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수요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하면서 최종 3승1패로 통합우승을 이뤘습니다.
시즌 시작전에 올렸던 예상글에서는 도공-흥국-GS-기업-현대-인삼 순서로 예상했는데, 거의 비슷했네요. 제일 중요한 1,2등을 틀렸지만.
시즌 종료와 함께 생각나는 내용 결산을 써보려고요.
(사실 이번시즌은 정규리그를 많이 못봐서 좀 부족한 부분이....)
1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 10년만에 우승
08-09시즌 통합우승 이후 딱 10년만에 우승트로피를 찾아왔습니다. 그때가 김연경의 한국 마지막 시즌이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우승했네요.
참고로 그때는 천안이었죠? 인천에 온 후 첫 우승입니다.
- 1등 아니면 꼴지
16-17시즌 정규리그 우승(챔피언결정전 패배), 17-18시즌 6등(꼴지), 18-19시즌 우승.....여자배구가 그런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정도로 오락가락한 적이 있었나 싶네요.
- 이재영
뭐, 이번시즌은 두말할 필요 없죠. 국내 최고 선수입니다.
시즌 전 국대도 많이 나가고 몸상태도 그렇게 좋지 못해보여서 이번시즌 어떠려나 했는데, 그냥 팀을, 아니 리그를 캐리했습니다.
- 김해란이 첫우승?!
V리그 처음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리베로였던 김해란선수, 의외로 이번이 첫 우승입니다.
그것도 하필 도로공사를 상대로 우승이네요.
2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 정규리그 막판 대약진
이번 정규리그는 5라운드 즈음에 4개 팀이 모두 떨어질수 있는 다닥다닥한 순위로 붙어있었죠. 그때 무려 8연승을 기록하며 여유있게 2등을 확정지었습니다. 그때 포스는 대단했는데...
- 플레이오프 혈투
비록 챔피언결정전은 제압하지 못했지만, GS칼텍스와 3경기 연속 5세트 접전은 정말 명승부였습니다.
포스트시즌은 남자배구와 하루간격으로 치뤄졌는데, 서울, 인천과 거리가 있는 김천을 연고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도 많았고....(김천-서울-김천-인천-인천-김천-김천....) 그와중에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압도하면서 저력을 보여줬죠.
- 이효희, 정대영
80년생, 81년생 두 선수는 이제 마흔이 됐네요.
이번시즌 세터 이원정세터가 백업을 잘하면서 차세대 세터로 준비를 했는데, 센터진은 아직도 배유나-정대영을 밀어낼 선수가 없었습니다. 다음시즌은 어떨지 걱정되는 면도 있어요.
- 문정원
박정아도 있고, 임명옥도 있지만 이번시즌 도로공사 MVP는 문정원이 아닐까요?
지난시즌에 이어 세트당 평균 리시브 5를 넘어가는 리시브를 받아내면서(더 늘었습니다 작년보다.....), 서브1등을 기록했습니다. 간간히 스파이크공격...은 뭐 적당히 해줬고요. 개인적으로 올시즌 도로공사 에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3위. GS 칼텍스 킥스
- 5년만에 봄배구 진출
서울이 연고지이기도 하고, 워낙 강력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는 팀이라서 팬이 많은 팀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4년동안 봄배구에 실패했었습니다. 같은 장충을 쓰는 우리카드도 만년 하위권이다가 이번시즌 아가메즈와 노재욱을 필두로 봄배구 진출에 성공하면서 배구 관중들을 불러모으는데 한몫을 했네요.
- 역시 이소영
이번시즌 이소영의 활약은 어마무시했습니다. 부상으로 저번시즌 (거의)통으로 날린거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 시즌 초반부터 공격, 수비 모든 면에서 대활약을 했습니다.(그에 비해 강소휘가 약간 아쉬웠지만....)
- 선수 관리가...?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니 뭐라 말할수는 없지만, 나현정리베로가 3라운드시점에서 이탈해버린건 뼈아팠습니다. 한수진은 리베로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부족했고, 결국 한다혜가 자리잡기 전까지 헤맸죠.
그리고 부상....문명화, 강소휘, 알리같은 주축선수가 돌아가면서 부상을 입었죠. 부상은 어쩔수 없지만 GS가 유독 심한 느낌을 지울수 없습니다.
- 센터가 필요
이소영-강소휘-표승주의 윙은 국내 최고. 이고은-안혜진 세터라인도 비교적 안정적. 나리베가 떠났지만 한다혜가 활약해준 리베로에 비해
김유리, 문명화, 김현정, 이영의 센터라인은 우승을 이루기에 아쉽습니다. 좀 더 높은곳으로 가려면 센터가 더 분발해줘야 합니다.
4위. IBK 기업은행 알토스
- 7년만에 봄배구 실패
가장 마지막에 창단한 팀이면서 2번째로 많은 우승횟수와 결승진출 횟수를 가지고있는 신흥강호 기업은행이 예상대로 어려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재작년 김사니 은퇴와 박정아 이탈을 메디가 있어서 이겨냈지만, 트라이아웃제도도 있고 점점 좋은 용병뽑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금 기업은행 뎁스로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 백목화의 복귀
인삼공사와 FA협상 실패후 실업리그도 아닌 2년간 배구를 쉬며 바리스타 공부중이었던 백목화선수가 복귀했습니다. 공격은 좀 아쉬웠지만 서브와 리시브에서 나름 좋은 모습을 보였죠.(그런면에서 여자배구의 뎁스가 새삼 얇음을 느꼈습니다.)
- 한지현........
리베로의 약점을 보완하기위해 FA 한지현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임탈된 나현정리베로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구단측과 이야기를 나눈후 임의탈퇴가 된것과 다르게, 한지현리베로 같은 경우는 기사에서 감독과 훈련방식에 따른 항명, 무단이탈을 한것이 알려졌습니다. 음...뭐랄까, 여자배구는 아직 워크에씩이 좀.....
(여담이지만 한화팬인지라 남일같지가 않습니다...)
5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 개막 11연패!(작년 포함 17연패)
와 이건 진짜....참고로 전 경기장이 제일 가깝고, 양효진선수도 좋아해서 현대건설팬입니다.
연패 당시 경기력은 정말 프로배구가 아니었다고 평가할수 있습니다. 양효진을 제외하고 프로 배구선수가 없었습니다.
하필 같은 수원을 홈으로 쓰는 남자부 한국전력도 연패를 한지라(이쪽은 개막 16연패) 수원 남매의 초반은 엄청났죠.
- 용병 픽좀....
베키가 시즌전부터 별로 좋지 않다는 내용을 들었을때 설마했지만 정말 안좋더군요.
대체용병 마야가 후반 대활약으로 5위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니 다음시즌 용병 픽좀 잘해주세요. 마야 재계약 하려나요?
- 황연주의 쓰임새
트라이아웃제로 바뀌면서 아주 높은 수준의 용병을 뽑아오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리시브를 받는 레프트 용병을 괜찮은 수준으로 구해오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용병을 마야같이 아포짓으로 데려와야 하고 필연적으로 황연주선수는 백업으로 물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와서 리시브 받기는 어렵잖아요.
아이러니하게도 황연주가 부상으로 잠시 빠지면서 고유민이 자리를 잡고 팀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레전드 선수가 점점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은 볼때마다 너무 아쉽습니다.
- 백업세터 필수
이다영이 일부에게서는 욕먹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초반 그 리시브에서는 이숙자,김사니가 돌아와도 안됐어요....)
다만 선수도 사람인지라 컨디션이 안좋을수도 있고, 몸이 안좋을수도 있는데 어떻게 백업세터가 없나요....이번시즌 에누리없이 풀타임 출전입니다. 정말 풀타임. 30경기 108세트.....지난시즌은 중반에 몇경기 빠졌는데 이번시즌은 에누리없이 풀타임입니다.
지난시즌 그렇게 했으면 어떻게든 세터를 영입하던가, 그게 안되면 죽어도 김다인을 밀어주던가 해야죠. 이게 뭔가요.
- 신인왕이라도 좀....
이번시즌 여자배구 신인왕 후보는 센터3명입니다. 우승을 뒤에 업은 흥국생명 이주아, 인삼에서 초반부터 맹활약한 박은진, 그리고 현대건설 정지윤의 3파전 예상입니다.
이거라도 받아서 정신승리를 해야.....
김세영이 떠나 완전히 구멍난 양효진의 파트너 센터를 메꿔준 1등공신입니다. 참고로 양효진 FA는 잡겠죠?
6위. KGC인삼공사
- 현대건설 연패를 잇는다
현대건설의 연패를 끊어주면서 그와중에 19연패를 기록했습니다.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에이스 알레나가 부상을 입어 이탈하면서, 시즌 최종전을 이길때까지 19연패 달성했습니다. 6년전 인삼공사가 기록했던 여자배구 최다연패 20연패는 경신하지 못했네요.(참고로 남자배구에서 한국전력 27연패,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남자농구 동양오리온스의 32연패가 최다연패라고 합니다.)
- 알레나님의 부상
1픽을 뽑아 알레나와 계약. 다음시즌도 재계약을 원하겠죠. 알레나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알레나가 있을때는 최은지도 있고 해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주포 알레나가 빠지자 팀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이번시즌 모든팀이 용병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그와중에 인삼의 용병 의존도는 정말 높네요.
- 한수지
한수지선수는 정말 좋은 선수가 맞죠. 블로킹, 이동공격도 준수하고, 2단토스는 원래 세터출신인 만큼 뛰어나며, 멘탈이 좋아 팀 선수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연봉퀸을 차지할만한 것은 아니네요.
뭐, 내 돈도 아닌데, 선수 연봉 많이 받는건 좋은일이고, 하드샐러리캡인데 남는 돈, 어차피 용병에 돈쓸수도 없고 FA 지를수도 없었으니 3억 계약을 뭐라할수는 없지만, 양효진(3억), 김희진(3억), 배유나(2.6억), 박정아(2.5억)에 비해 좀 아쉬운건 사실입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이번시즌 배구가 끝났습니다. 곧 FA 시장이 열릴것이고, 바로 내년 올림픽을 향한 국가대표경기들이 있겠네요.
몇년전부터 배구 인기가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이 인기를 기반으로 더 재미있어졌으면 좋겠네요.
다음시즌 시작 전에도 예측글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