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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30 23:52:19
Name 새벽바람
Subject 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비율
자유게시판에서 아내가 집안일과 양육을 전담하고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예전부터 갖고 있던 의문이 다시 떠올라서 글을 씁니다.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아서 읽기 좋도록 먼저 질문의 요지를 축약하자면..
"과연 결혼 후에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여건만 허락한다면 집안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까" 입니다.  (이하 일이라 하면 집안일이 아닌 사회생활을 하며 돈을 벌어오는 것에 한정하여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집안일이 가치적으로 더 낮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저 같은 경우는 어쩌다 보니(?) 자타공인의 미친듯한 워커홀릭으로 살고 있지만 (심지어 군대에서도 워커홀릭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 실은 집안일을 하는 게 더 잘 맞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으니 먹고는 살아야겠고 미친 듯이 일하면서 살고 있지요.

제 주변의 다른 남자들을 보면, 일부는 정말로 일을 평생 해야겠다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당장 때려치우고 싶다. 정말 하기 싫다. 지금 일이 너무나 싫고 가능만 하면 무조건 이직하고 싶다. 로또나 되면 좋겠다. 하지만 가장이니까 (혹은 앞으로 가장이 되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죽을 맛이지만 한다. 이런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아직 한국에서 남자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탓에 '집안일을 하고 싶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어찌 됐건 자아실현이니 일을 하고 싶니 하는 사람은 일부의 한정된다는 이야기이지요.

제 주변이나 지인의 여자들 역시 비슷합니다. 일 안 하고 살고 싶다. 남편이 부자였으면 좋겠다. 나름 S대까지 나온 분들도 그냥 집에서 일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싱글이라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다. 입니다. 특히 여자를 통해서 듣는 다른 여성분들의 생각은 정말 솔직하더군요.
결혼 앞둔 친구(남자)의 말을 들으면 십중팔구 나오는 이야기가 예비 와이프가 일을 그만두고 집안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내 수입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이고요.

나름대로 생각한 것은, 남자든 여자든 일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으나, 전통적인 한국의 남녀상 때문에 남자는 일하기 싫다 -> 근데 가장은 일해야 하니 하는 것. 여자는 일하기 싫다 -> 전통적인 주부의 삶을 택하고 싶다. 이렇게 갈리는 것 뿐, 남녀 모두 일을 뭐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였습니다.

그런데 결혼이나 출산 후 맞벌이 혹은 양육 문제에 관한 글을 보면 항상 등장하는 것이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상' 입니다.
이번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리플을 읽을 때에도, '여성이 일방적으로 희생'한다는 뉘앙스의 말이 많아서요.
저나 제 주변의 반응은 가능하다면 집안일에 몰두하고 싶다-는 쪽이라서, 여성이 일방적으로 희생한다는 생각을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 작성자분의 아내분 개인이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면 일방적인 희생이 맞지만, 그게 본문에 명시되지 않은 한 사회 전반적인 생각에 따라 보는게 맞을 것 같고, 제가 느끼기에는 전반적으로 일을 되도록 안하는 쪽을 희망하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하지만 출산 후 집안일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성에게 희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대부분의 여성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그런 전제가 기저에 깔린 것 같아서요.

뭔가 제 주변에서 들을 수 있었던 말과는 굉장히 동떨어진 느낌이라, 제 주변에만 유독 자아실현에 관한 욕구가 부족한 사람들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여성분들이 실제로도 소수이기는 하나 목소리를 크게 내기 때문에 그런 글에서 여성이 희생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자신이나 혹은 주변 사람들이 자아실현을 위해서 계속 일을 하고 싶은지, 혹은 여건만 된다면 집안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하네요..


ps) 질문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그런 경우에 왜 여자만 일을 그만 두어야 하느냐? 남자가 그만둬도 되지 않느냐? 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저 개인에게 그런 상황이 놓여진다면 남자가 일을 그만두고 여자가 돈을 벌어오는 것 역시 대찬성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에 빗대어 생각한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남성들이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사회적으로 강요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 (심지어 급여가 더 적은 상황에서도 남자가 돈을 벌어오고 여자가 집안일을 하는 것)이 강요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건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 뿐 아니라 동시에 남성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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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배낭
12/12/31 01:49
수정 아이콘
비율까진 모르겠고 주변 여자지인들의 경향은 주로 "제대로 일을 시작을 했나 안했나" 에 따라 갈리더군요.
취업해서 제대로 월급쟁이 하고 있는 여자애들중에 자아실현을 위해서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친구는 극히 드뭅니다. (연봉이랑 별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대다수 여건이 허락하여 일을 쉴 수 있다면, 일을 쉬고 싶어하죠.
새벽바람
12/12/31 22:36
수정 아이콘
저나 제 주변이 대단히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었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12/12/31 09:54
수정 아이콘
저도 조만간 결혼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요.
남친과 저는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중이고 제가 연봉은 좀더많습니다.
일단 결혼후 당분간은 일을 계속 할 생각이지만 남친이 집안일을 별로 안도와준다면 일을 관둘 생각입니다.
아이까지 생기다보면 일, 양육, 집안일까지는 너무 힘들거같아서요.
일을 도와주고 안도와주는 기준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기준이 될거고, 제가 힘들다면 무조건 그만둬야겠지요. ^^
12/12/31 10:05
수정 아이콘
덧붙이자면 여성의 일방적인 희생이라는게 맞벌이를 하면서도 육아와 가사가 거의 여성에게 부담이 지워진다는 면에서 그런거같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맞벌이하면서 남자가 육아와 가사를 거의 도맡아한다면 남자가 더희생한다고 하겠죠.
제생각에는 맞벌이하면서 집안일하는게 불가능한거같아서요. 한사람은 둘중에 하나를 골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자가 직장 관두고 집안일을 맡는것도 좋을거같네요.
새벽바람
12/12/31 22:43
수정 아이콘
확실히 아직까지는 맞벌이를 하면서도 여성에게 가사일을 더 부담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런 부분은 누가봐도 여성의 희생인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남자들의 의식개선이 시급하죠.
의견 감사드립니다. 한가지 더 질문을 해도 괜찮으시다면,, 만약 가사일과 직장일 중 하나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고, 대신 무조건 골라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고르지 않은 다른 선택지는 남편분께서 한다고 할때) 어느 쪽을 택하고 싶으신가요..?
13/01/02 00:03
수정 아이콘
솔직히 가사일을 택하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남친이 집안일을 잘 못하고 애기는 엄마가 키워야된다고 생각해서요..)
남편이 가사일을 원하고 가사일을 완벽하게 (아무것도 신경안쓰이게) 한다는 가정하에 직장일도 괜찮을거같아요.
편견 없이 생각해본다면 직장일이 손해보는일은 아닐거같네요. 신혼초기에는 집안일(+애기)이더힘들다고 생각되어서요.
새벽바람
13/01/02 16:55
수정 아이콘
헛.. 이렇게 늦은 글에 재답변을 주시다니.. 다시 한번 답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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