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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02 16:20:15
Name 화무십일홍
Subject 시 읽어주는 남자 어떤가요?
아직 연인은 아닌데 서로 호감 가지고 만나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어제 카톡을 주고받다 간장게장에 밥 먹는다길래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를 보내줬는데
슬프긴 한데 맛있다며 밥 두 그릇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데이트하다가 남자가 시 읽어주면 여자분들 좋아하시나요?
요즘 세상에 이상한 사람도 다 있네 취급 받나요.
김용택 시인의 참 좋은 당신
김재진 시인의 장미꽃
낭송해주고 싶은데 좋은 사랑시 또 없는지요.

-----------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어느 봄 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곁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장미꽃 /김재진
양이 뜯지 못하도록
가시를 내밀고 있는 꽃
감기에 걸릴까봐
유리덮개로 바람을 막아줘야 하는
예쁜 내 장미꽃,
별을 쳐다보며 나는 별 속에
네가 피어 있을 것이란 상상으로 행복해진다.
눈감으면 느낄 것 같은
네 향기 떠올리며 따뜻해진다.
네 마음이 보내는 환한 빛.

별같이 많은 사람 가운데
아, 나는
네가 걷고 있을 것이란 생각 하나로
세상의 험한 길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만 사랑 받기 위해 우린 사랑하지만
그 사랑 깊어지면
어딘가에 누가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로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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왱알왱알
12/11/02 16:23
수정 아이콘
그.. 그러지 마세요 여자가 부담스러워 합니다
Love&Hate
12/11/02 16:23
수정 아이콘
슬프긴한데 맛있다며 밥두그릇 비워내셨는데
안읽어주시는걸 더 좋아하실듯;;
마음속의빛
12/11/02 16:24
수정 아이콘
시를 읊어줄 때의 분위기나 듣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다르겠네요.
밀가리
12/11/02 16:26
수정 아이콘
멋있는 사람이 하면 멋있는거고, 비호감인 사람이 하면 비호감이겠죠.
너는강하다
12/11/02 16:27
수정 아이콘
그냥 시집한권 선물해주는게 적정선인것 같은데요.... 일반적인 취향의 여성이라면요.
This-Plus
12/11/02 16:28
수정 아이콘
멋있고 없고를 떠나,

제가 여자분이라면 다 듣고 나서 리액션하기가 굉장히 버거울 것 같네요.
네오유키
12/11/02 16:30
수정 아이콘
가끔 한 소절 정도야 괜찮지만 전체를 다 낭독하면 이상할 것 같아요. 사랑을 속삭이는 한 문장 정도가 적당하겠죠...
소유이
12/11/02 16:31
수정 아이콘
저도 시를 가끔 읽어줍니다
물론 기존에 있던 시 말고...
그냥 길가다 생각나는대로 애드립으로...농담삼아 하는데...

저기 저 닭꼬치가 날 보고 웃네
꼬챙이 찔려 화할텐데
아물지 않은 그 모습으로 웃어주니 어찌 지나치랴
내 주머니 잡히는게 없으니
기여이 그녀에게 부탁을 하리라
내 마음도 지나칠리 없으니
기여이 그녀에게 부탁을 하리라

이런식으로 닭꼬치 떡볶이 등등 많이 뜯어먹었습니다

진짜 시도 들려주려고 시도했는데
가장 많이 돌아온 단어가 "씨끄러" 였습니다......
一切唯心造
12/11/02 16:31
수정 아이콘
슬프지만 밥을 많이 드셨으니 읽어주지 마세요
여성분의 표정이 상상이 가네요
12/11/02 16:35
수정 아이콘
시완얼...
12/11/02 16:35
수정 아이콘
시완얼의 경우가 아니라면 안하시는게...
도시의미학
12/11/02 16:37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에는 꼭 시를 읽어주고 싶다하시면 연인이 되고 난 후에 예쁘게 적던가, 프린트를 해서 전해주는게 더 나을 거 같네요.
12/11/02 16:41
수정 아이콘
간장게장으로 식사하고 계신 분한테 저 시는 좋지 않은 선택인듯 싶습니다 ;;; 저라면 밥맛 떨어졌을듯
화무십일홍
12/11/02 16:43
수정 아이콘
꽃도 주지 마라! 시도 낭송해주지마라! 이 땅에 로맨스는 다 어디..는 개뿔.
안 읽어주는 게 낫겠네요.
시완얼이라니.. 덜덜덜
예전에 어릴적에 연애할 땐 가끔 낭송해주고 그랬거든요.
제가 너무 구시대적인것 같아요. 휴 ㅠㅠ
12/11/02 16:45
수정 아이콘
그냥 모든 이벤트의 완성은 얼굴이죠..
사악군
12/11/02 16:47
수정 아이콘
낭송하시는 유형의 시를 좋아하는 여자분은 좋아하실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럴 확률이 별로 안 높아보여요..
절름발이이리
12/11/02 16:53
수정 아이콘
다소 느끼할 것 같네요.
너에게힐링을
12/11/02 16:56
수정 아이콘
전 시를 유머러스하게 응용은 하는 편입니다.
풀꽆-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이쁘다
너도 그렇다

요정도의 시면 부담이 없을 듯 합니다.
애니가애니
12/11/02 17:12
수정 아이콘
여자를 만날때 진지함은 고백할때 말고 필요없다고 하였사옵니다. [m]
인간실격
12/11/02 17:14
수정 아이콘
시 좋아하시는 분이면 좋아할거고 아니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죠. 이런 거 고민하기 전에 상대방 취향 파악이 먼저 아닐까 싶네요.
Tristana
12/11/02 18:47
수정 아이콘
시완얼 크크크
근데 좀 느끼할 거 같긴 하네요 부담스러울 수도..
라라 안티포바
12/11/02 19:02
수정 아이콘
여자들을 시 읽어주는 남자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좋아하는 남자가 시 읽어주는걸 좋아할거 같아요.
사티레브
12/11/02 19:17
수정 아이콘
시써서 읽거나 편지로주면 좋아하긴하더라구요
참된깨달음
12/11/02 20:31
수정 아이콘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떠오르는 시가 있고 읽어주고 싶어서 읽어준다면 아무리 서투르더라도 그 마음이 전해질 것이고,

님의 감성을 있는 받아 주는 여성 분이 있다면 그 분과 님은 잘 어울리는 사이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뽀로로
12/11/02 20:36
수정 아이콘
남자친구가 읽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사귀기 전에 읽어주면 부담스러워서 있던 호감도 없어질 것 같아요.....
12/11/02 21:03
수정 아이콘
자기가 읽으면 되지 않나요?/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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