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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6/27 20:08:11
Name 손금불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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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포츠] [해축] 루이 반 할의 전술 철학 이야기


원출처 : https://elpais.com/deportes/2019/06/23/actualidad/1561302694_306332.html
번역 출처 : http://cafe.daum.net/ASMONACOFC/gAUc/1761342 아이러브사커 - KLOSE -



Q : 당신은 질서를 좋아하죠.

반 할 : 모든 팀에는 구조가 필요하고, 그 구조의 목적은 팀원들의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라 팀 스포츠다. 라 리가는 스타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때때로 잊어버린다. 난 스타가 팀의 승리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구계에서는 흔히 반대로 돌아간다.



Q : 20년 전보다 현대 축구에서 개인의 힘으로 경기를 캐리하기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에, 축구계에서 팀 스피릿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굳어진 게 아닐까요?

반 할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바르샤를 봐라. 사람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메시를 가지고 챔피언스 리그를 몇 번이나 우승했는가? 네이마르의 PSG를 봐라. 챔피언스 리그를 몇 번이나 우승했지? 난 네이마르와 메시를 개별적인 선수로는 좋아하지만, 팀 플레이어로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팀 스포츠에 팀 플레이어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Q : 이번 시즌 최고의 팀 플레이어는 누구인가요?

반 할 : 제임스 밀너는 최고의 팀 플레이어 중 하나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밀너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역할을 모두 수행했다. 33살의 나이에 그런 경기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 스트라이커들은 어떻지? 리버풀 공격수들은 모두 팀을 위해 뛴다. 살라, 피르미누, 마네는 수비를 매우 열심히 하는데, 클롭이 압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클롭은 얼마 전 깨달음을 얻었다. 압박이 모든 상황에서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상황에 따라 다르다. 클롭의 도르트문트는 클롭의 리버풀보다 훨씬 공격적이었다. 리버풀에서 클롭은 때로는 조금 뒤로 물러나서 라인을 맞추고 카운터 어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런 변화는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매우 빠르게 공략하는 살라, 피르미누, 마네에게 도움이 된다. 바르샤는 고통받았다. 메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는 기간이 왜 이렇게 길어지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메시가 국대에서 이긴 마지막 중요 경기였던, 2014 월드컵 4강전 때 상대 팀 감독이셨죠.

반 할 : 하지만 승부차기로 진 거다! 그 경기에서 메시는 별로 안 보였다. 우리가 더 나은 팀이었다.



Q : 바르샤가 챔스 우승을 더 하지 못하는 이유가 메시의 개인주의적인 성향 때문이라는 말씀인가요?

반 할 : 난 바르샤의 라커룸이나 훈련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난 메시를 개별적인 선수로서 좋아한다. 개별적으로 보면 환상적인 스탯이 증명하듯이 메시가 세계 최고의 선수이다.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메시가 왜 5년 동안 챔스 우승을 하지 못했을까? 팀이 유럽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주장으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라키티치, 쿠티뉴, 알바, 테어 슈테겐, 아르투르, 비달이 나쁜 선수라고 말할 수 없다. 난 바르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메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만의 잘못이 아니다. 팀의 문제에 대해 선수들도 상당한 책임을 갖고 있다.



Q : 메시는 네이마르와 다시 뭉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반 할 : 네이마르는 바르샤에서 메시를 위해 헌신했다. 난 네이마르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는 환상적이지만 PSG에서는 팀을 위해 뛰지 않는다. 나는 모든 선수가 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시조차도 말이다.



Q : 바르샤에 제대로 된 구조가 없는 것 같나요?

반 할 : 그런 느낌은 든다. 하지만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바르샤는 30명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메시가 팀에 적응해야지 팀이 메시에게 적응해서는 안된다. 과르디올라는 팀의 이득을 위한 전술을 펼쳤지만 최근 감독들은 팀 스피릿을 보호하지 않고 메시에게 너무 맞춰줬다.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Q : 지난 50년 동안 축구 전술의 혁신이 네덜란드에서 많이 나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번 시즌 아약스가 이룬 일들은 우리가 오랫동안 보지 못한 것인데요.

반 할 : 바르샤는 지금 아약스가 한 일을 이미 해냈다. 메시는 몇 명의 수비가 둘러싸더라도 좁은 공간에서 드리블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시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쿠티뉴, 부스케츠, 뎀벨레, 로베르토, 알바 같은 선수들도 이런 부분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아약스는 지예흐, 타디치, 네레스, 데 용, 블린트 같은 선수들이 좁은 공간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자국 리그에서는 그런 경기를 펼칠 수 있지만, 가장 높은 수준의 대회는 챔피언스 리그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상대의 퀄리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르샤가 리버풀에게 0-4로 패배한 원인이다. 제대로 된 팀 스피릿이 존재한다면, 가장 높은 수준에서 그런 결과는 발생할 수 없다. 챔피언스 리그라고 하더라도, 바르샤가 가진 선수들로 그런 대패를 당하는 건 용납될 수 없다.



Q : 아약스의 전술이 굉장히 새롭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포체티노 감독은 아약스 선수들의 무한 스위칭을 보고 선수들에게 책임감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했었는데요. 이 유동성이 전략의 일부인가요, 아니면 선수 개인들의 특성 때문인가요?

반 할 : 물론, 전술은 팀이 보유한 선수들의 능력과 성향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 적응해야 한다. 그게 텐 하그 감독의 멋진 점이다. 포체티노의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그는 5년 전의 구조 개념을 생각하고 있다. 난 아약스에도 분명 구조가 있다고 본다.

텐 하그는 아약스 선수들이 혼란하게 공격하도록 허용했지만, 일단 공 소유권을 잃으면 혼란은 사라지고 선수들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다. 버스 세우는 팀들을 상대로는 혼란스러운 공격이 필요하다. 요즘은 과거보다 더 수비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패턴이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이 아약스 팀은 텐백 수비를 부수는 법을 알고 있다. 혼란은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 아약스는 공을 잃었을 때 밸런스를 찾는 법을 알기 때문에 극단적이라고 볼 수 없다. 아약스는 혼란에 대한 해독제를 갖고 있다.



Q : 데 리흐트가 해독제인가요?

반 할 : 데 리흐트와 데 용이 해독제였다. 데 용은 수비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비법은 공을 잃었을 때 팀 전체의 대처 방식이다. 팀에 공수 밸런스가 갖춰지지 않으면 선수 개인의 수비 재능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Q : 팀 스피릿과 전술 중 뭐가 더 중요하죠?

반 할 : 전술이다. 하지만 팀 스피릿이 있어야 전술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메시를 보유하고 있으면 당연히 메시가 주는 혜택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결국에는 더 나은 팀이 승리할 것이다. 올해 이 사실이 또 다시 증명되었다.



Q : 당신은 리누스 미헬스 감독의 훈련을 지켜봤는데요. 미헬스 최대의 업적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반 할 : 토탈 풋볼 원칙이다. 모든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를 병행해야 한다는 전술적 개념이다. 미헬스는 포지션마다 특화된 선수들로 그런 축구를 해냈다. 거구의 수비수들, 순수한 미드필더들, 특화된 공격수들을 사용했다. 미헬스는 스페셜리스트들로 토탈 풋볼을 펼쳤다.

크루이프는 스페셜리스트들에 다소 유연함을 더했다. 크루이프는 펄스 나인을 활용했고, 미드필더였던 쿠만을 수비수로 기용햇다. 크루이프는 후방 빌드업을 원했고, 쿠만의 파트너로는 미헬스의 유산에 따라 피지컬이 강한 수비수를 기용했다. 적어도 한 명의 스페셜리스트를 유지한 것이다.

그 후에 반 할이 나타났고, 그는 두 명의 센터백이 모두 빌드업에 능하기를 원했다. 두 명의 쿠만을 놓은 것이다. 나는 1992 UEFA 컵에서 각각 윙백, 미드필더 출신인 대니 블린트와 빔 용크를 센터백으로 기용해 우승했다.



Q : 이 시스템에서 미드필더의 역할은 뭔가요?

반 할 : 오늘날 플레이메이커는 반드시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맡아야 한다. 오직 후방에서만 플레이를 만들어낼 공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중원에도 공간이 있지만 훨씬 활용하기가 어렵다. 데 용은 그런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는 순간적인 드리블과 가속으로 공격 전개를 시작할 수 있는데, 그러면 수적 우위가 발생하기 때문에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난 90년대에 10번만이 아니라 3번과 4번으로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크루이프가 했던 것처럼 빌드업이 가능한 수비수(쿠만)를 1명만 기용하면, 상대 감독이 쿠만을 압박해서 빌드업이 약한 센터백이 공을 잡도록 만드는 전술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Q : 빌드업을 시작하는 선수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능력은 뭐죠?

반 할 : 대니 블린트(데일리 아버지)는 원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였다. 그에겐 방향을 읽는 엄청난 감각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센터백으로 만들었다. 부스케츠보다 뛰어났다. 블린트는 플레이 예측의 아티스트였다. 블린트는 상대보다 첫 스텝을 빨리 내딛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순간적인 민첩성도 중요한 능력이다. 수비의 중심축에 있으면 대각선으로 달릴 수 있다. 수비가 사선으로 달리면 파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진다. 공격수는 무조건 골문을 향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센터백이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면 최대한 빨리 몸을 돌리는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으면 이미 몸을 돌려놓고 패스를 가로챌 수 있다. 데 리흐트는 파워풀하고 빠르며 예측력도 좋지만, 데일리 블린트만큼은 아닌 것 같다. 예측력이 유전자에 있는 모양이다.



Q : 왜 미헬스는 433 전술이 공간을 점유하는 데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죠?

반 할 : 나도 동의하지만, 343도 최고의 포메이션이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아약스에서 이미 3백 전술을 썼었고, 크루이프도 바르샤에서 쿠만을 이용한 3백을 활용했다. 이제 바르샤는 더 이상 그렇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바르샤는 레프트 윙이 중앙 지향형 미드필더가 되면서 442를 활용하고 있다.



Q : 공격수 쪽에 매우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의 감독들은 역습에 대처하기 위해 433을 포기하고 442나 4231를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 할 : 물론 선수들의 퀄리티가 전술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바르샤는 자신들의 축구 철학을 여전히 존중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클럽의 문화를 버릴 수는 없다. 433 포메이션으로도 쉽게 수비를 할 수 있다. 이미 아약스와 바르샤에서 미헬스, 크루이프, 반 할, 과르디올라가 증명했고 루이스 엔리케도 초기에 그런 축구를 해냈다. 하지만 그걸 잘 발전시키려면 팀 스피릿이 중요하다. 모든 선수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지금 바르샤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Q : 그게 공격수들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반 할 : 그건 아니다! 하지만 공 소유권을 잃으면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텐 하그는 공격할 때는 혼란스럽게, 공을 잃었을 때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도록 공격수들을 훈련시켰다. 아약스는 공을 잃으면 조직된 형태로 공을 향해 움직여 5초 내로 탈취한다. 바르샤도 예전에 그런 식으로 플레이했다. 433이 공격과 수비에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11명이 모두 같이 움직여야 한다. 골키퍼조차 수비를 위해 필드에 참여해야 한다. 공격 시에 방대한 수비 뒷공간을 커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플레이를 하려면 전술적인 감각과 발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골키퍼가 그렇게 뛸 수는 없다. 아약스의 모델은 선수들의 능력에 좀 더 의존한다.



Q : 433을 기반으로 팀을 만든다면, 어떤 선수가 가장 중요한가요?

반 할 :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 맞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므로 모두가 중요하다. 하지만 감독이라면 선수들의 능력에 맞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그래서 433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14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능력에 맞게 수비 시에는 532로 전환되는 343 전술을 구사했고 스페인을 5-1로 대파했다. 이 전술은 윙백이 경기 상황에 따라 풀백, 미드필더, 윙어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 필드 전체를 효율적으로 커버할 수 있다.

우리는 10번 스네이더에게 전방에서 자유도를 부여하고, 중원에 4명의 미드필더(블린트-데 용-바이날둠-얀마트)를 플랫 라인으로 배치했다. 중원을 3명보다는 4명이 수비하는 게 쉽기 때문에 공간 활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전방 압박을 하기에도 좋았다. 2명의 스트라이커가 상대 센터백을 압박하고, 윙어들이 상대 풀백을 압박할 수 있다. 하지만 343은 감독이 배짱이 있어야 제대로 쓸 수 있다. 그런 감독은 흔치 않다. 풀백들이 윙어처럼 뛰어주지 않으면 343이 아니라 532가 되기 때문이다.



Q : 중원에 3명의 미드필더가 있는 433보다 패스길을 만들기 어렵지 않나요? 532나 343에서 플랫 미드필더 4명으로 유연하게 플레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반 할 : 다른 스타일의 미드필더들을 활용하면 된다. 데 용은 앵커였고, 바이날둠은 라인 사이 공간으로 올라가면서 패스 옵션을 만들어냈다. 4명의 라인을 깨트리지 않으면 공격을 잘 할 수 없다. 모든 포메이션의 기본은 공격 시에 진폭을 최대한 크게 하고 수비 시에 컴팩트한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스페인을 상대로는 스네이더가 수비를 많이 도와주고 반 페르시와 로벤을 전방에 놓는 532를 형성했다. 우리는 5-1로 이겼다! 실점은 석연치 않은 PK였고.



Q : 그게 스페인 대표팀 황금기의 끝이었죠. 왜 스페인이 아직까지 침체된 상태일까요?

반 할 : 나에겐 믿기 어려운 일이다. 난 스페인 축구를 사랑한다. 선수들은 모든 능력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인다. 실력이나 기술 부족은 절대 아니다. 내가 판단할 수 없는 유일한 부분은 선수들의 사적인 영역인데, 이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좋은 축구를 하려면 하나의 팀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이웃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설계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삶의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컴퓨터가 금세기 사회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 누이, 학교, 신부님과 함께 자랐고 다른 건 전혀 없었다. 우린 자연스럽게 소통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컴퓨터만 있으면 살 수 있다. 고립감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렸다. 하지만 축구는 여전히 개인 스포츠가 아니라 팀 스포츠다.

구단, 감독은 이런 현실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1997년 스페인에 갔을 때 엄청나게 많은 사교 활동들이 있었다. 그때도 컴퓨터가 있었지만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들만 사용했다. 하지만 트렌드가 빠르게 다가왔다. 이 채널을 봤다가, 몇 초 뒤에 다른 채널로 돌렸다가... 우리는 점점 집중력을 잃어버렸다. 나는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요가, 심리학, 시각화...



Q : 아약스는 타디치를 가짜 9번으로 기용할 때 최고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순수 9번인 돌베리가 선발로 돌아왔을 때 토트넘전 패배로 탈락했죠. 순수 9번은 멸종 위기인가요?

반 할 : 크루이프는 선수 시절 펄스 나인으로 많이 뛰었고, 감독이 되고 나서도 그 포지션을 활용했다. 크루이프는 타디치처럼 움직였다. 여기서 핵심은 반 데 벡인데, 그는 타디치가 중원으로 내려갈 때 박스 안으로 침투한다. 그들은 포지션을 공유한다. 타디치 같은 펄스 나인을 쓰려면 반 데 벡 같은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그게 2차전에서 반 데 벡이 교체로 나온 이유이다. 돌베리처럼 박스 안에서 나오지 않는 9번이 있을 때는 골로 연결될 수 있는 패스를 넣어줘야 하는데 그건 반 데 벡의 스타일이 아니다. 둘은 충돌한다.

이런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헝가리의 푸스카스, 레알의 디 스테파노도 동료들과 자리를 스위칭하곤 했다. 이런 조화를 위해서는 팀원들이 모두 합의해야 하고 그게 감독이 만드는 예술적인 구조의 일부다. 타디치, 반 데 벡, 네레스, 지예흐가 포지션을 바꾸는 행동은 팀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다. 그들 모두 공을 잃으면 같이 압박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Q : EPL이 가장 치열한 리그라고 생각하시나요?

반 할 : 그렇다. 하지만 선수들이 가장 뛰어나서는 아니다. EPL이 수많은 선수들을 영입하지만 최고는 아니다. 스페인의 철학은 선수들을 교육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구단들은 돈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을 영입하지만, 영입은 언제나 적응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전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라 리가가 낫다. 하지만 EPL이 라 리가보다 압박 강도가 높기 때문에 더 치열하다.



Q : PSG 프로젝트는 어떻게 생각하시죠?

반 할 : PSG는 제대로 된 팀 스피릿이 없다. 명백하다. 난 2017년 PSG가 뮌헨을 3-0으로 이긴 경기를 직관했는데, 피치 위에서 선수들이 네이마르의 플레이스타일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도 불만을 갖고 있다.



Q : 오프더볼 상황에서 움직임이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인가요? 공격수들이 수비수들을 따돌리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이 현대 축구에서 더 중요해지고 있나요?

반 할 : 그런 움직임은 언제나 중요했다. 진짜 중요한 건 움직이는 타이밍이다. 최고 수준에서 뛰는 많은 선수들이 그 타이밍을 잡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팀 동료는 물론 상대의 의도까지 모두 읽어내야 한다. 동시에 너무 많은 정보를 이해해야 한다.



Q : 그런 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가 누가 있을까요?

반 할 : 리버풀이 압박 강도를 내리고 뒤로 물러났을 때 살라가 해방된 모습을 보여줬다. 아약스에서는 반 데 벡이 텐 하그의 퍼즐을 완성시키는 조각이었다. 프렝키 데 용도 언제 움직여야 마크맨을 따돌릴 수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부스케츠는 항상 그런 플레이를 한다. 부스케츠는 상대 선수들 사이의 프리한 공간을 미리 예측한다. 거기에 사비는 템포까지 올릴 수 있는 더 뛰어난 직관력을 갖췄다. 부스케츠는 주로 가장 가까운 선수에게 패스를 주지만, 사비는 더 전진 패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과르디올라도 그런 유형이었지만, 사비가 더 뛰어났다. 사비는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Q : 잉글랜드에서 과르디올라의 최대 업적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반 할 : 대중을 만족시키는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것. 아약스와 유사하지만 덜 혼란스럽다. 맨시티는 더 조직적이다. 펩은 조직을 중시하는 사람이고 선수들은 그의 생각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 반면 텐 하그는 선수들이 지시와 다른 플레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자유도를 준다. 시티에서 우리는 펩의 손길만 볼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공격만 하는 축구로 2년 동안 트로피를 휩쓴 것은 대단한 업적이다. 우승하려면 수비적인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더 쉽다. 무리뉴는 수비 축구로 많은 트로피를 따냈다. 펩의 이상으로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는 것은 큰 도전이 될 것이다.



Q : 공격 축구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는 것은 더 어렵나요?

반 할 : 그렇다. 펩이 바르샤에서 우승한 건 메시가 있었기 때문이고, 또 펩이 메시가 자기 뜻대로 플레이하도록 놔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게 다른 점이다. 메시가 펩의 계획에 맞춰준 것이지, 펩이 메시에 맞춘 것이 아니었다. 펩은 가장 어려운 부분을 해내고 있다. 선수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공간으로 움직이는 것. 이런 업적을 이루려면 팀 스피릿,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아구에로를 봐라. 아구에로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뛰다가 펩을 만난 후 이제 움직임이 달라졌다. 그게 훈련의 미학이다.



Q : 훈련이 그리우신가요?

반 할 : 꼭 그렇지는 않은데, 매일 젊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던 것이 그립긴 하다. 내가 그들에게 도전하고, 그들이 나에게 도전하던 시간들이 그립다. 요즘은 거의 내 동년배들이랑만 시간을 보내거든!





원제는 "메시, 네이마르는 팀 플레이어로 선호하지 않는다" 라고 쓰여있긴한데, 그게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아닌 것 같아서 제목은 바꿔봤습니다. 인터뷰 자체가 초장문이긴하지만 군데군데 읽어보면서 생각해 볼만한 이슈들이 참 많네요. 특히 반 할이 자신의 전술 철학을 드러내면서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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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총새우
19/06/27 20:26
수정 아이콘
맨유 얘기는 안했네요.
설탕가루인형
19/06/27 20:40
수정 아이콘
맨유에서의 실패와는 별개로, 반갈의 전술가로서의 역량은 매우 높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수준 높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LucasTorreira_11
19/06/27 22:40
수정 아이콘
마무리가 아쉬워서 그렇지 확실한 명장입니다.
서지혜
19/06/27 22:52
수정 아이콘
갓동님 커리어 기복이 커서 그렇지 철학이야 뭐..
19/06/27 23:51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이네요. 생각해 볼 점도 많구요.
개인적으로 이번 챔스에서 아약스와 맨시티가 붙으면 어떤 경기가 나올까 기대했지만 성사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 글을 보니 아쉬움이 더 커지네요.
19/06/28 00:26
수정 아이콘
갓동님 그립읍니다...
시나브로
19/06/28 12:05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우르갓
19/06/28 12:42
수정 아이콘
기복이 심해서 그렇지 잘맞는 팀에서는 수많은 영광을 누린 감독이죠. 전술사적으로서는 더 높이 평가받을만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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