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에 발표된 2집 수록곡 '몽중인'.
윤종신 작사, 하림 작곡.
이 곡 정도는 사실 '광곡狂曲'까지는 아니고 아주아주 어두운 마이너 발라드 범위겠지요.
실연당한 여인이 밤새 뒤척이며 내뱉는 독백.
윤종신과 하림의 합이 돋보이고, 이 포스팅에 담길 곡 중에서 대중적으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곡.
하지만 이 곡은 박정현 3단 흑화의 시작에 불과함.
-----
1.
잡으려고 다가서면 멀어져 버리는 그대는
왜 쉬고 싶은 내 맘을 괴롭히는지
잊자는 건 그댄데 왜 이러나요
그대 나타나 짓는 표정 왜 하필 반가운지.
가끔씩은 무슨 말을 나에게 하지만 듣고 싶어
귀 기울여 보아도 들리지 않아
버려진건 나인데 왜 이러는지
눈 감으면 미워해야 할 그대만이 차지하는
내 밤은 어떡하나요 지새우면 지새울수록
깊은 잠은 나를 기다리고
그대 보았던 힘들게 뒤척였던 나의 꿈을 깨운건
막힐듯한 내 숨결
2.
가끔식은 헤어지던 그날이 찾아와
나아지던 내 모습을 또 다시 되돌려놓고
흔들리는 하루는 시작되는데 어김없이
꼭 찾아오는 그대만이 차지하는
내 밤은 어떡하나요 지새우면 지새울수록
깊은 잠은 나를 기다리고
그대 보았던 힘들게 뒤척였던 나의 꿈들이
**
그리 좋은가요
지쳐버린 나의 꿈을 찾아와주는 것이
그럼 나와 어떤 말이든해요.
그대 손을 잡을 수 있게 해줘요
이젠 잠들 시간만을 기다릴 수 있도록
내 밤은 어떡하나요 지새우면 지새울수록
깊은 잠은 나를 기다리고
그대 보았던 힘들게 뒤척였던 나의 꿈을 깨운건
막힐듯한 내 숨결
2002년에 발표된 4집 Op.4의 1번 트랙 'Plastic Flower(상사병).
정석원 작사/작곡.
가사만 보면 짝사랑에 빠진 사람의 흔한 심리(혹시 여자친구가 있을까, 고백했다가 차이면 어쩌지)를 담고 있어서
걸그룹 곡이었다면 마냥 발랄하게 뽑힐 수도 있는 곡입니다만,
세기말 뽕을 온몸으로 수혈받고 21세기 모노리스를 만들어낸 정석원답게, 그로테스크한 미친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한일월드컵 기간에 발표된 앨범인데, 사와서 CD플레이어에 넣자마자 1번트랙으로 땋 나오는데 어휴 그냥 뭐야 이거 무서워...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 곡을 3대 광곡 중 가장 많이, 아니 박정현의 전체 발표곡 중 가장 많이 듣는 편입니다.
영상은, 노래 시작 전 댄서들의 기괴한 춤이 한셋트인데, 일단 노래 시작부분에서 재생되도록 설정했어요.
-----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내 심장은 너무 떨리고
멍하니 앉아서 왠종일 깊은 한숨만 내쉬고
주위에 사람들 자기 일 아니라고 너무 쉽게 말하고
그냥 시도도 안해보고 포기하냐 놀려대네
나 자신도 정말 몰랐어 이런 일 내게 생길 것이라곤
매일매일 잠을 설치고 바보처럼 공상만하니
나라는 사람 넌 누군지조차 모를거야 관심도 없겠지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속에 하루가 또 지나가고 있네
다른 여자 있진 않을까 상상만 해도 또 초라해지고
그래도 난 말 못 할거야 날 좋아할 일 없을테니
다가갔다가 나 거절당하면 그 상처가 너무나 무서워
이런 걱정 저런 걱정속에 세월만 또 흘러가고 있네
언젠간 과연 만날수 있을까
생각하면 답답해져가고
기적 같은 인연만 생기길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고
다가갔다가 나 거절당하면 그 상처가 너무나 무서워
이런 걱정 저런 걱정 속에 세월만 또 흘러가고 있네
언젠간 과연 만날수 있을까
생각하면 답답해져가고
기적 같은 인연만 생기길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고-
2005년에 발표된 5집의 마지막 트랙.
역시 정석원 작사/작곡.
처음 들을 때, '오 전체적으로 노래들이 멀쩡한데?' 했다가 마지막 곡에서 뒤통수를 딱...
박정현이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읽다가 등장인물인 미스 하비샴의 이야기에 필을 받아서 정석원에게 곡을 의뢰, 완성된 곡인데
총평은 위 영상에 달린 베스트 댓글로 갈음합니다.
"미친 여자가 불꺼진 방 안에서 인형 머리 빗겨주면서 부르는 노래같다"
-----
나 그대가 유난히 좋아한 내 긴 속눈썹 한껏 올리며
오늘도 거울 앞에 섰어요
나 오늘도 머리를 정성스레 빗으며
그대 좋아한 내 머릿결 가다듬고 있어요
그대 항상 나에게 목이 길어 정장이
어울린다 얘기했죠
화장 안한 맨 얼굴 때가 더 예쁘다며
화장하지 말랬죠
난 이렇게 그대가 좋아하던 모습 그대로 꾸몄는데
다시 봐줄 순 없는 건가요
언젠가는 꼭 돌아오겠죠 날 안아주겠죠
그대와 나 라라라라 라라라
그날은 꼭 오겠죠
난 웃는게 훨씬 더 예쁘다며 울지 말란 그대 말에
이렇게 아직 웃고 있는데
오 그렇게 그녀와 행복한가요 나 따윈 잊은 건가
난 아직 기다리고 있는데
난 이렇게 그대가 좋아하던 그 모습 대로 꾸몄는데
다시 봐줄 순 없는 건가요
없는 건가요
없는건가요
거울에 비친 나는 그대로인데 그대만 있으면
그대만 있으면 돼 그러면 다 돼는데
* 6집의 Smlie까지 포함해서 '4대 광곡'으로 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