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7/11/02 18:11:15
Name 필리온
Subject 스타크래프트 리뷰입니다.
PGR에 가입한지도 어느새 2년이 넘어가네요.
급한 설문조사를 위해 올린 것 외엔 글을 쓴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WRITE라는 버튼의 무게는 참 무겁더라구요.
근 2년 전에 제가 작성했던 이 리뷰를 몇 번이나 이곳에 올릴까 고민했지만,
한번도 WRITE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대단한 리뷰도 아닌데 참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 리뷰를 지금에야 이곳에 올려봅니다.
제가 가장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에, 그 사이트를 위해 작성한 글을 올리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한번쯤 재미삼아 읽어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딴지일보 남로당의 기사로 연재한 적이 있어 아마 이미 보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StarCraft.


겜방에 가면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는 너무 유명한 화면

1. 21세기의 검투사들
리뷰를 쓸 게임을 고를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재미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려 사항은 바로 '이야기거리'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거리라는 면에서 스타를 능가하는 게임은 없다고 생각한다.
스타리그라는 '싸움 구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는 이야기가 있다. 싸움에는 물론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개인과 개인의 싸움이 있을 수 있고, 다수와 다수의 싸움, 말하자면 전쟁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스타의 싸움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내포한다.


2. 스타와 전쟁
스타는 기본적으로 개인과 개인의 싸움이다. 물론 팀플과 같이 다수 대 다수로 겨루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시합, 그러니까 프로게이머들의 시합과 같은 경우에서는 일대일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결국 개인과 개인, 그 머리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서 그 개인간의 싸움은 '전쟁'이라는 형태로 시뮬레이트된다. 즉, 스타에서 각 개인은 각자의 전투를 지휘하는 총사령관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에서의 총사령관에 주어진 임무는 실제 전쟁에서의 총사령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막중하다. 병력 양성과 조련, 물자의 보급, 적진의 정찰 및 전략 수립, 실전의 지휘 등의 모든 전투 상황을 총괄해야 한다. 실제로 총을 쏘거나 침을 뱉는 것만 스스로 하지 않을 뿐, 나머지의 모든 전투 지휘는 총사령관의 임무이다. 한 마디로 스타의 총사령관이란 단순히 전투의 총책임자가 아니라, 세세한 전투 상황을 모두 손수 엮어내야 하는 전쟁의 조율사라고 할 수 있다.


침은 얘들이 뱉는다. (등뼈라고 하던가?)

덧붙여 그 총사령관들의 전략이 충돌하며 창출되는 '상황'만을 바라본다면, 그것은 다수와 다수가 맞붙는 전쟁 그 자체이다. 스타가 전쟁을 '시뮬레이트'하고 있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전략 시뮬레이션이니까.
사실 조금 아이러니한 것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가, 되려 전쟁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딴지일보의 게시판에서, 기동성이 떨어지는 늪을 전장으로 택한 중기병들이 궁병들의 일제 사격에 패퇴한 전투를 설명하는 예시로 이런 문장이 쓰인 걸 본 적이 있다.
'발업 안된 질럿들이 한줄로 들어가다 스팀팩 맞은 마린한테 전멸했다고 보면 됩니다.'
예시 멋지지 않은가?


바로 이런 상황.

(스타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설명. 이었지만 PGR에서는 필요없겠지만 일단 남겨는 놓았습니다.-_-;
질럿은 밀리 유닛이다. 밀리 유닛이란, 근거리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유닛을 말한다. 즉, 전쟁으로 말하자면 일반적인 칼이나 창 등을 사용하는 보병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반면 마린은 레인지 유닛이다. 어떤 범위 내에 있는 적은 모두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유닛이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전쟁에 빗대어 설명한다면 활이나 총을 사용하는 병사들을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서 질럿이 마린을 쥐어패려면, 당연하긴 하지만 마린을 팰 수 있는 거리까지 쫓아가야 한다. 이로 인해 마린들이 건물 뒤에 숨어 사격하거나, 공격받는 마린이 뒤로 물러나 질럿들이 그 마린을 쫓아가는 사이 다른 마린들의 사격으로 질럿을 해치우는 등의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스타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정말 실제 전쟁과 유사한 부분이 많이 나타난다. 이건 워낙 관련된 문서들이 많으므로 간단하게만 적어보겠다.
첫번째는 보급의 중요성이다. 여기에서의 '보급'은 병력의 보급과 물자의 보급을 아우르는 의미이다. 이 보급은, 스타에서는 그야말로 승패 그 자체이다. 병력의 수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장 치명적인 타격이 일꾼들을 다수 잃거나, 혹은 일꾼이 물자를 가져오는 메인 건물 (테란이라면 커맨드 센터, 저그라면 해처리, 레어 등등..) 을 파괴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일대일 상황에서 초반에 일꾼을 다수 잃으면 제아무리 대단한 게이머라도 거의 회복이 불가능하다.


show me the money의 흔적이 보인다

두번째는 정찰의 중요성이다. 즉, 상대의 상황에 대한 정보 입수를 말한다. 병력이 엇비슷하고 전체 전황이 크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 때, 결국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상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언젠가 치뤄진 온게임넷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박정석 선수가 맵 위의 전갈, 즉 중립동물 한 마리 때문에 정찰을 제대로 하지 못해 패배한 시합이 있었다. 박정석 선수에게는 정말 분통 터질 일이었겠고 상대인 이창훈 선수에게는 정말 하늘이 도우신 일이겠지만, 어쨌든 그만큼 정찰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거 하도 오래 전에 적은 거라... 기억나시는 분 있으실지 모르겠네요^^)


이 녀석이 길을 막아서 질럿이 정찰을 못하고 죽었다

세번째는, 물량의 중요성이다. 기본적으로 더 많은 병력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가장 뻔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단순한 문자적 의미 외로도 상당한 뜻을 내포한 이야기이다. 또한 전략의 차원뿐만이 아니라 전술의 차원에서도 통용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전체 전황을 놓고 볼 때 병력이 많다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국지적 공방전들에서도 되도록이면 '좀더 많은 병력' 이 상대의 '좀더 적은 병력'을 상대해 최대의 피해를 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모든 전술들은 결국 이 원리에 입각한 전술들이다. 레인지 유닛의 일점사 (순간적으로 '더 많은 유닛'들이 '소수의 유닛'을 상대하게 하는 방법이다) 라든가, 좀더 보급선이 가까운 곳을 전장으로 택하는 전술 (보급선이 가까우면 병력의 충원이 빠르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유닛을 확충할 수 있다), 양동 작전 등이 모두 이와 같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매우 잘 알려진 이야기들이다. 앞서 말했듯 전쟁과 스타의 유사점을 언급하는 문서들은 퍽이나 많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설명하는 예제로 사용되었을까.
하지만 이 특성들을 꼭 '스타만의 특성'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앞서도 말했지만 스타는 기본적으로 리얼타임 전략 시뮬레이션이고, 이 장르 자체가 원래 전쟁을 시뮬레이트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굳이 저런 식으로 찾아내자면 어떤 전략 시뮬레이션이든 전쟁과의 유사점을 못 찾아낼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유독 스타가 그 예시로 빈번히 사용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이다.


3. 스타의 힘
어떤 게임이 이렇게까지 유명해지기란 쉽지 않다. 아니,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스타를 제외하면 지금껏 유례가 없을 정도이다. 게임이라는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경우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라 할 수 있다. 예전에 비해 스타를 직접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수는 다소 줄어들었다고 해도, 오히려 게이머들의 시청을 위해 만들어진 스타리그는 비교가 힘들 만큼 거대하게 성장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여러 명 존재할 정도이니 정말 대단하긴 하다. 스타가 외국에서 만든 게임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는 거의 믿겨지지 않는 일이다.
사실 그 이유는 스타가 썩 잘 만들어진 게임인 탓도 있다.
일단 스타는 종족의 밸런스가 상당히 뛰어나다. 세 개의 종족이 존재하며, 이들은 각각의 개성을 지니면서도 어느 하나가 크게 우위를 점하지 않는 상성을 지니고 있다. 즉, 테란, 저그, 프로토스의 세 종족 중, 일반적으로 테란은 저그에게, 저그는 프로토스에게, 프로토스는 테란에 강한 상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가위바위보 게임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요즘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말이다.) 너무 흔하고 다들 알고 있는 얘기이니 긴 설명은 필요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유닛의 천적 관계가 잘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다른 강점으로 들 수 있다. 한 유닛만 왕창 뽑으면 승리할 수 있는 무적 유닛이 존재한다면,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정말 재미없어진다. (워크래프트에서의 옛날 오크 종족의 오거가 그 예이다.) 하지만 스타는 예외이다. 공중 유닛이 있고 지상 유닛이 있으며, 그 어떤 유닛이라도 천적이 존재한다. 즉, 유닛의 조합을 통해서만 전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다양한 전술의 사용을 가능하게 해준다. 즉, 보다 재미있는 '전쟁'을 가능케 하는 힘이라는 뜻이다.
  

어느 쪽이 이길까? 꼬라박는 것 같지만뮤탈이 소형이고 골리앗이 폭발형이기 때문에 뮤탈이 진다고 장담하긴 힘들겠다.

하지만 이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 스타라는 게임 때문에 창출되는 비용이 대체 얼마인가? (온게임넷과 MBCGAME이라는 거대 방송사와 수많은 게임방들을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어떤 게임이 아예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인지될 만큼 성공한다는 것은, 솔직히 단순히 게임만 잘 만들어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이렇게까지 스타가 게임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설 만큼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설적으로 게임만이 가질 수 있는 힘 덕택이 아닐까 한다.
현대인들은 실제로 싸움의 기회가 많지 않다. 길거리에서 서로 맞붙어 주먹이라도 휘두르면 감방으로 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대신 투쟁본능을 충족시켜 줄, 이른바 '스포츠'들이 있다. 모든 스포츠들은 기본적으로 다 이기는 것이 목표이다. 야구, 농구, 축구 할 것 없이 말이다. 룰이 다르고 경기 방식과 인원 등도 모두 다르지만, 결국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경기라는 것은 마찬가지다. '승리'를 추구하는 것, 이것은 싸움이다.
하지만 사실 이 싸움들은 싸움답지 않다. 야구에서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고, 축구에서 공을 차고 공을 걷어내고, 심지어 권투에서 주먹을 휘두른다고 해도... 이것들은 스포츠이다. 전쟁이 아니다. 사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무언가 굶주려 있지 않았나 싶다. 투쟁 본능을 만족시켜줄 무언가에 말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가장 스포츠답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그 무엇보다도 스포츠의 기본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의 한 장르이다. 아무리 싸움을 좋아한다고 해도 뒷골목에 취직하지 않는 이상은 실제로 싸울 수는 없다. 싸움은 흥미롭지만 대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쟁의 경우는 더하다. 전쟁을 치르면 한 나라가 몰락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 그래서 그 누구도 전쟁을 즐겁다고 말할 수는 없다.
스타, 더 나아가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바로 이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스타에서는 상대를 전멸시킬 권리가 주어진다. 그것도 잘 조합된 전략과 전술을 사용해서 말이다. 한 마디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전쟁을 치뤄볼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단한 매력이다.


4. 검투사들 만세
싸움을 싫어하면서도 싸움에 열광하는 것이 나 스스로의 역설이다. 인정한다. 적어도 내가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에 있어서는 확실히 그러하다. 승부를 낸다는 것, 지는 것은 죽는 것보다 싫다... 정도까진 아니지만 -_-; 한번 겨뤄보고 싶고, 더 나아가 이기고 싶어한다. 이 또한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렇게저렇게 사람에 치이고 서로 감정 상하는 싸움은 물론 싫다. 하지만, 스타에서의 싸움은 적어도 공평하지 않은가? 누가 플레이를 하든, 건물 하나와 네 마리의 일꾼이라는 지극히 공평한 조건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 이후의 전쟁은 모두 자기 자신의 몫이다. 지든, 이기든, 똑같은 조건으로 시작해 똑같은 조건으로 진행한 전쟁이니 순수한 자신의 역량 부족이라는 것이다. (맵핵은 잠시 잊자-_-) 그러므로 패배를 인정할 수 있고, 상대의 실력에 대해 감탄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그렇다고 해도, 지는 건 싫다. -_-; 사실 모든 '승부'에서 지는 것은 싫겠지만, 스타는 더 그렇다. 워낙 잘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는 것이 더 싫은 경향이 있다. -_-; 즉, 너무 전쟁을 잘 시뮬레이트해놔서, 내가 열심히 만든 유닛들이 피흘리며 쓰러져가고 열심히 지어놓은 건물들이 다 뽀개지는 광경을 보고 있자면 되려 속이 뒤집어진다는 얘기다.


컴퓨터 3종족 연합군에 무너지는 모습. 사실 3:1은 이기는데 스샷 찍으려고 일부러... 믿어주세요? ㅠㅠ

나는 스타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1:1을 하면 지는 경우가 제법 되고, 그럴 때마다 온몸의 피가 다 끓어오르는 부작용이 있다. 물론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으면 지는 횟수가 훨씬 줄긴 하지만, 그래도 전혀 패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아주 현란한 게임 실력을 자랑한다 해도 100%의 승률은 낼 수 없다. 아주 높은 승률, 즉 9할 정도 되는 승률의 게이머가 있다고 해도, 열 번에 한 번은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하지 않아도, 보는 것은 재미있다. 원래 어떤 승부를 구경하는 것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한쪽에 약간의 감정 이입이 되기 마련이다. (응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더하고.) 그래서 감정을 이입한 쪽이 패하면 아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아쉬움은, 실제로 자신이 경기하다가 패했을 때와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이다. 약간 아쉽긴 해도, 그야말로 멋진 승부군, 하면서 한발 물러서 감탄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대가'를 치뤄가며 경기를 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피가 바짝 마르겠지만.


홍진호 선수와 이윤열 선수의 경기 리플레이.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스타 방송을 즐기는 사람들 중 하나로서 나는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스포츠이든 리그가 존재하려면 방송을 타야 하고, 방송을 타려면 시청자가 많아야 한다. 근본적으로 그 스포츠의 기본적인 인기가 어느 정도 되지 않고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얘기란 뜻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기적적으로' 스타는 그만큼의 인기를 얻어 버렸고, 그래서 방송으로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말 그대로 이들은 21세기의 검투사들이다. 아니, 오히려 21세기의 전쟁영화 주인공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연출하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인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오히려 영화보다도 더한.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전쟁을 치르며, 전쟁 영화를 보고, 그 감상을 나눈다. 싸움은 싫지만, 정정당당한 승부는 좋다. 모순이 아니냐고 말해도 좋다.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고마움은 내 목표이기도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홍진호 파이팅.





^^;
마무리가 이상하지만 양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저 글을 쓸 때만 해도..ㅠㅠ
제가 스타 방송을 보게끔 만들었던 홍진호 선수가 부진의 나락에 잠겨 있을 때,
이 글을 꼭 한번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저 스샷 중 두 개는 제가 직접 찍지 않은 스샷입니다. 하나는 유명한 골리앗과 뮤탈 스샷, 그리고 마지막 스샷은 2003년 홍진호 선수 팬카페에서 퍼온 것입니다.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 죄송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혹은 스크롤 내리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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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1/02 18:29
수정 아이콘
2년이나 썩혀두셨다기엔 아까운 글이네요.

에게로를 외쳐봅니다..

더불어, 홍진호 선수가 살아나길 저도 기원합니다.
폭풍테란황유
07/11/02 18:41
수정 아이콘
홍진호 파이팅.
the hive
07/11/02 18:52
수정 아이콘
히드라 등뼈 맞습니다.
홍진호 파이팅.(2)
스테비아
07/11/02 18:54
수정 아이콘
홍진호 파이팅! 저 리플레이속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세요!
07/11/02 19:27
수정 아이콘
홍진호 파이팅!
돌은던지지말
07/11/02 20:40
수정 아이콘
콩 ㅠㅡㅜ 보고싶어요 ㅠ,ㅜ
마술사
07/11/02 20:42
수정 아이콘
에게로!
홍진호 화이팅!
07/11/02 20:43
수정 아이콘
스샷이 뜨면 더 좋을텐데 ㅠㅠ
07/11/02 20:54
수정 아이콘
콩... 아까는 떴는데 지금은 왜 안 뜨니T^T
블러디샤인
07/11/02 21:01
수정 아이콘
스샷이 안뜨네요 ㅎㅎ 홍진호선수 화이팅!!
07/11/02 21:48
수정 아이콘
트래픽초과로 그림이 뜨지 않네요.
07/11/02 22:31
수정 아이콘
엑박
연합한국
07/11/02 22:45
수정 아이콘
스타가 전략시뮬이긴 해도.. 전략시뮬이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다른 게임보다 떨어지는게 많죠. 더군다나 손빠름이 게임을 60%이상
결정지어버린다는 측면에서 봐도 그렇구요.
물론 흥행성으로 따지면 스타만한것도 없긴 하지요. (볼때의 전율감, 실제 플레이시의 단순하고 스피디한 경기, 등)
필리온
07/11/03 00:00
수정 아이콘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런데 트래픽을 넘어서 엑박이 걸려버렸네요.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PGR에 직접 스샷을 올리고 싶은데 방법을 도통 모르겠네요. html엔 익숙치가 않아서..;
잘 아시는 분 계시면 쪽지나 댓글로 알려주세요..ㅠㅠ
목동저그
07/11/03 01: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노력의천재
07/11/03 02:1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안단테
07/11/03 17:51
수정 아이콘
홍진호 화이팅!!
스샷과 함께 보니까 더욱 좋네요.
07/11/06 10:44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만,

제가 여기서 여러 번 지적했지만, 스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닙니다.
다만 전략을 통한 전투가 실시간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실시간 (Real Time) 전략 (Strategy) 게임이라고 (그래서 RTS) 하는거죠.
차라리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가 (배럭에서 뽑는게 아니고 모병이나 징병으로 하지 않습니까) 시뮬레이션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작사조차 스타를 시뮬레이션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http://www.blizzard.com/starcraft/ 첫 줄에 Intense Real Time Strategy라고 나와 있습니다. Simulation이 없습니다.
http://www.blizzard.co.kr/starcraft/ 한국어 사이트에서는 `실시간 전략`이라고 번역해놨구요.
시뮬레이션이 맞다면 왜 안 써놨을까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란 없습니다. 당장 구글 가셔서 RTS라고 쳐보셔도 됩니다.
해외 어느 사이트를 가보셔도 스타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지 시뮬레이션으로 분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고 (있으면 보여주세요)
게임에 관련된 시상을 할 때 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C&C, AOE, 워3, 워해머, 예전에 존재한 수 많은 RTS 게임들... 시뮬레이션이라고 규정한 곳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대한민국 말구요)


뭐 제작사가 어떻게 자기 게임을 규정하든
국제적으로 어떻게 장르를 나누든
`다 필요 없고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장르를 나누고 정의 내리는 것이 옳다!`라고 하신다면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

글의 가치를 깎아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너무 대놓고 시뮬레이션이라고 하시는 것 같아서 한 마디 적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07/11/06 10:50
수정 아이콘
http://www.blizzard.co.kr/inblizz/awards.shtml#sc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수상 내역입니다. 참고하시라고 올려 봅니다.

# Real Time Strategy Game of The Year -- PC Gamer
# Strategy Game of the Year -- Gamespot
# Strategy Game of the Year -- Games Domain
# Strategy Game of the Year -- Gamesmania
# Best Real Time Strategy Game - Editor's Choice -- Gamezilla
# Best Real Time Strategy Game - Reader's Choice -- Gamezilla
# Best Real Time Strategy Game - Reader's Choice -- Gamecenter
# Best Real Time Strategy Game - Reader's Choice -- Duelist Magazine
# Best Real-Time Strategy Title -- PCFan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지랑이
07/11/06 12:05
수정 아이콘
shovel / 님의 지적은 흥미롭습니다. 제가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장르적으로 '실시간 전략'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그리고 시뮬레이션에 속하는 게임에는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지요?
귀얇기2mm
07/11/06 12:34
수정 아이콘
실시간 전략 게임이란, 실시간으로 전략을 펼치는 게임입니다. 체스나 바둑처럼 한 턴씩 주고 받는 턴 방식 전략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것이지요. 즉, 전략 게임인데 이 전략을 표현하는 방식이 실시간이라는 말입니다.
.
전략 시뮬레이션이란, 전략을 시뮬레이션 하는 겁니다. 전략에 필요한 어떤 조건을(변수) 산정하고 시뮬레이팅 하면 그 결과가 현실에서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고도로 계산하여 도출하는 것입니다. 컴퓨터 모의 실험이라고도 하지요. 시뮬레이션은 꼭 컴퓨터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특성상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발달돼 있습니다. MS Flight simulator 라는 software(game이라고도 하고)를 보면 비행을 Simulation을 하지요.
.
시뮬레이션 게임 예는 en.wikipedia.org/wiki/List_of_simulation_games (웹브라우저 주소 입력란에 넣으세요 ^^;) 이곳을 참조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일기 예보, 군대에서 전투 모의 실험, 항공 등 시뮬레이션은 다양한 분야에서 행하는 영역입니다.
필리온
07/11/06 14:49
수정 아이콘
우선 RTS에 대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RTS는 원래 Real-Time Strategy를 지칭하는 말이 맞네요. RTS라는 게임 장르가 Real-Time Simulation으로 쓰이는 경우는 우리 나라 외에는 없군요. 네이버의 국어 사전에는 RTS를 Real-Time Simulation으로 적어 놓았네요. 좀 낚인 기분이 ...

다만, 시뮬레이션 장르에 대한 얘기는 조금 더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장르에 대해서는 예전에 적어 놓은 글도 있고 해서 얘기거리가 좀 있을 듯합니다.^^ 예전에 써놨던 글에서 살짝 발췌해보겠습니다.

사실,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처음 이 장르의 개념이 만들어질 때는 그저 분류를 위해 차용한 단어였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가장 거대하고 애매한 장르가 되었죠. 애매하다는 뜻은, 정말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장르들이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 아래 뭉쳐 있다는 생각입니다.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모방 표현하는 일이고, 굳이 게임 분야가 아니더라도 오만 잡다한 분야에서 두루 쓰이는 용어죠. 이것이 게임 분야로 오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 또는 행위를 게임으로 모방 표현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너무 포괄적인 장르입니다. 거의 모든 장르가 근본적으로는 시뮬레이션이죠. 현실에서 사람들이 싸우니까 대전 액션을 '파이트 시뮬레이션' 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고, 스포츠 게임을 '스포츠 시뮬레이션' 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애시당초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용어가 생긴 이유는 '비행 시뮬레이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전투기를 조종하는 비행사들의 훈련을 위해 사용되던 시뮬레이션 기계들을 보고, 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장사속 좋은 사람들이 '비행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처음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로부터 장르로 분류하기 힘든 게임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모두 시뮬레이션 이라는 이름 아래 집합하게 되었죠.-_-; (육성 시뮬레이션, 연애 시뮬레이션, 신God 시뮬레이션, 건설 시뮬레이션, 리듬비트 시뮬레이션.. 등등)

이렇게 되어 버린 탓에, 현재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꼭 현실에 "실재"하는 것만을 시뮬레이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윙커맨더의 장르는 스페이스 시뮬레이션이지만 실제로 현실을 시뮬레이트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행선을 타고 우주를 날아다니는 상황을 시뮬레이트하는 것이죠. 즉, 가상 상황인 우주 전쟁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역시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죠. 전략이라는 장르에 속하지만, 그 장르 자체가 시뮬레이션의 성격을 진하게 띠고 있으니까요. 일반적으로는 전략 장르라고 분류하지만, 그 의미상 시뮬레이션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게임의 특성상, 장르라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게임들이 존재하니까요. 액션과 어드벤쳐의 장르를 모호하게 넘나드는 게임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위키피디아의 Strategy_game의 Simulation 파트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This type of game is an attempt to capture the decisions and processes inherent to some real-world situation. Most of the mechanics are chosen to reflect what the real-world consequences would be of each player action and decision. Abstract games cannot be cleanly divided from simulations and so games can be thought of as existing on a continuum of almost pure abstraction (like Abalone) to almost pure simulation (like Strat-o-Matic Baseball).

하지만 스타크래프트가 공식적으로 (우리 나라 말고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어디에서도 불리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RTS란 용어를 잘못 사용한 것은 낯뜨겁네요. (전략 게임에 대해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나라뿐이라는 것은 지금 알았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07/11/06 22:06
수정 아이콘
엑박떠요..
07/11/06 22:17
수정 아이콘
제가 저 댓글을 쓰면서도 느낀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네요;; 전 애초부터 용어의 잘못을 지적하고 싶었지만,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모방 표현하는 일이고, 굳이 게임 분야가 아니더라도 오만 잡다한 분야에서 두루 쓰이는 용어죠. 이것이 게임 분야로 오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 또는 행위를 게임으로 모방 표현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너무 포괄적인 장르입니다. 거의 모든 장르가 근본적으로는 시뮬레이션이죠. 현실에서 사람들이 싸우니까 대전 액션을 '파이트 시뮬레이션' 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고, 스포츠 게임을 '스포츠 시뮬레이션' 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

필리온님의 이 대목은 저도 정말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입니다... 일리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하구요,

아지랑이/ 님이 질문하신 부분이라면...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군대에서 사용하는 워게임류나, 제가 위에 언급했던 삼국지 시리즈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시뮬레이션 게임은 위키 가보시면 분류 잘 해놨고 많이 있지만, 유명한 것 꼽으라면 역시 플심, 심시티, 더 심즈 등이 있겠고, 폐인 양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FM도 애초부터 시뮬레이션을 하는 겁니다.
07/11/07 01:53
수정 아이콘
잠시.... 뮤탈리스크 대형입니다.
07/11/07 09:52
수정 아이콘
뮤탈 소형아닌가요?? 소형으로 알고있는데..
그래서 터렛이나 골리앗 한테 쎈거 아니었나요?
연합한국
07/11/07 14:27
수정 아이콘
소형 맞아요.. 덕분에 커세어한테 더럽게 안죽죠..
(이상 방금 투스타로 시작했음에도 뮤탈에 발린 프징징 유저의 한숨이였습니다.)
07/11/07 22:11
수정 아이콘
무탈은 소형, 골럇 공격형태는 폭발형.. 밀집도는 무탈이 절대유리.. 저정도면 무탈이 이길듯 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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