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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1/13 16:37:36
Name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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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포츠] 어린시절 가난했던 손흥민 일화 (수정됨)


< 손흥민 에세이 일부 발췌 >

우리집은 가난했다.
내가 갓난아이였을 때는 컨테이너에 산 적도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두세 가지 돈벌이를 하시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셨다.
학원은 꿈도 꾸지 못했고, 또래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이었을 게임이나 여행, 놀거리들을 나는 별로 해 본 기억이 없다.

축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께서 나를 데리고 다녀야 한다며 소형 중고차 한 대를 구해오셨다.

120만원을 주셨다고 했다. 비가 오면 창문 틈으로 빗물이 줄줄 샜지만 그래도 자가용이 생겼다며 우리 가족은 좋아했다.

하지만 세상은 정말 차가웠다.
주위에서 아버지가 '똥차'를 몰고 다닌다며 손가작질을 했다.


- 17세 함부르크 유소년 시절 -

독일 유소년 구단 시절은 참 힘들게 버텼다.
한국 식당에 갈 돈이 없어서 허기를 꾹꾹 참았다.

유럽에서 뛴다는 판타지의 실사판은 늘 배고픈 일상이었다.

구단 전용 숙소에서 지내야했는데 나처럼 없는 형편에는 감사했으나, 숙소의 식사가 한국인 청소년에게는 너무 부실했다.

시내 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기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불가능했다.

한국 음식이 너무 먹고싶어 인터넷으로 음식 사진을 검색해 구경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 봐 그런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가 한국일을 정리하고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끌어모아 독일까지 날아오셔서 숙소 근처의 가장 싼 호텔을 거처로 삼으셨다.


그때까지 유소년 신분이었던 나는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1군 선수가 되고, 분데스리가에서 골을 넣고, 함부르크 팬들을 열광시킬 때도 나와 아버지는 어렵게 지냈다. 가족과 함께 지낼 집도 없었고, 아버지는 자동차가 없어서 매일 호텔과 클럽하우스, 훈련장 사이를 몇 시간씩 걸어다니셨다. 훈련이 시작되면 갈 곳이 없어 혼자 밖에서 몇 시간씩 추위를 견디며 기다리셨다. 비를 피할 곳도 없었다.  

내가 함부르크 1군에서 막 데뷔했을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 실제 생활은 정말 차이가 컸다.

함부르크에서 골을 넣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2011 아시안커벵 출전하고,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며 한국 언론으로부터 칭찬이 쏟아질때도 나와 우리 가족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숙소에서 사감 선생님의 눈을 피해 밥솥을 벽장 안에, 밑반찬을 책상 아래 숨기며 생활했다. '라이징 스타' 아들을 둔 아버지는 매일 몇시간씩 추위를 뚫고 먼 거리를 걸어다녔고, 어머니는 한국에서 매일 마음졸이며 기도만 하셨다.

TV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신성 손흥민의 일상은 대중의 짐작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에세이 마지막 부분 -

2019년의 손흥민은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이에요.

프리미어 리그의 인기 팀에서 뛰는 프로 축구선수죠.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에서 뛰어봤어요.

남들이 보기에 이런 제 모습이 화려해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겉모습입니다.
힘들었던 과거와 뒤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죠.

지금까지 어려웠던 날이 훨씬 많았어요.

좌절하고 눈물을 흘린 순간도 많았고요.
사실 지금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살고 있어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죠.
제 인생에서 공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드리블, 슈팅, 컨디션유지, 부상방지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믿어요.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릅니다.
후불은 없죠.

저는 지금 자제하고 훈련하면서 꿈을 향해 달리고 있어요.




-----------------------------------------------------------------------

예전에 다큐를 봤을 때 어린 아들에게 너무 혹독한 거 아닌가도 싶었는데, 아버지 본인도 고통과 아픔을 함께 감내하며 이루어낸 값진 결과였다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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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3 16:39
수정 아이콘
손흥민도 대단하지만
손흥민 아버지 진짜 존경스럽네요
라울리스타
19/11/13 16:40
수정 아이콘
지금의 엄청난 혹사에도 철강왕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우리가 보지못한 혹독한 자기관리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국/중동 리거들에겐 미안하지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요. 혹독한 관리가 몸에 벤 사람과 지금의 기량만 유지해도 수십억의 연봉을 수령할 수 있는 사람과의 마인드셋 차이요..
윤지호
19/11/13 16:55
수정 아이콘
사실 철강왕은 노력은 기본이고 타고난 것도 필요하죠
박지성이나 호나우두가 자기관리를 못해서 무릎이 그렇게 된건 아니니까요..
라울리스타
19/11/13 18:04
수정 아이콘
내구성도 재능의 한 부분임은 동의합니다.

일단 제가 비교한 건 언급해주신 최상급 선수들이 아니라 같은 대표팀 내, 중국/중동 리거 선수들이구요..호나우도는 자기관리를 못한 케이스로 유명하죠. 정말 놀기 좋아했던 선수고..그 큰 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엄청난 체중에 무리가 가는 플레이 스타일을 버리지 못했죠.

사실 스포츠 모든 분야가 재능의 영역이죠. 호나우두보다 드리블과 슛을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제가 주목하는 건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소속팀-대표팀의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는데다, 대표팀에서는 주장, 소속팀에서는 에이스라는 중압감에도 지친기색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비행기-경기-훈련-경기-비행기-비시즌엔 국제대회 등 이런 스케쥴을 거치면 육체적 피로도 피로지만 정신적 피로도 상당하거든요. 축구공 보기도 싫을수도 있습니다.

이렁 스케쥴을 소화하다가 부상안당하고 경기는 뛸 지언정 폼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선수들도 엄청 많지요. 이 정도면 타고난 체력에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입니다.
닭장군
19/11/13 17:19
수정 아이콘
닭백숙...
19/11/13 16:43
수정 아이콘
와...장난 아니네요.
전 못할것 같네요
19/11/13 16:48
수정 아이콘
존경스럽네요.
19/11/13 16:58
수정 아이콘
역시 탑티어는 대단해요...
이찌미찌
19/11/13 17:00
수정 아이콘
흥해라
흥민이.
오래된캬라멜
19/11/13 17:02
수정 아이콘
아버지는 위대합니다.
부동산
19/11/13 17:10
수정 아이콘
헉 아버지가 축구인이라서 기성용네 처럼 좋은 환경이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가을별
19/11/13 17:16
수정 아이콘
프로경력 5년인데 시대가 고연봉이던 시대가 아니고, 실질적으로 뛴 3년은 신인 대우였을테고 이후 2년도 부상 후 스쿼드 끝자락에 이름만 올려뒀었다고 봐야죠. 프로에서 돈은 못번거나 다름없고 학교 축구부 담당했다지만 공식 직은 학교 버스기사였다고...
부동산
19/11/13 17:19
수정 아이콘
아버지에 대해선 그냥 축구인이다 말고는 전혀 몰랐거든요. 흥민이도 그렇고 아버지도 정말 대단하네요.
VictoryFood
19/11/13 17:12
수정 아이콘
가난은 아이를 일찍 철들게 한다
정글자르반
19/11/13 17: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진짜 흥미로운 스토리 하나 더.
독일에서 첫 골 넣고 흥분한 손흥민 선수에게서 노트북을 뺏어가면서 이런걸로 자만하지 마라. 한 골일 뿐이다 다음 경기 집중하려면 잘 풀어주고 휴식해야한다고 했다고. 그러고 나서 나중에 손웅정씨가 말하기를 그 날 기도했다는군요. 이골이 흥민이가 자만하지 않게 하기를 하면서요.아버지가 아들이 득점했는데 안 기쁘겠습니까? 그것도 저렇게 경제적으로 가혹한 환경에서 성공을 꿈꾸는 삶을 살았는데요. 공/사 구분이 얼마나 어려운데 여러 에피소드 보면 솔직히 인간적으로 존경스럽더군요.
오리지날5.0
19/11/13 18:27
수정 아이콘
진짜인가요 정말 대단하네요... 그러고보니 기사에서 한번씩 보이던 손웅정씨(맞나요?)보면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과 함께 고생한 모습이 꽤 보였는데 이런 내막이 있었군요 그럼에도 자만않는 아버지도 멋있고 그럼에도 인성은 물론이고 밝게 자란 손흥민도 정말이지 존경스럽네요
파이몬
19/11/13 18:46
수정 아이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네요
19/11/13 19:12
수정 아이콘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한국 축구사의 영웅들은 어쩜 이리 어렵게 자랐을까요? 그리고 성공하고 모두가 우러라 보는 자리에 있어도 겸손하고 태극마크에 대한 자긍심이 넘치는 공통점이 있네요. 모두들 재능이라 그러지만 이들의 피나는 노력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다치지말고 오랫동안 우리곁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19/11/13 20:09
수정 아이콘
어제나온 PD수첩보고 이거 보니까...아..
19/11/14 00:42
수정 아이콘
대단하네요 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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