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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09 19:31:58
Name 폰독수리
Subject [LOL] 결승 2세트 두번째 복기(사진이 많습니다.) (수정됨)
글을 시작하며

1세트는 양 팀의 견해차이가 초반부터 정면충돌하면서 무게추가 삼성쪽으로 빠르게 기울었습니다.
그 후 삼성은 스노우볼링을 완벽하게 굴렸고, skt는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끌려다니다가 바론에서의 저항이 실패하고 결국 삼성이 승리했죠.

반면 2세트는 다릅니다. 삼성은 국지도발을 시전했고 skt는 아예 평화협정을 거부했습니다. 디테일하게 살펴볼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초반 구도에 대해서만 다뤄보려고 합니다.

2세트의 픽밴을 다룬 글에서 자르반이 2세트의 변수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부분을 상기하면서 읽어주시면 더 흥미있게 읽으실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밴픽 구도로 미루어 볼때, 1세트를 패배의 원인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플랜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skt의 새 플랜은 이렇습니다.

탑 미드 봇이 전부 라인 주도권을 잡는 픽을 가져온다.
그냥 덤으로 밴했었던 자르반 대신 전판 까다로웠던 자크를 밴하자.
1세트를 보아하니 어차피 삼성은 자르반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듯하다.
설령 자르반이 나와도 우리는 그라가스에 탑미드봇 모두 주도권 잡는 픽을 할꺼니까 큰 위협은 안된다.

특이점은 1세트와는 다르게 카시오페아 대신 상대적으로 로밍 성능이 우수한 라이즈를 택했다는 점입니다.
라이즈는 말자하가 6레벨을 찍은 이후 미드갱킹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고삐풀린 엠비션이 연거푸 창의적인 움직임을 보여줬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skt는 삼성이 상상조차 못할정도로 지독하게 자르반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플랜을 세웁니다.
물론 그렇게되면 그라가스의 라입개입력이 줄어들겠지만 미드갱킹의 부담에서 해방된 라이즈의 로밍으로 게임을 터뜨릴수 있다는 의도입니다.

1세트에서 카시오페아가 말자하를 완전히 터뜨리거나 미드라인에서 강력하게 어그로를 엄청 끌어주고 그동안 그라가스와 우월한 라인전의 봇듀오가 봇타워퍼블을 내면서 스노우볼을 굴리려 했던 플랜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자신들의 말자하에 대한 견해가 틀렸음을 정확하게 인지한 skt의 정확하면서도 발빠른 대처가 인상적입니다. 




반면 삼성은 1세트와 동일한 봇의 픽밴구도 때문에 skt가 여전히 봇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글이 자크에서 자르반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라가스와 동선이 부딪혀도 1세트만큼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skt가 나르를 강제로 떠넘겨주더니 카운터로 야스오를 골라서 탑라인의 주도권을 내주게 생긴 마당입니다.
1세트와 정반대가 된 탑구도이지만 1세트와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야스오가 근접 챔프고 질풍검 때문에 딜교환을 시도하려면 라인을 밀수밖에 없는 챔프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삼성은 나르가 적절하게 당긴 라인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파밍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1세트에서 탑이 합의점을 찾고 평화협정을 맺은거라면, 2세트는 나르가 먼저 라인형성을 의도하고 야스오는 거부하려는 구도가 나왔습니다. 대신 야스오가 탑미드 동선에 영향력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판단을 근거로 자르반은 선블루 동선을 짭니다.

잠시 봇얘기를 해볼까요. 1세트에서 자크가 봇미드동선을 피하려고 선레드 스타트를 했기 때문에 안그래도 밀리는 자야 잔나가 크게 손해를 보고 상대의 다이브를 의식해서 아예 cs를 버리는 구도가 나왔습니다.
탐욕스러운 삼성은 이왕에 선블루할 생각이면 리쉬에서 해방된 봇이 사소한 부분이라도 이득을 취하게 해주려는 움직임을 설계합니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사소한 이득도 놓치지 않으려는 치밀한 운영이 돋보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양 팀의 초반플랜 충돌은 skt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skt가 픽밴과정에서 작정하고 삼성의 초반플랜을 유도했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그런것을 떠나서 삼성은 꼼꼼하긴 했지만 수동적인 플랜을 구사했고 skt는 굉장히 적극적인 플랜을 구사했습니다.
모든 승부에는 운이 개입합니다. 행운을 끌어당긴 것은 적극적인 전략을 완성도 있게 수행한 skt의 실력입니다.


1세트 인베구도에서 양 팀은 자신들의 플랜에 충실했습니다. 그래서 두 팀 모두 상대의 동선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2세트 인베구도에서도 양 팀은 자신들의 플랜에 충실하게 행동합니다. 그래서 두 팀 모두 뭔가를 시도합니다.



미니맵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삼성의 플랜 상 자야와 잔나가 리쉬에서 해방됐습니다. 자르반은 자야와 잔나가 공격적인 포지션의 부쉬를 점거할수 있도록 봇으로 함께 움직입니다. 만약을 대비해 말자하도 미드와 봇 사이로 움직입니다. 팀적으로 봇에 집중했기 때문에 나르는 야스오를 보자마자 바로 도망갑니다.
자르반은 자야와 잔나가 원하는 포지션을 잡고난 후 선블루를 위해 귀환합니다.

한편 skt는 자르반의 정글링을 말리기 위해 상대의 블루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들어오는 skt의 탑정글미드 중 삼성에게 발각된건 야스오 뿐입니다.



나르는 계속 빼고있습니다. 여전히 삼성은 라이즈와 그라가스의 위치를 모릅니다.
skt가 성공적으로 삼성의 블루지역에 침투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보여지는 두 가지 특이점이 2세트의 인베상황에서 삼성의 상황인식을 보여줍니다.

첫번째는 나르가 슝슝을 이미 찍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자르반의 선블루를 낙관한 삼성의 다소 안일한 판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는 삼성이 skt의 블루인베 의도를 전혀 짐작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두번째는 나르와 자르반의 움직임입니다. 야스오를 쫓는 무빙을 취합니다. 삼성은 그라가스와 라이즈가 이쪽이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습니다.



삼성봇듀가 공격적인 포지션의 부쉬를 둘다 점령했습니다. 그런데 바루스 룰루는 보이질 않습니다. 이 사실을 근거로 skt의 블루인베 가능성을 고려할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너무 어려운 판단입니다.

skt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결국 삼성의 판단미스를 유도합니다. 그 대가로 자르반의 플래시가 빠집니다.
삼성은 자르반의 플래시가 빠진 뒤에도 그라가스가 자신들의 블루로 정글링을 시작할 의도임을 눈치채지 못하고 미련을 못 버리다가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그냥 블루팀 레드로 달립니다. 체력을 손해보고 동선도 꼬이고 레드를 노리쉬로 먹어야해서 자르반의 정글링이 말렸습니다.

그런데 게임이 시작한지 1분 33초가 지난 이 시점에서 skt의 과감함은 충격적일 정도입니다.
봇의 전진 부쉬를 모두 장악하고 있던 삼성봇듀는 의아함을 느꼈을겁니다.

바루스와 룰루의 동선을 봐주세요.
확신할순 없지만 만약 자르반이 블루를 포기하지않고 대규모 1레벨 교전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포지셔닝으로 추측됩니다.



부메랑 던지기도 없는 나르가 어떻게든 skt의 선블루를 적극적으로 견제해봅니다.
하지만 나르의 이 플레이는 실수입니다. 자르반의 플래시가 빠질 때 그라가스가 몸통 박치기를 찍었기때문입니다.
아마도 skt의 과감한 플랜에 당황해서 커뮤니케이션이 안된 모양입니다. 이 실수 때문에 나르의 텔과 플래시가 빠집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삼성이 애초에 계획했던 봇플랜이 성공해서 봇라인이 라인을 먼저 밀었습니다.  
자르반이 아군 레드를 먹고 상대 블루로 달린 플레이의 근거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판단은 삼성의 실수입니다.
라인이 밀리면서도 출장나간 룰루가 자르반의 블루카정을 방해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자르반은 블루도 못 먹고 동선도 엄청 손해봤습니다.

skt는 다섯명 모두가 합세해서 자르반을 견제했고 자르반의 정글링은 완전히 말려버렸습니다.



skt는 집요합니다.

말자하 상대로 선푸시에 성공한 라이즈가 블루카정을 포기하고 블루팀 레이스를 먹고있는 자르반을 압박합니다
가시밭길을 걷는 엠비션. 고행 끝에 레이스를 클리어한 엠비션에게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블루팀 블루로 시작한 그라가스는 레드팀의 레이스와 레드 동선을 택하는게 정석적인 판단입니다.
상술한대로 나르는 라인프리징할 계획이기 때문에 자르반이 탑쪽에 힘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늑대->두꺼비 동선은 클리어한 뒤 귀환->작골로 봇동선을 짜면 말린 정글링이 그나마 복구가 됩니다.
하지만 레드팀 레드를 먹고 블루팀 블루정글로 카정을 들어올 그라가스와 조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르반의 플래시가 빠진 상태에서 그라가스와 조우하는 것은 굉장한 리스크입니다.

반면 작골은 리스크는 없지만 정석적인 스텝을 밟은 그라가스에게 블루팀 늑대와 두꺼비를 카정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선택에서 자르반은 레드팀의 블루정글 카정을 성공시키지않으면 아예 망해버립니다. 그런데 아까 룰루의 방해가 자꾸 머릿속에 맴돕니다.

결국 엠비션은 전자를 선택합니다.



한편, 나르의 스펠이 전부 빠졌기 때문에 야스오가 적극적으로 딜교환을 시도합니다.
잘 풀리면 블루팀 블루정글 동선을 잡을 그라가스와 다이브 각을 노려볼수 있기 때문에 야스오의 선택은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큐베가 훌륭한 움직임으로 딜교환에서 이득을 보고 라인 프리징에 성공합니다.

skt의 플랜에 아주 작은 균열이 생겼습니다.



탑에서 딜교환이 의도대로 안됐지만 그렇다고 skt가 손해본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라인을 밀어넣은 쪽은 야스오입니다.

블루팀 늑대에 찍히는 skt의 핑이 보이시죠? 자르반의 움직임은 skt의 손바닥 안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라가스가 바위게를 먹지 않고 바로 왔다면 낑낑대며 두꺼비를 잡는 중인 자르반과 마주칠수 있었을겁니다.
그래서 복기 초반, 저는 그라가스가 바위게를 먹은 판단이 실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skt의 플랜이 정확했습니다. 자르반은 플래시가 없습니다. 칼날같은 타이밍으로 그라가스가 킬각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전까지 팀의 플랜대로 적극적인 플레이를 계속 성공시키던 피넛이 이 킬각을 놓칩니다.
뒤늦게 자르반을 추격하지만 자르반은 타워쪽으로 도망간 뒤 집에 갑니다. 늑대, 두꺼비 전부 먹었고 이제 자르반은 탑동선에 볼일이 없습니다.

skt는 엠비션의 선택이 틀렸음을 증명했지만 피넛의 실수로 대가를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탑에서 야스오의 노림수가 실패했기 때문에 나르 압박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라가스는 옳은 판단을 했음에도 국지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보상은 커녕 동선에서 손해를 보고 말았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저 부쉬에서 대기합니다. 부쉬의 와드는 삼성의 것입니다.

복기에서 제가 플레이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판단의 합리성입니다.
결과가 안 좋았어도 판단이 옳았다면 좋은 플레이라고 복기합니다.
설령 판단이 틀렸어도 근거가 합리적이라면 나쁜 플레이는 아니라고 복기합니다.
판단 근거가 비합리적이면 나쁜 플레이라고 복기합니다.

그런데 이 대기 플레이는 좀 이상합니다. 삼성의 라이너들은 다 라인에서 있고 자르반은 집에 있다는 것을 빤히 알고있는데 대체 왜...
저 판단을 세심히 복기해봤지만 제 안목으로는 도무지 근거를 찾을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근거가 합리적인지 비합리적인지 복기할수조차 없었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이 대기 플레이는 추가적인 시간&동선 손해를 일으킵니다.  
뒤늦게 귀환을 시도했지만 와드로 그라가스의 귀환을 확인한 나르가 짬을 내서 그라가스의 귀환을 방해합니다.
그때 자르반이 우리 블루로 들어왔다고 판단한 그라가스는 귀환을 포기, 미드를 가로지르는 비효율적인 동선을 타고 레드팀 블루로 향합니다.

한편 라이즈가 라인을 먼저 밀어넣고 집으로 귀환합니다. 삼성은 라이즈의 위치를 정확히 포착할수 없습니다.



그라가스의 비효율적인 동선 때문에 엠비션이 확신을 가지고 천금같은 봇미드바위게를 먹을수 있었습니다.

미니맵을 잘 보시면 skt의 블루에 핑이 마구 찍히고 있습니다. 룰루가 블루로 백업 가는게 보이시죠?
라이즈는 거의 도착했고 텔 말자하라지만 라인 밀어넣고 이제 막 집에가는 중이기 때문에 플래시도 없는 자르반의 블루카정은 누가봐도 무리입니다. 그라가스의 대기 플레이 때문에 추가적인 판단미스가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자르반은 블루에 아예 관심이 없었습니다.
skt봇의 출장이 세번째입니다. 삼성봇듀는 조금의 여유를 더 얻었습니다.

삼성봇듀는 몇번의 여유를 얻었지만 상성차이 때문에 결국은 주도권을 내줄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금 저 라인을 밀어넣은 뒤부터는 계속 skt봇듀에게 라인 주도권을 뺏깁니다. 미드 탑도 상성상 주도권은 계속 skt의 차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챙길수 있었던 저 바위게는 삼성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격렬했던 skt의 파상공격이 잠시 주춤했습니다. 삼성이 겨우 한숨을 돌린 이때, skt의 미드라이너가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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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9 20:08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서로감싸주기
17/11/09 20:12
수정 아이콘
2경기는 진짜 라이즈 압박이 엄청나더라구요. 라인 싸움도 우위이고 클리어도 먼저 하니까 클리어 하고 라인에서 잠깐 안비춰줘도 삼성 탑 봇 정글이 전부 벌벌 떠는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예전 2, 3시즌 때 잘나가던 트페 느낌이랑 비슷한거 같습니다.
서로감싸주기
17/11/09 20: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라가스가 바위게를 먹지 않고 왔다면 낑낑대며 바위게를 잡는 중인 자르반과 마주칠수 있었을겁니다.]

낑낑대는 엠비션이 잡고 있던 것은 바위게가 아니라 두꺼비!
오타인거 같습니다.

두스트림에서 실시간으로 채팅하면서 보고있었는데 저 장면에서 다들 피넛 그라가스가 바위게 안먹고 바로 압박왔으면 엠비션 자르반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더군요 크크
폰독수리
17/11/09 20: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바위게와 두꺼비를 착각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그라가스가 바위게를 먹지않고 바로 왔으면 자르반이 그라가스에게 원콤이 안 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천둥 그라가스가 아니기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직전 상황에서 딜교환 이득을 본 큐베가 동선상으로도 더 가깝기때문에 skt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생깁니다.

오히려 바위게를 먹고온 판단이 결과적으로 날카로운 타이밍의 킬각을 만들어냈는데 피넛의 망설임이 킬각을 놓칩니다.

완벽했던 skt의 초반 플랜에서 너무 아쉬운 실수였습니다.
bemanner
17/11/09 20: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야스오가 나르를 어느정도 카운터칠 수 있냐는 거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저는 최고 수준의 나르-야스오면 5:5로 봅니다)
'노텔 노점멸 나르'가 우리 정글까지 망한 상황에서 라인전을 자유자재로 끌고가면서
심지어 적 정글이 카정오는 거까지 커버치는건 정말 어마어마한 실력이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사실 1분에 이미 동실력이면 게임이 성립이 안되는 수준으로 터진 건데, 탑 정글의 기량차이가 나서 게임이 완전히 터지는 걸 막았다고 봐요.

물론 야스오가 라인전 그냥저냥 가져가고, 피넛이 움직임이 둔하긴 했어도 스노우볼을 굴리는 속도가 늦춰진 거지, 스노우볼이 뒤집히는 건 나중 일이지만요.
폰독수리
17/11/09 20: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위에 캡쳐한 야스오의 딜교환 시도 상황에서 큐베는 부메랑 던지기를 적중시킨 뒤 강철폭풍을 무빙으로 피하고 카이팅으로 슝슝을 두 번 터뜨립니다.

큐베의 이 플레이로 탑다이브각 설계는 무의미하게 돌아가고 나르가 안정적으로 라인프리징에 성공합니다.

skt의 완벽한 초반 플랜에 길항한 큐베의 첫번째 득점입니다.

그런데 사실 나르가 라인프리징하기로 결심한 시점에서 나르의 스펠, 특히 플래시의 부재가 그렇게까지 아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라인을 프리징하면 나르 본인에게 위협이 되는 플레이는 다이브뿐인데 6레벨 전에 그라가스 야스오가 나르에게 다이브를 성공시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쓸 글에서 다룰 내용이지만, 저는 2세트 skt를 무너뜨린 책임에 후니의 지분이 절대적이라고 보고있습니다.
뱅이나 피넛은 국지적인 실수 수준이었지만 후니는 마치 솔랭 야스오처럼 플레이했고 실제로 솔랭 야스오처럼 팀을 무너뜨렸습니다.
피넛은 저 대기 플레이 이후로는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폰독수리
17/11/09 20: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복기는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판단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요는 삼성과 skt가 어떻게 판단했냐입니다. 복기는 양 팀의 선택과 결과를 대조하면서 확인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할수 있습니다.

skt가 1세트의 카시오페아처럼 완전히 박살내려고 야스오를 고른건지 단지 라인 주도권 확보와 그라가스와의 궁극기연계 정도를 의도하고 고른건지 우리는 알수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skt가 삼성에게 나르 선픽을 강요했을 정도로 야스오라는 카운터 픽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나르 야스오 구도에서 라인프리징을 성공시킬 수 있다. 라인프리징에 성공하면 탑정글의 압박을 독자적으로 견딜수있고 미드까지 3인이 오더라도 잘만 풀리면 살수 있다. 라는 나르에 대한 견해를 큐베의 인플레이로 증명합니다.

skt도 라인을 민 야스오의 로밍으로 몇 번의 득점을 합니다. 실제로 skt의 성공적인 초반 플랜에는 야스오의 공이 꽤 큽니다.
다만 그 이후 파일럿 후니의 비합리적인 움직임이 치명적인 실책들을 야기하면서 야스오 픽이 무의미해지고 말았습니다.
고스트
17/11/09 21:36
수정 아이콘
견해의 교환이란 분석 방법이 너무 멋집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VrynsProgidy
17/11/10 06:13
수정 아이콘
저는 나르의 1렙 정글견제 플레이가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야스오와의 라인전에서 텔플이야 없어도 그만이고 상대 정글링을 단 몇초라도 묶어두는게 훨씬 유리하니까요.

플이 없어서 겪을 수 있는 유일한 문제는 갱에 취약해진다는건데 그라가스의 정글링을 늦추면 그 만큼 안전해지는 효과도 있으니 해볼만한 시도였다고 봅니다.
폰독수리
17/11/10 08: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문에서도 언급한 내용이고 말씀하신 부분에도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나르의 플래시가 갱회피에만 가치가 있는것은 아닙니다.
플 없는 자르반 상대로 플 있는 그라가스가 계속 카정을 들어오는 상황에서 플래시가 나르의 백업능력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예를들어 피넛이 킬각을 놓쳤던 그 상황에서 만약 피넛이 바위게를 안먹고 바로 들어왔다면 나르의 백업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수있습니다.

나르의 블루견제로 그라가스의 블루정글링이 방해받은 시간은 6초 내외입니다.

게다가 직전상황에서 삼성이 skt의 블루인베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했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나르의 저 플레이도 실수라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VrynsProgidy
17/11/10 06:22
수정 아이콘
그리고 야스오는 나르의, 아니 상대가 그 어떤챔이어도 하드 카운터는 절대로 될 수 없는 픽인거 같아요.
라인전에서 하드 카운터가 되려면

라인 홀딩
타워 체력 견제
타워끼고 막타먹는 상대 견제
안정적인 다이브

이 넷중 하나는 되어야 하는데 야스오는 앞의 셋은 어림도 없고 마지막도 거의 불가능하죠.

내가 얘랑 싸우면 진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각인시키면 그걸 바탕으로 얻어낼게 있어야 하는데 야스오는 그냥 라인빨리 밀고 로밍가는게 전부고 보통 그 정도로 하드카운터라는 표현을 쓰진 않으니까요.

전략적인 카운터라면 몰라도 전술적으로는 나르가 불리할게 없는 매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폰독수리
17/11/10 08: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큐베가 인플레이로 증명했습니다.

다만 skt가 어느정도의 견해를 가지고 카운터 야스오픽을 선택한 것인지는 우리가 정확하게 알수 없습니다.

사실관계야 어쨌든간에 skt는 1세트에서 탑 후픽을 포기하면서까지 큐베에게 나르를 주기 싫어했는데 갑자기 2세트에서는 밴픽을 꼬면서까지 상대에게 나르 선픽을 강요했습니다.

이점을 미루어 볼 때 skt가 나르 카운터로 야스오를 고르려는 강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은 확실합니다.
17/11/11 13:17
수정 아이콘
정말 훌륭한 분석입니다. 잘보고있습니다
1등급 저지방 우유
17/11/13 22:29
수정 아이콘
결승전은 지났지만, 이런 분석은 참으로 좋습니다.
다시금 경기를 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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