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에 김완선 누...... 아니, 이모님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2019' 의 뮤직 비디오를 올렸었는데요( https://pgr21.co.kr../spoent/43139?page=96 ), 이후에 뭔가 흥미가 생겨서 김완선 이모님(크흠) 영상 ─ 주로 라이브 영상 ─ 을 더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팬이 되어가고 있는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김완선이라고 하면 나름 유명했던 댄스가수...... 정도로 그동안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한창 전성기일 때 그 당시 저는 댄스가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뭐, 좀 부끄러운 이야기일지 몰라도 댄스 가요는 발라드 등의 가요보다 다소 아래로 보고 있었고, 클래식 음악을 한창 듣던 시기라 가요는 클래식 음악 아래로 보고 있었거든요.(물론 지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그래서 김완선 누...... 이모님도 그다지 큰 관심은 없었고, 그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가장 무도회' 를 부른 가수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댄스 가요에 관심이 없었던 시기임에도 두 곡을 알고 있는 걸 보면 그 두 곡이 상당히 유명하긴 했던 것 같네요.(원래 관심 없는 분야는 철저히 관심을 두지 않는 성격입니다.)
어쨌든 이번 뮤직 비디오를 보고 다시 김완선이라는 가수에게 다시 관심이 생겨서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아주 많이 남아 있지는 않아도 적어도 김완선이라는 가수가 어땠는지 알 정도는 될 정도의 영상 자료는 남아 있는 것 같더군요. 이것저것 많이 있지만, 전부를 올릴 순 없고 몇 개만 올려 보겠습니다.
(1분 30초부터 보세요.)
이런 저런 영상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김완선 이...... 누님의 춤의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상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관능적이고 끈적한 느낌을 주는 '가장 무도회', 그리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주는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온전히 모두는 아니더라도 김완선이라는 가수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상은 라이브 영상은 아닌데요, 남자셋 여자셋에 특별출연했을 때의 영상입니다. 시트콤 내에서 추는 추는 춤이라지만, 웨이브를 타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턴 동작이 정말 멋집니다. 자기 곡도 아니고, 더구나 뮬 슬리퍼(? 맞나요?)를 신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사실 화려한 움직임에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는데, 김완선 씨의 턴은 뭔가에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매우 안정적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턴만 하는 것도 안정적이며 멋지고, 거기에 동작을 몇 가지 더하면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올리고 싶은 영상은 많이 있는데, 너무 많이 올리면 안 될 것 같아 링크와 짤막한 설명 or 감상으로 대신하겠습니다.
-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의 라이브 영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일 겁니다. 중간의 포토타임 포즈에선 여유로움이 느껴지며, 또 팬이 준 장미꽃을 들고 라이브 중 팬에게 살짝 눈인사를 하는 장면이 멋집니다. 물론 공연 그 자체도 훌륭하고요.
- 제가 처음 봤을 때 '어어? 뭔가 좀 이상한데? 어? 힐 신고 저 춤을 추고 있네?! 오, 저런 격렬한 움직임을 견뎌내다니, 그 당시에도 하이힐 만드는 기술이 대단했구나(틀려 !)' 라고 경악했던 영상입니다.
- '리듬 속의 그 춤을' 라이브 영상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7개 정도의 라이브가 있고 모두 퍼포먼스가 다릅니다. 물론 각각 어느 정도 연습은 하고 라이브를 하긴 했겠지만, 정해진 퍼포먼스는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전부 즉흥적으로 한 걸까요? 음, 제가 아무리 누님, 아니 참 이모님의 팬이긴 해도 그 정도는 아니지 않았을까..... 시간이 없으신 분은 8분 29초 쯤에 시작되는 춤만 보시는 것도...... 저 춤을 실전(?)에서 저렇게 구사할 수 있는 가수가 지금 가수들 중에서도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영상을 찾아 보면 이 곡이 몇몇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라이브(?) 된 것이 있는데, 다들 느낌이 다르고 제각기 매력이 있습니다만, 저는 역시 원곡인 김완선 씨의 것이 가장 매력적이며 마음에 듭니다.
- 에버랜드, 그러니까 공연 당시에는 '자연농원' 이라고 불렸던 곳에서의 공연입니다. 대부분의 미인 연예인들이 썬글라스가 물론 잘 어울리긴 합니다만, 뭔가 특히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공연도 좋습니다.
- 뒤의 백댄서(?) 중 연두색 형광 자켓을 걸치신 분과 김완선 님과의 춤 대결(...)이 볼만한 라이브입니다. 어떤 분은 학교 선생님이 수학 여행 가서 장기자랑 시간에 부르는 것 같다고 하네요(...). 아닌 게 아니라 누님의 옷차림이 약간 학교 선생님 같기도 합니다.
-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하는 영상입니다. 저렇게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공연이 쉽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피아노 연주도 웬만큼은 하는 모양입니다. 그 외에 드럼이라든가 대고(大鼓)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합니다.
- 근데 이 영상의 노래를 듣다 보면 발라드 가수 했어도 꽤 잘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특한 음색과 어우러진 가창력이 수준급이네요.
이외에도 찾아 보면 2010년대 이후의 라이브 영상이라든가 예능 영상들도 꽤 있는데, 하나같이 보통은 넘는 공연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댄싱 위드 더 스타' 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영상들도 있는데, 하나같이 보면서 느낀 점은 '정말 춤 잘 춘다' 라는 느낌입니다. 방송에서 추는 춤 뿐 아니라 이런저런 종류의 춤을 잘도 소화해 내더군요. 물론 그 쪽 전문가들이 보면 부족한 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단기간에 배워서 그 정도의 완성도로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리즈 처음 시작할 때 인터뷰에서 "제가 못 추면 정말 어려운 춤이거든요." 라고 하는 말이 결코 농담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시리즈 시작 전 인터뷰 영상
마지막 거는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춤을 배워서 하는 거라 같이 올렸습니다.
이렇게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서 아쉬운 점은 김완선 누...... 아니, 이모님이 조금 더 늦게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당시에도 국내 최정상급 가수의 자리와 인기를 누렸던 건 사실입니다만, 실력이나 재능에 비해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적어도 보아와 동시대에 활약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만일 보아나 그 시대 이후에 활동을 했다면 아시아권은 물론이고 미국시장,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수가 됐을 것 같아요. 마돈나, 레이디 가가...... 물론 한 시대를 풍미했고, 하고 있는 가수들이지만, 김완선이라면 어쩌면 그들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마돈나나 레이디 가가가 대단치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공연 영상을 봤는데, 노래 실력은 물론이요, 댄스 실력이라든가 퍼포먼스가 정말 굉장하더군요. 확실히 세계적인 네임드나 레전드는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김완선 씨 또한 그들 못지 않은 역량 및 잠재력이 있는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국뽕이 아니라 정말 객관적으로요. 노래는 솔직히 우위에 있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적어도 춤/댄스는 그 둘보다는 적어도 아래는 아닌 것 같거든요. 무대 전체 퍼포먼스야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만일 김완선 씨가 정말 미국에 진출했다면 마돈나나 레이디 가가 보다는 마이클 잭슨 스타일의 라이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마돈나도 그렇고 레이디 가가도 그렇고 (모든 공연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라이브에서 섹스 어필한 부분을 좀 많이 강조하는 것 같더군요. 근데, 왠지 김완선은 그런 것보다는 마이클 잭슨처럼 댄스나 노래, 그리고 그 특유의 눈매(방송 금지먹은 전설의 야한 눈(!))와 분위기로 무대를 지배하는 스타일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게 가능한 가수이기도 하고요. 또 몸매가 육감적이라기 보다는 인형처럼 예쁜 몸매라......(유튜브 댓글에 '인형이 춤을 추네?' 는 말이 있더군요.)
어떤 분이 유튜브 영상 댓글에서 '김완선이 미국에서 백인 여성으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자못 궁금하다' 라는 내용의 글을 쓰셨는데, 저도 솔직히 궁금하긴 합니다. 어쩌면 마돈나 이상의 레전드가 되지 않았을까 하네요.
(완선님의 춤은 8분 25초 정도부터 보시면 됩니다.)
(저게 무릎 관절염이 있는, 50대 초반 아줌마의 춤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론 '춤은 이렇게 추는 거란다' 고 하고 있는 듯)
예능 프로그램인 '아는 형님' 에 바다, 소유, 케이와 함께 출연한 영상입니다. 처음부터 봐도 좋고, 완선 누님의 춤을 보고 싶으시면 8분 25초 무렵부터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와' 소리 나오는 춤입니다. 물론 춤 좀 춘다는 아이돌 가수들을 연습 시키면 저 정도 춤은 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 정도 완성도를 보이는 춤을 추는 가수는 많지 않을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춤도 깜찍(?)하고 귀엽습니다. 뜬금 없는 생각이지만, 김완선 씨는 요새 나오는 아이돌의 춤을 대부분 출 수 있겠지만, 요새 아이돌 가수 중 김완선 누님이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가수는, 없지는 않겠지만, 몇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댄싱퀸의 칭호를 김완선 이후 엄정화, 김현정 등으로 이어져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댄싱퀸' 칭호만 내려왔을 뿐 그 "계파" 까지 이어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보아나 이채연 양이 근접하긴 했는데, 뭔가 한 끝 모자라는 느낌이고요.
마지막으로 영상 하나만 올리고 마치겠습니다. 얼마 전 올라온 영상 같은데, 꽤나 희귀한 영상일 겁니다.(유튜브에 올라온 이상 이젠 아니겠군요.) 어디서 이런 영상을 구했는지 감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이 영상에서 고음부 처리가 약간 불안정한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진짜 불안정한 건지 김완선 특유의 음색 때문에 그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 없으신 분은 4분 52초 쯤부터 시작되는 'Holding out for a hero' 부분만 보셔도...... 이정현이 '와' 에서 접신한 듯한 신들린 춤을 보였다고 하는데, 여기서의 김완선도 뭔가 다른 종류로 접신한 듯한 신들린 움직임을 보여 줍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은 1990년대 초반에 세계 정상급(혹은 최정상급)의 가수를 보유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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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당시에는 춤을 잘추는데 가창력이 부족한 가수 정도로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고음능력도 없었고 음색이 맑지도 않고 그렇다고 탁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스타일로 보였거든요. 하지만 지금 보니 저 정도 댄스를 추면서 안정적인 라이브가 되는데 음색도 나름 개성있고 감정이 과잉되지 않은 창법도 괜찮은, 수준급의 가수였군요. 그리고 그녀의 최대 강점은 말씀하셨다시피 뇌쇄적인 눈빛과 혼자서도 무대를 꽉채우는 존재감이었죠.
되게 짧은 시간동안 코어에 근접하게 파셨네요 덜덜
제가 2010년도 쯤에 사실상 현재의 아이돌 시스템 효시인 김완선을 예로들어 세븐틴이란 곡과 함께 디씨에 쓴 글이 있는데, 그때도 김완선이 어떤 사람인지 대부분 모르더라고요. 심지어 보고 자란 아재들도 잘 모름;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