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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01 23:10:05
Name 무적LG오지환
Link #1 직접
Subject [연예] 2019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 후기
0.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총 8회에 걸쳐서 세종문화회관에서 김동률이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작년 연말에 <답장> 콘서트를 했었던지라 올해는 여름에 발표한 <답장> 앨범의 사실상 마지막 곡 '여름의 끝자락'을 디싱으로 발매하고,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하는 걸로 끝날 줄 알았는데-사실 이게 어디냐 싶었고-갑자기 공연을, 그것도 세종문화회관에서! 그것도 8회를! 공연을 진행해서 지난주 일요일 3회차 공연과 오늘 막공을 다녀왔습니다.

1. 콘서트 소식을 알리면서 적은 글에서 이번 공연은 히트곡보다는 자신이 아끼고 부르고 싶던 노래 위주의 셋리스트를 짜며, 아티스트로서의 욕심을 먼저 부려봤다는데, 예고한대로 셋리스트가 라이트팬들에게는 불친절했습니다. 반대로 골수팬들에게는 공연을 그렇게 다녀도 잘 못 듣던 노래들을 많이 들어서 좋은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 기본적으로 판다이기 이전에 발라드 장르 덕질을 오래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했던 가수가 김동률이였고, 사람은 자신이 학창시절에 들었던 노래랑 비슷한 음악을 듣게 된다죠? 저에게는 아마 그런 음악이 김동률표 발라드일겁니다.

3. 이번 공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오롯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였습니다. 하다못해 작은 스크린조차 하나 없었고, 덕분에 온 객석의 관객들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동률옹 뒤에 펼쳐진 밴드들에게도 눈이 가게 되더군요. 따로 밴드 멤버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없었지만, 공연 시간 내내 자연스럽게 연주자들에게 번갈아가며 주목하게 만드는 편곡이 인상 깊었습니다.

4. 이번 공연에서 가장 좋은 곡은 아무래도 본인이 아낀다고 노래 부를 때마다 꼭! 꼭! 말하고 부르던 '잔향'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초에 실수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양반이 한음 한음 꽉꽉 눌러 담아 부르는 느낌이 나서 저도 제일 좋았습니다. 본인은 부르기만 하면 목이 더러워지는 '취중진담' 뒤에 불러서 일곱번의 공연 내내 한 번도 만족스럽게 부른 적이 없었다고 하던데, 오늘 부른건 만족스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크크
저는 동률옹 목소리로 들은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어느 가수에게 노래를 줘도 자신의 색을 확실하게 남기는 작곡가와 어느 작곡가에게 노래를 봐도 자신의 색을 확실하게 남기는 가수의 합작'이라고 평가하는데, 원곡인 이소라 버전과 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소라 버전이 조금 더 어울리는 곡 같긴 합니다 크크 2일차 공연때는 <답장> 앨범에 실린 이소라와의 듀엣곡 '사랑한다 말해도'도 불렀다는데, 오늘 '낙엽' 부르길래 살짝 기대했는데 컨디션 관리의 문제도 있고, 막공이라 멘트가 평소보다 길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생략되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카니발 10주년 콘서트때도 못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 '농담'도 듣고 전체적으로 공연에 자주 안 올라오던 곡들 위주라 굉장히 좋았습니다.

5. <답장> 공연 막공때 컨디션이 아쉬웠다는 후기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번 공연과 함께 준비하느라 컨디션 관리가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워낙에 예민한 양반인데다 2년 연속으로 공연을 하는데 심지어 준비기간마저 겹쳤다면 뭐 그 고통은 뭐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상상이 갑니다.

6. 결론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가수 본인도 앞으로 음악 생활을 이어가는데 큰 원동력을 얻은듯해 보여서 더 좋았습니다. 대학가요제 나가고 싶어서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갔던 그 고등학생이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으니,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장기 공연을 하고 거기서 에너지를 얻어간 모습은, 오랜 팬으로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저는 이 양반이 막공이라고 공연시간 칼같이 못 끝내고, 인사 두번하러 나온거 처음 봤어요(...) 동률옹이 기억의 습작을 만들던 나이에 가봤던 <초대> 공연 이후 작년 <답장> 콘서트 빼고 다 다녀봤는데 말이죠. 지금까지 계속 팬한게 뿌듯해지는 오늘의 마무리였습니다.

사족) 2년 연속 공연했으니 내년에는 뭐 디싱이라도 내달라 이런 소리 안 할테니깐,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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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쏘쏘
19/12/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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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주 금요일 갔는데 컨디션 등 너무 만족했네요. 다음 앨범은 내년에 나오길(.... ....)
무적LG오지환
19/12/01 23:29
수정 아이콘
오늘 두번째 인사하러 나와서 우는거 보고 내년을 바라는건 좀 잔인한거 같고 소박하게 내후년 여름쯤으로(응?)
피해망상
19/12/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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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향이라는거 듣고 약간 다른 셋리스트라는게 이해가 확 되네요. 제 기억에 그간 3번 라이브앨범에 한번도없던 느낌인데
무적LG오지환
19/12/01 23:30
수정 아이콘
공연에서 부른게 애초에 처음일겁니다 크크
감사 투어랑 동행 투어 묶어서 라이브 앨범 내고 힘들어서 다시는 라이브 앨범 안 낼거라고 하는데, 편곡 이렇게 화려하게 해놓고 안 내면 반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미트볼스파게티
19/12/01 23:36
수정 아이콘
이 글 덕분에 잔향이라는 곡 알게 됐습니다. 너무 좋네요 흐흐
무적LG오지환
19/12/02 00:23
수정 아이콘
귀향이랑 묶어 들으면 더 좋아요(소근소근) 크크크
파인트리
19/12/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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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연주자분들께도 뭐라 큰소리로 감사의 메세지 남기고 싶을 정도였는데 2층이라 그만(...)
무적LG오지환
19/12/0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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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2층이라 대신 일어나서 박수를 정말 할 수 있는한 크게 최선을 다해 쳤습니다 크크크
모태솔로
19/12/01 23:43
수정 아이콘
작년에 답장 콘서트에 이어서 올해 후반부 공연 3일을 갔습니다 크크 작년에는 신곡위주였던 반면 올해는 진짜 자기가 하고 싶었던 곡들을 올린 것 같습니다. 오늘이 막공이라 그런지 세션 감사인사부터 다른날에 못했던 말들을 쏟아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날 같았으면 이미 끝나고 들어갔을 타이밍인데. 막공이라 그런지 한 번 더 나와서 인사하던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저런 양반이 아닌데....크크크 올해는 공연 할거라고 기대도 안했었는데 공연 해줘서 고마웠네요 목 토 일. 3일을 가도 여운이 많이 남는 공연었습니다. 이제 혈옹만 앨범 내주면 좋을텐데....
파인트리
19/12/01 23:48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 세션에서 막공이라고 관객 호응유도+감사 인트로 요렇게 김동률 본인 모르게 깜짝 이벤트성으로 준비한것 같습니다.
무적LG오지환
19/12/02 00:25
수정 아이콘
공연 퀄리티를 보장해주는만큼 공연 시간 칼 같았는데 나이 먹긴 먹었나봅니다 크크크크
당분간 답장 라이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작년 콘서트 꼭 가고 싶었는데 이 놈의 혐생이 흑흑
그나저나 혈옹 앨범은 8집이니깐 8년 기다려야 정석 아니겠습니까 크크크
캐리건을사랑
19/1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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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샀었던 앨범이 내 방 어딘가에 있을텐데....
김동률씨 노래는 전람회때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는데 경제력이 생기고 난 후 처음 가본 콘서트는 사실 좀 실망했었습니다
담배를 많이 핀거같은 짧은 호흡과 메마른 목소리..
요즘은 괜찮으신가 보네요
무적LG오지환
19/12/02 00:26
수정 아이콘
적어도 이번 콘은 8회차의 공연에도 불구하고 막공에도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습니다.
달달한고양이
19/12/02 00:13
수정 아이콘
작년도 올해도 놓친 불량팬 입장에서는 그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처음 간 2014는 팬심 빼고도 정말로 완벽했고 2015에도 진심어린 멘트와 노래를 들을 수 있어 행복했는데...제발 그냥 오래오래 활동해주세요 흑흑 자음엔 정말 꼭 갈께요 ㅠㅠ
무적LG오지환
19/12/02 00:28
수정 아이콘
진짜 유스케라도 나와요ㅠㅠ앨범 좀 자주 나와요ㅠㅠ 이런 소리 안 할테니 그냥 지금 하는 음악, 본인이 자신있는 음악으로 오래오래 해드시길ㅠㅠ
여름보단가을
19/12/02 01:05
수정 아이콘
이번주 금요일 공연갔던 골수팬입니다. 셋리스트를 모르고 갔는데 청원, 잔향, 데자뷰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김정원씨 피아노도 좋았고, 조명을 통한 무대연출, 음향은 예전부터 좋았던 부분이었구요.

개인적으로 아쉬운건 앵콜곡인 동반자 애드립 부분이 라이브앨범이나 이전 공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느껴졌네요.. 동률옹 힘이 떨어지는걸 보니 저도 나이를 먹어가지만 가는 세월이 안타까웠습니다. 체조경기장에서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노래 부르던 모습은 더 보기 어려운지도 모르겠네요 ㅠ

매년 공연하셔서 더 자주자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적LG오지환
19/12/02 01:11
수정 아이콘
오늘 본인도 언급했지만, 동률옹 공연답지 않게 셋리스트가 조금씩 달랐는데, 그래도 이틀은 가서 달랐던 네곡 중 세곡을 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자뷰도 그 중 한 곡이였죠-_-d

동반자 애드립 부분은 공감이 가긴 하면서도 체조에서 육성으로만 부르던게 아마 15년 공연이였죠?
그때가 벌써 4년전이니 흑흑 세월이 야속합니다ㅠㅠ
Finding Joe
19/12/02 01:50
수정 아이콘
외국 사는 사람으로서 콘서트 놓치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잔향 그거 전성기 동률옹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일텐데, 놓친 게 더욱 아쉽네요.
이번엔 콘서트 앨범 나오려나요T.T
무적LG오지환
19/12/02 01:51
수정 아이콘
저번 감사/동행 라이브 앨범을 낼 때 한 말을 보면 회의적인데 오늘 보여준 태도 보면 한 1% 정도 기대해봅니다(...)
후치네드발
19/12/02 02:06
수정 아이콘
잔향 라이브를 들으셨다니 부럽네요. 가창 난이도로 따지면 기억의습작 쪽이 훨씬 어려울 것 같은데 지금까지 라이브가 없었던 걸 보면 본인 생각은 또 다른가 봅니다. 이방인이나 날개 같은 전람회 시절 노래도 셋리스트에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무적LG오지환
19/12/02 02:15
수정 아이콘
가창의 난이도보다는 타이틀곡도 아니였고, 수록곡 중에서 뒤늦게라도 히트를 한 곡도 아니여서 이런저런 사정에 의해 넣었다가도 빼고 그랬던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이번에 작정하고 딱!

대부분이 솔로 앨범에서 선곡했고, 이소라에게 준 곡, 베란다 프로젝트 곡, 카니발 곡이 하나씩 있었고 전람회 앨범에 실렸던 곡은 취중진담 하나였습니다.
후치네드발
19/12/02 02:38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내년엔 저도 꼭 가봐야겠네요.
19/12/02 02:47
수정 아이콘
공연 제목부터 셋리스트까지 주제가 뚜렷하게 드러나지요. 오랫동안 아껴둔 노래들 부르기. 저도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가 가장 인상적인 무대였습니다. 본인이 만들어 남 준 곡 중에서 '천일동안'도 언젠가 다시 한 번 불러줬음 좋겠네요. '농담'은 생각지도 못 했는데 역시 대단했습니다. '잔향'은... 좋은 곡이고 무대도 훌륭했지만 솔직히 여성팬들에게 유독 그리 지지받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매 공연마다 '잔향' 안 불렀다고 하도 말이 나오니까 이번 기회에 한 번 불러줘서 퉁친 느낌. 2015년 <The Concert> 공연처럼 감동폭발, 진한 여운 뭐 그런 건 아니지만 썩 괜찮은 콘서트였습니다. 적어도 전국투어보단 헐씬 짜임새있고 안정적인 퀄리티였습니다.
LE_Astra
19/12/02 08:11
수정 아이콘
잔향은 이제 했고
떠나보내다는 언제쯤 하려나요..
밀로세비치
19/12/02 12:45
수정 아이콘
저도 주말콘으로 다녀왔는데 그림자 부르다 음이 살짝 안맞길래 이거 큰일났구나 싶었는데 그 후에 아주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가수 목소리뿐만 아니라 세션들의 연주의 퀄리티가 정말 좋더군요

청원이라는 무대에서 정말 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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