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팅
너무나도 '와인 매니아'다운 요구사항, 와인리스트
유명한 와인 매니아이자 심지어 직접 운영하는 포도 농장의 와인까지 선보이고 있는 스팅.
"나를 포함한 밴드 멤버들 전원에게 질 좋은 프랑스산이나 칠레산 와인만 구해 달라."
그의 라이더에는 온갖 종류의 와인리스트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이렇게, 그의 주문은 오직 와인이었다. 그 리스트는 2000년도 산의 까베르네 쇼비뇽, 샤도네이 품종의 칠레와인 식으로 굉장히 디테일하여 공연기획사는 그 와인들을 찾기에 바빠지기 시작했고, 서서히 그들은 와인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국내 와인 수입업체로부터 로스 바스코스를 선물받은 그는 이 와인에 감동하여 한국에 머물면서 200만원어치나 해치우고 출국했다고 한다. 이렇게 와인매니아인 스팅은 무대 옆에도 와인 테이블을 별도로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할 정도였다고 한다.
2. 스콜피온스
항상 시바스리갈 5잔으로 건배하던 그들. 그러나, 시바스리갈은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록 밴드의 요구조건에는 역시 보드카, 위스키, 맥주 등의 술 리스트로 가득하다. 그 중 스콜피온스는 반드시 '미디엄 사이즈의 시바스리갈'을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5명의 멤버들이 항상 무대에 올라가기 전 반드시 직접 캡을 따고 온더락 다섯 잔에 정확히 나누어 따른 후 함께 건배를 외치는 의식을 치루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연 두 번째 날, 전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시바스리갈을 어느 스태프가 몰래 마셔버리는 바람에 남아있던 남은 한 병이 없어 진 것이다.
무대에 오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대기실은 비상상태 발령! 공연기획사 측은 황급히 가까운 편의점으로 달려가 시바스리갈을 찾았지만, 편의점에는 작은 병의 미니어처만 팔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편의점 창고까지 뒤져 미니어쳐 샘플러 40병을 모두 사가지고 다시 대기실로 도착했다. 스콜피온스 멤버들은 40병의 미니 시바스리갈을 보더니, 너무 귀엽다며 폭소를 터뜨렸다. 그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40병의 뚜껑을 일일이 따서 나눠 마시고는 유쾌하게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3. 림프비즈킷
준비해주는 데로 감사히 먹겠습니다
세세한 것들을 하나하나 모두 집어주는 팝 스타들의 라이더때문에 기획사는 공연 전 항상 긴장하지만, 의외로 까다롭지 않고 수더분한 스타일의 뮤지션들이 있다.
최근에 내한한 림프 비즈킷은 에비앙, 볼빅 등의 생수 브랜드를 선호하는 외국 스타들과는 달리 일반 국내 마트 브랜드의 생수도 잘 마시고 외국 브랜드의 맥주보다는 국내산 맥주를 먼저 동내는 등의 고분고분한 성격을 보여주어 케이터링 담당자에게 이쁨(?)을 받았다.
4. 레드핫칠리페퍼스
야외 행사 텐트를 명상 공간으로 개조시키다
2003년 레드핫칠리페퍼스와 제인스애딕션, 그리고 국내 록밴드 팀의 합동 야외 공연. 기획사는 모든 팀들에게 똑 같은 사이즈의 몽골텐트와 같은 수량의 테이블, 전기라인을 제공했다.
외국밴드들의 스탭들은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기실 바닥에 페르시안 카페트를 깔고, 양초도 켜놓고, 명상을 위한 공간까지 갖춘 최고의 대기실로 변신시켰다.
그런데 당시 국내 록밴드 일행은 리허설 시간이 다 되어 도착했고, 외국 밴드의 대기실을 가리키며 해외팀과 국내팀을 차별하냐며 기획사측에 항의를 했다. 그들은 자체 스탭들이 일찍부터 와서 직접 준비한 것이라는 기획사측의 설명을 들은 그 밴드의 스탭들은 멤버들과 멍하니 대기실 의자에 앉아 투덜거리기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5. 엘튼 존
엘튼 존의 대기실
신데렐라 동화처럼 1988년형 회의실이 5성급 스위트룸으로!
지금까지 내한했던 뮤지션들 중 대기실의 궁극을 보여주었던 것은 바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했던 엘튼 존. 그는 대기실만을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스태프까지 두고 있을 정도였다. 기획사는 까다로운 엘튼 존을 맞이하기 위해 88년도 이후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던 VIP룸 벽면의 묵은 때를 일일이 벗겨내고, 소파 위에 실크 커버까지 재단하여 입혔다.
엘튼 존 측은 대기실 벽면의 70%이상을 나무와 꽃으로 뒤덮어줄 것을 요구했는데, 심지어 꽃은 안개꽃이나 백합과 같은 자잘한 것들은 안 되며 나무도 침엽수가 아닌 활엽수로 해달라는 식의 자세한 추가 설명을 달았다. 결국 기획사측은 300여만원을 들여 '꽃과 나무'로 대기실을 채워놓았지만, 엘튼 존의 대기실 담당 스태프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현금 다발을 건냈다. 그 돈으로 꽃과 나무를 더 채워달라는 요청이었다.
엘튼 존 측에서 직접 가지고 온 대기실 물품의 규모는 다른 뮤지션들이 보통 가지고 오는 짐에 비하여 3배나 되었다. 게다가, 카펫 4장과 침대, 그리고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통풍 파이프까지 달린 대형 공기청정기까지 직접 가지고 왔다.
엘튼 존이 도착하기 몇 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 공연 기획사 직원들은 그 많은 짐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난감했다. 그때 등장한 엘튼 존 측의 대기실 담당 스탭! 그는 방 한가운데에 서서 그 짐들의 위치를 손가락 하나로 일일이 지정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허름했던 주경기장의 VIP룸은 1시간 만에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변신되었다고 전해진다
6. 레이디가가 & 뮤즈
의외로 얌전하고 까다롭지 않던 그들
톡톡 튀는 발언과 독특한 의상으로 화제를 모은 레이디가가 역시 공연 전에 경건하게 스텝들과 함께 기도를 하는 등 의외로 굉장히 얌전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기획사 직원들을 오히려 긴장(?)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뮤즈. "1 x English or English Language newspaper (Herald Tribune, Independent, Times etc etc), 1 x DVD of runner's choice (i.e. something you like, don't mind if it is a rip)" 뮤즈는 이렇게 커피테이블 위에 영자 신문과 DVD타이틀을 놔주기를 요청했고, 그들은 정말 대기실에서 점잖게 신문을 보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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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피온스 시바스리갈 몰래 훔쳐먹은 간 큰 스태프..
그나저나 엘튼존 성님은 섬세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