2002년 시뮬레이션 금지 등 대회마다 새롭게 등장한 반칙 규정은 경기에 큰 변수로 작용하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었다. 이번에도 새롭게 바뀐 규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이다. 공격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더라도 볼에 관여하지 않으면 오프사이드가 인정되지 않는 이러한 새로운 규정은 공격 축구를 유도하기 위한 피파의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제도를 잘만 이용한다면 공격수는 더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수비수가 이 제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뜻하지 않은 위기가 자주 찾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심판의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에 끝까지 집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또 이번 월드컵에서는 전체적으로 매우 엄격한 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심한 태클은 정면에서 하는 것이라도 퇴장까지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팔꿈치로 상대를 가격하는 행위, 옷을 잡아당기는 행위도 이전과 달리 가차 없이 경고나 퇴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행위나 심판의 몸을 건드리는 행위도 경고 혹은 퇴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대회에서는 반칙 없이 얼마나 지능적으로 상대를 잘 막을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리고 파울 후 데드볼 상황에서 볼을 건드리면서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도 곧바로 경고가 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규정들은 좀 더 깨끗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위한 피파의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하지만 새로운 규정을 접하는 선수들은 거기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애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독일 현지 기후나 여러 조건은 이번 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 : 94년 미국 월드컵은 너무 더운 날씨가 큰 변수로 작용했으며, 2002 한일 월드컵은 시차 적응 문제와 리그 후의 빡빡한 일정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6월 날씨는 미국이나 한국만큼 더운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더위에서 오는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현상은 이전의 월드컵에 비해 그렇게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최근 독일에서 이상 저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쾌적한 기후 조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수중전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비록 한 번에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뮌헨, 뉘른베르크, 카이저스라우테른,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의 남부 지방은 하루건너 비가 올 정도로 비가 자주 내리는 편이다. 경기장이 미끄럽고 볼의 속도가 빨라지면 체력이 강한 팀이 다소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팀이 수중전을 만나느냐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팀들은 수중전에 대비한 연습도 충분히 해둬야 할 것이다.


■ 이제 한국 얘기로 돌아와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A : 16강 확률은 반반이라고 본다. 2002 월드컵을 제외한 이전의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저 확률은 이전보다 확실히 많이 향상된 것이다. 항상 조에서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던 이전의 유럽 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처지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역시 토고전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를 봤을 때 첫 경기의 비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86년 이후 첫 승을 한 팀은 90%가 16강에 진출했을 정도로 통계적으로도 첫 경기의 중요성은 입증되고 있다. 객관적으로 프랑스와 스위스에 뒤지지만 그래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보는 이유도 역대 월드컵 사상 가장 해볼만한 상대인 토고가 바로 첫 상대이기 때문이다.

토고전에서 승리한다면 16강 확률은 70%로 뛴다고 생각되며, 진다면 거의 90% 탈락, 비겨도 70% 이상 탈락할 것이라고 본다. 16강에 올라가기가 까다롭지 오히려 올라가기만 한다면 충분히 8강, 4강도 노려볼 만 하다고 생각된다. 16강 상대인 H조국들이 한국 입장에선 전혀 난공불락은 아닌 팀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한 번 불붙으면 거침없이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특성상 토너먼트에서의 선전은 충분히 예상해볼 만한 일이다.


■ 그러나 가나와의 평가전 이후 많은 축구팬들이 한국의 전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데?

A : 가나와의 평가전 이후 많은 축구팬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경기는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펼친 경기였기 때문에 크게 상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6월 13일에는 100%의 체력과 컨디션으로 올라가리라고 보며, 그럴 경우 토고와는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에는 첫 경기 일주일 전에 한국에서 현지로 입성했고, 현지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전 한 번 가지지 않고 벨기에 전을 치렀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도 첫 경기 9일 전에 중국과 평가전을 가졌고, 다음 날인 8일 전에 현지에 입성했다. 역시 제대로 된 평가전을 가지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90년과 98년 월드컵 당시 첫 경기에서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운데다가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고전했던 모습이 유럽 입성 8일 만에 치른 이번 가나전과 매우 흡사하다고 느낀 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즉, 대회 직전 현지에서의 평가전 부재로 인한 컨디션 조절 실패, 그리고 늦은 현지 입성으로 인한 완벽한 시차 적응 실패, 이런 것들이 맞물리면서 역대 월드컵 첫 경기의 부진했던 성적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럽 입성 후 치르게 될 본선 첫 경기가 8일 후가 아니라 17일 후라는 점, 그리고 유럽 현지에서 강팀들과 두 차례의 값진 평가전을 치르면서 여유 있게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이전의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현재까지의 준비 과정은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으며 때문에 축구팬들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히 첫 경기 토고전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 또한 많은 축구팬들이 이동국의 부상이 98년 황선홍의 부상 당시와 상황이 비슷하다며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A : 물론 이동국의 부상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것이 98 대회와 같은 치명적인 손실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당시 황선홍은 첫 경기를 9일 남겨놓고 부상당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떨칠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감독이 다른 전략을 준비하기에도 다소 시간이 모자랐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첫 경기 두 달 전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가 미리 거기에 대비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 큰 활약을 할 한국 선수를 꼽자면?

A : 큰 활약을 할 선수라기보다는 큰 활약을 해야 할 선수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싶다. 바로 김진규 선수이다. 현재 수비가 불안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그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기는 하다. 때문에 최진철 선수와 짝을 이룰 김진규 선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보는 필자의 입장에서 그가 잘만 성장해준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 중앙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그가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워 프라이와 아데바요르, 앙리 등을 잘 마크해준다면 한국의 16강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한국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선수기용을 해야 할까?

A : 상대팀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도 좋긴 하지만,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동진 선수가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첫 경기의 베스트 11을 그것도 수비 자리를 두 번째 경기부터 바꾸는 것은 그렇게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이영표 선수는 왼쪽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이기 때문에 계속 왼쪽에서 뛸 것으로 보는데, 최근 송종국 선수의 컨디션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이런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송종국과 조원희가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줄 경우 좌 동진, 우 영표의 기용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지성은 윙 포워드 자리에서 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대체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전체적인 게임을 조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한국이 후반 들어 골이 필요한 상황을 맞았을 때는 수비형 미들 한 명을 빼고 공격적인 김두현 선수를 투입한 후 박지성을 윙 포워드로 올려서 득점을 노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공격진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봐가면서 혹은 상대팀에 따라서 주전을 결정하는 것도 괜찮긴 하나, 지난 대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첫 경기의 주전이 계속 그대로 기용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남은 일정동안 얼마나 선수들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주전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다. 단, 박주영, 정경호 선수는 조커로 기용하는 것이 그들의 능력을 더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설기현, 안정환, 이천수의 조합이 본선에서도 선발로 기용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토고를 상대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A : 토고는 때에 따라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반 수 아래에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 페이스대로만 플레이해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토고는 직선 패스가 날카로운 팀이기 때문에 상대의 패스 하나하나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러한 직선 패스는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만 이루어진다면 패스 성공률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 직선 패스가 많다는 것은 스피드 있는 경기를 운영한다는 뜻인데 이러한 스피디한 스타일은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우리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데바요르는 분명 좌우를 누비며 우리를 흔드는 플레이를 할 것이고, 그 사이를 올루파데와 세나야가 파고 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데바요르가 후방으로 빠질 경우 거기에 시선을 뺏겨 다른 선수를 놓쳐서는 안 되며 그의 패스 루트만 적절히 차단해줘도 상대의 공격을 무리 없이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상대 양 윙백의 오버래핑도 날카롭긴 하지만 우리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되며 우리가 역습할 때는 비어있는 상대의 측면 쪽을 공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략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중앙 수비도 쓰루 패스 한 방에 쉽게 뚫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기 때문에 박지성, 이을용을 이용한 중앙 돌파도 많이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토고는 월드컵 사상 첫 경기라는 부담감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6대4 정도로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역시 골 결정력이 얼마만큼 살아주느냐가 토고를 잡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첫 골을 얼마나 빨리 터뜨리느냐가 관건이며 첫 골이 빨리 터질 경우 의외로 큰 점수차로 쉽게 이길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경기 후반까지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즉 1골 차의 불안한 리드는 언제든지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주어진 찬스에서 많은 골을 뽑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프랑스를 상대하기 위한 비법은?

A : 98 네덜란드 전을 돌이켜본다면 기본적인 해답은 명확하다. 일단 첫 경기를 무조건 이겨라. 그 다음은 비기기 위한 경기가 아닌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라. 우리의 전력은 2002 월드컵 4강 이후 확실히 강해졌다. 웬만한 강호가 아니라면 절대 중원에서 우리가 밀리지 않으며,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대가 프랑스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중원 싸움을 펼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압박의 중요성은 2002년 5월 26일에 있었던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증명된 바 있다. 물론 비에이라, 마케렐레가 버티고 있는 프랑스의 중원을 상대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에만 치중한다면 결과는 대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랑스전은 4대6 정도의 경기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이 정도면 탄탄한 수비와 골 결정력으로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미드필더 3명이 뒷걸음질치지 말고 중원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칠 필요가 있으며, 이럴 경우 패스미스를 유도한 후 우리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느린 프랑스 수비수를 뚫고 역습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공격전술은 역습 시에는 최대한 빠르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지공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프랑스를 상대할 때는 최대한 공을 오래 가지고 있어야 심리적으로 선수들이 밀리고 있지 않다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긴 패스보다는 짧은 패스를 하면서 공을 오래 소유하는 것이 전체적인 주도권에서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는데 효과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단을 마크한 경험이 있는 김남일에게 지단을 철저히 마크하게 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스피드 있는 앙리를 막기는 다소 버거워 보이는데, 역시 협력 수비를 통해 막을 수밖에 없으며, 그 이전에 앙리에게 가는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 외 주의해야할 선수는 바로 갈라스와 사뇰의 오버래핑이다. 갈라스는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굉장히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이므로 우리 수비수는 그를 철저하게 마크해야 할 것이며, 사뇰의 오버래핑에 대비해 왼쪽 공격수는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줘야 할 것이다.


■ 스위스는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A :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의 실력이라면 조직력이 좋은 스위스를 상대해서도 절대 중원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다. 두 팀 다 16강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이며, 1골차 승부가 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후반 막판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골 결정력과 수비 실수에 의해 승부가 갈릴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팀이 좀 더 침착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5대5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리라고 보는데, 스위스의 수비벽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역시 측면에서의 빠른 침투를 통한 낮고 빠른 크로스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스위스의 중앙 수비수는 체격이 좋고 제공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반면 낮게 깔리는 크로스가 들어올 때, 그리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공격수는 상대가 공을 가지고 있을 때는 끝까지 따라붙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팀이 전체적으로 젊은데다가 하칸 야킨이 주전으로 뛸 수 있을 만큼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결정적일 때 팀을 이끌어 줄 리더가 부족한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이탈리아 전에서 효과를 봤듯이 지능적인 반칙을 하거나 혹은 상대의 반칙을 유도하는 행위를 한다면 의외로 큰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스위스의 기세가 무섭다고는 하지만 프랑스에 근접할 정도의 전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지역예선에서 프랑스에게 거둔 2무는 내용상으로는 사실 밀린 경기였으며, 전체적으로 기복이 없는 대신 크게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 경우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프라이는 부상 이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으며, 포겔은 우리 미드필드진과 충분히 상대가 되는 수준의 선수이다. 다만 2선에 있는 바르네타와 기각스가 최근 상승세에 있어 다소 부담스러우며 데겐, 마그닌, 베라미 등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도 상당히 위력적이기 때문에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팀의 선전을 당부하며 마무리 해 달라.

A :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고전했다는 전통을 생각하면 다소 불안한 것은 사실이나, 그 외의 다른 조건은 그 때와 견주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조 편성이 좋고, 경기 순서도 좋으며, 4강의 경험과 뛰어난 유럽파의 증대, 믿음직한 코칭스태프 등 우리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많다고 할 수 있다. 설령 한국이 16강에 올라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경기 내용에서만큼은 좋은 내용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하며, 어떤 성적이 나오든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낼 수 있도록 하자. 그러기 전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게 항상 성원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지난 대회와 같은 붉은 물결이 일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대한민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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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이빨(GO매
06/06/07 10:23
수정 아이콘
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월드컵이 더욱 더 기대되네요

제 짧은 생각도 말하자면,
우리나라 대표팀은 스트라이커가 잘해야 성적이 좋습니다.(당연한 이야기인가요? ^^;)
성적이 좋았던 2002년이나 경기력이 좋았던 86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황선홍,안정환,, 그리고 최순호란 선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90 이탈리아, 94 미국 월드컵, 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믿을만한 스트라이커의 부진과 부상 (황선홍,최용수..) 으로 성적이 안좋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킬러가 필요합니다. 스트라이커가 잘해야 하죠.
그런 이유로 이동국 선수의 부재가 아쉽긴 하네요 (개인적으로 믿음이 안가는 선수이지만. ^^;)

난 왜 당연한 이야기만 하는거지? --;
토스희망봉사
06/06/07 10:52
수정 아이콘
역시나 좀더 빨리 현지에 입성해서 적응 과정을 거치는것이 여러모도 유리 하군요

대충들 짐작 하시고 다들 왜 빨리 독일로 가지 않느냐고 걱정 하시는 분들이 많았죠
우리도 다음 부터는 좀더 빨리 현지로 가서 적응 훈련을 했으면 합니다. 이번 처럼 국내에서만 평가전을 계속 치루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아마도 현지에서의 컨디션 조절 때문에 해외에서 한국을 홈에서만 강한팀이라고 불렀나 봅니다.
솔직히 국내와 해외에서의 경기력 차이가 너무 크더라구요!

축협 반성좀 해야 됩니다.
카이레스
06/06/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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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필력이십니다....
이번 월드컵 기간중 명경기가 나오면 경기 리뷰 글도 한 번 써주셨음 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06/06/0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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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해 주시는 글 너무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경기 리뷰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T1팬_이상윤
06/06/0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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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때는 불세출의 스타 차붐도 있었죠. 상대가 차붐만 집중적으로 수비하는걸 이용해서 최순호, 김종부등 다른 뛰어난 스트라이커들이 기회를 잡을수 있지 않았나 싶구요.
T1팬_이상윤
06/06/0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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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들어가도 썩 좋지는 않다는군요. 그런면에서 가장먼저 독일에 입성한 토고의 부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네요.
T1팬_이상윤
06/06/0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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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볼때 지단의 마크맨은 이을용 선수가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물이 오를대로 오른 그의 기량이라면 최근 컨디션 난조로 부진하고 있는 지단을 충분히 버스태울수 있을겁니다.
06/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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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가 잘하면 스트라이커도 잘하게 되있죠..

수비가 안정되면 미드필드도 활기차 지고.. 그럼 자연스럽게 좋은 공이 공격수에 더 많이 연결되어지고 그로 인해서 골이 많이나겠죠..

결론은 한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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