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막콘 보고 왔습니다.
지방에 살고 있어서 공연 관람을 마치고 내려온 후 짐 정리하고 씻고 자기 전에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쉽게 잠이 오지 않아 두서없이 후기를 써봅니다.
질게에 주차 관련 질문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탄천주차장에 일찍 주차하기로 하고 오전 10시에 출발 오후 1시 30분쯤 탄천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에 만차 표시판이 서 있고 진입로가 막혀있길래 순간 막막해졌는데
탄천 반대편에도 주차장이 보이고 저기엔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해서 넘어갔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주차를 완료했습니다.
일단 티켓 수령부터 하러 갔습니다.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해서 예매자 본인이 맞는지 확인이 완료되면 팔찌를 채워주는데
공연장 입장할 때 티켓과 팔찌를 같이 보여줘야 입장이 되는 시스템 입니다.
팔찌는 차고 나면 뺄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더군요.
플미충이라 불리는 암표상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본인확인 마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했습니다.
이벤트존도 많이 있었는데
존마다 표시된 예상 대기시간을 보고는 그냥 눈팅만 하자면서 돌아다녔습니다.
인도 주변에 멤버별로 사진이 새겨진 깃발들이 쭈욱 서 있는데 그 깃발들조차도 사진을 찍으려고 줄들을 엄청 서더라구요..
제 최애캐 제이홉 깃발 배경으로 사진이나 한 방 찍고 뭐 그러면서 돌아 다녔습니다.
푸드트럭 존 역시 설치되어 있었는데 사람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음식 만드시는 분들 얼굴이 다들 혼이 나가보였...
3시 30분부터 입장 시작이라서 3시좀 넘어서 입장 게이트를 찾아갔습니다.
티켓과 팔찌를 확인하고 입장하는데 담요를 하나씩 줍니다. 퀄리티도 괜찮았습니다.
제 좌석은 1층 맨 사이드 구역이었는데
과민성 대장을 가진 저는 입장 하자마자 화장실 위치부터 미리 파악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장소인 만큼 화장실도 복도를 따라서 쭈욱 설치되어 있었는데
양 사이드 맨 끝에 한곳씩 위치한 남자 화장실을 제외하면 전부 여자 화장실로 바뀌어있더라구요
처음엔 당황했는데 나중에서야 납득했습니다.
그 많은 여자 화장실도 모자라서 늘어선 줄들...
6시 30분 드디어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디오니소스를 오프닝으로 시작해서 방탄소년단의 히트곡들이 공연되고
제가 하드한 편이 아닌 라이트한 팬이라서 팬챈트를 완벽하게는 몰라도
그냥 눈치껏 열심히 소리치고 응원봉 휘두르며 공연을 즐겼습니다.
제가 방구석 찐따라 저 같은 30대 후반 남성 팬을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살짝 걱정하기도 했는데
다 같이 방탄의 공연을 즐길 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곡은 best of me였습니다.
원래도 좋아했던 곡인데 직관은 처음이라..
제이홉파트 끝나고 하이라이트 멜로디가 울려 퍼지면서 금박지가 빵 하고 터져서 흩날리는데 가슴이 찌릿찌릿했어요
방송 무대로 몇 번 봤을 때도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콘서트에서 보니 더 대단했습니다.
그 외에 idol은 팬들이 부르는 파트가 많아서 신나서 좋았고
mic drop은 그냥 무대 자체가 멋있어서 좋았습니다.
멤버들 솔로곡도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좋았구요.
마지막 엔딩 곡인 소우주에서 하늘에 펼쳐진 드론 쇼도 엄청 인상 깊었습니다.
그 외에 기억에 남는 것들
제 좌석이 1층 사이드라서 메인무대가 잘 안 보이긴 했는데
솔로곡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이 돌출무대에서 진행된 터라 관람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그보다 중앙통제식으로 작동하는 응원봉이 실제로 보니 엄청 신기했는데
전체 객석이 한눈에 들어와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대보다 객석 쳐다보는 시간이 더 길었을 정도니까요, 3시간 동안 멋진 조명 쇼를 감상하는듯한..
정말 다양한 인종,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이 다 모이더라구요
14년에 롤드컵 직관 갔을 때 이후로 가장 많은 외국인을 봤습니다.
이런 게 월클이구나..
어린 친구가 대부분일 줄 알았는데 다양한 세대의 관객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제 옆 일행도 4,50대 여성 직장인 분들이었는데 반차내고 오셔서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소리치고 점프점프 하면서 응원봉 휘두르시는데
그 열정에 마음속으로 찬사를 보냈습니다.
멤버들 멘트에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특히 랩몬스터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RM은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화양연화 프로젝트 이후 나 자신을 사랑하나? 라는 물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럽유어셀프 프로젝트
그리고 러브 유어셀프 컨셉은 여기서 마무리되고 새 컨셉의 앨범이 나오겠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걸로 끝이 아니니까 앞으로도 함께 하자는 말
그리고 여러분이 자신을 사랑하는데 가사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
저보다 한참 어린 나이지만 생각하는 건 나보다 백배 천배는 깊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긴 여정의 투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감정이입이 되었는지
진과 RM은 멘트하면서 눈물을 살짝 보였고
엔딩 멘트 후에 마지막 곡을 하는데 정국이가 스크린에 잡혔을 때 눈물을 펑펑 쏟으며 노래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울보울보 소문은 들었는데...
저도 정국이 보면서 찔끔 울었습니다 흐규흐규
정말 즐거웠고, 재미있고, 아미들이 왜 방탄을 사랑하는지, 방탄이 왜 아미들을 사랑하는지
그 이유를 직접 가서 확인했고 너무너무 즐거웠어요.
다음 공연도 꼭 가고 싶습니다. 티켓팅을 할 수 있다면 말이죠
다 쓰고보니 진짜 두서없이 주절주절 하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제이홉 라이브 실력 대박입니다. 팬심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짜 대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