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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19 20:59:06
Name 청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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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2 https://variety.com/2019/film/awards/alejandro-g-inarritu-bong-joon-ho-parasite-1203446209/
Subject [연예]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의 기생충 평 (수정됨)


"왜 봉준호의 '기생충'이 우리 모두에게 전달되는가"


'기생충'은 블랙 코미디, 유령 이야기, 심리 스릴러, 호러 영화로 끈질기게 변모하는 현 세태에 대한 소설로 시작하다 예상치 못한, 하지만 불가피한 비극으로 끝난다.

이 영화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나는 팔레(칸영화제 상영극장)에서 그 영화가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던 특권을 얻었고, 그 영화가 끝난 후 모든 심사위원들이 보였던 표정과 열광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기생충'은 우리 모두에게 전달되는 사회적 해설을 곁들인 충격적인 장르의 과카몰리다.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멕시코 요리) 거의 연극처럼 부잣집과 가난한 집 두 세트만 가지고 봉준호는 한국의 두 가족 사이에 격렬하고 감동적이며 부끄러운 계급전쟁을 설계한다.

'기생충'에는 영웅이나 악당같은,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우리 모두가 처한, 인류를 집어삼키고 약화시키는 야만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잔혹함에 갇힌 전형적인 인물들로 대표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설교하거나, 손가락질 하거나, 또는 예상대로 뻔하게 과두 정치가나 기업 군주를 향해 총기 난사를 하는게 아니라, 봉준호는 때때로 은유를 택한다. 그리고 영화의 대부분의 시간에서, 가벼우면서도 어둡고 위트가 넘치는, 세련되고 미니멀한 유머와 함께 말그대로 흠 잡을데가 없는 '건축적'인 극작을 구축한다.

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와 사랑에 빠졌던 것은, 그것이 어떤 장르든간에 봉준호는 그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었고, 휴머니티와 솔직한 사회적 논평과 함께 신선한 뭔가를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생충’의 탁월함과 독창성은 단지 장르를 매끄럽게 혼합했다는 사실(이렇게 장르를 매끄럽게 혼합하는 것은 어느 감독이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봉준호 작업의 일종의 시그니처가 되었다.)에만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시퀀스, 씬, 카메라 앵글, 그리고 퍼포먼스는 영화가 우리를 지하실로 조금씩 조금씩, 바로 우리 코 앞에 냄새를 맡지 않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가까이 있지만, 우리가 끝끝내 보길 거부하려 했던, 지옥의 가장 낮은 자리까지 데려다 주는 과정까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짜여져 있다.

이 영화는 거짓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정말 맛있는 영화다. 그걸 보면서 나는 내 스스로가 그들과 공모자라고 느꼈다. 우리는 영화 속 돈 많은 남자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모른다. 아니면 가난한 가족 중 한 명이 재미있게 말하듯이, 돈이 있기 때문에 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통과 굴욕감은 마루 밑에 묻혀 잠재되어 있고, 거짓말이 밝혀질 때엔 문자 그대로 지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모두 그것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다. 정말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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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대법관
19/12/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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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 빨리
덴드로븀
19/12/1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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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보이콧중이랍니다.
19/12/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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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똥이 나온다.'
박근혜
19/12/19 21:59
수정 아이콘
이 영화가 진짜 멋진건 개쩔면서도 어렵지 않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9/12/1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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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요..님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정말 어렵지 않은 영화겠죠. 병원에서 IPTV로 보셨구나아..
현빈 나오는 드라마 시작 했던데..
VictoryFood
19/12/19 23:18
수정 아이콘
어렵지 않기도 하고 그다지 불편하지도 않죠.
개인적으로 리얼리즘 엔터테인먼트 작품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데 - 현실을 보고 싶었으면 내가 다큐를 봤지! - 기생충은 즐겁게 보면서도 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게 불편하지도 않았습니다.
티모대위
19/12/19 22:36
수정 아이콘
이분도 잘 짚어주었는데, 기생충이 대단한 점은... 등장인물 중에 누구 하나 극단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겁니다. 극심하게 착하고 정의롭기만한 사람도, 사이코패스도 없어요. 실제로 있을법한 인물들이 상황과 환경으로 맞물려서 상상도 하기 힘든 방향으로 극을 끌어가죠. 보통 영화에서 기상천외한 전개가 펼쳐질 때면 일부의 아주 특수한 영화적 도구나 등장인물이 그 방아쇠 역할을 맡는데, 이 영화는 안 그래요.. 신기하죠
요슈아
19/12/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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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것들이 섞여서 초 극단이 되어버림!!
어쩌다피지알
19/12/20 02:57
수정 아이콘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명문대 졸업장을 위조해서 고액 과외 선생 노릇을 하고 심지어 본인의 가족까지 위장 취업시키는 내용은 말씀하신 특수한 영화적 도구와 캐릭터라고 보여요. 지하실에 남편을 숨겨놓고 사육하는 인물도 마찬가지구요.
19/12/1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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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소리지만 최근에 버닝을 다시봤는데요

기생충이 떠오르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생충 >>>>>>> 버닝이었고, 흥행성적이나 비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는데

어느쪽이 더 보기 괴롭고 고통스러운가라는 기준이라면 기생충 <<<<<<<<<< 버닝 이었습니다

기생충은 솔직히 별로 고통스럽진 않았어요

덜 고통스러웠기때문에 더 좋은 평가를 받은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글을보니
세크리
19/12/19 23:20
수정 아이콘
독일에서 일하는데 일하는곳 바로 옆에 관 두개짜리 작은 외국영화 주로 상영해주는 영화관이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버닝을 상영했고 최근에는 기생충을 상영했죠. 그래서 가끔 둘다 봤는데 한국영화 쩐다고 저에게 얘기를 하는 독일애들이 있습니다. 저는 최근데 한국다녀오는 비행기에서 뺑반을 본터라 말해주죠. 모든 한국영화가 좋은건 아니라고...
19/12/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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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로코 여행가서 사막 투어 받는데 거기서 만난 크로아티아 부부가 버닝을 영화관에서 봤다고 개쩐다고 얘기하더라구요. 외국애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나? 싶었음
19/12/1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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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마지막에 지릴 수밖에 없다 라니 크크
후치네드발
19/12/19 23:42
수정 아이콘
입체적인 캐릭터, 예측 불가하며 흥미진진한 전개, 세계 보편적 풍토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태도의 환상적인 콜라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영화 중에 이렇게 장르적 쾌감을 충족시키면서 사색할만한 메세지를 던져주는 영화는 거의 없다시피 했죠.
오랫동안 봉준호 최고의 영화는 마더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뛰어넘는 영화를 보게 되어 기쁘네요.
19/12/1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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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의 맛을 궁금해하는 외국인이 없네요.크크
제지감
19/12/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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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애들도 배워야 해요. 가르치려 하지 않고 억지로 끼워맞춰 영화를 만들지 않는 법.
19/12/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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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아니라 모든 창작자들이 배워야 하는 기법이죠. 특히나 요즘처럼 창작자들이 작품을 독자를 깔본 시각에서 무언가를 주입하려는 경향이 강한 세태에서는 더더욱...
제지감
19/12/21 02:32
수정 아이콘
인정합니다 창작이 벼슬이 아니고 결국 소통인데 말이죠
sweetsalt
19/12/20 00:15
수정 아이콘
엄청 무거운 주제이고 비극으로 끝나는 스토리인데 나도모르게 웃으면서 보고있다는 점이 엄청 대단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그냥 재밌어서 보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지적 허영심까지 충족시켜주는 감독이 봉준호와 (스타일은 많이 다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
팩트폭행범
19/12/20 00:35
수정 아이콘
국뽕 1도 없이 조커 보다 훨씬 대단한 영화에요..조커는 반전부터 뻔하잖아요..정작 조커를 더 재밌게 보긴 했는데..
19/12/2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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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배우의 열연이 없었다면 재밌게 봤을까..?
의문이 드는 영화긴 하죠
19/12/20 08:41
수정 아이콘
조커도 잘만들긴 했지만 호아킨 피닉스 대신에 평범한 배우 썼으면 그냥 그런 작품이었을 걸요.
19/12/20 03:27
수정 아이콘
해석이 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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