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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9 09:52
시상식에서 여자연기자는 조여정이 주연, 이정은/박소담이 조연으로 대부분 동일하게 구분하는데
남자연기자는 이선균/박명훈이 조연, 송강호/최우식은 시상식마다 주,조연을 왔다갔다 하더군요.
19/12/09 10:02
저는 조여정이 그렇게 확실하게 주연으로 분류되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아무리 봐도 송강호 가족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이선균 가족은 이야기의 보조적이 역할을 한다고 보는데요... 송강호 가족 인물들도 주연이라기엔 애매한데 어떻게 조여정이 그렇게 확실하게 주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19/12/09 10:09
작품 속에서 연교(조여정 역)은 가장 확실한 주연입니다.
김기택 가족과 박동익 가족, 그리고 국문광과 오근세를 이어주는 유일한 연결 고리이자 이 모든 이야기의 열쇠로 몇 번이고 등장하잖습니까. 단지 '분량'이나 '인상적인 캐릭터인가?'를 떠나서 극 중에서 누가 가장 주연인가를 물으면 연교는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극의 도입, 전개, 절정, 해소 모두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메인 캐릭터에요.
19/12/09 12:37
글쎄요, 어떤 면에서 그렇게 느끼실까요?
기생충의 서사는 김기택의 자택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그 공간의 주인은 연교입니다. 연교는 이 연극의 주최자나 다름없습니다. 최후의 생일 파티를 연 것도 연교였습니다. 연교는 단지 당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능동적으로 그리고 어설프게 사람을 부리는 캐릭터고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19/12/09 12:40
동감해요.
초반부 박서준이 언급하는 부분에서부터 그 사모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리라고 암시하지요. 실제로도 그렇게 흘러가구요.
19/12/09 18:30
글쎄요. 저는 그게 가교 역할의 비중 정도라고 생각해서요. 능동적이긴 하지만 주동적으로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보여지진 않으며, 하나의 기점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 주연으로서 극에 호흡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봅니다. 조여정이 영화의 주최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쇼의 호스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죠. 근데 주연은 게스트들이거든요. 머레이가 주연이 아니라 아서 플렉이 주연이듯 말이죠. 그래서 하나의 가교 역할, 기점 역할이란 것이죠. 바꿔 말하자면 연결고리 역할이라 할 수 있겠구요. 중요한 역할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비중적으로 주연의 역할이라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많은 종류의 이야기 분석에서 주인공을 어떤 시련이나 고난 등 내외부적 갈등을 발생시키는 일련의 사건을 맞닥뜨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여러 헤프닝을 겪어나가는 캐릭터로 분석합니다. 주연이라 하자면 김기택 가족, 그 중에서도 김기우 정도를 들 수 있겠죠. 사실 연교는 서사의 균열을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눈치채는 수준이구요. 그 외에도 주인공의 세계를 둘러싼 주변적 캐릭터라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이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를 떠나서, 수행하는 역할의 특징을 볼 때 주연이라 하기 힘듭니다. 연교는 파티의 주최자고 게스트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건의 연결고리 역할은 수행하고 있으나 질문을 고뇌하고 답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김기택 가족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죠. 간단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김기택 가족의 사기행각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사기를 당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사기행각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타이틀도 숙주가 아니라 개생충인 것이죠. 그래서 연교는 호스트일 뿐이고 극의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게스트는 될 수 없는 거구요. 이게 꼭 당하기만 하는 역할은 아니라고 해서 집주인을 주연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19/12/09 18:53
머레이-아서는 전혀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 영화는 아예 조커 혼자 주인공인 영화인걸요. 저는 단지 기능적 역할만 말한게 아닙니다. 기생충은 다양한 인물이 상당한 비중을 가집니다. 그와중에 '그래서 리딩 액터가 누구인가?'라고 엄격하게 물으면 결국 조여정과 박우식이란거죠.
물론 캐릭터의 수동성을 강조하자면 호스트 역할만 할뿐이고 조연으로 볼 수도 있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그러면 '나름의 자르는 방식'이 있다는 연교만의 장치가 군더더기가 됩니다. 게다가 이미 그 집 아드님이라는 최대 오너가 호스트로 떡하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19/12/09 19:08
아니 조커랑 비슷한 영화라는 얘기가 아니라요. 쇼의 비유를 들자면 그렇다는 것이죠. 호스트와 게스트의 비중이 얼핏 대등해보인다는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 그렇지만 상기한 이유로 조여정은 주연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서사에서 고난을 맞이하여 이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인물들은 어디까지나 김기택 가족 중심이고, 그 중에서도 박우식이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연교는 다른 박동식 패밀리와 마찬가지로 서사의 균열을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눈치챌 뿐입니다. 얼핏 비중이 서로 대등해 보이면서도 영화의 타이틀이 숙주가 아니라 기생충인 이유가 바로 호스트가 아니라 게스트가 주연일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말해줍니다. 이 영화는 집주인과 식객, 호스트와 게스트의 관계를 보여주는 영화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극을 주동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식객들이고 게스트들입니다. 그들이 바로 내외부적 갈등을 발생시키는 일련의 사건을 맞닥뜨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여러 헤프닝을 겪어나가는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죠. 연교나 다른 박동식 가족은 극 말미에 가서야 겨우 그 갈등을 눈치채고 있을 뿐입니다.
19/12/09 19:26
그럼 더더욱 비유가 이상한데요. 영화 내에서 머레이쇼의 주인공은 머레이입니다. 머레이가 모든 걸 통제하고 이끌어 갑니다.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쇼의 호스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죠. 근데 주연은 게스트들이거든요. 머레이가 주연이 아니라 아서 플렉이 주연이듯 말이죠.]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지금 와서 [쇼의 비유를 들자면 그렇다는 것이죠. 호스트와 게스트의 비중이 얼핏 대등해보인다는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 그렇지만 상기한 이유로 조여정은 주연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라고 하는건 그냥 중언 부언 하시는 거로 밖에 안들립니다. 보다 생각을 더 정리하고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역시 조여정을 대놓고 '주연'이라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최우식이랑 하나 더 고르자면 조여정 아닐까 싶은 정도긴해요.
참고로 영화에 관해 한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타이틀 '기생충'의 원제는 '데칼코마니'였으며 '기생충'은 보다 역설적 느낌을 전달해주고 서로를 관찰하는 느낌을 주는 컨셉에서 비롯된 제목입니다. 단지 계층 서사에만 집중했다면 기택이 동익을 찔렀을 때 사람들이 느껴야했던건 통쾌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이건 철저히 감독이 의도한 균형미입니다. 심짇어 포스터에도 송강호&박우식 / 조여성&이선균이 둘둘 나뉘어 나옵니다. '약삭빠른 기생형 약자' 컨셉은 톰과제리 이전부터 존재하던 스테레오 타입입니다. 그런 뻔한 시나리오를 미장센만으로 전세계가 극찬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명백히 잘못 짚고 계셔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9/12/09 19:40
Le_Monde 님// 아니요... 그러니까 그냥 쇼라고 하니 머레이쇼가 생각 나서 이야기해본 것뿐이고 비슷하다는 게 아닙니다. 상기한 이유라는 것도 머레이쇼랑 비슷하다는 게 아니라 그 댓글 두번째 문단을 두고 상기한 이유라 한 거구요. 제가 수정 후에 그 문단을 추가해서 그런지 혹시 못 보신 게 아닌가로 사료됩니다.
그리고 원제가 데칼코마니라는 건 저도 알고 있는데요. 결국 타이틀이 바뀌었다는 게 오히려 극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거죠. 사실 타이틀아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연교가 주연이 될 일은 없습니다. 위해서 말했듯 많은 종류의 이야기 분석에서 주인공(주동적 인물)을 어떤 시련이나 고난 등 내외부적 갈등을 발생시키는 일련의 사건을 맞닥뜨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여러 헤프닝을 겪어나가는 캐릭터로 분석합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서사의 균열을 겨우겨우 눈치채는데 연교나 다른 박동식 가족원이 주연이라 할 수 없는 이유지요
19/12/09 20:37
Le_Monde 님// 아 참고로 무엇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냐 하면 기생충이란 것뿐이지, 님이 말하시는 그 균형미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그 균형미는 영화의 설정과 구도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것이지, 누가 주연이냐 조연이냐를 논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죠. 그럼 무엇으로 주조연을 따지느냐 하면 그건 위에서 이미 말씀드린 듯싶습니다.
19/12/09 22:20
실제상황입니다 님//
수정 하셨다면 제가 확인을 못했을 수 있겠습니다만 여전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머레이 쇼를 통해서 뭘 말하고 싶은건가요? 아니요. 잘못 보셨습니다. 봉준호는 타이틀을 바꾸면서 더더욱 양 가족의 생물적인 측면을 더 강조했습니다. 감독 본인도 그렇게 설명했고 많은 평론가들도 캐치한 지점입니다. 그걸 타이틀이 바뀌어서 '게스트가 주연이다'라고 말하신다면 영화를 표면적으로만 보신겁니다. 봉준호가 오죽하면 '노동의 가치' 측면에서는 부자가 빈자에게 기생하는거라고 말했겠습니까. 주인공이 해프닝을 겪어 나가는 캐릭터라 말씀하셨죠. 영화를 가장 건조하게 요약하자면 '기우와 연교가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에게 점차 기생하는 이야기'입니다. 자꾸 노동 계급으로만 단순화해서 영화를 보니까 연교의 문제의식을 하나도 보지 못하는겁니다. 박동익과 두 자식 사이에 껴있는 협소한 21세기 엄마의 지형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게 이 영화입니다. 자꾸 영화를 마르크스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니까 연교가 조연으로 보인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보시면서 영화 내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박 씨 가문 내에서 최연교가 느끼는 허영 아래의 불안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19/12/09 22:37
Le_Monde 님// 머레이 쇼는 그냥 제끼고 생각해주세요. 그냥 쇼라고 하니까 생각나서 얘기한 것뿐이고 비슷한 예로 들어드린 건 아닙니다. 그냥 지나가는 얘기였습니다. 쓸데없는 얘기를 한 건 제 실언 맞는데, 아까부터 계속 그냥 쇼라고 하니 생각나서 얘기드린 거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아니요. 잘못 본 게 아닙니다. 말씀하신 그 생물적인 측면이 바로 영화의 구도와 설정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님이 말씀하신 양 가족의 균형미 같은 거죠. 그걸 부정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 주연이냐 조연이냐를 따지는 것은 그러한 영화적 설정과 구도를 통해 따지는 게 아닙니다. 누가 극을 주동하고 있느냐, 그걸로 따지는 거죠. 그래서 기택 일가에게 플롯상으로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는 겁니다. 주제의식 측면에서 기택 일가가 동식 일가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요. 그거랑은 별개로 극을 주도하는 것은 기택 일가가 맞다는 거죠. 자꾸 제가 하층민의 계급 서사에 이입해서 이 영화를 파악하고 있다고 오해하시는데, 그건 그거고 극을 주동하는 쪽은 기택 일가, 그 중에서도 기우가 맞다는 겁니다. 님이 설명하시는 건 극에서 누가 주연 역할을 하고 있는가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플롯을 뚫고 들어가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설명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누가 주연이냐 누가 조연이냐 하는 것은 그 이전의 기술적 문제입니다. 연교의 문제의식을 깔아놓았다 한들 그것은 기택 일가의 문제의식과 공명하면서 이면적인 주제의식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고, 일단 플롯의 표면에 떠오른 것은 기택 일가와 기우가 주동하는 극의 흐름이란 겁니다.
19/12/09 21:07
그리고 부연하자면 조여정이 각각의 사건에 대해서는 능동적인 게 맞습니다. 가령 기택의 가족들을 고용한다든가, 생일파티를 주선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그러나 그게 극을 주동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조여정은 갈등을 직접적으로 조우하고 있지 않아요. 극을 주동한다는 것은 극중 인물이 무엇인가를 얻거나 이루고자 할 때 이를 훼방놓는 갖가지 요소와 조우하여 내적/외적 갈등을 일으키고 그 갈등을 헤쳐나가고자 함으로써 생기는 힘입니다. 조여정은 기택 가족의 공략 대상으로서 그들과 여러 가지 상호작용을 하고는 있으나 그들과 직접적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말하자면 그녀를 비롯하여 박동식 일가는 다른 의식의 층위에서 살고 있으며 이게 하나의 영화적 의미로 다가옵니다. 가끔씩 박동식의 아들만이 어떤 신호를 감지할 뿐이죠. 이게 단순히 "분량"이나 "인상"을 떠나서 조여정이 주역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19/12/09 09:58
지역 평단마다 여러가지 색깔이 있네요. 작년에 버닝도 조연상 받은것도 있다 보니, 뉴욕과 달리 약간 외국어 영화에 관대(?)한것도
있는거 같구요 크크 LA에서는 작품상,감독상이 유력하다고 했으나 실제로 아이리시맨을 제치고 수상하는거 보니 국뽕이 어제오늘 장난아니네요. 이러다가 진짜로 오스카까지 접수하면.... 크으으
19/12/09 11:26
우리나라 영화가 이상하게 평가 절하받는 경향이 있는데...조여정 송강호 연기 정도면 경쟁작들이랑 붙어서 밀릴 이유가 전혀 없죠.
수상작 나온 배우들 중에 송강호보다 연기를 확실하게 잘한다고 느껴지는 배우가 딱히 있냐고 하면 저는 글쎄...입니다.
19/12/09 13:17
두가정중에 보는 사람이 동질감을 느끼는 가정에 따라 주연이 갈리는건 아닐가 싶네요.
'내' 가정에 들어온 기생충들이라는 관점에서 볼수도 있으니까.. 별다른 잘못도 안한 가장이 칼맞는다고 좀 억지스럽다 라는 의견도 봤었는데 그런경우는 그가정에 충성했으며 생계가 걸린 피고용인을 의심만으로,변론의 기회도 안주고 짤라버린부분을 생각치 못하시더군요. 관점에 따라 많이 달라보이는 영화..
19/12/09 14:14
이영화에서 죽은 다른 사람이 정말 죽을죄가 있나보면 그 죽음이라고 특별히 부당한 죽음이 아닙니다.기생충이라는 재앙을 집에 끌여들었다고 생각하면 죽는게 당연한 행위일지도 모르죠.등장한 깡패랑 어깨만 부딪혀도 주먹이 날아가는게 당연한 영화라는 매체니까..
좁은 세계에서 지은 업이 돌아다니다가 나갈곳이 없어서 폭발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19/12/09 19:41
주/조연 논란은 시나리오보다는 임팩트나 아우라의 문제같아요.. 예를 들어 조여정 대신에 김혜수 같은 분이 들어갔다면 모두가 주연으로 납득했을겁니다. 박소담처럼 담배라도 찰지게 피우면 또 몰라요. 하지만 그러면 영화밸런스가 무너졌겠죠.. 비유하면 이건 마치 롤에서 가자미 플레이어가 캐리를 한건가 안한건가 같은 문제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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